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환율공부 시작하라 - 2010년 개정판 경제에 통하는 책 1
박준민.윤채현 지음 / 한빛비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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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환율 하면 사람들은 보통 해외여행을 할 때나 외국 유학, 어학연수 비용을 마련할 때, 외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지에게 송금할 때나 알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율은 예상외로 사람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단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국가이기 때문에 환율의 변동에 따라 기업의 매출 실적과 수익이 달라진다. 요즘은 개인 투자자들도 외국의 주식이나 펀드 등에 투자를 많이 하는데 이것 역시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환율이 오르면 수입품의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개인의 실질소득이 떨어져 생계가 어려워진다. 환율이 내려가면 수입품의 가격은 내려가지만 수출업체들은 타격을 받고, 수출업체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어려움을 겪는다. 환율이 오르고 내림에 따라 당장 내 지갑이, 가계부가 영향을 받는 것이다.



<지금 당장 환율공부 시작하라>는 <당신을 위한 경제학은 없다>를 읽고 저자(윤채현)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입한 책이다. 막상 사놓고 보니 내용이 어려운 것 같아서 책장에 꽂아두고 읽을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오늘 다시 읽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운 내용이 아니어서 괜히 '입문서'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윤채현은 재무부에서 십여 년을 근무한 관료 출신으로, CJ투자신탁증권 등을 거쳐 현재는 한국시장경제연구소 소장을 지내고 있다. 이 책은 '본격 환율 입문서'라는 부제에 맞게 환율의 기초부터 변동 대처 방법, 추세 전환 등이 대략적이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환율의 개념, 선물환/현물환, 환율과 다른 경제 지표와의 관계 등 환율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 위주이기 때문에 대학에서 국제경제학 또는 국제금융학 과목을 수강한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이번 기회에 공부해두면 좋을 것 같다. 4장은 환율 변동에 대처하는 방법, 5장은 환율의 추세 전환을 읽는 방법에 대해 나와있는데, 이 부분은 환율 전문가나 금융기관 종사자, 개인 투자자들에게 필요할 것 같은,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라서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굳이 읽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단점은 이 책이 2010년에 나온 개정판이라서 그런지 내용이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 머물러 있고, 최근의 상황은 반영하고 있지 못한 감이 있다. 또한 교과서 형식으로 서술, 구성되어 있어서 환율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는 초보자와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다소 딱딱하고 읽기 어려울 것 같다. 비슷한 책인 <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부하라>보다 전문적인 내용을 원하고, 환율에 대해 일반적인 상식보다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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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부하라 지금 당장 경제 시리즈
박유연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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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국제경제학은 양이 워낙 방대하고 이론이 다양해서 경제학 전공자도 어려워한다는 말이 있다. 하물며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알기에는 얼마나 어려울까. 그렇다고 해서 국제경제학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오늘(2013년 6월 24일)만 해도 버냉키 쇼크를 비롯해 출구전략, 양적완화 같은 국제경제학 용어가 신문 일면을 장식했다. 남일 같지만, 이는 당장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생계에 직결되는 문제이며, 소비자들도 금리, 물가 등으로 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어렵지만 중요한' 국제경제학을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



어렵지만 중요한 국제경제학을 알기 쉽게 풀어쓴 책으로 추천할 만한 책을 찾았다. 바로 한빛비즈에서 나온 <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부하라>다. 이 책은 먼저 구입한 <지금 당장 환율 공부 시작하라>가 너무 어려운 것 같아서 좀 더 쉬운 책을 찾다가 구입했다. 저자 박유연은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매일경제신문사에 입사, 현재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로 근무중인 경제전문기자다. '박유연 기자의 알기 쉬운 경제이야기'라는 칼럼을 통해 알기 쉬운 경제지식을 전하는 것으로 유명하시다고. 이 책 역시 보통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세계경제, 국제경제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환율, 국제수지 등 국제경제학의 중요한 개념부터 양적완화, 출구전략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용어들에 대한 설명, 미국과 EU, 일본,중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의 경제 이슈까지 분석되어 있기 때문에 국제경제학의 기초가 전혀 없는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개념이나 이론이 어렵다 하시는 분들은 후반부의 경제 이슈 중심으로만 읽어보아도 신문이나 뉴스에 나오는 국제경제 관련 소식들을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할 것이다.



단점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책들이 대개 그러하듯 전공자가 읽기에는 쉬운 편이고, 국제경제에 대한 통찰이나 깊이 있는 분석까지는 나와있지 않다. (이런 내용은 폴 크루그먼 같은 학자들의 책에 기대하는 게 맞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경상수지) 적자는 국가경제에 해롭다'(p.127) 등 일반적인 경제학 교과서의 내용과는 다른, 지은이의 사견이 섞여있는 점도 유의해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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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일기 - 나를 치유하는 14일의 여행
데즈카 치사코 지음, 다카하시 미키 그림, 이소담 옮김 / 길벗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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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난주부터 '칭찬일기'라는 것을 쓰기 시작했다. 일기 쓰는 것도 귀찮아하는 내가 칭찬일기를 쓰기 시작한 건 <칭찬일기>라는 책과의 만남 덕분이다. <칭찬일기>는 일본의 자기계발 전문 트레이너 데즈카 치사코가 쓴 책이다. 남에게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과 마음에 활기가 넘치는 경험은 누구나 해보았을 것이다. 이것은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현상인데,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칭찬언어'를 들을 때마다 '행복 호르몬', '장수 호르몬'으로 유명한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기분이 안정되고 활기가 샘솟는다고 한다. 



그러나 남에게서 칭찬을 듣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어릴 때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칭찬을 듣는 일이 종종 있지만, 어른이 되고나서는 상사나 클라이언트들에게 깨지는 일이 더 많고, 연인이나 친구, 동료들과도 칭찬보다는 험담이나 비난을 하는 일이 더 많다. 칭찬을 하는 것을 낯부끄럽게 생각하고, 아부를 떨거나, 뭔가 켕기는 것이 있는데 감추려는 것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의 문화 탓도 있다.



남에게 칭찬을 듣기가 어렵다면 내가 나를 칭찬해보는 것은 어떨까? 저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을 바꾸고 싶고 자기를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자기 긍정감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도해왔다. 그 프로그램의 핵심이 바로 '칭찬일기'인데, 칭찬일기를 실천해본 사람들은 실제로 실패해도 금방 툭툭 털어내고, 하루하루가 즐겁고, 아이들을 덜 혼내게 되는 등 직접적인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자기 칭찬'이 효과가 좋은 이유

* 자신의 좋은 점을 찾아내는 습관이 생겨서 남의 장점도 잘 발견하고 칭찬할 수 있게 됩니다.

*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으므로 단점까지 수용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 칭찬을 애타게 기다려도 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불만이 쌓이지요. 그럴 때 얼른 스스로에게 칭찬해서 뇌를 기쁘게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아 항상 기분 쫗게 지낼 수 있습니다.



칭찬일기를 쓰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준비물은 노트와 펜이고, 하루 중 칭찬할 만한 일이 생길 때마다 적으면 끝이다. 칭찬의 대상은 봉사활동이나 기부 같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지각 안 하기, 청소하기, 잘 먹고 잘 자기(^^) 등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이라도 괜찮다. 단, 반드시 칭찬하는 말투로 써야 한다. (예 : 오늘은 지각을 안 했네. 정말 잘했어!) 안좋은 일, 잘 풀리지 않는 일, 실패한 일, 잘못한 일 등 도무지 칭찬할 수 없는 일이 있더라도 그 중에 칭찬할 만한 점을 찾아서 쓴다. 가령 성공하지는 못했어도 전보다 나아졌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식으로 쓰는 것이다. 이렇게 부정적인 일은 긍정적으로, 긍정적인 일은 더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칭찬일기의 핵심이고, 칭찬일기를 씀으로써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효과다. 나도 이제 겨우 칭찬일기를 쓴 지 일주일밖에 안 되었지만 확실히 효과는 있는 것 같다. '일기'라는 부담감 때문에 하루종일 칭찬할 거리를 생각하게 되고, 안좋은 일이 있어도 칭찬일기에 쓰려면 좋은 일로 만들어야겠다고 의식하게 된다. 



이 책이 출간되기 전에 직장인, 주부, 취업준비생, 학생 등으로 구성된 129명의 베타테스터 역시 책을 읽고 14일 동안 칭찬일기를 쓰면서 큰 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그들이 쓴 일기와 소감문이 책에도 실려 있는데, 일기를 보면 처음에는 스스로를 칭찬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어려웠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별것 아닌 일에도 기쁨을 느끼고 안좋은 일이 생겨도 씩씩하게 털어내는 사람으로 바뀌어가는 것이 확연하게 보였다. 



이 책은 또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코게빵(탄빵)' 캐릭터를 만든 일러스트레이터 다카하시 미키가 일러스트를 그렸다. 개인적으로 다카하시 미키의 그림을 매우 좋아해서 그녀의 저서도 여러 권 가지고 있는데,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책에서 그녀의 그림을 발견하여 무척이나 반가웠다. 이 책에서 다카하시 미키는 본인을 포함해 칭찬일기를 직접 써보고 그 효과를 체험한 사람들의 일화를 귀여운 만화로 그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화이기 때문에 모두 다 공감이 되고 재미있었지만, 아무래도 다카하시 미키 본인의 일화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출산 후(결혼 소식을 들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출산이라니!) 육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칭찬일기를 쓰면서 난생 처음 해보는 육아가 낯설고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즐겁고 행복한 일로 느끼기 시작했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성장이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하는 불안이나 고민도 사라졌다. 산후우울증, 스트레스에도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자기 칭찬이라고 하면 자신감 과잉, 허세 같은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역효과가 날지도 모르겠지만, 자신감이 심하게 부족하거나 자존감이 극도로 낮은 사람, 걱정이나 고민이 많은 사람, 매사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에게는 자기 자신부터 칭찬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남성들보다 여성들에게서 높다고 한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나. 남자는 70퍼센트가 스스로를 평균보다 잘생겼다고 생각하고, 여자는 70퍼센트가 스스로를 평균보다 못생겼다고 생각한다는...... 스스로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싶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고치고 싶은 사람(특히 여성)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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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 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 나홀로 무역창업을 꿈꾸는 당신에게! 무작정 따라하기 경제경영/재테크
홍재화 지음 / 길벗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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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역에 대해 잘 모른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해서 무역 관련 수업을 들은 적은 있지만 '이론적으로' 알 뿐 무역회사에 취업을 해본 것도 아니고 무역을 직접 해본 적도 없다. 그러나 무역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주변에 많이 있다. 상사에 취업해서 직접 외국의 바이어들과 일을 하는 친구들도 있고, 부모님의 친구분들 중에 무역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시는 분들도 있다. 무역을 주업종으로 하는 회사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경제 형태가 수출주도형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기업들은 무역과 관련이 있다. 하다못해 내가 즐겨 찾는 소규모의 인터넷 쇼핑몰도 외국에서 옷을 수입해서 국내에 팔기 때문에 '무역' 회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 무역회사에 적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일단 나부터......)




무역에 대해 기초부터 실무까지 알아보고자 집어든 책이 바로 길벗에서 나온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다. 이 책의 저자 홍재화는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후 KOTRA에 입사, 파나마 무역관 부관장으로 근무했다. 1995년에 무역회사를 세운 그는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은 뒤 현재 필맥스 대표로 무역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집필 및 인터넷 카페 활동을 통해 20여 년 동안 무역업을 해오면서 직접 경험하고 터득한 무역 실무지식을 후배들과 공유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 2006년에 초판이 발행되어 7년 동안 무역 분야의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았다. 이번에 나온 책은 개정판으로 초판에는 실리지 않았던 인터넷의 발전과 FTA 등으로 달라진 무역환경을 반영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역을 처음 시작하는 창업자, 무역을 처음 배우는 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실무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도 최근의 무역 환경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보면 좋겠다.



이 책은 총 여덟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준비마당에는 무역의 정의와 무역을 시작하는 방법, 첫째마당에는 왕초보를 위한 무역의 기초가 설명되어 있다. 이 부분은 무역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나도 쉽게 이해가 되었다. 둘째마당부터 다섯째마당까지는 무역실무 4단계 - 수출준비, 시장개척, 수출계약, 선적과정 - 가 단계별로 나와있다. 실무경험이 전혀 없는 나에게는 어렵게 느껴졌지만, 단계별로 핵심사항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실무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마당은 선적 후 마무리, 마지막 일곱째마당은 수입에 관해 나와있다. 이밖에도 KOTRA와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무역협회 등에서 제공하는 수출지원제도가 부록으로 실려있다.



책에는 수출가격 계산하기, 오퍼시트 작성하기, 신용장 작성하기, 수출통관서류 작성하기 등 전통적인 무역 절차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지만, 인터넷을 활용해 해외시장 조사하는 방법,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바이어를 유치하는 방법, 이메일 거래제의서 작성하기 등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달라진 무역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전통적인 무역 절차를 숙지하는 것이 무역업자, 실무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에 해당하는 기술이라면, 인터넷을 활용하는 기술은 상대적으로 자기 회사뿐 아니라 본인을 차별화하는 기술이 될 수 있다. 무역업 종사자로서 앞서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인터넷을 잘 활용하는 기술을 연마하면 좋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글로벌 금융 환경을 반영해 환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환율은 무역에 있어서 매출과 수익에 직결되는 문제다. 지혜롭게 관리하는 방법을 익혀두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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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 폴 크루그먼, 침체의 끝을 말하다
폴 크루그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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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0년대 이후에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폴 크루그먼에 대해서 배웠을 것이다. 나는 2학년 때인가 3학년 때 국제경제학 과목을 들으면서 그를 처음 알았다. 수많은 학자들 중에서 그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는 이유는, 교수님이 그의 굉장한 팬이셨는지 매 시간마다 그의 에세이나 그가 쓴 저널을 프린트해서 읽어보라고 나눠주셨기 때문이다. 얼마 전 문득 그 때 생각이 나서 폴 크루그먼의 책 중에 교수님이 소개해주셨던 책 몇 권을 구입했다. 대부분이 90년대에 나온 책이라서 해묵은 느낌도 들었지만(반값도서도 적지 않았다 ^^;;;), 세계경제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과 특유의 명쾌한 논리는 지금 읽기에도 손색이 없었다. 그렇게 그의 예전 책들을 읽던 중에 신간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가 국내에 출간되었다. 90년대에 나온 책들을 읽다가 갑자기 따끈따끈한 신간을 읽자니 시간이 붕 뜬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과거에 쓴 글과 최근의 글을 동시에 읽으며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고,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오히려 그때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심각해졌다는 사실이 절망스러웠다. 내가 이런데 그는 얼마나 절박하고 애타는 심정일까.  



이 책에서 그는 주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촉발된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와 그 이후의 전세계적인 불황에 대해 논한다. 이미 90년대 남미 재정위기, 아시아 금융위기, 일본의 장기화된 불황 등에 대해 글을 쓴 바 있는 그는 이 책에서 그 동안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경제위기가 사그러들기는커녕 전세계적으로 퍼지며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현실에 대해 개탄했다. 게다가 대공황, 석유 파동 등을 거치며 어느 정도 위기로부터 회복하는 능력 - 회복탄력성 - 을 갖추었다고 여겨졌던 미국경제가 세계경제의 불황의 근원지가 되고 있다는 사실과, 이 때까지 속수무책이었던 정치인과 관료, 학자, 금융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재앙이 특별히 예외적인 것도 아니다. 과거 대공황 시절 정치인들에겐 변명의 여지가 있었다. 그때는 어느 누구도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지금의 고통을 끝내버릴 수 있는 지식과 방법을 '모두' 알고 있다." (p.38) 그러나 그는 비판으로 일관하지 않는다. 그 대신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양적 완화'다. 그가 스스로를 '신케인지언'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양적 완화를 주장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뿐 아니라 세계경제가 불황으로부터 충분히 극복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슬금슬금 긴축정책과 출구전략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그의 주장은 문제시 되기에 충분하다.  
 
 
양적 완화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그는 여러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그 중에서 나는 그가 이미 다른 책에서 여러번 언급한 바 있는 육아협동조합 쿠폰 시스템 사례가 가장 직관적이고 이해하기에 쉬웠다. 근처에 사는 젊은 부부 150쌍이 서로 아이를 돌봐주는 조합을 형성하여 각각 20장의 쿠폰을 가지고 쿠폰 한 장당 30분의 육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부부들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쿠폰을 아끼느라 아무도 쿠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조합에서는 쿠폰을 더 많이 발행했다. 그랬더니 부부들은 늘어난 쿠폰의 수만큼 다시 육아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다시 쿠폰이 원활화게 유통되기 시작했다. 크루그먼이 제시한 이 사례는 '절약의 역설'과도 일맥상통한다. 즉, 자본주의는 절약이 아닌 소비라는 혈액을 통해 심장이 뛰는 시스템이다. 모두가 필요한 것만 소비하고, 아끼고 덜 쓰면, 개인의 경제 상태는 좋아질 수 있어도 사회 전체 후생은 증가하지 않으며 장기적으로는 개인에게도 악영향을 준다.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 필요하지 않은 것, 즉 '쓸데없는 것'에 대한 소비가 경제를 살린다는 생각을 했다. 쓸데없는 것에 대한 소비는 말 그대로 과소비, 무분별한 지출, 낭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긴축재정 하에서 '쓸데없는' 것으로 여겨지기 쉬운 부문 - 예를 들면 책이나 영화, 스포츠 같은 문화생활 관련 지출이나 복지 등 사회적 재분배를 위한 지출을 뜻한다. 긴축이 문제라면, 유효수요의 부족이 문제라면, 이러한 부문에 대한 지출이 늘어날수록 제반 산업이 발전하고 경제가 활성화 되지 않을까?


그렇지만 이러한 양적 완화, 정부지출 증가가 순기능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후폭풍이 따른다. 하지만 물가 상승이 무서워서 안 한다면 당장 급한 불인 경기부양이라는 숙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이렇게 보면 결국 경제란 예측, 예방으로서의 학문이 아니라 문제가 일어나고 난 뒤에야 조치가 가능한 처방, 사후처리로서의 학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조차도 못한다면 경제학은 정말 '쓸데없는' 학문으로 전락할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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