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호구 되는 경제상식 - 내 주머니를 지키고, 삶의 등급을 높이는 최소한의 경제상식 떠먹여드림 모르면 호구 되는 상식 시리즈
이현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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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는 적당한 돈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돈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하는 것이 바로 '경제상식'입니다." 미국공인회계사(AICPA)이자 유튜브 채널 <인문학으로 창업한 남자>의 운영자 이현우의 책 <모르면 호구 되는 경제상식>의 서문에 나오는 문장이다.


저자는 마냥 손해만 보는 '호구'가 되지 않기 위해, 개인의 영혼과 육체를 잡아먹는 자본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나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재산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도구는 '경제상식'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인문학과 경제학을 넘나드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저자가 그 어떤 전문가보다 쉽고 친절한 언어로 금융상식, 재테크상식, 글로벌경제상식, 시사상식 등을 매끄럽게 설명해놓은 책이다.


이 책은 여섯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는 대학에서 배우는 경제원론 수준의 가벼운 경제상식을 다룬다. 최근 화제가 된 화폐 개혁 문제도 나온다. 화폐의 호칭을 바꾸거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낮추는 것을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이라고 한다. 화폐 개혁을 하면 계산, 지급, 장부 기재상의 불편을 해소하고 자국 통화의 대외적 위상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물가가 매우 빠르게 치솟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우리나라는 1962년에 화폐 개혁을 한 이후 지금까지 당시 화폐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제2장에서는 부동산, 주식, 펀드, 채권, 금 투자, 비트코인 등 부자들은 다 알고 있다는 기본적인 재테크 상식을 다룬다. 부동산 투자에서 필승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번 부자들은 부동산 가격만 보지 말고 '환율'도 보라고 충고한다. 왜냐하면 환율이 먼저 움직이고 부동산이 따라서 나중에 움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움직임이 늘어난다. 우리나라 자산에 관심이 없어지니 자연히 부동산의 열기도 식는다.


제3장에서는 물가, 실업률 등 거시경제 지표 읽는 법을, 제4장에서는 직장인이라면 꼭 알아야 하는 기업 활동 관련 경제상식을 소개한다. 제5장에선 미중 무역 전쟁, 브렉시트 등 글로벌 경제 이슈를, 마지막 제6장에선 5G, 3D프린터, VR과 AR 등 신기술 트렌드를 다룬다. '통일한국'이 되면 미세먼지가 줄어들 거라는 내용도 나온다. 북한을 통해 러시아 가스관이 연결되어 천연가스 사용이 늘어나면 석탄 사용량이 감소해 대기오염이 줄어들고 리스크가 높은 원자력 비중이 줄어들 것이다.


나아가 저자는 새로운 시대에 주목받는 가치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자본의 가치는 떨어지고, 돈으로 살 수 없고 소비할 수 없는 신뢰, 공감, 호의 등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에서 팔로워나 구독자로 수익이 창출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익보다 가치가 먼저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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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까지 행복해봤니? - 네 마음이 반짝반짝 빛나는 곳으로 너를 데려다줄게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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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주시지도 않는 기도를 왜 해야 하나요?" 유명 광고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다 현재는 20년째 여행하며 글을 쓰는 힐링라이터로 변신한 곽세라의 신작 <너는 어디까지 행복해봤니?>를 읽다가 이 문장에 눈길이 멈췄다.


이 책은 화자인 '나'가 천리 앞을 보는 장님 '해리', 꿈을 지키는 사람 '파루', 별을 이야기하는 소년 '야란'을 만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일종의 환상동화다. 어느 새벽 '나'는 기차역에 있었다. 기차역의 대합실에는 나와 소년, 수녀님밖에 없었다. 열네댓 살 정도로 보이는 소년은 백발의 수녀에게 들어주시지도 않는 기도를 왜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수녀는 이렇게 답했다. "... 부모들도 사랑한다고 해서 어린 자식이 조르는 것을 모두 들어주진 않지 않니? 하지만 일단 아들딸이 뭘 원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해. 네가 원하는 바로 그때, 원하는 바로 그걸 주진 않을지 모르지만 들어뒀다가 너의 때가 무르익었다 싶을 때, 너에게 적당하겠다 싶은 걸로 골라 주는 것이 더 크고 현명한, 진정 너를 사랑하는 보호자가 하는 일이란다."


얼마 후 '나'는 태어날 때부터 장님이었다는 샤먼 해리를 만나러 간다. 해리는 손을 만지면 그 사람의 앞날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앞날이 어떤지 묻는 '나'에게 해리는 이렇게 답한다. "사람들은 던져지는 덩어리에만 관심이 있다. 그 덩어리로 그들이 무얼 할지가 진짜 운명인데도. '당신은 내년 봄에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가 부러지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뛸 듯이 놀라며 절망하지. ... 하지만 그 사고로 병원에 누워 지내는 3달 동안 그간 읽지 못했던 책들을 읽고 깊이 있게 생각한 끝에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아내는 것도 분명 일어날 일이다. 그가 선택하기만 한다면."


행복해지려고 라다크에 가겠다는 '나'에게 해리는 이렇게 충고한다. "먼저 행복해져라. 행복해지거든 라다크에 가. ... 행복한 사람이 되어서 가면 세상 어디든 행복할 거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신발과 같아. ... 밑창이 튼튼한 신발을 신은 사람은 가시덤불이 나와도, 얼어붙은 강을 만나도 웃으며 성큼성큼 건널 수 있다. 불행한 채 어딘가로 간다는 것은 맨발로 길을 떠나는 것과 같아."


사실인지 허구인지 알쏭달쏭한 이야기들은, 놀랍게도 저자의 상상이 아니라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실제로 겪은 일들이라고 한다. 저자는 행복한 삶, 만족스러운 삶, 가슴이 뛰는 삶을 살고 싶다면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은 선택하지 않을 힘, 가슴 뛰지 않는 일엔 발을 들여놓지 않을 용기,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는 얽히지 않을 배짱을 갖춰야 한다고 충고한다. 저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진심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조언들이 마음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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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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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제발트의 <아우스터리츠>를 읽다가 포기한 적이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애정을 넘어 존경하는 황정은 작가가 추천해 읽게 된 책인데, 아무리 집중해도 진도가 안 나가서 결국 책장을 덮었다. 영영 그렇게 제발트와는 인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얼마 전 창비에서 제발트의 <이민자들>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 번 제발트에 도전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민자들>은 <아우스터리츠>보다 가독성이 훨씬 좋다. 쉬운 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도중에 그만둘 만큼 어려운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저자의 분신으로 보이는 화자 '나'가 살면서 만난 네 명의 이민자의 이야기가 차례로 등장하는 연작 단편 형식을 취한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가 세 들어 사는 집의 주인인 헨리 쎌윈 박사다. 쎌윈 박사는 원래 리투아니아 사람인데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영국으로 이민 와서 영국식 교육을 받았다. 장학금을 받아 케임브리지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의사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향수병이 심해지면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고향에서의 기억에 점점 침식되었다. 결국 그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마감하는데, 그것은 어쩌면 살면서 한 번도 온전히 한곳에 속해있다고 느껴본 적 없는 사람이 느끼는 우울감 비슷한 감정 때문이 아닌가 싶다.


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나'의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인 파울 베라이터다. 파울의 부고를 듣고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나'는 파울의 생애에 관심이 생겨 파울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사람들은 파울이 교사로서는 우수했지만 인간으로서는 별종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무엇이 파울을 별난 사람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해진 '나'는 파울의 젊은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을 만나고, 파울의 아내 헬렌이 강제수용소로 이송되어 끔찍한 최후를 맞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파울은 자신을 비롯한 유태인들을 차별하고 학살한 독일인들을 증오하면서 그 자신은 독일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 운명을 저주하지 않았을까 하고 '나'는 짐작한다.


이어서 미국으로 이주해 은행가 가문의 집사로 지냈던 친척 할아버지 암브로스 아델바르트, 1960년대 후반 영국으로 이주한 독일 출신의 유대인 화가 막스 페르버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이들의 삶을 재구성하는 동시에 자신의 삶을 반추해본다. '나' 또한 독일 출신이지만 영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다. '나'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 낯선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전율하는 한편,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원래 나고 자란 곳에서 더 이상 살지 못하게 만들고 떠나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일까 곰곰 생각해본다.


재일조선인으로서 디아스포라 문제를 연구하는 서경식 선생의 책들이나 얼마 전에 읽은 재독 일본인 작가 다와다 요코의 책들과 같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유대인 문제를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 프리모 레비의 책들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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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기의 여행 - 대책 없이 느긋하고 홀가분하게
송은정 지음 / 걷는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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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여행이라면 무조건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여행이 귀찮고 부담스럽다. 가고 싶은 여행지가 생겨도 여행 준비에 드는 수고(비행기 예약이라든가 숙소 예약이라든가)를 생각하면 겁부터 나고, 여행을 가더라도 하루 온종일 이곳저곳 돌아다닐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다리가 퉁퉁 붓는 것 같고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런 나를 위해 필요한 건 '그냥 여행'이 아니라 '빼기의 여행'이다 싶어서, 여행작가 송은정의 신간 <빼기의 여행>을 읽어 보았다. 작가 이름이 낯익다 했는데 책날개를 보니 그동안 저자가 쓴 책을 전부 읽었다. <천국은 아니지만 살 만한>, <일단 멈춤, 교토>,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까지. 일부러 찾아 읽지 않았는데도 저자의 전작을 읽은 걸 보면 나와 관심사가 비슷하고 파장이 잘 맞는 것 같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방송작가로, 출판사와 잡지사 에디터로 일하는 동안에도 틈만 나면 여행 가방을 쌌다. 여행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일단멈춤'이라는 여행책방을 차리기도 했다. 여행작가가 된 지금은 일 때문에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토록 좋아했던 여행이 일이 되고부터는 도무지 즐겁지가 않다는 것이다. <일단 멈춤, 교토>를 집필하기 위해 교토를 찾았을 때가 그랬다. 전에는 교토에 가면 길을 잃어도 유쾌하고 편의점에서 백 엔짜리 음식을 사먹어도 즐거웠다. 하지만 책을 쓰면서는 길을 잃으면 일정이 밀린다는 생각에 겁부터 나고, 어떤 음식을 먹어도 사진을 찍고 맛 평가를 하느라 즐길 새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의 여행에 변화가 찾아왔다. 스마트폰에 문제가 생기면서 구글맵을 볼 수 없게 되고 사진도 찍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 때부터 저자는 오로지 감에 의지해 길을 찾았다. 사진을 찍는 대신 손으로 그림을 그렸다. 완벽한 여행을 하기 위해 더하고 또 더했던 것들을 빼고 또 빼니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여행이 한층 즐거워졌다.


책에는 그동안 저자가 해온 수많은 여행과 그 여행을 통해 얻은 교훈과 지혜가 가득 담겨 있다. 먼 곳으로 떠나야 여행자인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도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마음을 지녔다면 그가 바로 여행자라는 저자의 메시지가 마음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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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심리학 - 우리는 왜 용서보다 복수에 열광하는가
스티븐 파인먼 지음, 이재경 옮김, 신동근 추천 / 반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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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절대 하면 안 되는 거라고,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막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어떤 복수는 해도 된다고, 아니 꼭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쓴 스티븐 파인먼은 영국 배스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다. 런던대학교에서 직업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셰필드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복수의 뿌리와 정치, 종교, 전쟁, 문학 등에서 복수를 대하는 자세, 노동 현장에서 일어나는 복수의 양상, 사이버 테러와 리벤지 포르노 등 최근 이슈가 된 복수 문제 등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복수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다. 우리의 생물사회적 기질에 섞여 있는 강력한 욕구다. 인류의 조상은 사유물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복수를 아무런 제재 없이 해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사회가 팽창하고 도시화되면서 사적 복수가 공적 질서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았고, 이에 사적 복수를 국가가 대신하는 체제가 만들어졌다. 동서양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종교가 적에게 복수하는 대신 용서하라고 가르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같은 이유다.


그렇다고 지상에서 모든 형태의 복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또한 모든 형태의 복수가 사라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성차별, 인종차별 등에 대항하는 방식으로 복수를 택한 사람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여성 혐오가 만연한 문화권에서 직접 보복을 감행하는 여성이 있다면, 그건 대개 이판사판으로 몰릴 때까지 몰린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대량 학살, 전쟁, 독재 등의 범죄를 일으킨 사람들에 대한 처벌도 다시 봐야 한다. 이들은 반드시 응분의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하며, 이들이 사면을 받거나 반성도 사죄도 하지 않는 경우 생존 피해자들이 느끼는 고통은 더욱 커진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직장 내 보복 행위 사례가 나온다. 대개의 직장 내 보복 행위는 미묘하게, 그리고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내가 쓴 보고서를 자기 공으로 가로채는 것이 습관인 상사가 중요한 보고를 하는 날 아무 예고도 없이 결근을 하거나, 진상 손님에게 막말을 들은 승무원이 손님의 짐가방을 엉뚱한 곳으로 부쳐버리는 식이다.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불쾌한 감정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더 큰 사고나 재난이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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