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카피어블 - 아마존을 이긴 스타트업의 따라 할 수 없는 비즈니스 전략
짐 매켈비 지음, 정지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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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력도 약하고 인력도 부족한 신생 기업이 거대 기업과 싸워서 이기는 일은 가능할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짐 매켈비의 책 <언카피어블>에 따르면 가능하다고 한다. 저자 짐 매켈비는 세계 최고 핀테크 기업 '스퀘어'의 공동창업자이다. 2014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 카드 리더기를 만든 '스퀘어'는 기업 역사상 최대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거대 기업 아마존이 스퀘어를 흉내 낸 카드 리더기를 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에 출시한 것이다. 


이제까지 아마존과 싸워서 이긴 스타트업은 없었다.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기업 아마존의 공격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복권 당첨 확률보다 낮다고 말했다. 적당한 시기에 인수 합병 카드를 내밀어 돈이나 챙기라고 조언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스퀘어는 아마존과의 맞대결을 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아마존은 1년 만에 시장에서 철수했고 스퀘어는 이 일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세계 최고의 핀테크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저자는 스퀘어가 아마존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비결로 '혁신 쌓기 전략(Innovation stack)'을 든다. 혁신 쌓기 전략이란 시스템을 공정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혁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등장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아마존 같은 대기업이 스퀘어 같은 중소 규모 기업이 만든 결과물을 보고 모방하는 건 무척 쉬운 일이다. 하지만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고안해 낸 해결책까지 따라 하기는 쉽지 않다. 


혁신은 전체로서 진화하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만 추가 혹은 제거되어도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스퀘어는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영세 상인을 주 고객층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신용 기록 없이도 금융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했고, 이것이 아마존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밖에도 뱅크 오브 이탈리아, 이케아,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 작은 기업에서 출발해 업계의 표준을 바꾸고 대기업 또는 정부 규제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기업들의 사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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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축의 전환 - 새로운 부와 힘을 탄생시킬 8가지 거대한 물결
마우로 기옌 지음, 우진하 옮김 / 리더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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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경제를 전망하거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이 속속 출간되는 것을 보니 연말이 다가오는 것이 실감 난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국제경영학 교수 마우로 기옌의 책 <2030 축의 전환>도 그중 하나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인 2030년의 세계를 예측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주로 국가별, 지역별 인구 증감 및 각 세대의 인구 변화가 어떤 식으로 일어나고 있는지에 기반해, 이것이 앞으로 전 세계 경제와 부와 권력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분석한다. 


가장 두드러지는 인구 변화상의 특징은 출생률 감소와 노령층의 증가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세계 인구는 1960년과 1990년 사이에 늘어난 인구수의 절반 이하 정도만 증가할 것이다. 이는 미국과 유럽, 일본 같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30년이 되면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 지역은 인구 규모로만 따지면 세계 최고가 될 것이다. 그 뒤를 아프리카가 잇고,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이 이을 것이다. 


부족한 인구를 충족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집단이 이민자다. 이민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민자들이 노동으로 기여하는 것보다 더 많은 복지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나라의 재정적 부담(=국민의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각국의 노동력 증가에 큰 기여를 하고, 이들이 내는 세금은 정부로부터 받는 복지 혜택보다 많다. 또한 이민자가 늘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소비가 증가해 결과적으로 나라의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저자는 앞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 더욱 많이 벌어질 것이므로 '수직적' 사고방식을 피하고 '수평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출생률 감소로 인해 유치원 폐원, 초등학교 폐교를 걱정하기보다는 반대로 늘어나는 노령 인구에게 필요한 평생 교육, 디지털 교육 시장을 개척하는 식이다. 노인들은 자녀들이 떠나고 남은 빈 방들을 에어비앤비 같은 숙박 공유 업체를 통해 여행자들에게 빌려주고 은퇴 후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 노인들과 아이들을 위한 돌봄 노동을 로봇이 담당하게 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저자는 또한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에 주목한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고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기업이 늘고 있다. 여성은 대체로 남성보다 안전이나 안정을 선호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교육, 건강, 보험 등에 대한 지출이 높은 편이고, 자신만의 유익이 아니라 아이들과 그다음 세대의 유익을 위한 투자 혹은 소비에 관심이 많다. 여성들이 가정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로 나오면 여성들이 무보수로 해오던 가사가 시장의 용역 활동으로 바뀌어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 그러니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사회로 나오는 것이 국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2030년에는 여성이 세계를 지배할까?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은 여전히 일부 국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일 뿐, 세계 전체를 보면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차별받고 있다. 일례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들은 2018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운전을 허가받았지만, 아직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도로에서는 여성 운전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기후위기, 지구온난화 같은 전 지구적 문제는 여성과 아이들, 노인 같은 약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지만 이에 주목하는 정부나 기업은 많지 않다. 다가오는 미래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싶다면 이런 문제에 뛰어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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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 새로운 소비 권력의 취향과 열광을 읽다
최명화.김보라 지음 / 리더스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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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와 상관없이 잘나가는 기업들은 대체 어떤 비결을 가지고 있을까.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마케팅 컨설턴트, LG전자 상무, 두산그룹 브랜드 총괄 전무, 현대자동차 상무 등을 역임한 최명화와 한국경제신문 기자 김보라가 공저한 책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에 그 답이 나온다. 이 책은 마켓컬리, 무신사, 배달의민족, 야놀자, 당근마켓 등 요즘 잘나가는 기업들의 성공 전략을 자세히 다룬다.


2020년은 기업들에게 유난히 힘들었던 해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오랫동안 지속된 경기 불황에 바이러스까지 덮쳐서 가뜩이나 주춤했던 소비가 더욱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케터들에게는 어쩌면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 새로운 소비 권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MZ세대)가 있기 때문이다. 인구의 44퍼센트를 차지하는 MZ세대의 기호와 취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승산은 충분하다. 


MZ세대가 키운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는 최근 홍대입구역에 패션문화를 종합한 편집공간인 '무신사 테라스'를 열었다. 온라인 시장이 강세인데 왜 오프라인 매장을 냈을까. MZ세대에게 소비는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그 이상이다. 그들에게 소비는 자아를 드러내는 수단이다. 따라서 기업은 MZ세대가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장소를 선보여 그들이 나서서 기업의 매장과 제품을 홍보하게 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플루언서들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MZ세대는 정치적 신념이나 사회적 올바름을 추구하는 소비에도 열심이다. 성차별, 인종차별적인 광고에 반대 목소리를 내거나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그 예다. 최근에는 육식은 물론 동물의 털, 가죽 등을 이용한 제품, 동물 실험을 거친 제품 등의 소비에 반대하는 비거니즘 운동이 지구촌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에 맞춰 여러 기업들에서는 비거니즘에 부합하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주목할 만한 최신 마케팅 트렌드가 잘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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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의 생각과 말
양품계획 지음, 민경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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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 라이프를 동경하지만,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새로운 물건을 보면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고, 기왕이면 더 세련되고 화려한 것을 찾게 되는 게 인간의 마음이라서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40년 가까이 '심플, 내추럴, 베이식'이라는 콘셉트를 일관되게 유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상표 없는(無印) 좋은 물건(良品)'을 만드는 '무인양품'이

다. 


무인양품 전 상품군의 기획, 개발부터 제조, 유통,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주식회사 양품계획이 직접 출간한 책 <MUJI 무인양품의 생각과 말>은 무인양품의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을 담고 있다. 이 책에는 1980년 주식회사 세이유의 자체브랜드(PB)로서 출범해 전 세계 30개국(2020년 2월 기준)에 점포를 가진 글로벌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이 자세히 나온다. 


무인양품은 인간의 끝을 모르는 욕심과 지나친 소비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출범했다. 무인양품이 탄생한 1980년대는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기로, 과도한 사치와 향락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던 시기다. 무인양품의 초기 기획자와 디자이너들은 보다 더 큰 것, 많은 것, 화려한 것을 생산하는 기존 기업들의 전략과는 정반대로 더 작은 것, 적은 것, 단순한 것을 생산하는 브랜드를 만들 것을 제안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무인양품의 브랜드 철학으로서 유지되고 있다. 


"거리를 걷는 여성들 모두 화장을 하고 립스틱을 칠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러고 싶지 않은 여성도 그렇게 해야만 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 - 고이케 가즈코 


"닭을 죽여 해체하는 일은 잔혹하고 더러운데, 포장된 닭고기를 슈퍼마켓에서 사서 가족이 다 함께 요리해 먹는 것은 따뜻하고 깨끗한 일일까." - 가와다 준조 <인류의 지평에서>


"문제는 '무엇이 우리를 이런 끝없는 소비로 달려가게 하는가'입니다. 철학자 이반 일리치라는 사람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략) 학교라는 제도의 최대 콘셉트는 '인간이란 부족한 존재'라는 것을 철저하게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런 내용을 뼛속 깊이 새긴 인간이 소비사회로 나오면 자신은 부족한 인간이다, 집도 뭔가 부족하다, 차도 부족하다, 냉장고도 컴퓨터도 없다, 아이 교육도 부족하기 때문에 소비사회에 소비자로 완전히 둥지를 틀고, 기꺼이 강제 노동으로서 소비에 몰두합니다." - 이타미 주조 


책에는 벽걸이 CD 플레이어, 컵이 달린 캐미솔, 다음이 있는 목욕 타월, 직각 양말 등 무인양품의 인기 상품들이 탄생한 과정과 배경이 자세히 나온다. 무인양품의 스테디셀러 제품들은 하나같이 참신한 '발상'을 통해 탄생했다. 이때 기업 입장에서 효율이 좋은지, 생산성이 좋은지, 이익률이 높은지 등은 따지지 않는다. 시장 혹은 수많은 고객의 입장에서 이 제품이 정말 필요한지,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안락하게 개선할 수 있는지, 공동체와 환경에 해를 끼치지는 않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고 판단한다. 


불필요한 소비 조장이나 과도한 포장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최근에야 나온 줄 알았는데, 1980년대에 이미 무인양품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깨닫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니 놀랍다. 샴푸나 린스 등을 담아서 파는 액체 용기는 모양과 색깔을 통일하는 편이 생산 비용도 낮출 수 있고 보기에도 깔끔한데 왜 기존 기업들은 이런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일까. 소비자를 위해 한 번 더, 지구 생태계를 위해 두 번 더 생각하는 배려야말로 무인양품의 성공 비결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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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힘들게 하는 또라이들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 - 알고 보면 쓸모 있는 분노 유발자의 심리학
클라우디아 호흐브룬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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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남의 발을 밟고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사라지는 인간이라든가, 새치기를 하고도 뻔뻔스럽게 서 있는 인간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한소리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매번 그러기에는 그런 사람이 너무 많거니와, 그런 사람을 상대하느라 날려버리기에는 나의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하지만 그날 밤 뒤늦게 억울해 하며 이불킥 하는 건 왜 나의 몫인가...). 


독일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정신분석 전문가인 클라우디아 호흐부룬의 책 <나를 힘들게 하는 또라이들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에 따르면, 그런 '또라이들'은 상대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어떤 사람이 내 눈에는 또라이처럼 보여도 다른 사람 눈에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어쩌면 우리 자신도 누군가에게는 또라이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니 상대가 또라이같은 짓을 한다고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의 문제점부터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행동을 바꾸는 것이 좋다. 


그래도 견디기 힘들다면, '또라이들'이 어쩌다 그런 '또라이들'이 되었는지 심리분석학적인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매사에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은 어린 시절 부모에게 사랑을 부족하게 받았거나 거부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완벽을 강요하는 부모 슬하에서 자랐기 때문에 아무리 남이 잘해줘도 만족하지 못하고 좋은 일이 있어도 불만스러운 점을 찾는다. '자뻑'이 심한 사람은 어릴 때 부모에게 '천재'나 '신동'소리를 많이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은 비판이나 지적에 취약하므로, 그의 부모처럼 '네가 최고다', '너는 더 잘할 수 있다'는 식의 말로 칭찬하는 편이 더 쉽게 다룰 수 있다. 


<오베라는 남자>의 오베처럼 괴팍하고 자기 고집대로만 하려고 하는 사람은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을까. 이런 사람은 어린 시절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도 된다는 것을 배우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이런 사람은 남과 소통하기보다 자기 자신의 세계에 갇혀 지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관심을 주지 않아도 괜찮다. 책에는 또라이 유형에 대한 설명 외에도 자신의 또라이 유형을 알아볼 수 있는 테스트 문항이 실려 있다. 어떤 또라이가 어떤 또라이와 잘 어울리는지, 또라이와의 관계를 피할 수 없을 때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에 대해서도 나온다.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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