-
-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 이어령 바이블시학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 이어령씨 작품 “지성에서 영성으로”보다 더욱 영성이 깊어진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작품에서 정말 많은 공감을 했던 터라 이번 “빵만으로는 살수없다”에 나름대로 기대가 컸었다.
그리고 빵과 떡의 문화적 차이를 이렇게 영적으로 흐트러 트리지 않고 독자에게 잘 공감시킬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분은 이어령씨 아니면 그려내기 힘든 부분이라고 생각해본다.
글을 읽는 내내 표현과 묘사에 탁월함을 느겼고 이어령씨의 아름다운 신앙심을 또한 엿볼수 있어서 좋았다.
“지성에서 영성으로”의 작품에서의 그분의 신앙이 밑바탕에서 시작하는 도약이였다면 이번의 “빵만으로는 살수없다”에서의 신앙깊이는 어느 깊이있는 신앙서적과도 견줄만한 것이었다고 자신해본다.
그분이 주님과 동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고 주님과 교감하면서 아주 세세한 감수성을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단원을 마감하면서 펼쳐놓은 시 한구절은 그 단원의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어쩌면 시 구절을 따로 모아 책을 낸다한들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시 구절중 십자가 라는 제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세상에는 많은 십자가 모양이 있다.
창문 살에도 있고
거리마다 길이 교차되는
십자로에도 있다
척추를 세우고 양팔을 벌려도
당장 십자가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세상에는 많은 십자가가 있지만
우리가 찾는 것은 오직 하나만의 십자가
계절의 비바람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도시의 먼지, 소음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그러나 하나의 십자가가 있다
피 묻은 형틀이, 태양이 다시 솟아오르듯
빛으로 살아나 어둠을 불사르는
오직 하나밖에 없는 십자가가 있다
땅과 하늘이 만나는 자리
생명의 싹이 움트는 이 세상 십자가는
단 하나밖에 없다.
시 한구절 한구절에 이어령씨의 신앙의 깊이가 묻어났는데 너무 감동적이었다.
작은 단원 중 ‘기브 앤 테이크’의 거래관계가 있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나와 있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하박국 3“17-18)
‘비록······일지라도’ 기독교가 다른 종교와 비교되는 점에서 좋아했던 구절이였는데 이어령씨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라고 하니 기분이 좋았다.
이 책의 큰 소제목은 ‘비록······일지라도’라고 해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령씨만이 전할수 있는 영적 깊이가 있다고 생각된다.
전혀 어색하지 않고 꾸미지 않은 듯한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너무 많이 받았다.
가까운 이웃 어른이 주님께 회심하여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랄까 어색하지 않고 포근함 그 자체였다.
그러면서도 성경에서 문화를 알지 못하면 알지 못했을 지식들을 알게해 주고 그 부분을 생동감과 현장있게 묘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특히 욥기에서 많은 은혜를 받았다.
그동안 욥기를 읽으면서 내용 파악이 안됐던 부분이 더러 있었는데, 욥기의 전체적 맥락과 욥기가 가지고 있는 문학적 심도를 이해하고 나니 가슴이 확 뚫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나님의 심중을 어찌 다 헤아릴수 없겠지만 욥기의 묘사를 통하여 하나님의 크신 권능을 새삼 체험하게 되었다. ‘아킬레우스와 욥’을 비교하는 대목에서 아킬레우스의 ‘기브 앤 테이크’인지 욥의 ‘신앙심’인지 충분히 이해가 간 대목이였다.
기존의 신앙서적을 많이 접해본 분이라면 꼭 신앙의 깊이를 “빵만으로는 살수없다”에서 되짚어 보길 바란다.
색체가 있는 신앙, 문학과 재미가 있는 신앙, 쉼이 있는 신앙이 곱으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것은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 신앙과 결부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