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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 출간 30주년 기념판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601/pimg_7796361641920883.jpg)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해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나는 유치원에서 배웠다. 지혜는 대학원의 상아탑 꼭대기에 있지 않았다. 유치원의 모래성 속에 있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들은 결코 어렵거나 대단하지 않다. 남을 때리지 마라,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놓으라, 다른 사람을 아프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라, 음식을 먹기 전에는 손을 씻으라 등등 쉽고 기본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의 저자 로버트 풀검은 어떻게 살 것인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 관한 답도 모두 유치원에서 배웠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이 자꾸만 꼬이고 망가지는 건 유치원에서 배운 가르침을 잊기 때문이다.
저자 로버트 풀검은 1937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어나 세일즈맨, 카우보이, 로데오 선수, 화가, 조각가, 음악가, 카운슬러, 바텐더 그리고 목사로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 책은 저자가 51세가 되던 해인 1988년에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저자가 어느 유치원 입학식에서 '내가 유치원에서 배운 것'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글이 출판 중개인의 눈에 띄어 책으로 만들어졌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의 신조, 도움받을 자격, 인생의 시험, 사랑의 모습, 선물의 규칙 등 그동안 살면서 경험과 명상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소개한다. 빨래를 하다가 깨달은 것이나 먼지를 치우다 깨달은 것 등 일상의 소소한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재미있고 공감도 잘 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글은 '목사 바텐더'와 '도움받을 자격'이라는 글이다. 저자는 대학원 등록금을 벌기 위해 어느 호텔에서 바텐더로 일하기로 했다. 처음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신학 공부를 하고 있고 장차 목사가 될 바텐더 일을 하면 정학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뒤늦게 들었다. 저자는 정학을 당할 각오를 하고 학장실에 들어가 고백을 했다. 그러자 학장 왈, "잘 됐군. 아주 좋은 소식이네." 알고 보니 학장을 비롯한 교수들은 저자를 어리고 미숙하고 오만하고 경험 없는 젊은이로 여겼고, 바텐더로 일하며 세상 경험을 하면 공부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몇 년 후 졸업할 때가 되었을 때, 저자는 바텐더 일을 그만두고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가지고 싶었다. 이번에도 학장을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았더니 학장은 예산을 짜오면 수표를 주겠다고 했다. 저자가 열심히 예산서를 만들어서 학장에게 제출했더니 학장 왈, "자네 예산에는 즐거움을 위한 항목이 하나도 없네. 책, 꽃, 음악, 심지어 시원한 맥주 한 잘 할 돈조차 없어." 정녕 이런 대학원 학장이 있단 말인가(내 경험상으로는 없던데 ㅋㅋㅋ). 이 밖에도 재미와 지혜, 감동을 동시에 주는 이야기가 이 책에 가득 담겨 있다. 30년이 지난 지금, 저자의 생각에 변화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