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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가스 DJ 아게타로 3
이뺘오 지음, 코야마 유지로 그림 / 미우(대원씨아이)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이 만화를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돈가스와 디제잉 이야기가 동시에 나와서 산만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지난 2권부터 이야기에 탄력이 붙기 시작해 이번 3권에서는 완전히 체계가 잡혔다.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돈가스 DJ를 꿈꾸는 아게타로가 돈가스와 디제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특히 이번 3권은 한 편의 쿠도칸 영화를 보는 듯했다(제발 영화화됐으면).
'라드시티'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아게타로는 기쁨에 취해있는 것도 잠시, '과연 지금의 내가 정말로 돈가스 DJ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진다. 그도 그럴 게 DJ로선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고, 가게에서도 청소나 서빙, 재료 준비 정도를 할 뿐 아직 정식으로 돈가스를 튀겨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라이벌 야시키가 DJ로서도 사업가로서도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아게타로는 때마침 아버지 아게사쿠로부터 한 장의 티켓을 건네받는다. 그것은 할아버지 아게마츠, 아버지 아게사쿠가 수행한 우에노의 노포 맛집 '카츠레츠 쿠로몬'으로 가는 열차표! 그곳에서 숙식하며 수행하라는 명령을 받은 아게타로는 정든 시부야를 떠나 우에노로 향한다.
비장한 각오로 열차엔 아게타로는 26분만에(ㅋㅋ) 우에노에 도착. 카츠레츠 쿠로몬의 주인 시노부에게 소개장을 건네자 그날부로 수행이 시작됐다. 수행이라고 해봤자 초보인 아게타로에게 주어지는 일은 청소나 서빙, 재료 준비 정도. 이래선 아버지 가게에서 일하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 아게타로는 실망한다. 시부야에선 이럴 때 클럽에 갔겠지만 우에노에선 클럽 비슷한 것도 보이지 않는다.
궁여지책으로 아게타로는 길거리에서 디제잉을 시작하고, 그 모습을 눈여겨본 외국인이 아게타로를 아메요코초 고가다리 밑으로 끌고 간다. 그곳에는 시부야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클럽이 있었으니(실제로도 있을까?), 아게타로는 이곳을 새로운 은신처로 삼고 뻔질나게 드나들게 된다.
아게타로는 금상첨화로 평생의 전우가 될 친구까지 만난다. 그의 이름은 류테이 인키. 라쿠고가 집안에서 태어나 라쿠고가로 키워진 인키는 동료나 후배들보다 실력이 뒤처져서 의기소침해진 상태였다. 돈가스와 라쿠고. 업종은 다르지만 가업을 이어야 하는 처지는 같은 아게타로와 인키는 바로 의기투합하고, 그 길로 아게타로의 새로운 은신처가 된 클럽에서 돌발 공연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날, 인키는 자신에게 래퍼로서의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아게타로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래퍼 동료를 얻게 된다. 앞으로 이 둘의 평생의 전우로서 숱한 밤을 함께 보내게 된다는데 과연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평생의 전우를 만난 아게타로는 디제잉도 돈가스도 크루(동료) 없이는 최상의 그루브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돈가스는 돈가스만 맛있게 튀기면 되는 게 아니고 양배추도 잘 썰고 밥도 잘 짓고 된장국도 맛있게 끓여야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다는 진리(!)를 이제야 깨닫다니. 돈가스 가게 아들이 돈가스를 몰랐네.
한밤중에 돈가스 튀기는 만화를 봤더니 먹고 싶어 죽겠다. 오늘 점심 메뉴는 무조건 돈가스를 먹어야지. 돈가스 돈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