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스토리
리처드 파워스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해묵은 버킷 리스트 중 하나는 일본 야쿠시마에 있는 '조몬 삼나무(조몬스기)'를 보러 가는 것이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에 나오는 나무로도 유명한 조몬 삼나무는, 높이 25미터, 둘레 16.4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도 놀랍지만, 추정 수령(樹齡)이 최소 2170년에서 최대 7200년이라는 사실이 더욱 놀랍다. 7200년 전이면 우리나라는 신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기나긴 날들을 죽지 않고 살아낸 나무. 그 나무의 기운을 받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이 나의 작은(?) 꿈이다.


그런데 굳이 가고시마에서 배 타고 네 시간은 가야 도착하는 야쿠시마까지 가지 않아도, 익숙지 않은 트레킹과 산행을 불사하면서까지 조몬 삼나무를 보러 가지 않아도, 생명력 강한 나무의 기운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이미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리처드 파워스의 장편소설 <오버스토리>에 따르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나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심지어는 나와 내 주변에 심어져 있는 나무는 공통 조상에서 나왔다고 하니,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야쿠시마에 있는 조몬 삼나무는 우리 집 베란다에서 엄마가 키우는 고무나무와 연결되어 있고, 나무와의 관계라고는 사주 일간에 갑목(甲木)이 있는 정도인 나하고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나무와의 관계를 일부러 찾아야 찾을 수 있는 나와 달리, <오버스토리>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태어날 때부터(또는 등장할 때부터) 나무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오버스토리>의 중심인물은 모두 아홉 명이다. 이야기는 이민자 출신의 가난한 농부인 요르겐 호엘이 어느 날 밤[夜]에 구워 먹고 남은 밤[栗]을 마당 한구석에 심으면서 시작된다. 여섯 개의 밤알 중에 다섯 개만이 싹을 틔웠고, 그중 하나만이 커다란 나무로 성장했다. 그 아들이 나무를 돌보고, 그 아들이 나무를 돌보다 마침내 니컬러스 호엘에게까지 책임이 돌아왔다. 조상들을 닮아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니컬러스 호엘은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 있는 나무의 사진을 찍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보낸다.


이어지는 미미, 애덤, 레이와 도러시, 더글러스, 닐리, 올리비아의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인물은 패트리샤 웨스터퍼드다. 패트리샤는 중심인물 아홉 명 중에서도 가장 식물 친화적이고 나무와 가까운 인물이다. 어릴 적 아버지의 영향으로 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패트리샤는, 학창 시절 내내 '식물녀'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대학에서 식물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얼마 후 패트리샤는 명망 있는 저널에 논문을 수록하고 학계의 주목을 받게 되지만, 패트리샤가 젊은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남성 학자들의 조롱과 비난을 견디다 못해 학계를 떠나버리고 만다. 인간에게 상처받은 패트리샤는 숲으로 들어가 나무에게 치유받고, 다시 나무를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나무의, 나무에 의한, 나무를 위한 삶을 살기로 한 패트리샤의 다짐은 지켜지고, 끝내 보상까지 받게 된다.


전반부가 인물 각각의 이야기가 하나씩 차례대로 펼쳐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후반부는 인물 각각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고 통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모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빠짐없이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 이유다). 밤나무를 지키던 니컬러스는 한때 파티광이었으나 감전된 후 기적적으로 살아난 여대생 올리비아와 우연히 만나 농장을 떠난다. 대학 졸업 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엔지니어로 일해온 미미는 더글러스와 함께 벌목 반대 집회에 참가한다. 집회에서 미미와 더글러스는 애덤을 만나고, 레이와 도러시는 결혼 생활이 위기에 빠졌을 때 패트리샤의 책을 읽는다. 닐리는 패트리샤의 강연에 참석했다가 삶의 방향을 완전히 틀어버린다. 패트리샤는 강연 도중에 미미와 눈이 마주친다.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각자의 삶을 영위하던 인물들의 관심을 하나로 집중시킨 건, 곳곳에서 끊임없이 무분별하게 벌어지는 벌목이다. 거대 기업의 이윤을 위해 시행되는 대규모 벌목부터 마을 환경 정비를 위한 나무 제거 활동까지, 온갖 목적으로 나무가 파헤쳐지고, 베어지고, 시야에서 사라질 때마다, 인물들은 시위를 벌이고, 공권력과 맞서고, (문자 그대로) 피 흘리며 투쟁한다. 환경 운동의 효과는 물론 당위성마저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인물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무 한 그루를 자를 때 그걸로 만드는 건 최소한 당신이 잘라낸 것만큼 기적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이는 나무가 단순히 있는 그대로 대대손손 보전해야 할 자원이어서가 아니다. 나무도 인간과 같은 생명체이고, 나무와 인간은 같은 지구상에서 공생하며, 나무가 없으면 인간도 없기 때문이다.


진실이 뻔히 보이는데도 행동하지 않는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 애덤, 결혼이 인간이 인간을 소유하는 제도라고 생각해서 갈등하는 레이와 도로시의 이야기는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에 비해 나무와 덜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들의 이야기 또한 나무와 인간,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룬다. 심장마비로 사람이 쓰러져도 구하러 가지 않는 사람들이 나무 한 그루가 눈앞에서 쓰러진다고 눈 하나 깜짝할 리 없다. 인간이 인간을 - 정확히는 남자가 여자를 - 소유하고 그것이 결혼 제도로 정당화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인간이 나무를 소유하고 마음대로 사용하는 일에 죄의식을 느낄 리 없다.


아무도 나무를 보지 않는다. 우리는 열매를 보고, 견과를 보고, 목재를 보고, 그림자를 본다. 장식품이나 예쁜 가을의 나뭇잎을 본다. 길을 가로막거나 스키장을 훼손하는 장애물을 본다. 깨끗이 밀어야 할 어둡고 위험한 장소들을 본다. 우리 지붕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지들을 본다. 환금성 작물을 본다. 하지만 나무는, 나무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596쪽)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려 묻는다. 인간은 무슨 권리로 나무를 함부로 베고, 자르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가. 만약 나무가 인간을 함부로 베고, 자르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면 인간은 어떤 감정이 들겠는가.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게 '아낌없이 받기만 하는 인간'은 과연 타당한가. 남보다 더 많은 땅을 차지하고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면 승리하는 게임을 만들던 닐리가 패트리샤의 강연을 계기로 전혀 다른 게임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 질문들의 답을 찾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남보다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가지는 것을 목표로 살고 있는 우리도 실은 이 질문들의 답을 알고 있다. 다만 보지 않을 뿐이다. 보려고 하지 않을 뿐이다. 나무는 집으로 이어지는 길목에도 있고 집 안에도 있는데, 그것들은 생명이 아니라 배경이나 장식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눈 앞에 있는 나무는 보지 않고, 진짜 나무는 저 먼 야쿠시마 산속 깊숙한 곳에나 있다고 생각한다(반성한다).


버킷 리스트를 수정해야겠다. 지구 환경에 해로운 온실가스를 배출해가며 야쿠시마까지 가는 대신, 당장 내 눈앞에 있는 나무, 내 손 뻗으면 닿는 나무들부터 신경 써야겠다. 나무로 된 가구를 사든, 수첩을 사든, 그것을 사용한 가치가 최소한 그것을 만드는 데 들어간 나무 이상의 것이 되도록 해야겠다. 문제는 내가 한 달에 열 권 이상씩 읽어치우는 책들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줄이기가 힘들 것 같다. 전자책으로 읽자니 그 또한 전기를 사용하니 지구 환경에 좋다고만 볼 수도 없을 것 같고. 그래도 <오버스토리>처럼, 나무의, 나무에 의한, 나무를 위한 책을 읽기 위한 독서라면 나무에 해롭다고만 볼 수도 없지 않을까. 독서도 나무에 해로운 행위라면, 대체 나는 그동안 저지르고, 앞으로 저지를 죗값을 언제 어떻게 다 갚을까. 갚을 순 있을까. 이제야 나무가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스 - 앤드루 숀 그리어 장편소설
앤드루 숀 그리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별아. 내가 게이 소설 좋아하는 거 알고 있지? 앤드루 숀 그리어의 소설 <레스>도 그래서 읽었어. 솔직히 처음부터 잘 읽히는 소설은 아니었어. 주인공 아서 레스가 어떤 사람인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 지에 관한 힌트가 아주 조금씩, 천천히 제시되는 소설이거든.


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레스는 게이와 작가라는 두 정체성을 버팀목으로 살아가는 남자야. 그리고 현재 그 두 정체성은 위기를 맞고 있지. 일단 게이로서의 정체성부터 볼게. 레스는 젊은 시절 여러 명의 남자를 사귀었어. 아마 연상 남자를 무척 좋아했던 것 같아. 그중 제법 오랜 기간 사귀었던 로버트라는 남자는 퓰리처상까지 받은 유명한 시인이야. 레스와 로버트가 처음 만났을 때 로버트에게는 아내가 있었고, 결국 로버트는 레스를 위해 아내를 떠났어. 이후 레스와 로버트는 불꽃같은 사랑을 나눴지만 여느 커플처럼 이별을 택했어.


로버트와 헤어진 후 레스는 프레디를 만났어. 프레디는 젊은 시절부터 레스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카를로스의 아들이야(참고로 카를로스도 게이야). 그 때까지 자신의 취향은 연상 남자라고 굳게 믿었던 레스는, 젊고 건강하고 똑똑한 프레디의 매력에 빠져 정신을 못 차렸던 듯해. 그렇게 둘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줄 알았는데, 결국 이들에게도 이별의 시간이 찾아왔어. 레스는 언젠가 로버트가 자신을 놓아줬던 것처럼 쿨하게 프레디를 놓아줄 수 있을 줄 알았어. 하지만 그렇지 못했어. 프레디가 다른 남자와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들은 레스는, 프레디의 결혼식으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


그래서 레스는 떠나. 멕시코,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모로코, 인도, 일본으로. 레스의 여행이 어땠을 것 같아? 나는 실연을 당한 레스가 여행을 떠난다고 하니,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소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가 떠올랐어(클리셰다, 클리셰. 뭐 이런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 하지만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엘리자베스가 이탈리아에서 배 터지게 먹다 사랑하고, 인도에서 몸이 꼬일 정도로 요가를 하다 사랑하고, 발리에서 신들의 힘으로 사랑하는 황홀한 경험을 한 것과 달리, 레스는 사랑과는 거리가 먼 체험들을 더 많이 해(한두 번 사랑에 빠질 뻔하기도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닌 소설이야. 이 또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와 다른 점이지). 그건 레스가 남성으로서도, 게이로서도 매력적인 시기는 다 흘려보낸 50대 중년의 나이이기 때문이고, 작가로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듯해.


여행을 하면서 레스는 별별 장소에서 별별 사람들로부터 별별 말을 다 들어. 레스가 진행을 맡기로 한 행사의 주인공인 작가를 만나러 갔을 때는 어떤 숙녀로부터 "당신 대체 누구야?"라는 말을 듣지 않나,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옛 연인으로부터는 "이제 우리 둘을 좀 보라니까, 할아버지들이야!"라는 말을 듣지 않나, 레스가 인기가 없는 건 '형편없는 작가'여서가 아니라 '형편없는 게이'여서라는 말을 듣지 않나, '백인 중년 미국 남자가 백인 중년 미국인의 슬픔을 품고 걸어 다니'는 내용의 소설을 읽고 누가 공감하겠느냐는 말을 듣지 않나... 나 같으면 심장에 스크래치가 백 개쯤 났을 것 같은데, 레스는 그런 모욕을 꿋꿋이 참아내며 여행을 계속해. 오래 전 한 평론가가 <뉴욕 타임스>에 레스를 가리켜 '도도한 스타일의 바보 사랑꾼'이라고 조롱했던 일에 비하면 별일 아니라고 여겼던 걸까. 


근데 말이야. 사랑밖에 모르는 바보 소리를 들었던 우리의 레스가, 이 여행을 통해 사랑 말고도 다른 것들을 많이 알게 돼.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건은 역시 루이스와 클라크의 결혼 생활의 진실을 알게 된 일이 아닐까. 레스는 그동안 루이스와 클라크가 자신이 아는 게이 커플 중에서도 가장 잘 지내는, 성공적인 커플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레스는 비로소 자신이 못나고 부족해서 이 나이 먹도록 한 사람과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랑하는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 게 아님을 알게 된 것 같아. 때로는 사람은 그대로인데 사랑이 먼저 떠나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같기도 하고. 

 

레스는 또 모로코에서 낙타 치기 소년 한 명이 다른 소년에게 팔을 두르는 모습을 봐. 레스가 사는 시카고 거리에서는 한 번도 이성애자 남성들이 이렇게 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어. 반대로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에서는 남성들이 서로의 어깨에 팔을 두르거나 끌어안아도 그들을 게이로 보지 않아(이건 한국도 다르지 않지). 어쩌면 레스는 자신이 게이로서 사랑하는 남자와 마음껏 사랑할 자유는 누렸을지 몰라도, 남자와 친구로서 마음을 터놓고 편히 사귈 자유는 누리지 못했다고 생각한 것 같아. 사랑만 보고 사람은 보지 못하는 실수. 이건 나도 몇 번인가 저지른 듯해.


레스는 자신이 그동안 제법 괜찮은 소설을 써왔고, 의외로 여러 독자들이 자신의 소설을 읽었다는 사실도 알게 돼. 레스 자신이 아는지 모르겠는데, 내 눈에는 레스의 대표작 <칼립소>가 레스 자신의 인생을 예감하고 쓴 듯한 작품처럼 보였어. 레스의 말에 따르면, <칼립소>는 <오디세이아>를 본따서 쓴 작품이래. 마치 오디세우스가 그 모든 모험과 방황, 일탈 끝에 페넬로페에게 돌아가는 것처럼, <칼립소>의 주인공 또한 다사다난했던 게이 연애를 마치고 자신의 아내에게로 돌아가는 내용이라는데, 결국 레스도 지구를 한 바퀴 빙 도는 긴 여행을 마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거든(그 자리가 누구의 옆 자리인지는 비밀로 둘게).


<레스>의 마지막 몇 장은 레스가 아닌, 바로 그 '누구'의 시선으로 서술돼. 그 시선이 얼마나 황홀하고 촉촉한지, 오랫동안 비연애 상태인 내가 오랜만에 연애를 하고 싶어질 정도였어. 그만큼 사랑스러운 소설이야. 아니, 사랑 그 자체야. 읽는 사람 모두를 '바보 사랑꾼'으로 만들어 버리는 소설 <레스>. 너도 꼭 읽었으면 좋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은 2019-06-19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어렵지 않았나요?
전 읽는 내내 도저히 무슨 말인지 모르겟더라구요.

키치 2019-06-19 20:40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엔 몰입하기가 좀 힘들었는데 읽다보니 술술 읽혔습니다.
결말이 괜찮으니 끝까지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긱 워커로 사는 법 - 원하는 만큼 일하고 꿈꾸는 대로 산다
토머스 오퐁 지음, 윤혜리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정해진 시간 동안 규칙적으로 일하는 나날이 지겹다. 매일 지옥철을 타고 출퇴근하고 하늘이 보이지 않는 빌딩 숲을 누비며 일하는 것도 힘들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올톱스타트업의 창시자 토머스 오퐁의 책 <긱 워커로 사는 법>을 읽어보길 권한다.


케임브리지 사전에 따르면 '긱 워커(gig worker)'는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임시직으로 일하거나 개별 업무를 수행하고 그에 따른 보수를 받는 사람을 일컫는다. 자기고용 근로자, 독립형 근로자, 프리랜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리서치 업체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전 세계 인력의 29%가 자기고용의 형태로 일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근로자 10명 중 3명은 이미 독립형 근로자가 됐다는 뜻이다. 2017년 미국의 단기 일자리 중개 사이트 플렉스잡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과거에는 정규직을 얻지 못하거나 기업이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하지 않아서 비자발적으로 긱 워커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다르다. PwC의 조사에 따르면 젊은 층일수록, 중국 등 신흥 시장일수록, 스타트업 창업이나 전문 기술을 활용한 분야일수록 긱 워커로 일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좋은 직업이나 직장을 가진 사람 중에도 긱 워커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런던 경영 재무 대학에서 영국의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업을 바꾸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47%나 됐으며 향후 12개월 안에 직업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20%가 넘었다.


이 책은 긱 경제의 탄생과 미래, 성공한 긱 워커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미래의 직업과 포트폴리오식 경력 쌓기, 자기 브랜드 구축 관리, 긱 경제에서 일자리 찾기, 클라이언트와 관계 맺기, 일의 효율과 생산성 높이기, 재무 관리하기, 일감이 끊이지 않게 하는 법, 온라인 플랫폼에서 새로 출발하기 등 구체적인 조언도 잘 정리되어 있다.


자신이 긱 워커로 일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래의 트렌드를 잘 예측해야 한다. 앞으로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자동화 업무를 보완하는 데 필요한 고숙련 일자리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일자리의 속성은 사라지고 인터넷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일자리의 수요가 늘어날 것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저자는 자동화가 어려운 의료 서비스와 교육, 글쓰기, 예술, 디자인, 음악 같은 창조적인 분야의 일자리가 앞으로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예측한다.


저자는 긱 워커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자질도 소개한다. 긱 워커는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과 남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행동력을 갖춰야 성공할 수 있다.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적응할 줄 알아야 한다. 긱 워커는 단순히 일만 할 것이 아니라 독서, 개인 블로그 운영, 온라인 강의 듣기 등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사업가로서의 자산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도 긱 워커로 살아가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충고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학생 때부터 이제까지 일본에 수십 번 넘게 다녀왔지만 홋카이도만큼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딱히 흥미가 없어서는 아니었다. 이십 대의 어느 날, 오지은의 <홋카이도 보통열차>를 읽고, 홋카이도에 가게 된다면 그 때는 무조건 보통열차를 투고 홋카이도를 한 바퀴 빙 도는 여행을 해보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기차 여행, 그것도 보통열차를 타고 하는 기차 여행을 하는 게 아니라면 홋카이도에 갈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내가, 몇 주 전 엄마와, 나, 여동생 이렇게 셋이서 홋카이도에 다녀왔다. 계기는 언제나처럼 홈쇼핑 채널을 보던 엄마가 홋카이도 여행 상품이 저렴한 가격에 나왔다며 나와 여동생을 꼬드긴 것이었다. 평소 같으면 돈 없고 시간 없다고 안 간다고 했을 텐데, 엄마가 말한 가격이 내 생각에도 너무 괜찮아서 가겠다고 하고 며칠 안에 여행사와 계약하고 결제까지 마쳤다. 홋카이도 여행 하면 무조건 기차 여행이라는 내 결심이 너무도 간단히 무너진 것은 아쉽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평생 가볼 기회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모처럼 효녀 노릇도 해보자 싶었다.




문제는 여행 시작 이틀을 앞두고 엄마가 이런 말을 꺼내면서 벌어졌다. "2박 3일은 너무 짧은 것 같지 않니? 이왕 가는 거 3일 정도 더 있다 왔음 좋겠는데... " 동생은 프리랜서이고 나는 며칠 더 휴가를 쓸 예정이었기에 3일 정도 일정을 늘려도 나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부랴부랴 비행기 티켓 구하고, 3일 더 묵을 숙소를 구했는데... 오.마.이.갓!!! 하필이면 우리의 일정과 아라시 삿포로 돔 콘서트 일정이 기가 막히게 겹쳐버렸다(참고로 아라시는 일본의 국민 아이돌 그룹. 내년에 은퇴한다고 전격 발표한 터라 콘서트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덕분에 삿포로 시내는 물론 근교의 숙소까지 가격이 평소 3~4배로 올라서 돈은 돈대로 깨지고, 그나마도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서 여행 직전까지 엄마랑 공항에서 노숙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고 발을 동동 굴렀다(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이 때부터 불안한 징조를 감지했어야 했는데...





여행 첫째 날. 새벽 다섯 시에 공항에서 가이드 만나 미팅하고 일곱 시에 출국하는 일정이라서 새벽 세 시에 일어나 네 시에 공항버스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참고로 이 전날 밤에도, 새벽에도, 아고다에서 숙소 잡느라 동생이나 나나 잠을 못 잤다.


인천공항을 떠나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버스로 오타루에 갔다. 오타루는 일본 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날씨가 흐렸지만, 내게 오타루는 '눈(雪)'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환하고 쨍한 날씨보다 잔뜩 찌푸린 날씨가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점심을 먹고 오타루 운하를 산책하는 동안 가는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는데 큰 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타루는 항구 도시답게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다는데 여행사에서 준비해준 식사는 그닥 맛있지 않았다(한국에서 먹는 일반적인 스타일의 초밥 정식 정도?). 차라리 그 돈으로 내가 음식점 수배해서 먹었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타루의 명물인 오르골당 앞에는 르타오를 비롯한 카페, 디저트 맛집 거리가 있다. 오르골당을 구경하고 나온 우리는 르타오를 시작으로 눈에 보이는 카페, 디저트 맛집마다 들어가 봤는데 대략 6~70퍼센트의 확률로 시식 행사를 하고 있었다. 덕분에 초콜릿, 쿠키, 케이크 등 오타루의 유명한 디저트는 거의 다 공짜로 맛본 듯하다 ㅎㅎㅎ (엄마 왈, 여행 중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라고 ㅎㅎㅎ) 


가이드가 엄청 유명한 커피집이 있다고 해서 평소에 마시지도 않는 핸드드립 커피를 주문해 마셨는데 엄청 맛있지는 않았다(차라리 그 돈으로 스벅 커피를 마실 걸...). 이후 가이드 때문에 바가지 쓴 일이 몇 번인가 더 있었는데(가이드가 추천해서 구입한 요거트가 돈키호테에서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다든가, 면세점에서 엄마가 구입한 약을 환불해주지 않겠다고 한다든가... -> 결국 환불 받았다), 안 그래도 패키지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데 엄마 등쌀을 못 이기고 억지로 갔던 나로서는 이 또한 참으로 실망스런 일이었다.


저녁은 여행사에서 천엔씩 돌려주고 삿포로 시내에서 각자 먹으라고 해서 호텔 주변에서 먹을 만한 곳을 찾아봤다. 삿포로에서 유명한 음식은 미소라멘, 징기스칸, 수프커리, 해산물 요리 등등인데 엄마가 징기스칸, 수프커리는 낯설어서 싫어하시고, 해산물 요리는 점심에 먹어서 싫다고 하셨다. 엄마는 우동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삿포로는 우동이 유명한 동네가 아니라서 그런지 그 흔한 마루가메, 하나마루 우동조차 보이지 않았다. 결국 호텔 근처의 라멘집에 들어갔는데, 여기가 텔레비전에도 나오는 유명한 집이었던 모양이다. 나와 동생은 맛나게 먹었는데 엄마는 짜다고 하셔서 아쉬웠다.






둘째 날에는 노보리베츠, 쇼와신잔, 도야호수 등을 둘러봤다. 오랜만에 도시를 떠나 자연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나무도 풀도 서울과 다른 느낌. 일본 본토와도 달랐다. 전날과 달리 날씨도 엄청 엄청 좋았다. 햇빛의 강도도 서울과 달랐다. 덕분에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나는 여행 내내 두드러기가 올라오기도 했다(햇빛 알레르기 있는 분들은 선크림 꼭 바르고 긴팔 옷 챙기세요). 


노보리베츠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온천 지대라는데 족욕 한 번 못해봐서 아쉬움이 남는다(일정상 족욕탕 근처까지밖에 못 가봤다). 쇼와신잔이나 도야호수도 잠깐 보고 사진 찍고 지나가는 정도. 패키지 여행이 이렇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었는데, 막상 내 돈 내고 경험하니 속이 많이 쓰렸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렀는데 가이드가 마유 크림을 권해서 귀얇은 엄마가 한 통을 샀다. 그거 바르면 화상도 낫고 물집도 낫고 온갖 피부 증상은 다 낫는다고 해서 여행 내내 열심히 발랐는데 딱히 효과는 못 봤다.


이 날 식사는 호텔에서 먹은 조식 뷔페를 제외하고 다 별로였다. 점심은 쇼와신잔 앞 휴게소에서 무슨 볶음 요리 같은 걸 먹고, 저녁에는 대게 뷔페라는 데에 갔는데 내가 생각한 대게 뷔페가 아니었다. 살도 없고 맛없고 질기고... (대게가 싫다고 처음부터 튀김이나 샐러드를 가져다 먹었던 내 동생이 위너...!) 밤에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가 젤 맛났다. 홋카이도 한정 삿포로 맥주였던가(삿포로 맥주 박물관에나 가볼 걸!).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은 패키지 여행이지만, 그래도 연로한 부모님들 모시고 다닐 때에는 패키지 여행이 좋기도 하다. 일단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 편이고, 출국할 때부터 입국할 때까지 가이드가 책임지고 인솔해준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일정 내내 버스로 이동해서 체력 부담이 줄고, 캐리어 가지고 다니느라 힘 뺄 필요도 없고. 아는 것 많고 말 잘하는 가이드를 만나면 여행 내내 지루하지 않기도 하다(이번에 만난 가이드 분도 입담이 대단했다 ㅎㅎㅎ).


낯선 사람들과 몇 날 며칠 같이 다니는 것도 상당히 부담스런 일이었는데, 막상 해보니 딱히 부담스런 일도 아니고, 의외로 내 또래나 나보다 젊은 사람들도 많이 있어서 신선했다. 언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나라를 여행할 때는 패키지 여행도 괜찮겠다.


여행사에서 마련해준 식사는 하나같이 별로였지만, 숙소는 정말 기막히게 좋았다. 삿포로 오도리 공원 인근에 위치한 삿포로 프린스 호텔이라는 곳이었는데, 위치도 좋고 객실 상태도 좋고 조식 뷔페도 훌륭했다. 노천 온천이 있어서 저녁에 엄마, 여동생과 셋이서 온천하면서 피로를 푼 것도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근처에 오도리 공원이 있어서 도착한 날부터 오도리 공원을 열심히 산책했다. 마침 오도리 공원에서 라일락 축제를 하고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숙소만으로도 본전은 건진 기분이다.






여행 셋째날부터 마지막 날까지는 삿포로에서 머물렀다. 여행 셋째날은 패키지 여행을 마무리하고 자유 여행을 시작하는 일정이었는데, 패키지 여행의 마지막 일정인 면세점 쇼핑을 엄마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해야겠다고 사정을 하셨다(면세점에서 나눠주는 마유 비누를 꼭 받아야겠다고 하셨던가...). 그래서 면세점까지 따라간 것까지는 좋았는데, 면세점에서 엄마가 가이드와 면세점 직원의 말에 홀랑 넘어가 거액의 쇼핑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패키지 여행 팀과 인사하고 우리끼리 지하철 타고 숙소로 돌아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니조 시장에서 카이센돈 먹고 시내 구경하다가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엄마가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꺼내셨다. 오늘 면세점에서 산 물건들 전부 환불하고 싶다고. 그 때부터 나와 동생은 면세점에 전화하고, 면세점에서 환불이 안 된다고 해서 왜 안 되냐고 따지고, 어찌어찌 상급자랑 통화가 되어 폐점 시간까지 오면 환불을 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아내고, 폐점 20분 전에 호텔에서 택시 타고 면세점까지 가서(택시 기사가 면세점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해서 구글맵을 보여주며 사정사정을 했다...) 폐점 직전에 면세점에 도착했다. 이 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다리가 떨린다. 환불에 성공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엄마와 일이 잘 풀려서 다행이라고 했지만...


이튿날인 여행 넷째날. 오전에는 홋카이도 대학 구경하고 오후에는 삿포로 역 쇼핑몰을 구경했다.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왔는데 엄마가 돌연 여행온 걸 후회한다고 말해서 나와 동생 모두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우리야말로 엄마가 오고 싶다고해서 무리해서 온 건데 엄마가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하냐고 했더니, 엄마는 삿포로에 며칠씩 있는 것도 지겹고 돈도 너무 많이 드는 것 같다고 했다. 나야말로 엄마 때문에 일부러 휴가내고, 잠 못자고 여행 준비하고, 엄마 위주로 일정 짜고 여행하는 건데 이런 말을 들으니 어이가 없고 눈물이 났다. 대체 왜 온 거니...ㅠㅠㅠ



   



그 밤 이후로는 엄마와 나, 여동생 모두 서로 폭발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남은 일정을 해냈다. 삿포로역 쇼핑몰에서 엄마가 그렇게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우동도 사드리고, 호텔 근처에 예쁜 공원이 있어서 밤낮으로 산책하고, 엄마가 힘들다, 재미없다 하면 숙소로 모셔다 드리고 나와 동생만 따로 나와서 둘이 여행했다(진작 이럴 걸). 


사실 몇 년 전에도 엄마, 나, 여동생 이렇게 셋이서 교토, 오사카 여행을 한 적이 있고 그 때도 비슷한 트러블이 있기는 했다. 그 때는 셋이서 하는 해외 여행이 처음이라서 그런 줄 알았고, 이번엔 트러블 없이 잘해내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어버리니 엄마와 다시 여행하는 일이 있을까 싶고(엄마가 나랑 여행하고 싶을까? 나는 엄마랑 여행하고 싶을까?), 행여라도 엄마와 다시 여행을 하게 된다면 그때는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하나 싶다.




* 나만 엄마와 여행하고 트라우마가 생긴 게 아닌가 보다.

곽민지 작가가 부모님과 여행하고 쓴 <걸어서 환장 속으로>라는 책이 있는데

제목부터 공감대잔치다.










아무튼 나는 저렴한 가격에 혹해 오랫동안 품어온 로망 하나를 포기한 죄(!)로 여태껏 기술한 몸 고생, 마음 고생을 했고, 이 죄를 씻기 위해서라도 조만간 홋카이도에 다시 다녀오리라는 새로운 로망이 생겼다(안 좋은 기억 때문에 두 번 다시 안 가기에는 홋카이도가 너무 공기 좋고 쾌적하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물론 그 때는 엄마도 여동생도 동반하지 않고 나 혼자 가야지. 그 때는 오지은 작가처럼 혼자서 홋카이도 보통열차 타고 여행해야지. 게살이 듬뿍 들어 있는 에키벤도 먹어보고 오비히로의 디저트 가게를 누비며 스탬프 투어도 해봐야지. 밤하늘의 별이 보이는 게스트하우스에도 묵어보고, 세상의 끝 같은 해안가에 서서 다시 이곳에 오게 해달라고 손을 모아 기도해야지.



이렇게 써놓고 엄마가 또 여행 상품 저렴한 거 나왔다고 하면 통장 깨고 엄마랑 패키지 여행 갈지도 몰라, 나란 딸.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작정 따라하기 홋카이도 (삿포로.오타루.하코다테.비에이 외) - 2018-2019 최신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홍수연.홍연주 지음 / 길벗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5박 6일 간의 홋카이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구입한 책이다. 홋카이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 책 외에도 몇 권의 여행 가이드북을 더 구입했는데 이 책이 가장 두툼하고 읽을거리도 풍성했다.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의 특징 첫 번째는 '미리 보는 테마북'과 '가서 보는 코스북'으로 분권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여행 가이드북이 테마와 코스의 비중이 1:9 또는 2:8 정도로 결합된 형태인 반면,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는 아예 테마북과 코스북을 따로 두었고, 각각의 비중이 5:5 정도로 비슷해 여행에 앞서 여행하는 나라나 도시의 문화, 정치, 경제, 역사, 예술 등에 관한 정보를 두루 두루 다채롭게 얻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매우 적합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무작정 따라하기 홋카이도>도 그렇다. 홋카이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홋카이도의 역사에 관한 내용이 담긴 책을 읽고 싶었는데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는 홋카이도 여행 가이드북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홋카이도 여행 가이드북이 홋카이도의 여행 정보에 관한 내용은 담고 있어도, 정작 홋카이도의 역사에 관해서는 아주 간략하게 정리하고 넘어갔다. 반면 <무작정 따라하기 홋카이도>는 홋카이도의 역사를 다룬 장이 따로 있을 정도이며 그 내용도 비교적 자세하다. 홋카이도 각 지역의 문화는 물론이고, 홋카이도가 배경인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등에 대한 정리도 잘 되어 있다.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의 특징 두 번째는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사진과 감각적인 레이아웃인데 <무작정 따라하기 홋카이도>도 다르지 않다. 사진집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멋진 사진이 많이 실려 있어서 따로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레이아웃 또한 여행 전문 잡지를 떠올리게 할 만큼 감각적이라서 그저 책장을 슬렁슬렁 넘기며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았다.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의 특징 세 번째는 여행자의 일정과 취향에 맞는 다양한 코스를 제시하고 가능한 한 자세하고 꼼꼼한 여행 정보를 제시한다는 것인데 이 책도 그랬다. 이번 여행에서는 일정상 삿포로에서의 체류 기간이 무척 길었는데, 다행히 이 책에 삿포로 시내에 위치한 관광지, 명소, 맛집, 쇼핑 스폿 등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큰 도움을 받았다. 지도도 잘 되어 있어서 불편함이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