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게임 소장판 6
아다치 미츠루 지음,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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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미츠루의 <크로스 게임 소장판>을 읽는 내내 잔잔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이번에 읽은 6권은 제법 흥미진진하다.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여름의 고시엔 지방대회 3회전. 고시엔 전국 대회 진출을 앞두고 류오고와 맞붙은 세이슈고는 작년보다 한층 성숙한 기량으로 류오고를 바싹 추격하지만 접전 끝에 패배한다. 세이슈고가 고시엔에 진출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보다도, 연장 10회에서 아깝게 끝내기 패배를 당한 코우를 보는 것이 마음 아픈 아오바. 이럴 때 와카바 언니라면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궁금하지만, 와카바 언니는 이제 여기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코우네 집 옆집 공터에 메밀 국숫집이 생긴다는 소식이 온 동네에 전해진다. 메밀 국숫집 딸이 개업 전부터 역 앞에서 전단지를 돌리며 열심히 홍보를 하는데, 하필이면 이 메밀 국숫집 딸이 와카바와 똑같이 생긴 게 아닌가. 코우는 내색하지 않지만 메밀 국숫집 딸이 계속 신경 쓰인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사고로 죽은 와카바가 그대로 컸다면 메밀 국숫집 딸과 똑같이 생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아오바도 메밀 국숫집 딸을 본다. 여름 축제 날, 코우와 함께 걸어가는 메밀 국숫집 딸을 우연히 보게 된 아오바는 "죽은 사람도 나이를 먹나?"라고 천진하게 묻는다. 와카바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아오바 또한 내색하지 않지만 메밀 국숫집 딸을 본 이후로 좀처럼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평소에 하지 않던 대청소까지 하며 마음의 동요를 잠재우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러는 동안 코우와 메밀 국숫집 딸은 자꾸만 마주친다. 메밀 국숫집 딸의 이름은 아카네. 이웃 여고에 다니고 있으며 그림 그리는 게 특기다. 아카네는 이웃에 사는 코우, 아오바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코우와 아오바는 아카네가 자신들이 사랑했던 와카바와 너무 닮아서 아카네를 아카네로서 바라보기가 힘들다. 그 사실을 모르는 아카네는 코우, 아오바가 자신을 경계하는 게 답답할 뿐이다.





코우와 아카네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가까워지는 동안, 아오바는 아즈마에게 예상치 못한 고백을 받는다. 그렇게 말이 없는 아즈마가 "아직까진 내가 사귀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너 정도뿐이니까."라고 말했을 정도면 엄청 좋아하는 건데 ㅠㅠ 옛 여자친구와의 추억에 빠져 있는 코우보다 진지하고 신중한 아즈마가 훨씬 멋진데 ㅠㅠ 정작 아오바가 이 사실을 모르는 슬픈 현실 ㅠㅠ 6권이 워낙 재미있었기 때문에 어서 7권을 읽고 싶기도 하고, 이들의 사각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기 때문에 읽고 싶지 않기도 하고 그렇다. 마음 아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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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3600초 2
콘노 리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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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0초, 그러니까 딱 한 시간만 '타임 리프'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어떨까? 잠이 쏟아지는 날엔 알람 시계가 울리자마자 시간을 되돌려서 한 시간 더 잘 수 있고, 지각이라도 하는 날엔 시간을 되돌려서 좀 더 일찍 출근할 수 있으니 제법 유용할 것 같다.





<내일은 3600초>의 주인공인 여고생 오리베 나호는 출입 금지 구역에 있는 신사에 제를 올렸다가 딱 한 시간만 타임 리프를 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게 된다. 자신에게 초능력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호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거리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도와주기도 하고, 교실에서 생긴 도난 사건의 범인을 찾기도 한다(내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좋은 목적을 위해 사용한다. 멋지다!).





나호는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초능력을 같은 반 남학생 카야노 케이치에게 들킨다. 나호의 걱정과 달리, 카야노는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오히려 나호가 초능력을 사용하다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지켜주기까지 한다. 나호는 차갑고 무뚝뚝한 줄 알았던 카야노가 실은 자상하고 사려 깊은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반한다. 카야노와 가까워지기 위해 같이 시험공부를 하자고 부탁하기도 한다.





약속 장소에 도착한 카야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볼 일이 있다며 떠난다. 나호는 카야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혹시 여자친구가 있는지 궁금해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다. 결국 나호는 자신의 초능력을 사용하기로 결심한다. 한 시간 전으로 돌아가 카야노의 뒤를 따라가면 카야노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카야노에게 여자친구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나호는 레스토랑 창밖으로 점프해 타임 리프를 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하여 알게 된 카야노의 사생활은 연상의 예쁜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게 아니라 어린 동생들과 함께 있는 것. 일찍 부모를 여의고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된 카야노는 학교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어린 동생들을 먹이고 씻기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나호는 카야노에게 점점 더 끌리고, 카야노 또한 동생들과 잘 어울리는 나호를 마음에 들어 한다(귀여운 녀석들 ㅎㅎ).





계속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흘러가는가 했더니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다. 복병의 정체는 같은 반 남학생 히이라기. 학생회장이기도 한 히이라기는 나호가 카야노의 뒤를 밟기 위해 레스토랑 창문 밖으로 점프한 다음 사라진 것을 목격했다며 나호를 협박한다. 과연 히이라기가 나호를 협박하는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나호와 카야노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어서 3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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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권이 드디어 나오는군요! 1권 읽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7권이 나온다니 감개무량합니다. 돌이켜보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자체도 흥미롭지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 등장하는 작품 이야기도 흥미롭고 이 시리즈 덕분에 알게 된 작가와 작품도 참 많습니다. 어떻게 결말이 날지 궁금합니다. 아직 예약판매 중이라서 책 받아 보려면 일주일은 더 기다려야 하겠지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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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로 산다는 것 낭만픽션 4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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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모토 세이초의 문장으로 일본의 옛 예술가 10인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책.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가 처연하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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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로 산다는 것 낭만픽션 4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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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모토 세이초는 <점과 선>, <모래 그릇>, <검은 가죽 수첩> 등 수많은 인기 소설을 남긴 작가로 유명하지만, <일본의 검은 안개>, <쇼와사 발굴>을 비롯한 논픽션 작품으로도 이름을 널리 알렸다. 1957년에 연재를 시작해 1958년에 출간한 소설집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픽션과 논픽션의 중간 형태를 취한다. 이 책은 운케이, 제아미, 센 리큐, 셋슈 등 일본의 옛 예술가 10인의 작품과 알려진 이력을 바탕으로 그들의 생애를 재구성한, 일종의 팩션(faction)이다.


노부나가는 차를 이해했다. 분명히 차의 정수를 직감으로 파악했다. 예술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리큐도 노부나가에게 그토록 집착할 수 있었다. 형식은 필요 없었다. 노부나가를 대면하는 것만으로도 늘 충족되었다. 그러나 히데요시는 달랐다. 물론 그는 풍류에 이상할 만큼 열심이었다. 하지만 뭔가 정도를 벗어나 있었다. 미에 대한 직감이라는 것이 없었다. 예도에 대한 이해도 겉핥기였고 깊이가 없었다. (89쪽)


이 책에 나오는 10인의 예술가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센 리큐다. '와비'라는 미의식에 입각해 다도의 양식을 완성한 인물로 평가받는 센 리큐는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도 선생이기도 했다. 소박하고 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센 리큐는 비슷한 미의식을 지닌 오다 노부나가와는 잘 맞았지만, 화려하고 동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와는 잘 맞지 않았다. 이로 인해 센 리큐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벌였고, 결국 '주군'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가신'인 센 리큐에게 자결을 명함으로써 이들의 싸움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승리로 끝난 듯 보였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치세는 아들 대에서 끝이 났지만, 센 리큐의 미학은 대대로 계승되어 지금까지도 일본의 전통 미학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이름은 질투와 욕심에 눈이 먼 나머지 가신을 살해한 폭군으로 기억되지만, 센 리큐의 이름은 자신의 미학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진정한 예술가의 모범으로 기억된다. 이들 중 누가 진정한 승자이고 진정한 패자일까. 아무래도 나는 센 리큐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렇게 스승 리큐의 완성된 다도에 하나하나 도전해 가는 것이 그에게는 성을 하나하나 함락해 가는 듯한 환희였다. 공략할 때까지는 매우 힘겨웠다. 하지만 성문을 열 때의 만족은 환호작약할 정도였다. 빙벽 같은 날카로운 리큐의 예술 앞에서 오리베는 계속 다음 공격에 나서야 했다. (162쪽)


센 리큐의 뒤를 이어 일본 다도의 필두로 떠오른 후루타 오리베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후루타 오리베는 센 리큐의 제자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7인을 일컫는 '리큐칠철(利休七哲)' 중 한 명으로 꼽힐 만큼 실력이 우수했다. 센 리큐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을 받아 자결한 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도 선생이 된 후루타 오리베는 센 리큐가 완성한 다도 양식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양식을 선보여 수많은 추종자를 낳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유력한 다이묘들과도 교류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오사카 전투가 벌어졌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양쪽과 교류가 있던 후루타 오리베는 첩자라는 오해를 받아 자결을 명받게 된다. 자결 직전, 후루타 오리베는 자신이 평생에 걸쳐 넘어서려고 했던 스승 센 리큐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린다. 과연 나는 리큐의 다도를 넘어섰는지 자문한다. 가공의 이야기이지만 너무나도 사실 같다.


'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결국 이런 것이 아닐까. 지중해의 어부들이 바다의 요정 세이렌의 노랫소리에 이끌려 따라가다 목숨을 잃듯이, 생전에 본 적 없는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평생을 바치고도 이르지(至) 못해 급기야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것. 올해로 나온 지 60년이 된 소설집이지만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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