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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함유근.채승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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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백하건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나온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는 나한테 너무 어려운 책이었다. 원래 IT 분야에는 아는 것이 없다 못해 '무식'한 데다가 '빅데이터'라는 말도 낯설어서 지난달 (알라딘 신간평가단) 추천 신간 리스트를 체크할 때부터 '이 책이 선정되면 어쩌나' 내심 걱정했는데, 걱정한대로 평가단원분들로부터 많은 표를 받았고(ㅠㅠ)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이 되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빅데이터가 2010년, 2011년 연속으로 핫 키워드로 선정된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물론 이 말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 아니라 그냥 불행인가?) 그래서인지 책은 생각보다 쉽게 쓰여 있고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친숙한 기업의 사례들이 나와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래도 어려운 건 어려운 거라서 책 내용을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중심으로 책 소개를 해본다.

 

빅데이터는 말 그대로 큰[big] 자료[data]를 뜻한다. IT 기술이 발달하면서 예전과 비교했을 때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대용량의 자료가 집적되었고, 지금 이순간에도 끊임없이 자료가 축적되고 있다. 이 자료를 활용하면 전에는 할 수 없었던, 또는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번역'이 그렇다. 학창시절 영어 해석 숙제를 스스로 하지 않고 인터넷 번역기로 돌렸다가 낭패를 본 경험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없지만 ^^) 각종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인터넷 번역기가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제 번역가가 번역을 하듯 매끄럽게 우리말 또는 외국어로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수많은 원어 정보가 쌓이면 이 정보들을 활용하여 보다 원어에 가까운 번역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번역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기대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소식이다.

 

빅데이터 기술이 발달되면 산업 또한 매우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한계점을 몇 가지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한국사회의 문화다. IT 기술 활용면에서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스마트폰 열풍을 살펴보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이 필요해서' 구입한 것이 아니라 '남들도 다 가지고 있으니까' '유행이니까', '사회 흐름에 뒤떨어지기 싫어서' 같은 이유로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황상민 교수의 <대통령과 루이비통>에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미국, 대만 등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로 구하기 어렵거나 가지고 다니기 힘든 책이나 잡지를 읽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PC로도 할 수 있는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을 하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한다.) 이처럼 주체 없이 언론이나 대중의 흐름에 편승하는 문화 때문에 한국의 데이터 생산량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막대하지만 실질적인 정보의 양이 부족하고 의미 없는 정보만이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빅데이터 산업의 발전도 저해되고 있다고 하니 참 안타깝다.

 

다른 얘기지만 이번달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된 책 두 권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와 <대통령과 루이비통>은 묘하게 겹쳐지는 부분이 많았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한 권은 IT 용어인 빅데이터에 관한 개론서, 다른 한 권은 한국인 소비심리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전혀 다른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두 권 모두 결국은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였다. 재미있게도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는 통계, 수치 등 자료만 모으면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대통령과 루이비통>은 그런 자료보다도 소비자 한사람 한사람의 심리를 최대한 세밀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점이 달랐다. 우연의 일치 치고는 너무나도 재미있는 (책들의) 만남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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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루이비통 - 마케터도 모르는 한국인의 소비심리
황상민 지음 / 들녘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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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인터넷에서 옷 몇 벌을 구입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옷을 만져보고 입어본 다음에 사는 것이 훨씬 좋겠지만, 온라인 쇼핑몰은 발품을 많이 팔지 않아도 다양한 옷을 볼 수 있고 (매장 언니의 추천이 아닌) 내 취향에 맞는 옷을 고를 수 있어서 최근 부쩍 애용하고 있다. 처음에 온라인 쇼핑에 발을 들여놓을 때만 해도 선뜻 사기가 힘들었다. 직접 본 게 아니니까 품질이 좋은지도 알 수 없고, 사이즈도 잘 모르고, 쇼핑몰마다 제품이 비슷비슷해서 장바구니에 담아놓기만 하고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고 자주 드나드는 쇼핑몰이 생기고, 좋아하는 모델도 생기고, 장바구니에 담는 옷이 하나둘 쌓이는 것을 보니 옷보다도 더 귀한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취향'. 오프라인 매장에서 옷을 살 때는 유행하는 옷, 디스플레이 된 옷, 매장언니가 추천해 주는 옷, 그것도 아니면 그냥 몸에 맞는 옷(;;;)을 고르기 일쑤였는데, 온라인 매장에서는 (가끔 제일 잘 팔리는 품목이 무엇인지 확인하기는 하지만) 그런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내가 입고 싶은 옷, 내가 좋아하는 옷을 고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나의 취향도 알게 되었다. 무려 세상에 나온지 스물 다섯 해만에.

 

<대통령과 루이비통>은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쓴 대한민국 사람들의 소비심리에 관한 책이다. 저자가 여러가지 일로(!) 언론에 자주 거론된 분이라서 언론 밖에서는 어떤 분일지 궁금했는데 책을 통해서 받은 인상은 괜찮았다. '대통령과 루이비통'이라는 책 제목만 봐서는 신선함을 넘어 살짝 트렌디하기까지 한데, 내용은 학계에 계신 '교수님'이 쓰신 책답게 웬만한 소비자 심리학, 마케팅 심리학 교과서 못지 않게 체계가 잘 짜여 있고 단단하게 구성이 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책 곳곳에서 저자가 책을 통해 한국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꼬집고자 한 의도도 잘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의 대다수의 기업들이 실시하고 있는 마케팅 전략이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이제는 워낙 일반화되어 마케팅 믹스, 4P 같은 기본적인 용어는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주워 들어서 알 정도다. 하지만 마케팅 기술이 고도로 발달하는 것과는 달리, 시장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제품은 왜 몇 가지가 안 되는 것일까? 딱 떠올려도 최근 몇 년 간 히트상품으로 불릴만큼 '대박'을 친 제품은 '꼬꼬면', '스마트폰', '앵그리버드'나 '애니팡' 같은 게임 정도뿐이다. 게다가 이 사례들은 기존의 마케팅 전략과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도 많다.

 

이에 대해 저자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의 실제 소비 '심리'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기업이 마케팅에 이용하는 자료는 설문조사, 통계 등으로 얻어진 '평균치' 내지는 '근사치'에 불과하지, 소비자 한사람 한사람의 심리까지 파악하지 못한다. 게다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기업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령 대부분의 소비자는 시장에 나온 제품을 맞닥뜨리기 전까지 자신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조차 모른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최신 기종의 피처폰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즐거워했던 때를 떠올려 보라. 스마트폰 이후에는 어떤 디바이스가 나올까? 소비자는 알지 못한다.

 

저자는 이러한 분석을 야구팬문화, 휴대폰 요금제 등 가까운 사례에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가장 핫한 이슈인 '대통령 선거'에도 적용했다. 전문적으로 공부한 정치 컨설턴트들이 선거 전략을 짜고, 유서 깊은 설문조사 기관들이 수차례에 걸쳐 설문조사를 한들 선거 당일 투표함을 열기 전까지는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선거 전략을 벗어나 있기도 하고, 설문조사 항목에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령 환경문제에 관심 있는 후보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고 해도, 환경문제라는 것이 기업 입장과 소비자 입장이 다르고, 환경문제만 해도 대기오염, 해양오염, 쓰레기처리, 친환경 기술개발 등 수많은 하위이슈가 있다. 이것까지, 이런 세부적인 유권자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려운 일이다.

 

결론에서 저자는 대선 이슈와 함께 '루이비통'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명품 열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대통령과 루이비통. 언뜻 봐서는 어떤 관계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둘 다 소비자의 심층적인 소비심리가 반영되는 이슈이자, 무엇보다도 현재 대한민국에 만연해 있는 '주류에 대한 갈망'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가방이 아니라 상위 1%, 아니 0.001%에 속하는 '청담동 며느리'들이 들고다니는 명품백을 사는 것처럼, 대한민국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주류의 모습을 반영한 대통령을 뽑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명품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는데 거리에 나가면 똑같은 홀로그램이 찍힌 루이비통백이 판을 쳐서 명품도 짝퉁처럼 보인다. (확률상 내가 본 '명품'이 짝퉁일 가능성이 더 높다.) 마찬가지로 내가 되고 싶은 주류의 모습을 반영한 대통령을 뽑는다면 얼마 안가 그 사람이 명품인지 짝퉁인지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이 역시 짝퉁일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다.)

 

마케팅과 소비심리에서 시작하여 대선을 비롯한 한국사회 전반에 대한 분석으로 이루어지는 흐름이 좋았고 다양한 사례가 나와서 흥미롭고 신선했다. 앞으로 저자의 책을 좀 더 찾아서 읽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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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설계하는 힘 - 구글 미키 김의 꿈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
김현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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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이번달 15일에 업데이트 된,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이동진의 빨간책방> 12화를 장장 2시간 반에 걸쳐 들었다. (방송이 길어도 끝날 때는 언제나 너무 짧게만 느껴진다. 다음달까지 어찌 기다리누ㅠ) '완소' 코너 '책, 임자를 말하다'를 비롯하여 앞에 나오는 코너들도 재미있지만, 마지막 니나PD님이 화제의 신간을 소개해주시는 코너도 좋은 책을 많이 알게 되어 챙겨 듣고 있다. (얼마 전에 읽은 '간파력'도 이 코너를 통해 알게 되었다.) 어제 들은 방송분에는 마침 최근에 읽은 책의 저자가 초대손님으로 나와서 나도 모르게 '우와' 하고 탄성이 나왔다. 바로 <꿈을 설계하는 힘>의 저자 김현유 님이다.

 

<꿈을 설계하는 힘>은 저자 김현유 님의 20대 인턴 시절부터 삼성전자를 거쳐 현재 '꿈의 직장' 구글의 상무가 되기까지 치열했던 성공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는 자전적 에세이다. 처음에 책의 내용을 모르고 표지에 나온 저자의 사진만 봤을 때에는 저자의 얼굴이 앳되어서(?) 20대 청년이 삼성전자에 입사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책인줄 알았다. 사실 요즘은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도 집안의 경사, 학교의 자랑을 넘어 하늘의 별따기처럼 여겨지는 일이 아닌가. 그런데 삼성전자 취업은 이미 예전의 일이고, MBA를 거쳐 현재 30대 중반이라는, 여전히 젊은 나이에 구글의 상무로 커리어 점프를 했다고 해서 정말 놀랐다.   


먼저 저자는 인문학(연세대학교 사학과 졸업) 전공이면서 IT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일찍이 대학교 2학년 때부터 회사생활에 대한 동경을 안고 직접 여러 기업에 인턴으로 채용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당시만 해도 요즘처럼 '스펙'에 대한 개념이 없고 대학생이 미리 인턴 경험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보내는 편지를 보내는 족족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운좋게 한 보험회사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상사의 부탁으로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교육을 하게 되었다. 그 때까지는 어떤 업종에 종사하겠다는 계획조차 없었는데, 그 회사에서 컴퓨터 교육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 기술을 체득했고 개인 홈페이지도 만들게 되었다. 그러면서 IT 업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후에는 IT 업계 위주로 경력을 쌓게 되었다.

 

전공을 직업으로 살리면 좋겠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제 들은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도 저자가 '전공을 자신의 한계로 삼지는 말라'고 강조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의 말처럼 전공이 아니라는 이유로 하고 싶은 일이 있음에도 못 할 거라고 미리 자포자기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보다는 미리 적극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 길로 들어서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낫다. 저자처럼 말이다.  

 

저자는 삼성전자 입사 후 일부러 해외영업 부서에 지원했고 당시 회사로서는 불모지나 다름 없던 이스라엘 영업부에 배치되어 근무하게 되었다. 고생스런 일도 많았지만 처음부터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꿈을 안고 지원한 것이었고, 업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협상과 설득, 판매 기술은 물론 최신 IT 기술도 배울 수 있었다. 이 경험은 나중에 MBA 지원은 물론 글로벌 기업인 구글에 입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삼성전자 퇴사 후에는 대학 시절부터 계획해두었던 MBA에 진학하는 꿈을 이루었다. 저자는 교내에서 가장 큰 IT 동아리의 회장이 되기 위해 '하스 아침식사'라는 모임을 조직하여 인맥을 형성하는 등 미리 선거 활동을 시작했다. 그 결과 학년말에 회장에 취임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미리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자세가 성공적인 대학원 생활, 나아가 커리어 관리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현재 구글 상무로 취임한 저자는 구글을 넘어 실리콘밸리, 미국, 그리고 세계 IT 업계를 관망하며 더 많은 한국의 인재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자문 및 커리어 조언을 하며 돕고 있다. 이 책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이 책은 그의 대학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경력을 개발해온 과정이 상세하게 나와 있기 때문에 IT업계 또는 글로벌 기업에 진출하고 싶은 젊은이뿐 아니라 현재 취업을 눈앞에 둔 취업준비생과 대학생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성공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자기처럼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그의 모습은 개인적인 성과를 사회적으로 환원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여 흐뭇했다. 여기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그는 이제부터 어떤 꿈을 이루고 싶으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경력을 설계하고 노력하고 있을까?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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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 - 400명의 억만장자.CEO가 털어놓는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9
제프 스마트 & 랜디 스트리트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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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어떤 승부에 임하든 승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을 취업 문제에 적용하면, 취업준비생에게 있어 피(彼), 즉 적은 지원하는 기업 내지는 해당 기업의 인사 담당자라고 할 수 있다. 즉, 인사 담당자가 어떤 기준으로 채용을 결정하는지를 알면 취업 성공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 봐도 무작정 나의 이력과 장점만 나열하다가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처음부터 해당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채용을 하는지를 철저히 분석하여 그에 맞춰 대비하면 훨씬 효율적일뿐 아니라 준비 과정에서 미리 그 기업이 자신에게 맞는 곳인지 아닌지도 탐색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400명의 억만장자 CEO가 털어놓는 누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 는 제목 그대로 전세계 400명의 억만장자와 기업인의 채용 노하우를 집대성하여 기업의 입장에서 최적의 인재를 뽑을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는 책이다. 저자 제프 스마트와 랜디 스트리트는 세계 1000대 기업에서 신생 기업까지 1만 개가 넘는 기업에 컨설팅을 해온 경영 컨설턴트로, 지금까지 수많은 경영자들을 만나면서 조사한 결과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은 매출신장도 아니요, 이윤 확대도 아닌, 바로 '채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이후 그간의 컨설팅 경험과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의 캐플런 교수의 이론을 결합하여 'A method(A기법)'라는 채용 툴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현재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채용 툴이며 성공률 90%를 보장하는 획기적인 기법이다.


'A 기법'은 평가표, 탐색, 선발, 설득 - 이렇게 네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평가표는 기업이 채용에 앞서 원하는 인재상과 필요한 직무능력을 고려하여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툴이다. 지원자가 내는 이력서는 주관적인 장점만 나열되어 있어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런 평가표가 필요하다고 한다. 기업이 꼼꼼히 읽지 않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공을 들이는 건 시간 낭비라는 뜻 같기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기업의 관점에 맞추어 구체적이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작성하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탐색 단계는 기업의 내, 외부에서 인맥이나 인재 풀(pool)을 활용하여 수시로 채용하는 단계다. 최근 공개 채용보다는 수시로 인재를 찾고 고용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선발 단계는 일반적인 면접 단계다. 지원자와 고용주가 일대일로 만나는 단계인만큼 이 과정이 특히 중요하다. 여기 소개된 채용 기법은 취업준비생들에게는 흔히 '압박 면접'이라고 알려진 면접 기법과 유사하다. 지원자에게 이 압박면접은 말 그대로 '압박'이지만, 고용주에 입장에서 보면 회사에 독이 될 수도 있는 지원자를 가려내기 위한 절실함의 발로다. 나를 공격하고 당황시키기 위해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서로 궁합이 맞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라고 받아들여야겠다. 설득 단계는 채용한 인재를 기업에 끌어오는 과정이다. 책에 나온 사례들을 보면 어렵게 채용을 한 인재가 다른 기업을 선택하지 않도록 '구애'하는 과정이 눈물겨울 정도였다. 그렇게 끌어들인 인재가 기업에 수백, 수천배의 이윤을 가져다주기도 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나는 아직 채용을 하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채용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었는데, 읽을수록 채용이라는 문제가 채용되는 사람보다도 채용하는 쪽에게 더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느꼈다. 채용되는 사람, 즉 고용인은 채용이 되든 안되든 자기 안위만 신경쓰면 될 일이지만, 채용하는 고용주는 채용된 사람의 실적과 기여도에 따라 기업의 당장 실적은 물론 향후 전망까지 달라지는만큼 채용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마침 최근 자기 사업을 하는 분들을 알게 되었는데 그분들 말씀을 들어보면 사람 뽑는 일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겠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새로 뽑힌 사람이 얼마나 일을 하는지, 어떻게 일을 하는지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것 같았다. 이제까지 뽑히는 사람 입장에서만 생각했을 때에는 최대한 내 장점만 어필해서 일단 채용이 되는 것에만 주의를 기울였는데, 뽑는 사람의 마음을 알고부터는 장점이든 단점이든 솔직하게 내보이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보면 채용은 '결혼과 비슷한 문제(p.87)'라는 말도 나오는데, 거짓된 모습을 보였다가 나중에 후회하느니 처음부터 안 맞는 부분은 터놓고 조율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것이 낫지 않을까.

 

결국 채용도, 경영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기업이라는 곳도 사람이 만나는 공간이다. 아무리 많은 보상이 주어진들, 아무리 좋은 경영기법이 개발되고 기술이 발달해도 사람이 나쁘면, 사람이 싫으면 고용주나 고용인이나 만족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 하나 잘못 뽑으면 그 피해는 연봉의 15배다', '일이 아니라 사람이 핵심이다' 라는 경영자들의 한숨 섞인 말이 허공을 맴돌지만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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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슈퍼사이클 - 불황, 호황 상관없이 시장의 순환에 따라 돈 버는 투자전략
데이비드 스카리카 지음, 송경헌 옮김 / 위츠(Wits)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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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공은 정치외교학이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며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고 싶다는, 나름대로 큰 포부를 가지고 전공에 임했지만, 알려져 있다시피 정치외교학이라는 전공을 직업으로 살리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그래도 좋아서 선택한 전공인만큼 학부 시절 내내 열심히 공부했고, 열심히 공부한 내용은 의외로 다양한 곳에서 '써먹을' 수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경제에 대한 화제가 나올 때다. 대학 시절 전공 과목으로 지정학 수업을 들었는데, 어느 날 수업 중간에 교수님이 한 선배가 대학 다니는 내내 공부를 안 했는데도 국제정치에 관한 책 한 권을 마스터하고 투자금융사에 들어갔다는 말씀을 농담 섞어 하셨다. 국제정치를 공부해두면 금융 및 세계 경제를 이해하는 데에도 남다른 감각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었던 것 같다. 그 때는 그런가보다 하고 들었는데, 나중에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교수님 말씀이 참 옳다고 느꼈다. 정치외교학, 그 중에서도 국제정치학 시간에 배운 내용은 경제학에 접목할 거리가 많고, 그럴 때마다 경제학만 배운 사람들로부터 '신선하다, 독특하다'는 평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레이트 슈퍼사이클>도 그런 맥락의 책이다. 저자 데이비드 스카리카는 1998년 첫 저서 <주식시장의 공포! 다가오는 약세시장에서 성공하는 방법>에서 다가오는 경제 상황을 훌륭하게 예측한 것을 계기로 여러 투자정보지의 집필가로 활약하고 있는 경제 전문가이다. 그런 그가 신간 <그레이트 슈퍼사이클>을 통해 주장하는 바는 '초대형 순환을 예측하고 발빠르게 준비하라'는 것.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경제의 흐름은 몇 십 년 간격의 거대한 순환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이 순환의 흐름을 읽는 것만으로도 시장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초대형 순환에 대한 이론은 국제정치학에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모델스키 같은 수많은 학자들이 초대형 순환에 관한 이론을 발표했고, 이 흐름을 따라 세계경제는 물론 국제정치의 패권이 바뀐다는 것을 주장했다.

 

저자가 보기에 현재 초대형 순환의 방향은 2차 대전 이후 60여 년이 넘게 세계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해 온 미국의 파워가 감소하고 있으며, 그에 반해 중국과 인도 같은 아시아의 신흥 세력이 떠오르고 있다고 보았다. 미국의 침체는 향후 몇 년 간 피할 수 없는 흐름인데, 그 중에서도 중산층의 위기가 가장 심각한 문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산층의 부채 증가는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세수가 줄어들면 정부는 재정 적자를 피할 수 없고 가뜩이나 높은 정부부채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다. 이로 인해 경기는 좀처럼 활황이 되기 어려우니 적어도 향후 5년 간 주식 투자는 피하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반면 아시아의 파워는 앞으로 계속 상승할 것인데, 그 중에서도 중국과 인도 시장은 막강한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과 우리나라, 대만 등도 투자 대상으로 적합한 나라로 분류했다. (p.301)

 

저자는 주식 투자를 피하는 대신 어떤 종목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첫째는 금과 은. 이미 언론을 통해 금과 은을 비롯한 귀금속, 광물 투자가 각광 받고 있다는 보도가 수차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아직도 금과 은이 저평가 상태라고 예측했다. 둘째는 상품투자, 셋째는 국제투자이다. 저자는 '비관을 사라'며, 비관적일만큼 저평가된 시장을 찾아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예가 인도의 타타 자동차다. 저자는 타타 자동차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 전에 이미 이 기업을 발견하고 투자를 한 경험이 있다. 투자 당시 '인도산 자동차를 누가 사냐', '밥을 굶을 만큼 가난한 인도 사람이 자동차를 사겠느냐' 등 비관적인 조언이 잇달았지만 과감하게 투자했고, 지금은 오히려 너무 매도를 빨리 해서 안타까울 지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성공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타타 자동차 건만큼 성공적인 투자를 하려면 국제 정세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시장 전체를 관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초보자가 저자의 말만 믿고 '비관을 산다'며 무작정 투자를 했다가 쪽박을 차는 경우는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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