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공화국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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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이토의 전작 <츠바키 문구점>의 엔딩 시점으로부터 1년 후를 그린 소설.


할머니가 물려준 츠바키 문구점을 운영하며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업에 종사하는 주인공 포포는 이웃인 미츠로 씨와 결혼하고 그의 딸 큐피와 가족을 이룬다. 그렇게 알콩달콩 즐겁게 지내고 있던 어느 날, 가마쿠라의 유명한 괴짜 할머니 레이디 바바가 포포 앞에 나타나 자신이 엄마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포포는 레이디 바바가 오래전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도 않다. 한편 부부의 연을 맺은 지 1년이 지나도록 각자의 집을 오가며 생활한 세 사람은 마침내 한 집으로 합치기로 한다. 내친김에 다 같이 미츠로 씨의 고향에 다녀오기도 하고, 미츠로 씨의 새 식당을 열기도 하면서 분주한 나날이 이어진다.


<츠바키 문구점>과 마찬가지로, 일본 NHK의 아침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밝고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작가는 원래 <츠바키 문구점>까지만 쓰고 후속편을 쓸 계획은 없었는데,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반짝반짝 공화국>을 썼다고 한다. 내친김에 <반짝반짝 공화국>의 후속편도 써줬으면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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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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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기자이자 다수의 책을 집필한 작가인 이다혜의 글쓰기 안내서. 글쓰기의 A부터 Z까지 상세하게 알려주는 작법서라기보다는, 오랫동안 많은 글을 읽고 직접 쓴 사람으로서 글쓰기와 관련해 경험한 것들, 생각한 것들을 알려주는 에세이에 가깝다. 


글을 쓰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사람, 글 잘 쓰는 사람들은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했던 사람, 평소 이다혜 기자는 어떻게 글감을 찾고, 어떤 자세로 글을 쓰는지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듯하다. 그렇다고 글쓰기 팁이 전혀 없는 건 아니고, 반복 잡기, '것' 지우기, '-하고 있는' 줄이기, 주술호응과 수동태 바로 잡기 같은 구체적인 팁도 실려 있다. 교정과 편집을 밥 먹듯이 하는 현직 기자가 알려주는 팁이니 무조건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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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 (반양장) - 개정판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34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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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부모가 있을까. 올해 다섯 살이 된 마틸다의 아버지는 고객들을 속여서 중고차를 팔고, 어머니는 빙고 놀이에 빠져 집안일을 등한시한다. 걸핏하면 여자는 배워봤자 쓸모없다고 말하는 무식한 부모에게서 어떻게 이런 아이가 태어났는지, 또래보다 훨씬 성숙하고 똑똑한 마틸다는 스스로 글자를 깨쳐 오빠가 읽지 않는 그림책을 전부 읽고, 혼자서 집 근처 도서관을 찾아가 어른들도 읽기 힘들어하는 책들을 독파한다.


영국의 동화 작가 로알드 달의 <마틸다>는 주인공 소녀 마틸다가 어리석은 부모와 무시무시한 교장의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위험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그린 동화다. 마틸다도 마틸다지만, 마틸다의 능력을 알아보고 도와준 도서관 사서 펠프스 여사와 하니 선생님이 참 멋있다. 펠프스 여사는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도서관을 찾아온 어린 마틸다에게 앞으로 읽을 책의 목록을 알려준다. 펠프스 여사는 마틸다가 부모로부터 책은 백해무익하고, 여자는 책을 읽어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가르침을 누누이 받은 사실을 몰랐겠지만, 사서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 - 도서관을 찾아온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알려주고 읽게 해주는 - 을 한 것만으로도 마틸다의 인생에 크나큰 도움을 주었다.


하니 선생님은 자신의 불행에 굴복하지 않고 마틸다를 도움으로써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도 구한다. 만약 하니 선생님이 나쁜 교장과 학부모의 보복이 무서워서 마틸다가 겪는 고통을 외면했다면 마틸다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이의 삶을 구원하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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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거짓말을 한다 - 구글 트렌트로 밝혀낸 충격적인 인간의 욕망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 이영래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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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유행을 보건 당국보다 더 빠르게, 정확히 예측하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구글이다. 사람들은 독감에 걸렸거나 걸린 듯하면 제일 먼저 구글에 '독감 증상', '독감 예방법' 등을 검색한다. 독감과 관련된 단어의 검색 횟수가 급증한다는 것은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구글은 보건 당국보다 신속하고 확실하게 독감 유행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이자 데이터 전문가인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책 <모두 거짓말을 한다>는 검색 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의 숨겨진 진짜 욕망과 생각을 까발리는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사람들이 남들 앞에서 하는 말이나 행동보다도 남 몰래 혼자 방에서 검색창에 입력하는 단어가 그들의 욕망이나 진짜 생각을 더욱 정확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은 남들 앞에서 자신이 인종주의자, 성차별주의자라는 사실을 웬만해선 드러내지 않지만, 검색창 앞에선 인종주의, 성차별주의가 드러나는 단어들을 유감없이 입력한다. 실례로, 2008년 11월 오바마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날, 일부 주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보다 '깜둥이 대통령'을 더 많이 검색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종, 성, 정신질환, 낙태, 광고, 종교, 건강 등에 대한 뿌리 깊은 오해와 편견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부모들은 '내 딸이 재능 있나요?'보다 '내 아들이 재능 있나요?'라는 질문을 2.5배 많이 한다. 딸 가진 부모들이 '내 딸이 재능 있나요?'보다 많이 하는 질문은 '내 딸이 뚱뚱한가요?', '내 딸이 못생겼나요?'등이다. 아들 가진 부모들이 '내 아들이 뚱뚱한가요?', '내 아들이 못생겼나요?'라는 질문을 하는 경우는 훨씬 적다. 이는 부모들조차 자신의 아들, 딸에 대한 성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아마도 아주 높은 확률로 가정 내에서 성차별적인 교육을 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해준다(남자는 돈을 잘 벌어야 해, 여자는 예쁘고 날씬해야 해 등등). 이 밖에도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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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6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키치 2019-02-08 08:34   좋아요 0 | URL
오오 이 책이 도서관 인기 도서인가 보네요 ㅎㅎㅎ
 
아침의 피아노 -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
김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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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시인이 항암 치료를 받는 아버지를 간병하며 조금이라도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보고 싶어서 읽었다는 책이다. 작년에 오랫동안 투병한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를 간병해온 큰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고, 동생마저 (암은 아니고 다른 병으로) 수술을 받게 되어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내가 내 마음만 신경 쓰느라 정작 자신의 일로 혼란스러울 사람들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했구나 반성하며 이 책을 읽어보았다.


철학자 김진영의 첫 산문집이자 유고집인 이 책은 저자가 2017년 7월 암 선고를 받고 2018년 8월 향년 66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하기까지 병상에 앉아 메모장에 썼던 일기 234편을 갈무리한 것이다. 저자의 일기는 단어 몇 개가 전부인 글부터 종이 한 장을 가득 메운 글까지 길이가 다양한데, 그런데도 모든 글이 결코 가볍지 않고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은 글쓴이가 늘 죽음을 유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평생 동안 철학을 공부했고 철학이 삶을 구원할 거라고 믿었지만 막상 죽음을 앞둔 처지가 되고 보니 철학은 삶을 구할 수 없었고, 머리가 아닌 몸이 마음을 지배했다. 머리로는 인간은 모두 죽고 나만 예외일 수 없다는 걸 알지만 마음은 여전히 삶을 갈구했다. 계속되는 검사와 치료, 선고인 양 묵직하게 느껴지는 의사의 말들, 짠맛이 느껴지지 않는 식사, 수시로 찾아오는 방문객과 안부 문자는 끊임없이 자신이 죽음을 앞둔 환자임을 깨닫게 했다.


하지만 청년 시절부터 닳도록 읽은 책들과 즐겨 들은 음악,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자연의 풍경과 새소리, 바람 냄새는 여전히 살아있는 인간임을 인식하게 했다. 조금 더 여기 있고 싶다. 살고 싶다. 죽고 싶지 않다. 문장 너머로 이런 비명이 들릴 때마다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왜일까. 생전에 얼굴 한 번 뵌 적 없고 음성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분인데도 그립고 안타까운 것은. 늦었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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