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 걸 클래식 컬렉션 1
요한나 슈피리 지음, 이경아 옮김 / 윌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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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가 무슨 이야기였더라?' 어린 시절 엄마가 사주신 명작 동화 전집 중에 <하이디>가 있었고 그걸 읽은 기억도 나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이었는지 가물가물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하이디의 친구 클라라가 휠체어를 타고 다니다가 결말에 이르러 마침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걷는 그 유명한 장면만 떠오를 뿐, 대체 왜 클라라가 휠체어를 타고 다니게 되었는지, 어떻게 해서 다시 자신의 다리로 걸을 수 있게 되었는지, 애초에 하이디와 클라라는 어떻게 친구가 되었고, 하이디는 어떻게 해서 산에 살게 되었는지 등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읽어 보았다. 내 기억 속에서 잊히기 일보 직전인 동화 <하이디>의 원작을.


<하이디>는 이렇게 시작한다. 스위스의 작은 마을 마이엔펠트. 젊은 여자가 한 손에는 꾸러미를 들고 다른 손에는 다섯 살가량 된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산을 오르고 있다. 지나가던 사람이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묻자 여자는 '알프스 삼촌'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알프스 삼촌은 마이엔펠트에서 가장 높은 산자락에서 혼자 살고 있는 일흔 살 가량의 할아버지다. 마이엔펠트 사람들은 마을 가까이에 살지도 않고 마을 사람들과 교류하지도 않으며 혼자 지내는 이 노인을 괴짜라고 여기고 두려워한다. 여자는 하나뿐인 언니가 남긴 딸인 아이를 그동안 맡아 키웠는데 얼마 전 부잣집에 좋은 조건으로 채용이 되면서 더 이상 아이를 돌볼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의 할아버지인 알프스 삼촌에게 아이를 맡기고 도망치듯 산을 내려온다.


짐작했겠지만 이 아이의 이름이 바로 하이디다. 부모는 일찍 죽고 이모에게 버림받고 남은 혈육이라고는 할아버지뿐인 가엾은 하이디. 사람들은 알프스 삼촌이 워낙 괴짜라서 하이디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산을 내려올 거라고 예상하지만, 예상과 달리 하이디는 할아버지와 오순도순 즐겁게 지내며 무럭무럭 자란다. 하이디는 염소 치는 목동 페터와 페터의 할머니인 그래니, 페터의 어머니인 브르기테와도 가족처럼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하이디의 이모가 다시 찾아와 하이디를 도시로 데려간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이름난 부자인 제제만 씨의 외동딸 클라라의 친구로 하이디를 추천한 것이다. 하이디의 이모는 하이디가 부잣집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풍족하게 생활하는 것이 하이디에게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도시로 온 하이디는 점점 얼굴의 혈색이 나빠지고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하이디>에 나오는 인물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하이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하이디를 미워하는 사람들이다. 하이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이디를 하늘이 내린 선물이자 축복으로 여긴다. 하이디가 하는 말이나 보이는 행동 하나하나를 예사롭지 않게 여기고 기특해 하고 칭찬한다. 하이디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거나 실수를 해도 야단치거나 닦달하지 않고 하이디가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응원해준다. 반면 하이디를 미워하는 사람들은 하이디가 무엇을 해도 싫어하고 무엇을 하지 않아도 싫어한다. 하이디의 이모 데테와 제제만 씨 집의 가정부 미스 로텐마이어, 제제만 씨 집의 하녀 티네테가 그렇다. 이들은 자기가 먹고사는 일에만 관심 있을 뿐, 하이디의 상태나 요청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다. 그 결과 이들은 모두가 하이디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을 때 호명 받지 못한다.


<하이디>는 아동을 위한 동화인 동시에 신앙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이디의 할아버지는 오래전 신앙을 버리고 교회에 나가지 않게 되었다. 교회 목사가 찾아와 하이디를 학교에 보내고 하이디와 함께 교회에 나오라고 부탁했을 때도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나 하이디가 제제만 부인의 도움으로 신앙을 가지게 되면서 하이디의 할아버지도 다시 신앙을 가지게 되고 하이디와 함께 교회에 나가게 된다. 하이디의 신앙생활에 있어 제제만 부인과 그래니의 역할이 매우 크다. 제제만 부인을 하이디가 제제만 씨 집에 있는 동안 향수병에 걸려 힘들어할 때 힘이 되는 말을 해줬다. "그분은 우리에게 진짜 좋은 게 뭔지 다 아셔. 우리가 뭔가를 부탁해도 그게 우리에게 옳지 않으면 그걸 주시지 않을 거야. 하지만 우리가 하느님을 믿고 계속 기도를 하면 더 좋은 것을 찾아주시지."(162쪽) 그래니는 하이디로 하여금 읽기를 배우고 찬송가를 부르게 했다. 하이디는 클라라와 클라센 선생님이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이 신앙으로부터 구원받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감내할 힘을 준다.


<하이디>는 또한 자연의 힘과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이야기이다. 불우한 소녀 하이디는 이모 손을 잡고 산으로 온 후로 눈에 띄게 혈색이 좋아지고 몸이 건강해지고 성격이 안정된다. 또다시 이모 손에 이끌려 도시로 갔을 때는 산에서와 달리 맛있는 빵을 매일 마음껏 먹고 푹신한 침대에서 잘 수 있게 되었지만,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는 자연을 보지 못하고 귀여운 염소 떼와 놀 수 없다는 아쉬움에 푹푹 시들어갔다. 산으로 돌아와서야 원래 모습을 되찾았고, 하이디를 만나기 위해 산으로 온 클라라도 자연 속에서 비로소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했다.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요즘에는 새롭지도 않은 주제이지만, 근대화와 산업화가 한창 진행 중이던 1880년대 유럽에서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주창하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건 용감하고 특별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무엇보다도 <하이디>는 남성 중심의 문학계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스스로의 힘과 재주로 주변 어른들을 놀라게 하고 감화시키는 이야기라는 점이 좋다. 하이디에게 귀한 가르침을 주는 어른이 제제만 부인과 그래니 같은 여자 어른이라는 점도 좋고, 할아버지와 제제만 씨, 클라센 선생님 같은 남자 어른들이 하이디에게 도움을 받거나 하이디로 인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도 좋다. 같은 여자아이인 클라라와는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누는 반면, 남자아이인 페터가 하이디와 클라라 사이를 질투한 나머지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도 신선하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여자가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구해주는 건 남자라고 은연중에 학습시키는 이야기들을 오랫동안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하이디>의 이런 미덕들이 더욱 눈에 띄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다시 읽은 <하이디>는 마치 어린 시절 친하게 지냈지만 지금은 이름만 기억나는 친구를 다시 만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처음엔 기억나는 게 이름뿐이었는데 어린 시절 추억을 하나둘 이야기하는 동안 나조차도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오르고, 그 친구가 당시 내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조금씩 생각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참 동안 잊고 지낸 친구를 되찾았으니 앞으로는 더욱 소중히 여겨야지. 하이디의 태양처럼 밝고 활기찬 기운이 벌써부터 나를 생기 있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본 리뷰는 출판사 경품 이벤트 응모용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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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크레이그 주연 20부작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라기에 큰맘 먹고 구입한 책인데 드라마 방영 소식은 들리지 않고 책만 남았다. 처음엔 핍이 주인공인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갈수록 핍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와서 이게 뭔가 싶었다. 나중에 그들 모두가 핍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고나서야 소설의 전체적인 구성과 작가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이해되었다.


대학 졸업 후 간신히 취업한 직장에서 텔레마케터로 일하는 핍은 오늘도 상사의 눈을 피해 엄마와 통화하느라 정신없다. 핍은 유일한 가족인 엄마가 자신을 키워준 건 감사하게 여기지만, 엄마가 예나 지금이나 경제 관념이 없고 정신이 불안정한 데다가 자신에게만 의지하는 게 부담스럽다. 핍은 자기 또래 여성들처럼 아무 생각 없이 이 남자 저 남자와 연애도 해보고 싶고 젊음을 맘껏 누리고 싶지만, 현실은 마음에 드는 남자를 데려갈 집조차 없다. 


핍은 현재 여러 사람들과 한 집에서 살고 있는데(일종의 셰어 하우스다), 어느 날 동거인 중 한 사람인 아나그레트가 핍을 불러세운다. 아나그레트는 유명한 인터넷 무법자인 안드레아스 볼프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볼프의 '선라이트 프로젝트'에 참가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핍은 불법적인 일에 가담하는 게 탐탁지 않았지만, 현재 직장보다 더 많은 돈을 준다는 말에 덥석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 때까지만 해도 소설의 중심 인물이 핍인 줄 알았는데 점점 안드레아스 볼프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안드레아스 볼프는 동독 정부의 핵심 인사인 아버지와 교수인 어머니 슬하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다. 체제에 대한 불만 때문에 번듯한 직업을 가질 수 없었던 안드레아스는 청소년 상담사로 일하다 한 여자아이를 알게 되고, 그 여자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려다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이후 안드레아스는 자신의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더 큰 범죄를 기획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동독의 정보기관인 슈타지의 정체를 폭로하는 일을 하게 된다. 안드레아스는 위키리크스처럼 각국 정부 또는 기업의 불법 행위를 폭로하는 일을 해 주목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인터넷 세계의 무법자라는 악명을 얻게 된다. 소설은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핍과 안드레아스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현대 사회의 어두운 실체를 보여준다. 


........


이 소설에는 인터넷과 페미니즘에 관한 언급이 많이 나온다.

소설에 나오는 모든 문장이 곧 저자의 입장 또는 견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만하다. 


만약에 마르틴이 포르노를 안 본다면 아마 포르노를 안 보는 유일한 독일인일걸. 인터넷 포르노는 독일 남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아. 독일 남자들은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주변을 통제하려 들고 자신이 가력한 힘을 갖고 있다는 환상을 품고 있어. 마르틴은 내가 인터넷으로 여자 친구들을 잔뜩 만나니까 자신은 인터넷 포르노를 보는 것일 뿐이라고 하더라고. (36쪽) 


그가 폭로하는 정보 대부분이 여성 탄압과 관련돼 있음을 알고 핍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 (...) 그는 인터뷰나 보도 자료에서 늘 공격적 페미니즘 성향을 드러냈다. 아나그레트가 여자들끼리의 모임을 선호하고 지금도 여전히 볼프를 존경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92쪽) 


"그래봤자 다 허튼소리일 분이야. 나는 이렇게 부패한 세상에 순수한 빛을 비추고 다른 남자들의 성차별주의를 비난하는 사람이다, 이거잖아. 볼프는 여자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여자들을 이해하는 유일한 남자로 살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소름 끼치는 부류야." (338쪽) 


톰은 묘한 혼종 페미니스트였다. 행동만 보면 나무랄 데 없는 페미니스트인데 개념적으로는 페미니즘에 대해 적대적이었다. 예전에 톰은 레일라에게 "나는 페미니즘이 남녀 평등주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페미니즘 이론에 완전히 공감할 수가 없어. 여자들이 남자들과 동등하면 안 되는 건가. 왜 꼭 여자들은 남자들과 다르고 남자들보다 더 낫다고 주장하는지 모르겠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339쪽) 


안드레아스의 관점에서는 네트워크에 사회주의를 적용한 것이 바로 인터넷이었다. (656쪽) 


발가벗은 채 변기에 앉아 있는 어느 집 아내의 업로드된 이미지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 간의 구분이 사라졌음을 알렸다. (...) 기계로 인해 인간의 뇌는 피드백 회로로 축소되고, 각자의 개성은 대중적 일반성으로 매몰될 것이다. 인간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6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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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끄라비 - 2019~2020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김경진.조대현 지음 / 나우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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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찾기 힘들었던 끄라비의 최신 여행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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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로그 끄라비 - 2019~2020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김경진.조대현 지음 / 나우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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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태국의 관광지 하면 방콕과 파타야, 치앙마이, 푸껫 정도만 유명했지만, 최근에는 아직 개발이 많이 되지 않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끄라비가 여행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다. <트래블로그 끄라비>는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한 태국 서부 끄라비의 최신 여행 정보를 알차게 담고 있는 여행 가이드북이다. 그동안 끄라비 하면 근처에 있는 푸껫이나 피피섬에 갔다가 잠깐 들르는 곳 정도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 오로지 끄라비에 가기 위해 태국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최근 들어 한 달 정도 외국에서 살아보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 태국은 저렴한 물가와 아름다운 자연환경 때문에 여행자들이 한 달 살기를 해보는 장소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태국에서 한 달 살기를 하기에는 방콕이나 치앙마이도 좋지만 끄라비도 괜찮다. 끄라비는 규모가 큰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한 달 정도면 충분히 많은 것을 체험하고 돌아갈 수 있다. 물가가 저렴해서 적은 비용으로도 여유롭게 지낼 수 있고, 아름다운 해변이 있어서 해수욕과 해양 스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해변에서 갓 잡은 해산물로 만든 요리도 일품이다.





현재 한국에서 끄라비까지 바로 갈 수 있는 직항 편은 없다. 대체로 푸껫이나 치앙마이를 경유해 이동한다. 푸껫 국제공항에서 끄라비까지는 육로로 3시간이 소요된다. 끄라비에도 공항이 있는데 다른 공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붐비고 한적한 편이다. ​ 끄라비는 태국의 다른 관광지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액티비티를 숙소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숙소에서 액티비티를 예약하고 대기하다가 데리러 오면 바로 이동할 수 있어서 무척 편리하다. 와이파이는 대부분의 숙소와 레스토랑에서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끄라비를 찾는 여행자 중에는 해양 스포츠 또는 액티비티를 즐기기 위해 찾는 사람이 많다. 끄라비에서 즐길 수 있는 해양 스포츠로는 카약킹, 스쿠버 다이빙, 스노클링 등이 있다. 해양 스포츠가 아닌 액티비티로는 코끼리 트레킹과 ATV(사륜구동 바이크) 체험이 있다. ​ 해양 스포츠나 액티비티를 즐길 때는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현지에서 예약하는 액티비티 투어에는 여행자 보험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한국에서 미리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는 편이 좋다. 낯선 곳에서는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뜻하지 않은 사고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매사에 조심해야 한다.





끄라비에서는 끄라비 타운, 아오낭 비치, 라일라이에 주요 관광지가 집중되어 있다. 가능한 한 숙소는 끄라비 타운, 아오낭 비치, 라일라이에 잡는 것이 좋다. 끄라비에는 관광객이 이용할 만한 교통수단이 많지 않기 때문에 숙소의 위치와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 ​ 태국은 관광 대국답게 연중 내내 다양한 축제가 각 지역에서 열린다. 대부분의 축제는 태국 왕실 또는 불교, 농업과 관련이 있다. 태국에는 여전히 왕실이 있고, 국민 대부분이 왕실을 지지하므로 왕실에 관한 모욕적인 발언이나 행동은 삼가는 편이 좋다.





끄라비라는 이름은 원숭이를 뜻한다는 말도 있고, 칼을 뜻한다는 말도 있다. 끄라비의 중심지는 아오낭 비치다. 아오낭 비치를 통해 내륙으로 들어가도록 중심도로가 뻗어 있으며, 아오낭 비치 근처에 유명한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 마사지 숍 등이 늘어서 있다. ​ 끄라비 타운도 끄라비를 대표하는 관광지다. 끄라비 타운에는 주요 교통편과 쇼핑센터, 숙소가 몰려 있다. 휴양 시설은 대부분 해변이나 근처 섬에 있다. 관광지 특유의 번잡스러운 느낌이 싫다면 끄라비 타운이 아닌 해변이나 섬에 위치한 숙소를 택하는 것이 좋다.





끄라비를 대표하는 관광지 중에서 내 눈을 가장 사로잡은 곳은 크리스탈 라군이다. 크리스탈 라군은 끄라비 시내에서 서쪽으로 1시간 정도를 이동하면 나오는 자연 풀장이다. 에메랄드 색의 맑고 투명한 물이 환상적인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연인,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일 년 내내 찾는 곳이기도 하다. ​ 크리스탈 라군에는 에메랄드색 풀장 외에도 블루 풀, 핫 스트림 워터풀, 맹그로브 정글 등의 즐길 거리, 볼거리가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시원해 보이지만, 지표 아래에 있는 온천수가 끊임없이 솟아 나와 뜨끈한 온천욕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이곳의 온천이 각종 신경통과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져 일부러 오는 외국인도 있을 정도다.





끄라비의 해변 주변에는 크고 작은 섬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 새하얀 모래사장이 나타나는 툽 섬, 석회암의 종유석이 발달해 카약킹과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제격인 까홍 섬, 잔잔한 파도와 부드러운 백사장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놀기에 딱 좋은 포다 섬 등이다. ​ 끄라비에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호텔과 리조트도 다수 있다. 햇살이 강해서 야외 활동을 하기가 힘들 때는 호텔이나 리조트 안에 있는 스파나 풀장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그만큼 사람의 손이 덜 탄, 순수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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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워터
기예르모 델 토로.대니얼 크라우스 지음, 김문주 옮김 / 온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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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제90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최다 부문 수상에 빛나는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의 소설판이다. 영화를 아직 못 봐서 소설과 영화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는 말할 수 없지만, 소설만 읽어도 충분히 환상적이고 황홀해서 이를 영상으로 구현한 영화를 보면 얼마나 더 환상적이고 황홀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이야기의 배경은 소련과 우주 개발 경쟁이 한창인 1960년대 미국. 미 항공우주 연구센터의 비밀 실험실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엘라이자는 영화와 구두를 좋아하는 평범한 처녀다. 엘라이자는 비록 귀가 들리지 않고, 자신을 돌봐줄 가족도 없지만, 직장에는 믿음직한 동료 젤다가 있고 옆집에는 자신의 일이라면 무조건 발 벗고 도와주는 가난한 화가 자일스가 있다. 어느 날 엘라이자는 실험실에 온몸이 비늘로 덮인 괴생명체가 들어온 것을 알게 된다. 실험실의 보안 책임자 리처드 스트릭랜드는 실험실의 직원들은 물론 청소부들에게도 괴생명체에 대한 관심을 거두고, 외부에 괴생명체에 관한 말을 조금이라도 퍼뜨릴 시에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하지만 엘라이자는 괴생명체에게 왠지 모를 연민과 끌림을 느끼고, 스트릭랜드의 눈을 피해 매일 그를 찾아간다.


여기까지는 <셰이프 오브 워터>가 한창 주목받을 때 영화 프로그램에 소개된 시놉시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이 소설에서 새롭게 발견한 건 리처드 스트릭랜드의 아내 '레이니'의 존재다. 레이니는 군인인 남편과 두 아이를 돌보며 살고 있는 전업주부다. 레이니는 두 아이를 낳은 지금도 여전히 젊고 건강하고 똑똑하다. 하지만 리처드는 레이니가 직업을 가지거나 스스로 차를 운전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여자가 밖에서 일을 하거나 운전을 한다는 건, 그 여자의 남편이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하거나 운전할 능력이 없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레이니는 우연히 일자리를 얻게 되고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자신도 남편처럼 밖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벌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 레이니는 더 이상 집으로 돌아가 전업주부로 살 수가 없게 된다.


레이니의 이야기를 읽으니 주인공 엘라이자의 이야기가 더 분명하게 읽혔다. 괴생명체를 만나기 전의 엘라이자는 가난해서, 여성이라서, 장애인이라서 당하는 수치와 모욕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남자 화장실을 청소하는 중에 남자가 들어와서 소변을 보려 하면 잠깐만 기다려달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보육원 원장이 자신의 장애를 두고 끊임없이 놀리는 말을 하고 공개적으로 괴롭혀도 항변하지 못했다. 엘라이자는 영화를 보면서 여기가 아닌 다른 세계를 꿈꾸기 시작했다. 나 아닌 다른 존재가 되기를 소망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실험실에 괴생명체가 나타났을 때, 엘라이자는 오직 그만이 불완전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준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소리가 들리지 않고 말을 하지 않아도 온전히 소통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 소설에는 엘라이자와 레이니 외에도 젤다라는 멋진 여성 캐릭터가 나온다. 젤다는 실험실에서 일하는 청소부들의 보스 격 인물로, 흑인이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중의 차별을 당하고 있다. 젤다는 비록 자신보다 한참 늦게 실험실에 들어온 직원들이 백인 남성이라는 이유로 더 빨리 승진하고 더 많은 봉급을 받는다는 사실에 화가 나기는 하지만, 항상 자기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 엘라이자 같은 - 동료들을 케어하며 살고 있다. 이 책에는 이런 식으로 약자가 약자를 돕거나 구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들을 못살게 구는 존재가 항상 백인 남성이라는 사실이 의미심장하다. 정작 그 백인 남성이 두려워하는 괴생명체는 - 여러 의미로 - 이들 모두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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