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창비세계문학 40
마리오 베네데티 지음, 김현균 옮김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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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2078

"모든 것이 순식간에, 너무 자연스럽게, 너무 행복하게 지나가서 그 무엇도 머릿속에 기억해둘 수 없었다. 생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는 생에 대한 성찰이 불가능한 법이다."


일기를 써볼까?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는데 생각만 하다가 포기했다. 일단 글씨를 못쓰기도 하지만 매일 매일의 일을 정리하는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혹시 누가 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고, 오랜 시간 후에 과거의 일기를 읽는다면 분명 이불킥 할거란 확신도 이유였다. 그런데 일기 형식으로 쓰여진 마리오 베네데띠의 <휴전>을 읽고 나서 일기를 한번 써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도 낯선 우루과이 작가인 마리오 베네데띠의 <휴전>은 49세의 홀아비 "마르띤"이 일기 형식으로 쓴 작품이다. 서간체 소설은 몇번 읽어 봤는데 이처럼 일기 형식의 소설은 처음 읽어봤다. 일기형식 작품은 일단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고, 시점이 1인칭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머리 쓸 필요 없이 그냥 읽으면 된다는게 장점인 것 같다.


그리고 우루과이=남미=환상문학 이라고 처음에 생각했었는데, 환상문학은 아니었고 매우 현실적이고 감성적인 이야기였다.



현재 나이 49세로 내년이면 퇴직을 앞둔 주인공 "마르띤", 그는 20여년전에 임신중독증으로 아내인 "이사벨"과 사별하고 그녀와의 사이에세 태어난 세 남매를 홀로 키우는 남자다. 직장에서 어느 정도의 지위가 있지만 회사일은 지겹고 단조로울 뿐이며, 자식들과도 살갑게 지내지도 못한다. 마음속으로는 누구보다 자식들을 생각하지만 표현은 언제나 서투르다.

[그렇다. 어쩌면 자식이 줄줄이 셋이나 딸린 홀아비로 남겨져 세상 풍파를 잘 헤쳐왔다는 것에 뿌듯해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감정은 뿌듯함이 아니라 그저 피곤함이다. 뿌듯함은 이삼십대에나 느끼는 감정이다.] P.13



아무 재미도 없다, 아무 의미도 없다,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신은 왜 나에게 이런 무료하고 희망이 없는 삶을 준걸까. "마르띤"은 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메마른 삶과 계속해서 싸우고 있는 중이다.

[다른 길이 없었기에 나는 그렇게 삶을 헤쳐왔다. 하지만 행복을 느끼기에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언제나 지나치게 강압적이었다.] P.13



그러던 그의 앞에 24살의 신입사원인 "아베야네다"가 등장한다. 자신의 딸뻘이기도 하고, 첫인상이 인상깊지는 않았다. 하지만 점점 그녀에게 마음이 가는 것을 느낀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을 느낀다. "마르띤"은 그녀와 잘될 수 없다는 것을, 그녀에게 다가가기에는 주변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한동안 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류 더미 앞에 앉아 있었다. 가슴이 일렁였던 것 같다. 호흡이 가빠졌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흔히 울고 있는 여자나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의 여자를 봤을 때 드는 긴장감이 아니었다. 나의 불안감은 나의 것, 오직 나만의 것이었다. 나의 마음을 온통 흔들어놓는 불안, 그 순간 한줄기 빛이 뇌리를 스쳤다. 그래, 난 메마르지 않았어! ] P.64



"마르띤"의 호의를 단순히 직장 상사의 친절로만 생각했던 "아베야네다", 그녀 역시 점점 그의 진실한 태도에 마음이 흔들리게 되고, 결국 어렵게 꺼낸 "마르띤"의 고백을 받아들인다. 치열한 전쟁과도 같았던 "마르띤"의 오랜 고독한 삶이 드디어 휴전이 된것이다. 그는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전 부인인 "이사벨"과도 공유하지 못한 늦깎이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

[그녀가 나에게 의미 없는 존재였을 때, 내성적이고 단지 호감 가는 사람에 지나지 않았을 때, 그녀가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의 그녀를 기억할 뿐이다. 나의 넋을 빼앗고, 내 가슴에 분에 넘치는 기쁨을 가져다주고, 나를 정복한 달콤하고 깜찍한 여자.] P.131



그와 그녀는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고 정신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고, "마르띤"은 "아베야네다"와 결혼까지 생각하지만, 많은 나이차이 때문에, 자신의 10년 후와 그녀의 10년 후는 극단적으로 다를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결국 그녀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늙음에 실망할 거라는 걱정 때문에 차마 결혼하자는 말을 꺼내지는 못한다. 그저 지금처럼만 살고 싶은 바램을 갖는다.

[문득 나는 깨달았다. 그 순간이, 일상의 그 작은 조각이 지고의 축복이자 행복임을 전에는 그 순간만큼 완벽하게 행복했던 적이 결코 없었지만, 다시는 그런 감정을, 적어도 그 정도로 강렬하게는 느끼지 못하리라는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행복의 절정은 무릇 그러하다. 분명 그러하다. 더욱이 그 절정은 섬광처럼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가는 찰나에 불과하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 순간을 더 길게 늘일 권리는 없다. ] P.130



너무나 행복했었기 때문에 운명이 노여워 했던걸까? 거짓말처럼 그 둘의 행복은 갑작스럽게 깨져버린다. "마르띤"의 휴전은 끝나고, 그는 다시 아무 의미도 행복도 없는 불행한 삶으로 돌아간다. "마르띤"은 이제 더이상 일기를 쓰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끝난다.
(스포가 될까봐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한다.)

["사랑해요...지금껏 당신에게 그 말을 하지 못했어요...하지만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에요. 이젠 그 이유를 알겠어요."] P.164



"마르띤"은 결혼하자는 말을 끝내 하지 못했던 것을 평생 후회할지도 모른다. 처음 고백했었던 용기를 한번 더 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을 계속 간직하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래도 생이 다하기 전에 그의 앞에 다시 한번 휴전이 등장하기를, 그래서 다시 일기를 쓰기를 바래본다. 그런 기대가 없다면 남은 인생이 너무 쓸쓸할 테니까.

Ps. 이 책은 전쟁소설도 아니고 정치소설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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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6-01 21: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처음 들어 본 작가의 소설입니다.
새파랑님은 저를 새로운 책을 접하게 하시는 책의 전도사이십니다.
이 책 읽으면 일기 쓰고 싶겠어요.
저 역시 과거의 일기에 이불킥을 날리고 싶더군요^^

새파랑 2022-06-02 05:17   좋아요 2 | URL
저도 첨들어본 작가였어요. 창비세계문학이어서 구매해봤는데 생각보다 좋더라구요 ^^ 일기는 다 그런거 같아요 ㅋ

모나리자 2022-06-01 22: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르띤도 10년 후를 미리 걱정했군요. 지금을 충실히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ㅎ
일기 형식의 소설이라니 신선하네요. 저도 어렸을 때부터 일기 쓰기를 정말 좋아해서 오래 써왔는데 노트 일기는 누가 볼까봐 걱정이죠.ㅎ 지금은 워드로 씁니다. 마르띤이 결혼을 안 한 것도 일기쓰기를 멈춘 것도 좀 아쉽네요. 전쟁같은 삶이 휴식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6월에도 화이팅 하세요~새파랑님.^^

새파랑 2022-06-02 05:20   좋아요 2 | URL
워드로 일기 쓰는 방법이 있군요~!! 나이가 있다보니 고민이 되긴 했을텐데 그래도 아쉽습니다 ㅜㅜ
나도 일기써서 책을 내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었습니다 ㅋ

mini74 2022-06-01 2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휴전이 불행한 삶과의 휴전인가요 ㅠㅠ 네이버에서 다음주부터 일주일 일기쓰기? 무슨 행사를 한다고 뜨더라고요. 매일은 힘들지만 일주일에 한번은? 어쩌면 무언가를 끄적일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ㅎㅎ 저도 새파랑님덕에 새로운 작가분을 영접하는군요 *^^*

새파랑 2022-06-02 05:22   좋아요 2 | URL
저는 처음에 남미 작가에 제목도 휴전이어서 ‘내전‘에 대한 이야기일줄 알았어요 ㅋ 네이버 이벤트 작년에 실패한 기억이 나네요 😅

희선 2022-06-02 01: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결혼 안 하고 지금 그대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아베야네다가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면 아쉽겠네요 그런 일은 없기를...


희선

새파랑 2022-06-02 05:24   좋아요 3 | URL
완전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있습니다 ㅋ 그냥 끝나버려요 ㅜㅜ 많이 아쉽게 끝납니다~!!

그레이스 2022-06-02 2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쉼이나 휴식이 맞는 뜻일까요?

새파랑 2022-06-03 06:01   좋아요 2 | URL
그런 의미의 제목이 맞는거 같아요~!! 남미 환상문학을 기대하고 골랐는데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

바람돌이 2022-06-02 2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간절히 원하지만 가질 수 없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 일기라는 말에서 뭔가 좀 싸한 느낌이 드네요. 아베야네다는 마르띤에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가 막 궁금해질거같은 느낌이에요. 마르띤이 파악하는 아베야네다 말고요. ㅎㅎ

새파랑 2022-06-03 06:02   좋아요 2 | URL
일기다 보니 완전 1인칭이어서 확실하진 않지만 많이 좋아했던거 같아요. 반전이 좀 갑작스럽습니다 😅

scott 2022-06-03 0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별 다섯! ㅎㅎ

휴전 이라고 해서 프리모 레비의 작품을 떠올렸습니다!
이 책이 전쟁소설도 아니고 정치소설도 아니라면 픽션! 이기를
그렇지 않으면 슬포요 ㅜ.ㅜ

새파랑 2022-06-03 06:04   좋아요 3 | URL
제목이 참 특이하면서도 잘지은거 같아요 ㅋ 이 책 결말이 좀 슬픕니다 ㅜㅜ 별 다섯 추천작입니다~!!

프레이야 2022-06-03 07: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처음 본 남미작가 끌리네요. 주인공 삶의 전쟁터에서 휴전의 기간이었던 그때를 상상해봅니다. 제가 일기 쓰기를 멈추었던 그때로 돌아가보니 새삼 그 이유를 깨닫게 되네요. 수많은 고민과 싸우며 일기를 쓸 때가 봄날이었던거죠 ㅎㅎ 대학4학년 때 쓴 일기장을 가지고 있거든요. 매일은 아니고 띄엄띄엄 썼던 그걸 다시 보며 잊고 있던 기억과 생활과 그때의 마음을 만났고요.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복잡한 내가 그 안에 있더군요. 마치 어제 쓴 것 같았어요. 일기형식을 취한 건 순작용의 효과가 있습니다.

새파랑 2022-06-03 08:32   좋아요 4 | URL
프레이야님은 일기를 많이 쓰셨군요~! 일기를 쓸때가 좋은거 같아요. 고민도 하고 생각도 정리하고. 이 책에서 일기쓰기를 그만하겠다고 한건 어쩌면 더이상 삶의 희망이 없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네요~ 일기형식의 글이어서 잘 읽히고 좋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머릿속을 훔쳐본 기분? 😅

coolcat329 2022-06-03 09: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 책 있읍죠. 별5!
1인칭에 시간순서로 진행 잘 읽힌다니 넘 좋네요 ㅋ
저도 곧 읽어보겠습니다!

새파랑 2022-06-03 10:15   좋아요 4 | URL
쿨캣님 집은 책방인가요? 없는게 없으시군요~!! 이 책 좋습니다. 하루만에 후딱 읽어집니다~!!
 

기대보다 너무 좋아서 깜짝놀랐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너무 자연스럽게, 너무 행복하게 지나가서 그 무엇도 머릿속에 기억해둘 수 없었다. 생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는 생에 대한 성찰이 불가능한 법이다. - P121

"나한테 솔직하라고 했잖아, 안 그래? 내가 보기에 문제는 빤해, 10년 뒤에 그녀가 바람이라도 피울까봐 두려운 거야." 타인의 입을 통해 진실을 확인하는 건 얼마나 민망한가. 아침에 막 잠자리에서 일어나 정신을 온전히 차리기 전, 하루 중 남은 시간동안 남들에게 보이고 또 남들을 보게 될 가면을 쓰기 전, 누구나 적대심과 자기원망이 가득 찬 씁쓸한 허튼소리를 내뱉는 시간을 갖기 마련인데 차마 그럴 때에도 선뜻 입밖에꺼내지 못하는 그런 진실이라면 특히 더 민망하다. 정말로 10년 뒤에 그녀가 바람을 피울까봐 겁이 나는 걸까? - P129

그녀는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몸에 담요를 두른 채 창가에 서서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 역시 가까이 다가가 비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문득 나는 깨달았다. 그 순간이, 일상의 그 작은 조각이 지고의 축복이자 행복임을 전에는 그 순간만큼 완벽하게 행복했던 적이 결코 없었지만, 다시는 그런 감정을, 적어도 그 정도로 강렬하게는 느끼지 못하리라는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행복의 절정은 무릇 그러하다. 분명 그러하다. 더욱이 그 절정은 섬광처럼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가는 찰나에 불과하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 순간을 더 길게 늘일 권리는 없다. - P130

그녀가 나에게 의미 없는 존재였을 때, 내성적이고 단지 호감 가는 사람에 지나지 않았을 때, 그녀가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의 그녀를 기억할 뿐이다. 나의 넋을 빼앗고, 내 가슴에 분에 넘치는 기쁨을 가져다주고, 나를 정복한 달콤하고 깜찍한 여자. - P131

이리저리 따져보니, 아니발이 옳을 수도 있겠다. 내가 결혼을 피하는 건 아베야네다의 미래를 지켜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웃음거리가 되는 게 두려워서다. - P138

"사랑해요."

"지금껏 당신에게 그 말을 하지 못했어요." 아베야네다가 웅얼거리듯 말했다. "하지만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에요. 이젠 그 이유를 알겠어요." - P164

오늘, 온종일 한가지 생각에만 사로잡혀 지냈다. 아침을 먹는 동안에도, 일하는 동안에도, 점심을 먹는 동안에도, 무뇨스와 언쟁을 하는 동안에도. 이 생각에서 숱한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일었다. ‘죽기 전에 무슨생각을 했을까? 그 순간 그녀에게 난 어떤 의미였을까? 나에게 의지했을까? 내 이름을 불렀을까?‘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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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생각보다 부진한 한달이었던것 같다. 책은 많이 구매했는데 읽는 속도가 구매속도를 못따라갔다. 그래도 결산을 해보자면 5월에는 15권을 읽긴 했지만 뭔가 억지로 15권을 맞춘것 같은 약간 찜찜한 기분이 든다. (두꺼운 책을 피했다...미안하다 에밀 졸라, 카프카...)


5월에는 쉬는 날도 많았는데 왜 이렇게 적게 읽었는지 분석을 해보니,

1. 리뷰를 쓰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책을 읽고 리뷰를 바로 써야하는데 몇일 지나서 쓰다보니 기억이 잘 안나서 많이 헤맨 한달이었다. 리뷰를 쓰기가 힘든 작품도 꽤 있었다...)

2. 너무 질질 끌면서 읽은 책이 두권이나 있었다.
(소리와 분노, 포트노이의 불평....)

3. 사실 1,2는 핑계일 뿐 술먹고 놀러다닌다고 적게 읽었고 못썼을 뿐이다. 반성한다.



그래도 꼽아보자면,

5월에 읽은 좋은 책은 엔도 슈사쿠의 <깊은 강>, <바다와 독약>이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로맹 가리의 <솔로몬왕의 고뇌>와 나쓰메 소세키의 <명암>, 애증하는 윌리엄 포크너의 <곰>도 100점짜리였지만,

엔도 슈사쿠의 두 작품은 101점을 주고싶다. <바다와 독약>은 리뷰를 쓰려고 몇일을 고민하다가 도저히 못쓰겠어서 100자평으로만 남겼는데 너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깊은 강>은 그의 작품 <침묵>을 좋아한다면 분명 만족할만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가장 안좋은 작품은? 바로 <포트노이의 불평> 이었다. 내가 필립로스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 작품은 좀 많이 그랬다...이제 내가 안읽은 필립 로스 작품은 다 안유명한 작품들 뿐인데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5월에도 독보적 미션은 모두 클리어 했고, 스탬프는 401개를 모았다~!  이제 그만 모으고 이걸로 책을 사야겠다...


6월에는 좀 더 열심히 읽고 리뷰도 좀 잘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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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6-01 16: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덕분에 엔도 슈사쿠 작품 찜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도 좋은데 술도 마시고 놀기도 하고 책도 읽고 그러면서 지내는 거죠. 인생 뭐 있겠습니까. 언제나처럼 성실함이 보이는 매일의 기록들 돋보입니다^^ 스탬프 교환 저도 이제 200개쯤 되는 것 같은데 슬슬 교환 시도 함 해봐야겠네요ㅋㅋ 6월에도 즐독하세요^^*

새파랑 2022-06-01 16:59   좋아요 3 | URL
엔도 슈사쿠 정말 좋습니다~! 기회되면 꼭 읽어보세요 ^^ 저 일력도 몰아서 썼다는 😅

바람돌이 2022-06-01 16: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와와!!!! 짝짝짝~~~
이걸 가지고 얼마 못읽었다고 하면 저는....ㅠ.ㅠ
저는 4월과 5월은 어디 갔다버리고 싶은.... 엔도 슈사쿠의 책은 저도 보관함으로 날라야겟네요. ^^

새파랑 2022-06-01 17:01   좋아요 3 | URL
이번에 읽은 책들중 얇은책들이 많아요 ㅋ 6월은 함께 즐겁게 읽어보기로 하시죠 ^^

scott 2022-06-01 16: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찐 고구마 높이가!
우뚝!

오늘 31일 필사 문장만 인증 하시면

새파랑님은 2022년 독보적이게 걷고 읽으신
알라딘 서재방
황금 🎇

새파랑 2022-06-01 17:02   좋아요 4 | URL
31일은 넣으면 사진이 많아져서 뺐어요 😅 5월 독서가 왠지 찐고구마 먹는 느낌이었요 ㅋ

mini74 2022-06-01 17: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안하다 에밀졸라 카프카. 에서 빵 터졌어요. 인간적인 새파랑님 ㅎㅎ스탬프 401개라니 !! 새파랑님 6월책 사시면 구경시켜 주세요 ~~

새파랑 2022-06-01 17:49   좋아요 4 | URL
에밀졸라는 너무 두껍고, 카프카는 너무 어려워서 읽는데 오래걸리더라구요 😅 6월에는 책 조금 구매하는게 목표입니다~!! 오늘 우주점 갔는데 살게 없더라구요 ㅋ

건수하 2022-06-01 17: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술먹고 놀러다니셨는데도 15권!!
독보적도 꽉 채우셨네요.

👍👍

새파랑 2022-06-01 17:50   좋아요 3 | URL
요즘은 술 먹고 나서 책을 못읽겠더라구요 ㅜㅜ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ㅋ 독보적은 그래도 안까먹고 잘 하고 있습니다 ^^

Yeagene 2022-06-01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새파랑님 술마시고 놀러다녔는데도 15권이라니 전 정말 반성해야겠어요 ㅎㅎ

새파랑 2022-06-01 19:16   좋아요 2 | URL
예진님은 그림을 잘그리시잖아요 ^^ 전 남은 취미가 책밖에 없다는 😅 6월은 집콕할려고 합니다 ㅋ

미미 2022-06-01 18: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공감공감입니다ㅎㅎ 너무 좋아도 리뷰가 안써지기도 하는거같아요. 저도 아직 리뷰못쓴책이 있는데 다른 책과 연결하려고 하다가 그 두번째 책이 안읽혀서...😭 그리고 새파랑님 이정도면 모범적인 독서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새파랑 2022-06-01 19:17   좋아요 2 | URL
미미님에 비하면 모범이라 할수 없죠 ^^ 리뷰도 계속 쓰다보니까 잘 안써지더라구요 ㅋ 글 잘쓰는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

singri 2022-06-01 1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역~~~윽시 믿고보는 새파랑님 결산입니다.

새파랑 2022-06-01 19:18   좋아요 2 | URL
믿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앞으로도 잘은 못해도 열심히는 하겠습니다~!!!

페넬로페 2022-06-01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월엔 행사도 많고 날씨도 좋아 무조건 놀러 다녀야하는 달이예요.
그래도 15권이나 읽으시고 독보적도 클리어 하셨다니 역시나 새파랑님이십니다^^
저도 5월에 처음으로 클리어했어요**

새파랑 2022-06-02 05:31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6월에도 함께 클리어 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모나리자 2022-06-01 2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빈틈없이 아름답습니다~6월도 독보적인 존재 응원합니다~새파랑님.^^

새파랑 2022-06-02 05:33   좋아요 2 | URL
빈틈 많습니다 ㅋ 모나리자님도 6월 즐거운 독서를 응원하겠습니다~!!!

희선 2022-06-02 0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월이 빠르게 갔습니다 오월초에는 날씨 좋은 날도 있었는데... 책 열다섯권이나 보시다니 많이 보셨네요 새파랑 님 유월에도 책 즐겁게 보시기 바랍니다


희선

새파랑 2022-06-02 05:34   좋아요 1 | URL
5월은 놀다가 그냥 끝난거 같아 좀 아쉽습니다ㅜㅜ 희선님 즐거운 6월 시작하세요~!!

han22598 2022-06-02 0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5권에 한숨이시라니..음하하하.
저는 5월에 달랑 3권 읽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06-02 05:36   좋아요 1 | URL
han님 5월에 읽으신 책들이 다 좋아보이더라구요~!! 6월에는 6권 이상 읽으시길 바라겠습니다 ^^

레삭매냐 2022-06-02 1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술 먹고 신나게
놀러 다니고 싶습니다.

책읽기 좋지 않은 시절
이지 않나 어쩌 싶습
니다.

새파랑 2022-06-02 11:28   좋아요 2 | URL
아 이번달도 날씨가 좋아서 또 나름 걱정입니다 ㅋ
레삭매냐님 따라 이번주에는 의왕 롯데에 가봐야 겠습니다~!!

독서괭 2022-06-02 1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열다섯 권 읽고 반성하지 마시라니깐요? ㅎㅎ

새파랑 2022-06-02 14:11   좋아요 1 | URL
앗 ㅋㅋㅋ 반성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ㅋ

그레이스 2022-06-02 2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새파랑님 매달 올리시는 이 페이퍼 보면서 반성의 시간을 갖습니다 ^^;;

새파랑 2022-06-03 06:06   좋아요 2 | URL
어제도 책을 못 읽었어요ㅜㅜ 그레이스님 답글 보고 저도 반성합니다~!!
그레이스님도 올려주세요 ^^
 

일기 형식의 작품. 생각보다 흥미롭다~!!

그렇다. 어쩌면 자식이 줄줄이 셋이나 딸린 홀아비로 남겨져 세상 풍파를 잘 헤쳐왔다는 것에 뿌듯해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느끼는 감정은 뿌듯함이 아니라 그저 피곤함이다. 뿌듯함은 이삼십대에나 느끼는 감정이다. - P13

다른 길이 없었기에 나는 그렇게 삶을 헤쳐왔다. 하지만 행복을 느끼기에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언제나 지나치게 강압적이었다. - P13

"지금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 당신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거야." - P15

그녀에 대한 것이라면 속속들이 알고 있지만, 더는 이런 식으로 한다리 건너 그녀를 기억하고 싶지 않다. 지금 거울 속의 내 얼굴을 보듯 솜털까지 생생한 그녀와 직접 마주하고 싶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그녀의 초록빛 눈은 기억나지만 나를 지그시 바라보던 그녀의 눈길은 느낄 수 없다. - P18

만약 정말 어디엔가 그녀가 있다면,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요컨대, 기억이 중요하긴 한가? "그리워하면서도 뭘 그리워하는지 모르는 제가 가끔은 한심해요." - P20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남들처럼 악수를 청하지도 않고 태연하게 나와 자기 자신에 대한 얘기, 그리고 그의 가족과 심지어 우리 어머니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 자연스러운 행동은 진심 어린 위로를 표하는 그만의 방식이었다. 나는 그것을 돌아가신 어머니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친 내게 표할 수 있는 최고의 경의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 일은 단지 사소한 일화에 불과하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슬픔으로 인해 극도로 민감해진 순간에는 그런 사소한 일도 특별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 P50

기쁠 때도먹고, 괴로울 때도 먹고, 놀랐을 때도 먹고, 낙담했을 때도 먹고, 우리의 감성은 근본적으로 먹는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천성적으로 민주주의자인 이유는 옛적부터 ‘모든 인간은 먹어야 한다‘라는 관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신자들은 회개기도는 대충대충 하지만 일용할 양식을 달라는 기도는 눈물을 글썽이며 무릎을 꿇고 한다. 확신컨대 그들이 바라는 것은 상징으로서의 ‘빵‘이 아니라 저울에 달아 파는 독일 빵 한덩이다. - P63

한동안 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류 더미 앞에 앉아 있었다. 가슴이 일렁였던 것 같다. 호흡이 가빠졌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흔히 울고 있는 여자나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의 여자를 봤을 때 드는 긴장감이 아니었다. 나의 불안감은 나의 것, 오직 나만의 것이었다. 나의 마음을 온통 흔들어놓는 불안, 그 순간 한줄기 빛이 뇌리를 스쳤다. 그래, 난 메마르지 않았어! - P67

20년 전 이사벨이 죽었을 때, 내 모든 감정은 작동을 멈추었다. 처음에는 고통, 다음에는 무관심, 그뒤에는 자유가 잇따랐고 결국에는 권태만이 남았다. 길고, 황량하고, 한결같은 권태. 아, 이런 단계를 거치는 동안에도 성생활은 유지해왔지. - P68

"내 인생의 가장 커다란 위기들 중 하나가 당신 때문이란 걸 알고 있나요?" 여전히 웃으며 그녀가 물었다. "재정적인 위기인가요?" 내가 대답했다. "아니, 감정적인 위기." - P83

"내 나이나 아베야네다양의 나이를 생각하면 내가 입을 다물어야 마땅하겠지만,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을 꼭 표현하고 싶었어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을게요 만약 당신이 지금이나 내일 아니면 언제든 그만하라고 하면 이 얘기는 없었던 걸로 하고 다시 좋은 동료로 지내면 돼요. 회사 업무나 직장에서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마요.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잘 압니다. 그러니 걱정 마요." - P84

"이미 다 알고 있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래서 오늘 커피마시러 온걸요." - P84

"물론 내가 행복해지거나 혹은 최대한 행복에 가까워지길 원하는 건 당연하지만 결국에는 당신도 행복해지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참 어렵네요. 당신은 날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지만, 반대로 난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잖아요." - P88

언젠가 아베야네다도 그런 식으로 나를 잊게 될까? 참 아이러니하다. 잊기 위해서는 우선 기억을 해야 한다는 것, 적어도 ‘기억하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 P97

우리의 경우 미래에 명암이 서로 교차하는 건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그녀가 완벽해질수록 나의 장점은 사라져간다. 또 그녀의 결점이 줄어들수록 내게는 결점만 남을 것이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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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06-01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파랑님, 오늘부터 6월입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시고, 6월에도 좋은 일들 가득한 시간 되세요.^^
좋은밤되세요.^^

새파랑 2022-06-01 15:29   좋아요 1 | URL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 6월 첫날 시작도 즐겁게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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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1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31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31 19: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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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1 19: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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