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한미 FTA를 말하다 - 대한민국을 위해 최전방에 설 젊은이들에게
김현종 지음 / 홍성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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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를 둘러싸고 다양한 입장이 있겠지만, 이 책은 그 중에서도 협상 최전선에 있었던 정부 관료의 입장에 대한 책입니다.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각계의 다양한 입장을 알아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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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테라피 - 개정판, 감각을 열고 자신을 믿어봐
윤수정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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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무렵, 적성을 찾아보겠다고 이런 수업 저런 수업 기웃거리며 다니던 때가 있었다. 전공에 만족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혹시 내가 모르는 나의 적성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호기심에 학교에서 광고 수업을 하나 듣고, 남들 다 하는 것 같아서 신림동 모 건물에서 대학생 대상으로 개설된 마케팅 강좌를 일부러 신청해서 들었다.  

그 결과ㅡ 비록 발만 슬쩍 담가본 것이기는 하지만 둘 다 내 적성에 맞지 않았다. 적성보다도, 광고와 마케팅이 소비자로 하여금 불필요한 소비를 하도록 자극하고 상품의 본질은 보여주지 않는 것 같았고, 이를 통해 현실을 왜곡하고 부정을 가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결국 가치관의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크리에이티브 테라피>를 읽기 시작했을 때, 광고계에 오랫동안 종사한 카피라이터가 쓴 책이라는 것을 알고 이 책도 결국 광고, 마케팅이 나와는 맞지 않는, 또는 먼 세계 이야기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책이 되면 어쩌나 걱정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저자 윤수정은 광고사와 영화사에서 카피라이터로 근무했고, 현재는 우리나라 최초 영화 전문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면서 상상마당 아카데미에서 '크리에이티브 테라피'라는 책과 동명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여느 화려한 광고인의 이력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학창시절 문예반이었고 대학에서도 국문학을 전공했을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해 카피라이터가 된 그녀는 화장품, 옷, 구두, 가방 등 자신과는 먼 상품들을 선전하는 카피를 쓰는 데 실패해 회사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을 때마다 자신을 위로해주는 것은 영화라는 것을 깨닫고 전직하여 '영화 전문 카피라이터'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었다. 애용하지도 않는 상품을 거짓으로 홍보하면서 화려하게 사느니, 길이 멀고 험할지라도 자신이 먼저 본 영화의 감동과 매력을 짧은 글로 전하는 일로 승부를 보겠다는 소신과 용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이런 소신과 용기를 가진 저자는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상마당 아카데미에서 '크리에이티브 테라피'라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광고의 핵심이 창의성, 즉 creativity 이니 저자가 크리에이티브 강의를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여느 광고, 마케팅 강의와 달리 전공생이나 그 분야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크리에이티브는 '온전한 자신의 마음만으로 세상의 산과 언덕을 넘도록 도와주는 자전거(p.295)'로서 삶에 힘을 주고 보탬이 된다. 그래서 강의와 이 책의 제목도 크리에이티브 '테라피'. 심리 치료에서 이 먼저 자신을 이해하고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크리에이티브도 먼저 나를 알고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것에서 비롯되고, 이것이 결국 스스로를 치유하고 세상과의 관계를 회복시켜주기 때문이다.   

저자가 카피 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들여다볼 때마다 남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마음이 자랐고, 이 뛰어난 감성으로 <워낭소리> 를 비롯한 수백만 관객을 울린 작품의 카피를 썼다. 저자가 진행하는 강의에 참석한 학생들 중에도 크리에이티브 수업을 통해 자신에게는 도무지 없는 줄만 알았던 창의성을 발견하여 생활 태도가 달라진 사람도 있고, 자신만의 크리에이티브 타입을 찾아 개발하여 진로를 찾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크리에이티브가 치유의 힘이 있고, 광고계 종사자뿐 아니라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책이 이제까지 가지고 있었던 광고인, 마케팅 종사자에 대한 편견을 깨주었고, 카피 하나에도 진실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크리에이티브라는 매개체를 통해 소비자가 아닌 일반인, 즉 사람들의 삶과 연결시키기 위해 힘쓰는 모습이 느껴져서 좋았다. 이런 책이라면 광고나 마케팅을 몰라도, 크리에이티브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도 가볍게, 편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감히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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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제국의 몰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달러 제국의 몰락 - 70년간 세계경제를 지배한 달러의 탄생과 추락
배리 아이켄그린 지음, 김태훈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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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 위기로 지금은 한풀 꺾인 듯 하지만, 지난 여름 미국 경제에 대한 걱정과 불신이 절정에 달했었다. 심지어는 미국 경제가 악화되다 못해 '국가 부도 사태'에 이를 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었고, 실제로 그럴 위기에 놓이기도 했으나 가까스로 비껴갔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세를 되찾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이런 시류를 반영하여 미국 경제, 그리고 미국의 통화이자 세계의 기축통화인 달러의 흔들리는 위상에 대한 책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UC 버클리대 교수인 배리 아이켄그린이 쓴 <달러제국의 몰락>도 그런 책 중 한 권이다. 이 책은 달러의 역사부터 다른 통화와의 경쟁, 위기, 독점, 그리고 현재의 독점 종식 상황까지 달러의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설명한 책이다. 학자가 쓴 책 답게 주관적인 견해나 주장보다는 학술적인 설명과 객관적인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경제학, 특히 국제경제학에 별 지식이 없는 사람도 읽으면 많은 공부가 될 것이다.

한 국가의 경제적, 군사적 힘과 통화의 국제적 활용도 사이에는 일정한 관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통화에 국제적 위상을 부여하는 것은 발행국의 입지다. 어떤 통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발행국이 크고, 부유하며,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강하고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 가지 경우 모두 발행국의 경제적 기초체력이 기축통화라는 국제적 위상의 획득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p.26) 

달러의 위기가 문제인 것은, 달러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달러가 세계의 기축 통화라는 사실이다. 알다시피 통화는 통화 그 자체로서는 가치가 없다. 무언가 가치 있는 것으로 교환 되는지 여부, 즉 태환성이 통화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인데, 불과 몇 십년전까지 세계의 화폐는 금 가격을 기준으로 가치가 매겨졌고, 현재는 달러가 그 지위를 대신하고 있다. 즉, 달러가 금만큼 가치 있다는 믿음이 달러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 패권국이라는 믿음이 흔들리고, 경제적으로도 침체를 면하지 못하고 있으며, 잇다른 전쟁과 악재로 안정성마저 위협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달러가 과연 세계 통화의 기준으로서 굳건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유로화, 위안화 등 다른 통화, 나아가 IMF 특별인출권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들이 달러의 위기에 대해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관점에서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을지 분석하는 데 반해(이를테면 미국과 중국, 유럽이 경쟁하는 상황 등), 이 책은 미 국내 경제가 어떻게 될지 대해 예측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주독자인 미국인들이 궁금해 할 내용도 그것이고, 미 국내 경제의 변화는 곧바로 외국의 수출입, 즉 무역, 그리고 투자와도 밀접하게 관계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인이 아니어도 주목할만하다.     

조금 얘기가 비껴가는데ㅡ, 요 몇 달간 미국 뉴스를 보면서 미국인들이 미국 경제에 대해 예측하는 것을 보았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한국인이 미국 경제를 보고 기대하는 것과는 입장과 시각이 매우 달랐다. 미국은 자유무역을 선도하는 국가인만큼 자국 경제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한국인이 한국 경제에 대해서 보호주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외국 경제는 개방하길 바라는 것처럼, 미국인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내가 너무 순진했나?)  

막연하게 미국인들이 현 세계 경제를 어떻게 볼 것이다 라고 예측하고, 언론에서 나오는 보도를 믿을 것이 아니라, 이런 미국에서 발간되는 책을 직접 구해서 읽고 미국 언론을 접하는 것이 경제를 이해하는 데에는 더욱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달러가 위기라고 해도, 여전히 기축 통화이고 한동안은 그 지위에서 내려오지 않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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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없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가격은 없다 - 당신이 속고 있는 가격의 비밀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최정규.하승아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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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기 신간평가단에서 읽은 <모든 것의 가격>에 이어 가격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이렇게 연이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되고 있는 것만 봐도, 가격 설정과 관련되는 행동경제학 분야가 현재 경제학에서 가장 '핫'한 분야가 아닌가 싶다. 가격 설정의 비합리성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균형)가격이 설정된다는 고전파 경제학의 주장이 뒤집어지는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고, 마케팅, 홍보와도 이어지는 소비자 경제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지 짐작할 뿐이다. 

각설하고, 이번에 읽은 <가격은 없다>는 MIT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논픽션 작가 윌리엄 파운드스톤이 쓴 책이다.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이 경제학에 관한 책을 썼다는 점이 신선하다. 저자가 논픽션 작가여서 그런지, 지루한 이론 설명이나 독자를 심드렁하게 만들기 쉬운 주장보다는, 실제 주변에서 또는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사례들이 많이 등장한다. 

가령 '27장 식당 메뉴의 심리학(p.223-231)'에서는 시즐러, TGI FRIDAYS 같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 비치된 메뉴판의 비밀에 대해 알려준다. 이런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의 스테이크를 '보기만 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런치 메뉴나 세트메뉴를 주문하곤 하는데, 이것은 결코 내가 합리적이고 검소한 소비자여서가 아니라, 레스토랑 측에서 미리 계산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비싼 메뉴를 보고나서 싼 메뉴를 보면 (사실 비슷한 가격이거나 음식의 양이나 맛에 비해 비싼 건데도) 훨씬 저렴하게 느껴져서 싼 메뉴를 고른다는 것이다. 

또한 '32장 허공에 지불하는 가격(p.253-258)에는 하루에도 몇십통씩 보내는 문자메시지 가격의 진실에 대해 나와 있다. '이메일이나 인터넷, 그리고 음성메시지와는 달리 문자메시지는 다른 무선 네트워크에 그냥 업혀가는 것(p.257)'인데도 엄연히 한 건당 가격이 책정되어 있고, 소비자들은 통화 요금보다 저렴하게 느껴지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나도 통화는 될수록 삼가고 문자로 짧게 보내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그것조차 비싼 가격이라니 억울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 보면 아무리 싸게 판다는 판매자의 말도 믿을 것이 못 된다. 마치 '밑지고 판다'는, 알면서도 속는 장사치들의 말처럼 말이다. 세일, 1+1, 공동구매, 재고처리(사장님이 미쳤어요!) 등등, 소비자로 하여금 득 보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판매 기법들에 결코 속으면 안 되겠다.

이런 사례뿐만 아니라 가격에 대한 오해와 인간의 합리성에 대한 착각, 행동경제학에 대한 소개 등 이론적으로도 읽을만한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 앞으로는 가격을 볼 때 좀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서 구매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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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지면 달라진다 - ‘1조 시간’을 가진 새로운 대중의 탄생
클레이 셔키 지음, 이충호 옮김 / 갤리온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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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던 도중에 딸이 갑자기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화면 뒤쪽으로 달려갔다. 친구는 딸이 영화 속에 나오는 사람들이 실제로 그 뒤에 있는지 보려고 그러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다. 딸은 화면 뒤에서 케이블 사이를 샅샅이 살폈다. 친구가 "왜 그러니?" 하고 묻자, 딸은 화면 뒤에서 머리를 쏙 내밀면서 "마우스 찾아요."라고 대답했다. (p.288) 

<많아지면 달라진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예화다. 컴퓨터로 영상을 볼 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마우스 커서가 사라지는 것처럼 영화 화면도 그런 줄 알고 오해한 아이가 깜찍하다. 나야 초등학교 때 처음 컴퓨터를 봤고, PC통신이라는 게 그저 신기하기만 했는데(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다), 내 자식은 컴퓨터, 휴대폰, 스마트폰을 마치 생필품처럼 당연하게 느끼겠지. 

이 책의 저자 클레이 셔키는 인터넷 기술의 발전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불러일으키는지를 주로 연구하는 언론학자로, 포린 폴리시에서 세계 최고의 지성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을만큼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책은 이번에 처음 읽어보았는데, 전작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도 많은 주목을 받은 책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기존의 미디어인 TV는 시청자를 수동적인 '객체'로 격하시켰지만,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고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여가시간을 능동적으로 사용하는 '주체'들이 늘어난 현상에 주목했다. TV가 여전히(또는 아직은) 강력한 매체인 것은 사실이지만, 젊은 세대들은 TV보다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이 젊은 미디어는 TV와 달리 사용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없던 일을 가능하게 했다.   

 

동방신기의 웹사이트는 수십만 명의 젊은이가 모일 수 있는 장소와 이유를 제공했다. 학교 운동장과 커피숍에서 주고받으면서 그냥 사라지고 말았을 대화가 이곳에서는 전문 미디어 회사들만 누리던 두 가지 특성을 얻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접근성과 영속성이었다. (p.52) 

여러가지 예가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첫머리에 등장하는 예시가 바로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일로, 2008년 촛불집회에 동방신기의 팬사이트에 가입된 여중고생들이 참여한 일이다. 얼마 안 된 일이기도 하고 당시 직접 목격하기도 한 일인데 외국 저자의 책에서 보니 어찌나 신기한지...  

저자의 설명대로 사적인 의견이나 대화가 인터넷 공간을 통해 공개되고 파장을 일으키는 일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증했다. 심지어 이제는 TV, 신문 등의 견해가 웹상을 통해 확산되는 것이 아니라, 웹상에서 일어난 사건이 TV, 신문을 통해 보도되는 일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얼마전 미국 뉴스에서 데미 무어와 애쉬튼 커처가 결별했다는 보도를 보았는데, 보도 내용이 예전 같으면 직접 취재를 하거나 다른 언론의 취재 내용을 편집한 것이었을텐데, 이번에는 그들의 트윗을 인용하는 게 전부였다. 그들의 팔로워들이 시청자보다, 아니 TV보다도 먼저 그들의 소식을 접했을 것이다.   

 

수많은 사건이 카메라폰으로 기록되고 인터넷에 업로드되어 전 세계 사람들이 보았다. ... 이전에는 그런 사건들을 기록할 때 전문 사진 기자에게 의존했지만, 갈수록 우리는 점점 더 서로의 인프라가 되어가고 있다. (pp.40-1) 

다수가 늘 소수보다 옳은 것은 아니다. 다수의 대중이 소수의 전문가보다 늘 옳다고는 볼 수 없다. 이 책에도 그런 논의가 나온다. 과연 다수의 대중이 생산한 지식을 믿을 수 있을까? 이것 참 딜레마다. 하지만 '소수의 전문가'라는 하나의 선택지만 있는 것보다는 '소수의 전문가' 또는 '다수의 대중'의 견해 중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다. 그렇기 때문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문제가 생기면 일단 인터넷에 어떤 의견이 있는지 검색부터 해보는 습관이 들었나보다.  

 

1990년대에 이루어진 많은 연구는 잠재적 사용자들에게 만약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그 대답으로는 "정보를 찾는 데 쓰겠다."거나 "숙제를 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종류가 가장 많았다. 그렇지만 이미 온라인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았더니, 그 대답은 아주 다르게 나왔다. "친구와 가족과 연락을 유지하는 데", "사람들과 사진을 공유하는 데", "관심이 같은 사람끼리 대화를 나누는 데"와 같은 대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p.261) 

최근 며칠 동안, 의도한 것도 아닌데 인터넷 기술의 발달과 사회의 변화에 대한 책을 연달아 세 권 읽었다. 맨 처음 읽은 책은 인터넷 기술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이었고, 다음에 읽은 책은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상반되는 내용의 책을 읽고 머리가 복잡했는데, 이 책을 읽고 정리가 되었다. 좋다, 나쁘다는 인터넷이 탄생하여 발달하는 것을 목도한 현 세대만의 고민일지 모른다. 책, 신문, 라디오, TV, 전화 등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매체에 대해서도 당시에는 찬반양론이 있었을 것이다. 장점도, 단점도 있지만 여전히 사용되어지고 있다.  

인터넷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위에 인용한 것처럼, 이미 온라인 세상을 경험한 사람들은 책, TV 대신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주 미디어로 활용하고 있다. 새로 태어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인터넷을 주 미디어로 활용할 것이다. 그 유명한 마샬 맥루한의 말대로 미디어가 메시지이고 마사지라면,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하는 새로운 사람들에 의해 새로운 세상이 오는 것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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