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고양이
한혜연 지음 / 애니북스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현충일이다. 비가 온다. 할 일도 없고 약속도 없는 이런 날엔 방 안에 틀어박혀 만화를 읽는 게 최고다. 오늘 나의 간택을 받은 만화는 <빵 굽는 고양이>. 빵과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 만화도 좋아할 거라는 말을 믿고 구입했다. 원작은 만화가 한혜연이 다음(daum)에 연재한 웹툰이다. 





20대 직장인 고정미는 직장에서 잘렸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포기하고 비정규직으로 간신히 들어간 직장이었다.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된 정미는 재취업에 도전하지만 번번이 떨어진다. 정미는 절망적인 상황을 가족에게도, 친한 친구에게도 말할 수 없다. 오로지 자취방에서 함께 사는 고양이 세 마리만이 정미를 위로해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정미는 우연히 국비지원 제과제빵 과정 수강생 모집 광고를 보게 된다. 빵 만들기는 정미의 유일한 취미.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곧잘 하는 편이었다. 어차피 집에서도 취미로 만들어 먹는 빵. 만드는 법을 제대로 배우면 자격증도 생기고 끼니도 때울 수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정미는 제과제빵에 도전한다. 


정미는 정말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했는데 일이 점점 커진다. 정미의 언니가 함께 카페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한 것이다. 그제야 정미는 가끔 생각해본 꿈을 떠올린다. 예쁜 카페들을 볼 때마다, 맛있는 디저트를 먹을 때마다, 혹은 상사와 동료들에게 치일 때마다 나만의 작고 예쁜 카페를 차리고 싶다고 생각했던 꿈을. 마침내 정미는 언니와 함께 카페를 개업하고, 개업한 카페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빵과 과자를 선보인다. 과연 그 결과는 어떨까? 





일자리는 없고 주머니는 가볍고 자취방에서 고양이와 노닥거리는 게 유일한 낙인 정미의 모습은 요즘 젊은이들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실업자가 된 정미가 집에 놀러 온 친구에게 대접할 밥이 없어 빵을 만드는 장면, 오랜만에 동창회에 나가는데 하필 그날이 (동창이자) 전 남자친구 생일이라서 선물 대신 생일 케이크를 만드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매번 빵으로 때우더니(!) 빵으로 인생이 바뀔 줄이야 ㅎㅎ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간간이 등장하는 고양이 일러스트가 귀엽고, 매회 나오는 빵과 과자의 레시피는 유용하다. 애플 타르트나 모카빵 같은 거창한 빵은 못 만들어도, 팬케이크나 프렌치토스트 정도는 만들 수 있을 듯. 오늘처럼 비 오는 날, 따끈하게 구운 팬케이크나 노릇노릇한 프렌치토스트 먹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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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6-06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예전에 이분의 <기묘한 생물학>인가 하는 제목의 만화 봤는데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기묘한 이야기였어요. 만화를 자주 보는 편이 아닌 저에게도 참 흥미로웠던.
이 만화는 덜 기묘하고 더 말랑말랑할 것 같네요. 제미있겠어요.

키치 2017-06-07 15:59   좋아요 0 | URL
저는 이분 만화 처음 봤는데 그림도 개성적이고 이야기도 재미있어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기묘한 생물학> 제목만 들어도 기묘한 느낌이 팍팍 드는 게 궁금하네요 ㅎㅎ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왕자에게는 독이 있다 3
유즈키 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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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만화에는 독이 있다. 중독이라는 독이. 1권 읽은 지 적어도 한 달은 지난 줄 알았는데 보름도 안 지났을 줄이야! 다행인 건 1권 읽자마자 2권 나오고 2권 읽자마자 3권이 나와서 별 기다림 없이 다음 권으로 다음 권으로 쭉쭉 이어졌다는 것. 불행인 건 3권을 다 읽은 지금 4권이 안 나와서 더 이상 읽을 게 없다는 것... 언제 나오려나...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원서로 읽어버려?)


아즈마 선생의 등장으로 리즈는 소우타가 자신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드디어 소우타를 남자로 보기 시작한다. 문제는 그동안 리즈가 소우타를 남사친은커녕 귀여운 남동생,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애 정도로만 생각해왔다는 것. 그러던 어느 날 리즈는 소우타가 섹시한 차림으로 등장해 자신을 유혹하는 꿈을 꾸고 급당황한다(이때 리즈의 대사. "내가 왜 이러지? 욕구 불만인가? 남친을 너무 못 사귄 나머지 그만").





당황한 리즈는 걱정하는 소우타에게 "전보다 귀여움이 없어졌다"라는 '폭언'을 하게 되고, 이제까지 귀여움을 무기로 살아왔던 소우타는 큰 충격을 받는다(이때 소우타의 대사 "내가 귀엽지 않다고?"). 두 사람의 갈등도 잠시. 학교 최고의 미소녀 야마모토 미유가 소우타를 찾아오자 리즈는 두 사람이 사귀게 되면 어쩌나 불안해진다. 


설상가상으로 학교 축제에서 미소녀 메이드로 분장한 소우타를 남학생들이 가만두지 않자(소우타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걱정이 된 리즈는 판다 분장까지 감수하며 소우타를 지키려 한다. 그런 리즈를 보면서 소우타는 리즈가 점점 자신에게 집착하는 것을 즐기는데(이때 소우타의 대사 "점점 나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게 될 거야.")...





마침내 리즈는 소우타의 생일을 맞아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어린 시절 함께 놀았던 비밀기지로 소우타를 데려간다. 소우타는 소우타대로 리즈와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숨기고 둘만의 생일을 기념할 만반의 준비를 한다(근데 그 준비라는 게 과자, 카페오레, 담요...). 


누구보다 서로를 좋아하고 생각하는 리즈와 소우타인데 어쩌다 이렇게 일이 꼬였을까. 리즈와 소우타가 잘 되는 건 좋은데,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이 되면 더 이상 푼수 리즈와 소악마 소우타의 활약을 볼 수 없게 될 것 같아 아쉬운 내 마음은 뭘까. 아무래도 내 마음에 독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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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육아일 - 육아 퇴근을 꿈꾸는 엄마들을 위한 힐링북
썬비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든 집단을 꼽으라면 육아맘들이 아닐까. 낮에는 맞벌이하랴, 밤에는 아이 보고 살림하랴, 휴일은커녕 잠깐 휴식할 짬도 없이 24시간을 48시간처럼 보내는 주변의 육아맘들을 보면 나까지 마음이 안쓰럽다. 그런 육아맘들을 위한 생활밀착형 육아 그림일기가 책으로 나왔다. 네이버 맘키즈, 인스타그램 인기 육아툰을 엮은 썬비의 <월화수목육아일>이다. 


저자 썬비는 애니메이션과 졸업 후 웹툰,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고, 현재는 모바일 콘텐츠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남편 '조엘'과 결혼해 알콩달콩 신혼 생활을 만끽하던 저자는 어느 날 기적처럼 '마요'를 임신했고, 임신 사실을 안 그날부터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임신 사실을 알리자 남편은 물론 가족과 지인 모두 기뻐했지만 엄마인 저자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아이 낳을 때 많이 아프겠지? 살도 많이 찌겠지? 내 몸은 어떻게 되는 걸까?' 등등 수많은 고민이 머릿속을 채웠다. '그분'이 오신 뒤부터 시원한 맥주도 마시면 안 되고, 맛있는 회도 먹으면 안 됐다. 수영장도 바다도 갈 수 없고, 염색도 파마도 해선 안 됐다. 


평소처럼 일을 해도 평소보다 두 배 이상 피곤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들었다. 잘 때는 복부 팽창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로 손발이 저려서 깨기 일쑤이고, 몸이 불어나 임신 전에 입었던 옷은 물론 남편 옷조차 맞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예상보다 기나긴 열 달을 보내면서 저자가 좌절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곧 있으면 만나게 될 아기 '마요' 덕분이었다. 


아기를 낳고 나면 편할 줄 알았던 건 착각이었다. 날마다 그저 아기를 먹이고 씻기고 재울 뿐인데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하루 종일 아기 보느라 대화를 못해서 퇴근한 남편 붙잡고 수다 떠느라 밤새우고, 마지막으로 영화를 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고, 출산 전의 몸매로 돌아가지 않아서 속상하고 답답했다. 그런데도 어쩌다 잠시 '육(아) 퇴(근)'를 하고 집에 돌아오면 그새 아기가 부쩍 자란 것 같아서 대견하고 아기 얼굴 들여다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화려하게 연말을 보내는 SNS 속 사람들과 집에서 아기 돌보느라 정신없는 자신의 연말을 비교하며 속상해하는 저자를 보면서 나도 같이 속상했는데, 그런 저자가 '나는 잘 하고 있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뭉클했다. 육아맘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무한 공감'을 넘어 '무한 힐링' 받을 듯. 주변의 육아맘들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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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육아일 - 육아 퇴근을 꿈꾸는 엄마들을 위한 힐링북
썬비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든 집단을 꼽으라면 육아맘들이 아닐까. 낮에는 맞벌이하랴, 밤에는 아이 보고 살림하랴, 휴일은커녕 잠깐 휴식할 짬도 없이 24시간을 48시간처럼 보내는 주변의 육아맘들을 보면 나까지 마음이 안쓰럽다. 그런 육아맘들을 위한 생활밀착형 육아 그림일기가 책으로 나왔다. 네이버 맘키즈, 인스타그램 인기 육아툰을 엮은 썬비의 <월화수목육아일>이다. 


저자 썬비는 애니메이션과 졸업 후 웹툰,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고, 현재는 모바일 콘텐츠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남편 '조엘'과 결혼해 알콩달콩 신혼 생활을 만끽하던 저자는 어느 날 기적처럼 '마요'를 임신했고, 임신 사실을 안 그날부터 엄마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임신 사실을 알리자 남편은 물론 가족과 지인 모두 기뻐했지만 엄마인 저자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아이 낳을 때 많이 아프겠지? 살도 많이 찌겠지? 내 몸은 어떻게 되는 걸까?' 등등 수많은 고민이 머릿속을 채웠다. '그분'이 오신 뒤부터 시원한 맥주도 마시면 안 되고, 맛있는 회도 먹으면 안 됐다. 수영장도 바다도 갈 수 없고, 염색도 파마도 해선 안 됐다. 


평소처럼 일을 해도 평소보다 두 배 이상 피곤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이 들었다. 잘 때는 복부 팽창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로 손발이 저려서 깨기 일쑤이고, 몸이 불어나 임신 전에 입었던 옷은 물론 남편 옷조차 맞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예상보다 기나긴 열 달을 보내면서 저자가 좌절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곧 있으면 만나게 될 아기 '마요' 덕분이었다. 


아기를 낳고 나면 편할 줄 알았던 건 착각이었다. 날마다 그저 아기를 먹이고 씻기고 재울 뿐인데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하루 종일 아기 보느라 대화를 못해서 퇴근한 남편 붙잡고 수다 떠느라 밤새우고, 마지막으로 영화를 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고, 출산 전의 몸매로 돌아가지 않아서 속상하고 답답했다. 그런데도 어쩌다 잠시 '육(아) 퇴(근)'를 하고 집에 돌아오면 그새 아기가 부쩍 자란 것 같아서 대견하고 아기 얼굴 들여다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화려하게 연말을 보내는 SNS 속 사람들과 집에서 아기 돌보느라 정신없는 자신의 연말을 비교하며 속상해하는 저자를 보면서 나도 같이 속상했는데, 그런 저자가 '나는 잘 하고 있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뭉클했다. 육아맘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무한 공감'을 넘어 '무한 힐링' 받을 듯. 주변의 육아맘들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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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세컨드 1
미쯔다 타쿠야 지음, 오경화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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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다 타쿠야의 <메이저 세컨드>는 1994년부터 2010년까지 연재된 인기 야구 만화 <메이저>의 후속작이다. 주인공은 <메이저>의 주인공 시게노 고로의 아들 시게노 다이고. 아버지가 미국 메이저 리그에도 진출한 야구 천재이니 자랑스러워할 만도 한데, 정작 다이고는 아버지를 자랑스러워 하기는커녕 버거워 한다. 한때는 다이고도 "아버지 같은 프로야구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말을 할 만큼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고 야구도 좋아했다. 하지만 막상 야구를 해보니 실력이 금방 늘지 않고 주위 사람들에게 아버지와 비교당하는 소리를 듣자 아버지의 명성이 부담스러워지고 야구도 전처럼 재미있지 않았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인기 작품의 후속작인 데다가 주인공이 전작 주인공의 아들이고 '2세 콤플렉스'를 설정이라.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지난해 출간된 '해리 포터' 시리즈 제8권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의 설정과 꼭 닮았다.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의 주인공은 해리 포터의 둘째 아들 알버스 포터. 알버스 역시 아버지 해리가 마법 세계의 전설적인 영웅이라는 사실이 부담스럽고 자신의 실력이 아버지의 명성에 미치지 못해 실망스럽다. 설상가상 마법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치르게 된 기숙사 배정에서 아버지가 속해 있던 그리핀도르 기숙사가 아닌 슬리데린 기숙사에 배정되어 아버지와의 거리가 한 뼘 더 멀어지게 된다. 시게노 고로의 아들 다이고도 알버스와 같은 마음일까. 


같은 것이 하나 더 있다. <해리 포터와 저주받은 아이>에서 해리 포터의 알버스가 말포이의 아들 스코피어스와 친구가 되는 것처럼, <메이저 세컨드>에서는 시게노 고로의 아들 다이고가 고로의 절친이자 라이벌인 사토 토시야의 아들 히카루와 가까워진다. <메이저>에서 사토 토시야는 원래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는 우등생이었는데 고로의 영향으로 야구를 시작해 고로와 함께 메이저 리그에 진출하는 인물이라고. <메이저>를 안 봐서 토시야가 어떤 성격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들 히카루만큼 유쾌 발랄한 성격은 아니었을 듯. 아버지에 대한 열등감 때문인지 사춘기라서 그런지 살짝 비뚤어진 다이고의 성격을 히카루가 앞으로 어떻게 바꿀지 기대된다. 다이고가 아버지 고로의 명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메이저 세컨드>가 전작 <메이저>의 인기를 앞지를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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