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서 시작하는 마법의 서 1
코바시리 카케루 지음, 이와사키 다카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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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제로에서 시작하는 마법의 서>의 원작은 코바시키 카케루가 쓴 동명의 라이트 노벨이다.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애니메이션 제작이 결정되어 올해 4월부터 방영되고 있다. 몸의 절반은 인간, 나머지 절반은 짐승인 탓에 '짐승으로 타락한 자'라고 멸시받는 반인반수는 마녀를 혐오한다. 마녀들이 반인반수를 자신의 마법에 이용하기 위해 비싼 값에 사들인다는 말을 듣고 반인반수를 잡으려는 자들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반인반수 '용병'은 오늘도 자신을 사로잡으려는 자들에게 쫓기다 아리따운 마녀와 부딪친다. 마녀의 이름은 '제로'. 용병은 마녀라는 사실을 알고 경계하지만, 제로는 용병을 사로잡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용병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이 세상에 단 한 권밖에 없는 책을 찾기 위해 마을을 떠났다가 영영 소식이 끊긴 '13번'이라는 사내를 찾기 위해서는 용병의 도움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로가 용병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마녀사냥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때는 교회가 지배하는 시대. 사람들은 교회가 악의 화신으로 규정한 마녀를 경계하다 못해 사냥하여 죽인다. 벌써 세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긴 제로는 힘이 세고 발이 빠른 용병이라면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호위를 부탁한다. 마녀라면 치를 떠는 용병은 과연 제로의 제안을 받아들일까. 


전체적인 줄거리만 보면 제로와 용병이 일종의 비서(秘書)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상당히 진지하고 복잡하다. 일단 마녀라는 설정이 그렇다. 이 만화에서 마녀는 단순히 마술이나 마법을 사용하는 능력을 지닌 여성을 뜻하지 않는다. 교회가 지배하는 시대이므로 마녀는 그 자체로 악의 화신이자 공공의 적이다. 제로 역시 몇 번이나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런 제로가 경계하는 상대는 교회 그리고 남자 마술사다. 


교회는 그렇다 쳐도 남자 마술사는 왜일까. 마술은 (언제나 그렇듯) 남자가 만들어냈고 남자가 주류였다. 하지만 남자보다 뛰어난 여자 마술사가 등장하자 남자 마술사는 여자 마술사를 마녀라고 부르며 멸시하기 시작했다. 제로가 찾는 13번의 정체도 남자 마술사. 13번이 가져간 이 세상에 단 한 권밖에 없는 책도 실은 제로가 쓴 책이라고. 과연 그는 누구이며 언제쯤 제로 앞에 나타날까. 갈수록 흥미진진해진다고 해서 다음 이야기가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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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과 은의 기사 1
이로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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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과 은의 기사>의 세계관은 예부터 전해지는 전설에서 비롯된다. 먼 옛날 뛰어난 실력 때문에 '신의 사자'로 불리며 숭배를 받는 마법사 남매가 있었다. 어느 날 오빠는 누구보다 뛰어난 자신들이 계속 위에 군림해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고, 불사신이 되기 위해 사람의 혼을 먹기 시작했다. '사신(死神)'이 된 오빠는 더 많은 영혼을 찾기 위해 '라르바'라고 불리는 사역마를 온 세상에 뿌렸고, 보다 못한 여동생은 '은의 기사들'을 거느리고 세상에 흩어져 있는 오빠와 라르바를 퇴치하기 시작했다. 여동생이 죽은 지금도 여동생의 후손과 기사들은 악령으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고 있다. 


주인공 시안은 부모님이 둘 다 은의 기사단 출신이다. 아빠는 라르바를 섬멸하기 위해 2년 동안 집을 떠나 있었고, 엄마는 마을이 라르바의 습격을 받았을 때 시안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2년 만에 집을 찾은 아빠는 처음 보는 소녀를 데려온다. 소녀의 이름은 레네트 레무리아. 전설에 나오는 여동생 레무리아의 후손이자 레무리아교 교주의 다섯째 딸이다. 서먹했던 두 사람이 친해지기가 무섭게 마을에 라르바가 나타난다. 레무리아의 후손으로서 라르바를 섬멸하는 것이 사명인 레무리아는 시안에게 자신과 함께 라르바를 물리치러 가자고 손을 내민다. 자기를 구하려다 라르바의 공격을 받고 죽어갔던 엄마의 모습을 기억하는 시안은 그 손을 맞잡기가 두렵다. 


시안의 눈앞에 다시 나타난 라르바는 역시 강하다. 순식간에 은의 기사들을 제압하고 마을을 초토화시킨다. 급기야 라르바는 은의 기사인 아빠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보다 못한 시안은 스스로 검을 뽑아 아빠를 구하려 한다. 레네트 또한 마법을 사용해 시안의 아빠를 구하려 하지만 역부족. 시안과 레네트는 힘을 합쳐 라르바를 섬멸하고 원수를 갚기로 한다. 몇 년 후 은의 기사단이 된 시안과 마법이 더욱 강해진 레네트가 힘을 합쳐 라르바에게 복수하... 면 좋겠지만 이야기가 그렇게 쉽게 풀릴 리 없다. 시안은 또다시 나타난 라르바를 물리치는 과정에서 레네트를 사신에게 빼앗길 위험에 처하고, 레네트를 구하기 위해 사신에게 라르바가 되는 계약을 하고 만다. 


라르바를 무찌르기 위해 은의 기사가 되었는데 라르바가 되어버리다니. 라르바에게 엄마 잃고 아빠 잃고 레네트까지 잃을 위기에 처했다가 자신이 라르바가 되고만 시안이 너무 가엾다. 사신과 라르바가 워낙 강해서 시안이 과연 이들을 무찌를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시안의 희생으로 목숨을 건진 레네트가 앞으로 어떤 마법을 쓸 수 있게 되느냐가 관건일 듯하다. 예상이 맞는지는 다음 권에서 확인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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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니타스의 수기 1
모치즈키 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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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만화 <판도라 하츠>를 그린 모치즈키 준의 신작 <바니타스의 수기>가 출간되었다. 배경은 19세기 말의 파리. 방피르(뱀파이어)가 나타나 살인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도시 전체가 술렁거린다. 인간처럼 보이지만 진짜 정체는 방피르인 '노에'는 스승의 명을 받고 파리로 향하는 중이다. 스승의 명이란 '바니타스의 서'를 찾는 것. 바니타스의 서는 불길함의 상징인 푸른 보름밤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방피르 사이에서 차별받는 바니타스가 방피르를 저주하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노에는 스승의 명을 받아 책의 존재를 확인하고, 바니타스의 손에 이 책이 들어가 방피르가 몰살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 


대형 비행선을 타고 파리로 향하는 노에는 아멜리아라는 이름의 아리따운 여인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기가 무섭게 검은 머리의 사내가 나타나 아멜리아를 공격한다. 노에는 검은 머리의 사내로부터 아멜리아를 지키기 위해 아멜리아를 감싸지만, 아멜리아는 외려 노에의 목덜미를 깨물려고 한다. 아멜리아의 정체는 방피르였던 것이다. 검은 머리의 사내는 아멜리아의 목숨이나 다름없는 '진명(眞名)'이 공격을 받아 본능을 못 숨기고 흡혈을 하려 한 것이라며 아멜리아를 떼어내 치료하고 본래의 진명을 되찾아준다. 진명이란 방피르의 존재를 형성하는 구성식이자 목숨 그 자체. 또는 정체성, 에고를 뜻한다. 


저주받은 아멜리아의 진명을 되찾아준 검은 머리의 사내는 푸른 달의 흡혈귀로부터 바니타스의 서를 물려받은 평범한 인간이자 '방피르 전문의'인 바니타스. 노에는 자신이 찾는 바니타스의 서를 가지고 있다는 말에 한 번 놀라고, 바니타스의 서를 이용해 방피르를 파멸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저주받은 방피르를 구해준다는 말을 듣고 두 번 놀란다. 과연 바니타스의 말을 믿어도 좋을까. 


우여곡절 끝에 파리에 도착한 노에와 바니타스는 저주받았다는 이유로 처형될 위기에 처한 아멜리아를 구하기 위해 바니타스의 서를 이용해 방피르를 구하는 장면을 시연하기로 한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함께 길을 떠나게 되는데... 책임감 강한 노에와 의문 투성인 바니타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의 여정에는 무슨 일이 생길까. 앞으로 둘이 어떤 조합을 이루는지가 만화의 재미를 크게 좌우할 듯하다. 현재로서는 기대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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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꽃 11
이즈미 카네요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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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시 시대물을 좋아하나 보다. 달달한 순정 만화만 내리읽다가 (판타지이기는 해도) 시대물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만화를 읽으니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두 배는 빨랐다. 과장을 살짝 보태(!) 중국 드라마 <랑야방>을 연상케 한다. 


배경은 과거의 어느 대륙. 아국, 토국, 황국, 증국 이렇게 네 개의 나라가 서로 세력을 겨루는 가운데 아국의 공주 아키가 태어난다. 공주인데도 냉대를 받던 아키는 금발 벽안의 하쿠세이라는 소년을 만나게 되고, 하쿠세이는 아키에게 평생 곁에 있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키는 증국의 제1왕자 단에게 납치되고, 아버지인 증왕에게 저항해 쿠데타를 꾀하는 단을 돕기 위해 증왕과 혼인하기로 한다. 


증국은 그야말로 콩가루 상태. 증왕은 공포 정치로 폭정을 행하다 못해 왕자들끼리 물어뜯고 싸우도록 조장하고, 한때 제2왕자였던 단은 제1왕자였던 형 코우를 죽이라는 아버지 증왕의 명령을 행할지 말지를 두고 갈등한다. 단이 처한 상황을 알게 된 코우는 스스로 제1왕자의 지위를 내려놓고 미련 없이 죽음을 택한다. 몇 년 후 제1왕자가 된 단은 아버지를 몰아내고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쿠데타를 벌인다. 그러나 왕좌에 앉아서 아들이 칼을 빼고 쳐들어올 때만을 기다릴 증왕이 아니다. 결국 단은 증왕이 미리 설치한 덫에 걸리고 마는데......! 


증국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데 대체 <여왕의 꽃> 전체는 얼마나 재미있을까. 아국의 공주로 태어난 아키가 냉대를 받다가 하쿠세이와 만나고, 토비의 계략으로 황국으로 끌려가 고생하고, 토비가 쿠데타를 일으켜 아국으로 돌아갈 길이 막막해진 아키가 증국과 힘을 합치기까지의 이야기도 몹시 궁금하다. 국내에서 잘 알려진 작품은 아닌 듯한데, 아는 사람들은 다들 마니아가 되는 작품인 듯. 조만간 시간 나면 전작을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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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 쇼콜라티에 7
미즈시로 세토나 지음, 서수진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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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기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멤버 마츠모토 준과 인기 여배우 이시하라 사토미가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실연 쇼콜라티에>. 드라마 못지않게 원작 만화도 재미있다는 소문을 익히 들었는데 이제야 만나게 되었다. 


주인공 소타는 고등학교 때부터 짝사랑한 1년 선배 사에코를 돌아보게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초콜릿을 만드는 쇼콜라티에가 된다. 소타의 마음과 상관없이, 사에코는 요시오카라는 남자와 결혼해 유부녀가 되고, 사에코가 결혼을 했어도 포기하지 못한 소타는 초콜릿을 무기로 사에코와 밀당을 계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소타가 운영하는 가게 '쇼콜라비' 앞으로 사에코가 찾아온다. 남편과 사이가 틀어진 사에코가 무작정 집을 나와 소타를 찾아온 것이다. 소타는 사에코를 가게에서 재워주고, 두 사람은 이날 밤을 계기로 급격히 가까워진다. 


그렇다. 소타와 사에코는 불륜이다. 문제는 소타한테는 이러면 안 된다는 의식이라도 있는데(의식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게 문제다), 사에코한테는 이러면 안 된다는 의식조차 없다는 것이다.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밀당을 하고 몸까지 섞었으면서 자신은 감정이 이끄는 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고 한다.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남자로 하여금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고 그 사랑을 즐기는 것이 뭐가 나쁘냐는 태도다(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사에코에 대해 온갖 욕을 했던 게 절로 이해된다).


소타를 내심 짝사랑하고 있던 쇼콜라비의 스태프 카오루코는 소타와 사에코가 함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소타의 아버지와 소타의 여자친구 에레나에게 알리지만, 카오루코의 기대와 달리 두 사람은 소타와 사에코의 관계를 인정하며 순순히 물러선다. 보다 못한 카오루코는 사에코에게 훈계를 하려다 오히려 난처한 상황에 몰린다. 유부녀인데도 소타의 사랑을 탐하는 사에코와, 사에코를 떼어놓고 소타를 차지하려는 카오루코. 누가 더 소타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지 묻는 사에코의 말에 카오루코는 답하지 못한다. 


이 만화에서 유일한 '상식인'으로 보이는 카오루코가 사에코의 연애 지론(간단히 말해 '좋아하게 만들고->좋아해 주면->나도 좋아하게 된다')에 설득되는 모습을 보니 답답했다. 사에코는 유부녀인데도 남자들한테 인기 폭발이고, 카오루코는 싱글인데도 썸남 하나 없으니 쉽게 설득되는 건 당연하다. 물가에 낚싯줄 하나 드리워 놓고 이제나저제나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카오루코와 달리, 어장에 거대한 망을 드리워 놓고 필요할 때마다 한 마리씩 건져 먹는(?) 사에코는 일견 영리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얻게 된 사랑이 만족스러울까. 여러 남자들과 화려하게 연애하는 사에코가 행복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사람이 달콤한 초콜릿만 먹으면서 살 순 없는 것처럼, 연애도 사랑도 달콤함만 즐기다가는 내 안의 어딘가가 썩어 문드러지지 않을까. 아무래도 내 눈에는 사에코가 조금도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대체 소타는 이 여자의 무엇이 좋은 걸까. 그저 금지된 사랑에 매혹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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