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연인 1
사오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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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고 솔직한 성격을 지닌 타치바나 유이카는 어느 날 곤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준 야노 하루오미에게 반해 용기를 내 고백한다. "좋아해." "고마워. 월요일이라도 괜찮으면 나랑 사귀어줘." '어? 월요일?' 알고 보니 하루오미는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남학생이자, 오는 사람 막지 않는 박애주의자, 고백한 사람이 상처받지 않도록 요일마다 각각 다른 사람과 사귀는 자유연애주의자였던 것이다. ​ 


사오리의 만화 <월요일의 연인>은 연애 경험 없는 모범생 유이카가 요일마다 다른 사람과 사귀는 하루오미의 '월요일 연인'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스 만화다. 유이카는 하루오미의 연애관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월요일만이라도 하루오미의 연인이 되고 싶은 마음에 하루오미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다. 그로 인해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하루오미를 짝사랑하는 여학생들이 월요일의 연인 자리에서 물러나라며 달려들기도 하고, 다른 요일의 연인들이 유이카를 찾아와 견제하는 듯한 행동을 취하기도 한다. 


하루오미가 요일마다 다른 사람을 사귀는 건 워낙 인기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가능한 한 여러 사람을 사귀며 연애관을 넓히고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나도 처음엔 유이카처럼 요일마다 다른 사람을 사귀는 하루오미의 연애관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는데, 하루오미의 설명을 들으니 묘하게 납득이 되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사귀어보면 경험치를 높이는 데에도 좋을 것 같고(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지만...), 결혼한 사이도 아니면서 단지 연인이라는 이유로 상대를 독점하려 드는 건 이상한 것 같다(막상 연애를 시작하면 이런 생각이 안 들지만...). ​ 


<월요일의 연인>는 월요일의 연인인 유이카가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등 다른 요일의 연인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일종의 퀘스트 같은 느낌이랄까?). 각각의 요일에 해당하는 연인들은 외모는 물론 성격, 취향, 연애 스타일 등이 저마다 달라서 이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답답할 정도로 성실한 성격을 지닌 유이카가 하루오미의 연인들을 만나며 자신의 연애관을 계속 고수하는지 아니면 바꾸는지도 이 만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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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스와 커스터드 1
우사미 마키 지음, 박연지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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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타마는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치카에게 고백했다가 대차게 차인다. 타마의 친구들은 치카를 향해 '피도 눈물도 없는 녀석'이라고 욕하는데, 웬일인지 차인 당사자인 타마는 딱히 화가 난 것 같지도 않고 슬퍼 보이지도 않는다. 외려 치카가 지나갈 때마다 얼굴을 붉히며 수상한 웃음(?)을 흘리는 게 전보다 더 좋아하게 된 듯한 눈치다. 


 <노을빛 라이트>, <마음 단추> 등을 그린 우사미 마카의 신작 <스파이스와 커스터드>는 매콤한 양념처럼 자기주장이 분명한 치카와 달콤하고 부드러운 성격을 지닌 타마의 알콩달콩 귀여운 러브 스토리를 그린다. 타마가 치카에게 고백했다가 차이고도 여전히 치카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사실 타마와 치카가 '비밀 연애'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치카가 속한 검도부는 부원들의 이성 교제를 금지하고 있다. 검도부에 남고 싶은 치카는 사귀는 걸 들키는 즉시 바로 헤어지기로 약속하고 타마의 고백을 받아들인 것이다. 과연 이 연애, 괜찮을까. 


츤데레 소년과 순둥이 소녀의 비밀 연애라는 설정은 사실 크게 새롭지 않다. 그런데도 이 만화가 마음에 쏙 든 건, 두 사람에 관한 소소한 설정들 때문이다. 타마는 어려서부터 달콤한 빵과 케이크를 몹시 좋아했다. 빵집 아들 치카는 틈만 나면 빵집 앞에 서서 빵 구경을 하는 타마를 보고 남은 빵이나 케이크를 가져다줬다. 그렇게 '길들인 책임'을 지기 위해(ㅎㅎㅎ) 치카가 타마와 사귀기로 했다는 것도 귀엽고, 치카와 사귀는 걸 들키는 즉시 헤어지기로 약속하고도 치카를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타마도 귀엽다. 타마가 학교 행사를 위해 치카에게 입힐 옷을 디자인하고 직접 만들기까지 하는데 이 모습도 귀엽다(귀엽다는 말이 대체 몇 번 나온 건지 ㅎㅎㅎ). ​ 


1권에선 타마와 치카의 사랑을 위협하는 소년이 등장해 치카를 열받게 하기도 하고, 타마와 치카의 사이를 눈치챈 듯한 소녀가 등장해 타마와 치카를 위기에 몰아넣기도 한다. 타마와 치카의 첫 만남과 중학교 시절의 이야기도 펼쳐진다. 2권에선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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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팔 독립선언
강세영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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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마케터인 저자가 만 28세, 독립 3년 차, 직장인 5년 차를 겪어내며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진솔하게 담은 에세이집이다. ​


저자에게 독립은 오랜 숙원이었다. 경기도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서울 동쪽 끝에 위치한 회사로 가기 위해 하루에 3시간씩, 일주일에 5일을, 대학생 때부터 7년간 '지옥철'로 불리는 지하철에서 보냈다. '지하철 좀비로 살 것이냐, 은행의 노예가 될 것이냐'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다 결국 노예가 되는 길을 택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직장까지 걸어서 15분 걸리는 위치에 집을 구했다. 보일러를 고치면 세면대 호스가 끊어지고, 세면대 호스를 고치면 이번엔 싱크대 문짝이 떨어지는 단점 많은 집이지만, 그래도 좋다. 더 이상 지옥철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니까. 세상에 둘도 없는 '나의 첫 집'이니까. ​ 


이 책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이십팔 독립선언'과 제2부 '나약한 인간이라'에는 저자가 가족의 품을 떠나 독립생활을 시작하면서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이 솔직하게 적혀 있다. 난생처음 혼자 살면서 깨달은, 스스로를 먹이고 입히는 일의 어려움부터 혼자 살다가 갑자기 죽으면 누가 나의 죽음을 알고 찾아와 뒤처리를 해줄까 하는 불안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제3부 '이십팔춘기', 제4부 '그분을 봤네요', 제5부 '스물여덟의 제이지'에서는 저자가 이십 대를 지나며 사회 초년생으로서, 마케터로서, 직장인으로서 겪은 애환을 소개한다. '신나게 쓰지도 않는데 모을 돈이 많지 않다', '분명 대학생 때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는데... 내 월급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문장에 크게 공감하며 밑줄을 그었다(대체 어디로?). 제6부 '취향 뭐 그거'와 제7부 '이십구 독립만세'에는 저자가 뒤늦게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고 할머니의 죽음을 겪으며 생각한 것들이 나온다. ​ 


저자는 독립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인정하면서도 누구나 한 번쯤 혼자 살아보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타인과 철저히 단절된 공간은 상상 이상으로 나를 성장시킨다. 가족과 함께 거실에서 공중파 드라마를 볼 시간에 혼자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다.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다른 사람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색상과 디자인의 물건을 구입해 좋아하는 방식으로 집을 꾸민다. 언제 집에 들어오든 밖으로 나가든, 언제 잠을 자든 일어나든, 모든 것이 오롯이 내 선택이고 내 책임이 되는 경험. 그 경험을 해본 사람만이 진정한 성장을 한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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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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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드릴까요? 당신에게 딱 맞는 일이 있습니다." 누가 내게 이런 제안을 한다면 처음엔 솔깃하겠지만 점점 의심할 것이다. 더군다나 내가 빚에 쪼들려 졸업도 위태로운 남자 고등학생이라면 대체 나의 무엇을 보고 일자리를 제안하는지 도리어 알고 싶어질 것이다. ​ 


일본에서 20만 부 이상 팔린 후지마루의 베스트셀러 소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의 주인공 사쿠라 신지 역시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았을 때 처음엔 솔깃했으나 점점 의심하는 마음이 들었다. 더군다나 그 아르바이트가 미련이 남아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사자'를 저승으로 보내주는 '사신' 아르바이트라는 걸 알았을 때에는 수상한 종교에 잘못 걸려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급 300엔(한국 돈으로 약 3000원)에 시간외수당 없음, 근무 스케줄 조정 불가능, 보너스 없음, 유급 휴가 없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악덕 기업인가 싶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를 제안하는 동급생 하나모리 유키가 미인인 데다가, 사쿠라에게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돈을 모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서 아르바이트 제안을 덥석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 '선택'은 사쿠라의 인생을 크게 바꾼다. ​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은 '라이트노블'이라는 장르에 한정해 판단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소설이다. 사신 아르바이트라는 소재는 분명히 비현실적이지만, 사쿠라가 처한 상황이나 사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사연은 하나같이 현실적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틀어진 동생과의 관계를 바로잡지 못한 채 불의의 사고를 당한 소녀,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자신의 삶을 숨기기 위해 도리어 꼰대질을 일삼는 중년 남자, 남편의 사랑을 원했지만 아이 낳기만을 종용당한 아내, 어머니에게 학대를 당하면서도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한 아이 등 각각의 사연은 한 편의 소설로 풀어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생생하고 애절하다. ​ 


무엇보다도 이 소설은 삶의 소중함과 선택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어떤 사람들은 영원히 살 것처럼 살지만, 사람은 누구나 죽고 그때가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에 있는 사람, 한때 다정하게 지냈던 사람 모두 다시 못 만날 사람처럼 소중하게 대하고 한 번 한 번의 만남과 인연을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 올겨울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읽고 싶은 독자에게 이 작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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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를 찾아서 - 『고양이가 없는』 단편집
와키타 아카네 지음, 김주영 옮김 / 메모리얼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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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 여성 직장인 가와이의 꿈은 언젠가 고향인 섬마을에 커다란 집을 짓고 고양이 나기와 함께 사는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가와이는 회사에서 상사가 끊임없이 성추행을 하고 동료들이 험담을 해도 모르는 척 웃어넘긴다. 나만 참으면 돈이 모이니까, 그 돈으로 나기랑 섬으로 갈 거니까,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참고 버틸 생각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나기가 사라진다. 전단지도 붙이고 경찰서와 보호 시설에도 가본다. 매일매일 퇴근길에 찾으러 다니지만 나기는 어디에도 없다. 나기는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 


감각적인 작화와 독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스토리텔링으로 주목받고 있는 신인 만화가 와키타 아카네의 첫 단편집 <나기를 찾아서>를 읽었다. <나기를 찾아서>에는 표제작 '나기를 찾아서'를 비롯해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집 나간 고양이 나기를 찾는 독신 여성 직장인 가와이의 모습이 애처로운 '나기를 찾아서', 오랜만에 놀러 온 조카와 놀아주기 위해 고양이 흉내를 내는 이모 히토미의 모습이 귀여운 '고양이의 눈망울', 몸에 고양이 모양의 점이 생겨서 병원에 갔다가 충격에 휩싸이는 츠무기의 모습이 안타까운 '츠무기의 미래',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친구 미오를 부러워하는 여자 고등학생 아키노의 이야기를 담은 '파란 하늘과 구름의 궤적', 혼자 여행을 떠난 곳에서 우연히 중학교 동창을 만난 모모의 이야기를 그린 '모모와 하야나기의 섬' 등이다. 





이 책에 나오는 다섯 명의 여자들은 모두 고양이를 찾는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찾는다. 회사에서 상사의 성추행과 동료들의 험담을 참으며 지냈던 가와이는 그동안 애써 괜찮은 척했지만 사실은 하나도 괜찮지 않다는 것을 가까스로 인정한다. 고향에 돌아가 나기와 함께 사는 꿈을 이루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어차피 죽을 땐 다들 혼자라고, 그러니 취업도 결혼도 인간관계도 무의미하다고 버릇처럼 말했던 츠무기는 큰 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나서야 비로소 삶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죽으면 끝이므로 살아 있는 지금을 감사하게 여기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걸 진심으로 체감한다. ​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많은 사람들 - 특히 여성들 - 이 여러 동물 중에 고양이를 특별히 아끼고 애정 하는 것은 고양이가 자유와 독립의 상징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아무에게도 길들여지지 않고 아무도 길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언제나 자유롭고 어디서나 당당하다. 그런 고양이처럼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고양이를 더욱 사랑스럽고 곁에 두고 싶은 존재로 만드는 건 아닌지. 밤마다 사람들이 SNS에 올리는 고양이 사진을 보면서 '나만 고양이 없어!'를 외치는 랜선 집사인 나도 언젠가 찾고 싶다, 나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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