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타이베이 - 혼밥부터 혼술까지! 로컬이 사랑한 숨은 맛집
니컬러스, 황안바오 지음, 이서연 옮김 / 시드페이퍼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타이베이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혼자여도 좋고, 여럿이 가도 즐거운 타이베이 맛집은 어디일까. 알고 싶다면 <맛있는 타이베이>를 읽어보시길. 이 책에는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타이베이 시내에서 찾아가 보면 좋을 맛집 23곳이 소개되어 있다. 현지인이 강추하는 식당부터 외국인들이 열광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명소까지 다양한 개성, 다양한 취향을 만족하는 맛집 이야기가 눈과 입을 모두 자극한다.





이 책은 아침 식사, 점심 식사, 애프터눈 티, 저녁 식사 등 하루 중 시간대에 따라 찾아가면 좋을 맛집이 순서대로 소개되어 있다. 여행자는 주로 아침 식사를 호텔이나 숙소에서 제공되는 조식으로 대신하거나, 커피나 샌드위치 등으로 간단하게 먹거나, 전날의 폭식 또는 폭음의 여파로 건너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지 아침 추천 식당은 세 곳뿐이다. 그에 반해 점심 추천 식당은 일곱 곳, 저녁 추천 식당은 아홉 곳으로 갑절 이상이다.





아침 추천 식당으로는 커피와 간단한 간식은 물론 영양까지 고려한 식사 메뉴가 제공되는 '저니 커피', 국립 타이완 대학 근처에 위치해 있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참새 식당', 여유 있게 프랑스식 식사를 할 수 있는 '르 코안 베이커리'가 소개되었다. 개인적으로 여행할 때 아침 식사는 든든히 하는 편이 좋아서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참새 식당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대체 얼마나 '합리적'일까? ㅎㅎㅎ).





점심 추천 식당으로는 타이베이와 일본의 분위기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카레집 '인러우 토라라쿠야', 미국 요리와 멕시코 요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포커스 키친', 타이베이의 중심에 위치한 프랑스식 베이커리 '프티 파리지앵 베이커리', 타이베이의 가정식을 맛볼 수 있는 '화지아 식당', 육류 없이 채소로만 꾸며진 건강한 채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미아쿠치나' 등이 실렸다.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답게 일본 음식을 파는 식당이 많고, 건강과 환경과 지구 생태계를 위해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배려한 식당도 여럿 눈에 띈다.





저녁 추천 식당으로는 징메이 야시장의 명물인 '아지지만 이자카야', 일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카도야 어묵', 1인 1냄비 시스템이라서 혼밥족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홍주주 마라훠궈 전문점', 나고야 햄버그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나고야의 부엌', 월~목요일에는 자정, 금~토요일에는 새벽 2시까지 영업해 늦은 밤에도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찬스팡' 등이 실렸다. 이 중에는 단연 홍주주 마라훠궈 전문점이 끌린다. 쓰촨 지역의 칭화 고추를 볶고 특별하게 조합한 한약재를 섞어 만든 특제 육수가 기막히게 맛있다는데 과연 어떤 맛일까. 언제 꼭 타이베이에 가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상한 나라의 아리스가와 1
오자키 아키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고생 아리스가와 스즈는 손녀를 애지중지하다 못해 과잉보호하는 할아버지를 슬하에서 자랐다.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천금처럼 여기는 스즈는 이제까지 통금시간(6시)을 어겨본 적이 없고, 어길 마음도 없다. 남자 친구도 물론 사귀어본 적이 없다. 스즈는 깨끗하고 올바른 이성 교제를 동경하지만, 여고에 다니는 지금 할 일은 아니고 먼 훗날 어른이 되고 적당한 사람이 생기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통금시간을 지키기 위해 서둘러 전철에 오르다가 문 사이에 치마가 끼는 바람에 위험에 처한 스즈를 한 남학생이 구해준다. 교복을 보아하니 이웃 마을 남고에 다니는 남학생 같은데, 스즈를 구해주고도 생색을 내거나 치근거리지 않는다. 스즈는 자기도 모르게 이 남학생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지만, 그것이 '이성에 대한 관심'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저 나를 구해줘서, 나한테 잘해줘서 한순간 멋있어 보였던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 날, 친구들의 거짓말에 속아서 미팅에 나가게 된 스즈는 어제 본 그 남학생을 다시 만나게 된다. 남학생은 이번에도 미팅 자리가 어색해 안절부절못하는 스즈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서 스즈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제야 알게 된 남학생의 이름은 노미야 소스케. 두 사람은 말할 거리를 찾다가 스즈의 취미가 만담이며, 스즈가 즐겨 읽는 만담 책을 노미야에게 빌려주기로 약속한다. 


우연한 만남이 두 번이나 겹친 데다가, 둘이 서로 말도 잘 통해서 책까지 빌려주기로 했건만, 스즈는 여전히 노미야에 대한 관심이 이성에 대한 관심과는 다른 감정이라고 여긴다. 노미야 역시 스즈가 다른 여자아이들과 달라 보이고 스즈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무척 신경 쓰이지만, 스즈에 대한 관심이 이성에 대한 관심과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둔하디 둔한 두 사람의 주변 친구들은 속이 타서 죽을 지경이다.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선남선녀 한 쌍인 두 사람이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성 교제에 대한 거부감이나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섣불리 '사귀자'라고 말하지 않는 걸 답답하게 여긴다(개인적으로 노미야의 절친인 안경남의 반응이 제일 재미있다. 노미야를 좋아하면서 노미야의 이성 교제를 응원하는 마음은 뭘까. <카드캡터 사쿠라>의 토모요이신지 ㅎㅎㅎ). 


이성 교제에 1도 관심 없던 스즈가 노미야를 만나면서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어가는 모습이 귀엽고 재미있다. 부디 두 사람이 순탄하게 예쁜 사랑했으면. 근데 이성은 물론 동성한테도(!) 인기 폭발인 노미야 때문에 스즈 마음이 여러 번 불안해질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뭘까. 2권이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말 후, 아사와 나기의 생활 1
모리노 키코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지구가 갑자기 종말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모리노 키코리의 만화 <종말 후, 아사와 나기의 생활>은 종말 후 마을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 오두막에서 혼자 지내며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 없이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는 소녀 '나기'와 정체를 알기 힘든 생물 '아사'가 함께 살아가는 일상을 그린다. 





지구가 어떻게 종말했는지, 종말 후 나기는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1권에선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나기는 다만 아침에 눈을 뜨면 1인분의 식사를 준비하고, 집 주변을 돌아다니며 먹을 만한 야채나 과일 열매를 찾아다니고, 구한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놓고 아빠를 기다릴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나기는 숲속에서 마치 거미나 킹크랩처럼 생긴 이상한 생물을 만난다. 나기는 자신을 해치지 않고, 나기가 떨어뜨린 대왕 호박을 운반해주기까지 한 녀석이 꽤 마음에 든다. 아버지가 떠나고 종말이 닥치고 나서 혼자서 지내는 생활이 나쁘진 않아도 가끔 외롭고 쓸쓸했는데, 드디어 말할 수 있는 상대가 생겨서 기쁘기까지 하다. 





그렇게 낯선 생물을 혼자 사는 집 안으로 들인 나기는 거미나 킹크랩을 닮은 녀석에게 '아사'라는 이름을 붙인다. 자기가 먹고, 먹성 좋은 아사에게도 먹일 음식도 만든다. 나기가 1권에서 만드는 음식은 호박 오야키, 라따뚜이, 마키네타, 미조레지루 등이다. 마을에서 떨어진 외딴 집에서 혼자 사는 소녀가 스스로 음식 재료를 구하고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자세하게 나온다는 점이 <리틀 포레스트>를 닮았다. 





음식 만드는 과정이 자세하게 나와서 요즘 유행하는 '이세계 음식 만화'인가했는데, 종말의 원인과 아버지가 사라진 이유, 나기가 혼자 살아남은 비결 등이 나오지 않아서 현재로선 미스터리 판타지의 느낌이 많이 난다. 나기와 아사의 평화로운 일상을 깨트리는 수상한 사람이 1권에서만 연달아 두 번이나 등장한 점도 미스터리 요소를 강화한다. 둘의 정체가 궁금해서라도 다음 권을 기다리지 않을 수 없다. 얼른 2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기양양 시바견 동구리
미야지 히마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너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존재는 찾기 힘들 것 같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사람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아니다. 오랫동안 한 집에서 생활하며 정 주고 마음 준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때, 반려인 대다수는 새로운 반려동물을 들이기를 주저한다.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힌다는 말도 있지만, 오랜 시간 동고동락하며 들인 정은 쉽게 잊히지도 않거니와, 잊히면 잊히는 대로 가슴 아픈 일이다. 


<의기양양 시바견 동구리>는 일본 라이브도어 블로그 개 랭킹 제1위를 기록한 인기 연재만화다. 저자 미야지 히마(블로그명 : 히마마)는 부모님과 함께 살며 만화와 일러스트를 그리는 20대 독신녀다. 저자의 집에는 한때 '페짱'이라는 개가 있었다. 페짱은 저자가 어릴 때 저자의 부모님이 들인 시바견으로, 저자와는 마치 한 자매처럼 자랐고 17세가 되는 해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페짱이 떠난 후 저자의 가족은 눈물로 하루하루를 지샜다. 페짱만큼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반려견은 다시 만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가 너무 우울해하자 가족들은 다시 한번 반려견을 들이기로 결심했다. 입양을 시도했다가 입양 직전에 파양이 되는 아픔을 겪으며 어렵게 만나게 된 제2대 반려견이 바로 '동구리'이다.


저자의 가족은 페짱을 떠나보내며 느낀 슬픔과 깨달음을 교훈 삼아 동구리를 정말 잘 키워보리라 결심했다. 저자의 어머니는 페짱을 처음 들였을 때 훈육을 한다는 명목으로 엄하게 대했던 것을 후회하며, 동구리는 가능한 한 자유롭고 편하게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마음먹었다. 저자는 페짱과 함께 살 때 추억을 많이 남기지 못한 것을 반성하며, 특별한 사건은 물론 자잘한 일상까지도 블로그에 남기기로 결심했다. 






저자는 말한다. "개와 같이 사는 건 아무래도 밝고 좋은 면만 골라 소개되기 십상이지만 실제로는 돈도 들고 손이 많이 가고 고민은 끝이 없고 어떤 악천후에도 아무리 힘들어도 산책은 절대로 빠트릴 수 없고 가끔은 진심으로 짜증 날 때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죽으면 엄청나게 슬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대견 페짱을 떠나보낸 후 2대견 동구리를 들인 건, 개가 떠나는 슬픔보다 개가 없는 생활이 주는 외로움이 더 컸기 때문이다. 개와 같이 살면 슬픈 일도 힘든 일도 많지만, 그걸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즐겁고 행복하고 많은 웃음과 위로를 준다. 적어도 저자는 개와 함께 하는 삶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개를 키워본 적 없는 나도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찔끔 날 만큼 저자와 동구리가 함께 하는 일상은 따뜻하고 다정하다. 동구리는 페짱에 비해 장난기가 훨씬 많은 녀석이라서 체력이 금방 떨어지고 때로는 화가 날 때도 있지만, 동구리 덕분에 웃는 날이 더 많고 집안에도 활기가 넘친다. 이렇게 귀엽고 다정한 개라면 나도 한 번 키워보고 싶다. 떠나보낼 때는 분명 펑펑 울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이는 조금 모자라
아베 토모미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요츠바랑!>처럼 유쾌하고 <바라카몬>처럼 따뜻한 만화라는, 띠지에 적힌 말을 그대로 믿고 읽었다가 중간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2015년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베르사유의 장미>, <월간 순정 노자키 군> 등을 제치고 '이 만화가 대단하다!' 여성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제18회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만화부문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타이틀은 결코 괜히 주어진 것이 아니다. 






치이는 중학교 2학년인데 말투나 행동이 어린아이 같고 기본적인 나눗셈도 잘 못한다. 처음에는 제목처럼 '조금 모자란' 아이인 줄 알았는데, 보다 보니 지적장애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책에는 치이한테 지적장애가 있다는 언급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다행히 치이의 주변에는 치이를 잘 대해주는 나츠, 아사히 같은 친구들이 있다. 나츠와 아사히는 치이가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하고 학습능력이 많이 뒤처져도 타박하거나 무리에서 소외시키지 않는다. 때로는 언니처럼 때로는 엄마처럼 치이를 돌봐주고 가르쳐준다. 덕분에 치이는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거나 소외되는 일 없이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치이의 소꿉친구이자 같은 아파트 이웃이기도 한 나츠에게 '이변'이 생긴다. 항상 웃는 얼굴로 다정하게 치이를 대하는 나츠의 속마음은 사실 열등감으로 가득 차 있다. 나츠는 항상 친구들보다 성적도 낮고, 친구도 많지 않고, 외모도 예쁘지 않고, 가족 관계도 좋지 않고, 돈도 없고... 등등의 생각을 하며 자기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고 자신을 비하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급기야 나츠는 치이를 보면서 '그나저나 우린 왜 같이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또래에 비해 학습능력도 낮고 언제까지나 어린아이인 채로 있을 것만 같은 치이. 그런 치이와 단짝 친구로 지내는 것은 나츠에게 '조금 모자란 치이를 잘 돌보는 착한 아이'라는 명예를 부여한다. 하지만 사실은 다들 나츠와 치이를 비슷한 수준이라고 여기는 건 아닐까. '치이와 비슷한 수준'이란 건 대체 뭘까. 나츠는 고민에 휩싸인다. 이 와중에 '문제의 사건'이 발생하며 나츠의 열등감과 죄의식은 폭발 직전에 다다른다. 





나츠가 친구들이 하나둘 어른스러워지거나, 이성 교제를 하거나, 장래 계획을 세워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초조함을 느끼고 급기야 열등감을 가지는 모습이 남 같지 않았다. 나도 중학교 2학년 때쯤에 그런 감정을 많이 느꼈다. 아니 그전에도, 그 후에도, 지금도 시시때때로 남들과 나 자신을 비교한다. 내가 남보다 못하면 괴롭고, 내가 남보다 나으면 우월감을 느끼는 한편 우월감을 느낀 것에 대해 죄악감을 가진다. 


작가는 중학생들의 이야기로 풀었지만, 이 만화는 세상에 태어나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껴보고 경험해봤을, 가장 원초적이고 통제하기 힘든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못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내리는 나츠의 모습이,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를 회복하고 어른으로 점점 더 성장해가는 다른 아이들의 모습과 대비되어 더 큰 슬픔과 고통을 느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