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와 개 1
스티븐 스필햄버그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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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와 개>는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스티븐 스필햄버그가 반려견 우메키치와 자신의 일상을 4컷 만화로 그린 책이다. 특이한 점은 작가가 자신을 팬더로 그렸다는 것이다. 처음에 나는 팬더가 작가의 분신인 줄 모르고 '이 무슨 구피가 플루토 키우는 이야기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개만 동물이고 팬더는 동물의 탈을 쓴 사람이라는군요... (리락쿠마?)


이 만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 팬더가 반려견 우메키치를 찬양하는 내용이다. 팔불출인 팬더의 눈에 우메키치는 완벽 그 자체다. 어느 정도냐면 우메키치가 응가만 해도 귀엽다, 다리에 힘이 없어 응가 위로 털퍼덕 앉아버려도 귀엽다 한다. 자고 있어도 귀엽고 깨어 있어도 귀엽고, 방귀를 뀌거나 응가를 밟아도 귀엽다니. 이건 부모 자식, 연인, 부부 사이도 넘기 힘든 경지다. 반려견이든 반려묘든, 죽고 못 사는 반려동물이 있는 반려인이라면 무조건 이 만화에 공감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뭉클했던 대목은, 팬더가 언제까지 우메키치와 함께 살 수 있을지 생각하다가 이것도 저것도 다 귀찮아져서 그냥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이다. 동물의 수명은 인간의 수명에 비해 훨씬 짧은 데다 우메키치의 나이가 적지 않다 보니 팬더가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가 보다. 그러나! 걱정을 한들 안 한들,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 시간은 화살처럼 빠르게 흐른다. 그렇다면 팬더처럼 주어진 시간을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는 게 최선이 아닐까. 팬더와 우메키치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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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마법 1
쿠로바 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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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출신의 타마는 동아리 활동이 활발한 호시노츠지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동아리 활동 안내서를 받아든 타마는 반드시 멋진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이거다!' 싶은 동아리는 발견하지 못했는데... 그런 타마의 눈에 동인 게임 동아리(이지만 이름은 'SNS부')가 들어온다. 그림이라고는 초등학교 때 그려본 게 전부이지만, 왠지 모르게 반짝반짝 빛나고 귀여운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하여 게임 동아리에 가입하게 된 타마의 고등학교 생활을 그린 만화가 <스텔라의 마법>이다.


<스텔라의 마법>은 <케이온>, <주문은 토끼입니까?>와 같은 4컷 만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요 등장인물은 SNS부의 일러스트레이터 타마와 프로그래머 시이나, 시나리오 작가 아야메, 사운드 담당 카요, 타마의 친구 유미네 등이다. 게임 동아리가 주 무대인 만화답게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이 자세하고 생생하게 그려진다. 아마추어 수준의 학생들이 좌충우돌하면서 게임을 완성해나가는 모습이 귀엽다. 공부만 중시하는 한국의 고등학교와 달리, 동아리 활동도 장려하는 일본의 고등학교 모습을 보면 참 부럽다.


1권의 마지막에는 완성한 게임을 가지고 동인 행사에 나간 동아리 멤버들의 모습이 나온다. 생애 처음으로 동인 행사에 나간 타마는 자신의 그림이 들어간 게임을 사주는 사람이 과연 있을지 걱정되고 초조하다. 마침내 자신의 그림이 들어간 게임을 사주는 사람이 나타나자 뛸 듯이 기뻐하는 타마의 모습...! 자신의 창작물로 동인 행사에 나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눈가가 촉촉해질 수도 있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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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라고 합니다 1
츠케 아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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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귀인 나는 남들의 말에 좌우되지 않고 자신이 정한 길만 가는 사람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다라고 합니다>의 주인공 노다가 웃기기보다는 존경스러웠다. 자신의 취향이 이렇게 확고하고, 남들이 뭐라 해도 상관 안 하고, 아무리 나쁜 상황이 벌어져도 초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니. 멋지다, 노다! 장하다, 노다!


노다는 시골에서 상경해 사이타마에 있는 '도쿄' 헤이세이 대학에 다니고 있다. 전공은 러시아문학, 취미는 독서이며, 수업이 없을 때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러시아문학에 관심이 있어서 러시아문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노다의 학과에서 노다뿐이다. 노다의 학과 사람들은 틈만 나면 톨스토이와 고리키를 논하고, 없는 돈을 써가며 러시아 음식을 먹으러 다니는 노다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런 F등급 대학의 F등급 학과에서 진지하게 공부하다니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F등급 대학의 F등급 학과라고 자신을 비하하고 책망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노다는 행복하다. 매일매일 좋아하는 것에 심취하고 사소한 행운에 기뻐하는 노다는 행복하다. 노다와 같은 과인 시게마츠는 불성실한 사람들이 놀리고 이용하는 성실한 노다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물들지 않고 주변을 물들이는 강력한 매력의 소유자 노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노다라고 합니다>는 동명의 NHK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기회가 있으면 한 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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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오버
미즈타니 후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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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청소년들의 풋풋한 사랑을 그린 <14세의 사랑>의 작가 미즈타니 후우카의 단편집 <게임 오버>를 읽었다. <게임 오버>에는 총 네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아버지를 피해 다니는 남매의 이야기를 그린 <납치 권유>, 케이크 만드는 솜씨는 좋지만 사람 사귀는 데 젬병인 요리사의 이야기를 그린 <털방울의 케이크>, 사소한 오해로 싸운 두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 <어제 싸웠습니다>, 여자 회사원과 남자 중학생의 연애를 그린 표제작 <게임 오버> 등이다.


<게임 오버>의 주인공 아케미는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는 회사원이다. 아케미는 일종의 심심풀이 게임으로서 남몰래 하고 있는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매일 아침 출근 버스에 올라 마음에 드는 승객 옆에 앉은 후 그 사람이 나를 쳐다보게끔 유혹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아케미가 의도한 대로 그 사람이 아케미를 쳐다보면 아케미의 승리. 그날도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한 소년 옆에 앉아 옷깃을 고치거나 다리를 꼬는 등의 행동을 하며 유혹했는데, 결과는 아케미의 승리... 가 아니었다. ('날 쳐다보지 않은 남자는 네가 처음이야!') 속이 상한 아케미는 점점 그 소년이 신경 쓰이는데...!


<게임 오버>도 재미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만화는 <털방울의 케이크>이다. 파리만 날리는 케이크 가게에 딱 봐도 엄청 활달해 보이는 여자가 들어와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해달라고 한다. 알고 보니 여자는 외향적인 성격이 '여자답지 않다'는 이유로 차여서 '여자다움'을 익히기 위해 케이크 가게에서 일하기로 마음먹었다는데, 이유는 탐탁지 않지만(여자다운 건 뭐고 여자답지 않은 건 뭐냐!) 결말은 시원하면서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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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식 중정 1
김연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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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최고 부잣집의 아가씨 '세희'는 부모님이 마련해준 공부방에서 나혜석의 <이혼 고백장>을 읽을 만큼 깨인 여성이다. 그런 세희의 눈에 남존여비, 부부유별 같은 구습이 여전히 남아있는 집안 풍경이 마음에 들 리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엣가시인 건 집안의 장남이자 배다른 오빠인 재희다. 재희는 어린 아내와 사별한 직후인데도 기생과 노느라 며칠째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참다못한 세희는 어느 날 집안의 아름다운 종 '윤'을 자신의 공부방으로 불러서 이런 제안을 한다. "오라버니를 꼬셔볼래?"


<이슈>에 연재 중인 김연주 작가의 신작 <회랑식 중정>은 도입부부터 독특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다. 공간적 배경인 회랑식 중정이 있는 석조 저택은 서양의 건축 방식으로 지어져 시대적 배경이 일제강점기임을 잊게 만든다. 인물들이 입은 옷이나 방 안의 가구들도 개화기 이후에 들어온 것들인데, 인물들이 하는 말이나 생각은 개화기 이전 느낌이다. 이런 불일치 또는 부조화가 오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앞으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임을 짐작하게 해준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이 만화의 분위기도 좋아할 것이다.)


1권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세희가 자신의 공부방으로 윤을 부른 후, 책을 들어 표시해둔 곳을 읽어보라고 하는 대목이다. '조선 남성 심사는 이상하외다'로 시작하는 이 글은 그 유명한 나혜석의 <이혼 고백장>이다. 윤은 세희가 시키는 대로 글을 읽다가, 세희가 재희를 싫어하는 이유가 이 글의 내용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시대에, 남존여비가 당연한 줄 아는 답답한 집안에서 태어난 깨인 여성이라니. 앞으로 세희가 이 집안에서 무슨 일을 벌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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