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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여러 곳을 다녀왔습니다
사토 미유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하면 어떤 기분일까? 모녀 여행을 준비 중이거나 계획 중인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사토 미유키의 만화 <엄마와 여러 곳을 다녀왔습니다>이다.
계기는 저자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노후에 둘이서 여기저기 오붓하게 여행할 생각이었다는 걸 알게 된 저자는, 아버지에게 효도 한 번 제대로 못 해드린 대신 혼자 남은 어머니에게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드리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시작된 여행이 10년 동안 대만, 하와이, 요코하마, 후지산, 가마쿠라, 아사쿠사, 치치부, 이와테, 홋카이도 등으로 이어졌다. 저자가 모녀 여행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모녀가 단둘이 여행하는 경우를 보기가 힘들었는데 요즘은 심심찮게 본다고 한다.
효도 여행이라고 하면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든다는 인상이 있었는데, 이 책에 따르면 그렇지도 않다. 여행 상품이나 투어 프로그램을 잘 이용하면 1인당 몇 만원 안팎의 적은 비용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연세가 많은 부모님들은 체력이 좋지 않아서 많은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정을 무리하게 짜지 않는 대신 숙소와 식당을 (예산상) 가능한 한 좋은 곳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 적게 걷는 코스를 택하고, 가까운 곳이어도 1박을 하고, 부모님에게 짐을 들리지 않는 것 또한 저자 나름의 팁이다. 여행지를 고를 때에도 부모님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좋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여행은 어머니가 죽기 전에 한 번은 가보고 싶다고 한 후지산 여행과 어머니의 고향인 홋카이도 여행이다. 비록 후지산이 얼마나 추울지 예상 못 하고 얇은 옷만 챙겨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는 했지만, 어머니의 평생소원을 이루어드려서 자식으로서 무척 뿌듯했을 것 같다. 어머니의 고향집, 어머니가 처녀 때 근무했던 회사 등을 둘러보는 여행도 신선했다. 부디 오래오래 두 분이 함께 여행하실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