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일보다 사람이 힘들까 - 눈치 보느라 지친 당신을 위한 촌철살인 심리 처방전
조범상 지음 / 알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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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나는 왜 일보다 사람이 힘들까>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무릎을 탁 쳤다. '이건 내 얘기야!' 일보다 사람이 힘든 것이 비단 나만의 이야기일까? 통계에 의하면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스스로를 직장 부적응자로 생각하고, 직장인 4명 중 1명은 심리건강이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업무에 몰입하는 사람은 6퍼센트, 마지못해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절반에 가까운 48퍼센트에 이른다. 회사 사장들이 들으면 숨이 턱 막힐 일이지만, 직장인 개개인에게도 이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매일 여덟 시간에서 길게는 열두 시간 가까이 보내는 직장에서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정신적으로도 엄청난 고통이지만 인생 전체를 놓고 보아도 큰 손해이기 때문이다. 



저자 조범상은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산업 및 조직심리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LG경제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조직심리학 전문가다. 그는 조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개인은 물론 경영자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직장 내 인간이 스트레스와 상처를 받는 가장 큰 원인이 '사람'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여러 직장사례를 통해 그는 상사와 동료, 부하의 유형을 각각 다른 툴로 정립했고, 각 유형의 특징과 장단점, 관계 솔루션 등을 정리하여 이 책을 썼다. 상사와 동료, 부하의 유형을 나눠서 분석한 점이 좋았고, 매 챕터마다 나는 상사로서, 동료로서, 부하로서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알 수 있게끔 체크리스트를 제시한 점도 좋았다. 당장 직장 내에서 인간관계 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지 않더라도,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조직 안에서 어떤 유형의 인간인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먼저 상사의 유형으로는 실적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워커홀릭형', 사소한 것에도 일일이 간섭하는 '매니저형', 일은 제대로 안 하고 인기 쌓기에만 골몰하는 '연예인형', 자기보다 더 높은 상사와의 충돌이 잦은 '혁명가형' 등이 있다. 나는 아직 상사가 아니라서 어떤 유형인지 잘 모르겠는데, 만약 상사가 된다면 워커홀릭형이나 매니저형이 될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니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일로써 상사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없다면 성실한 모습이라도 보이는 게 좋다고 한다. 부하의 유형으로는 과도하게 적극적인 '질주형', 상사의 지시는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뚝심형', 일을 미루는 '말뚝형', 잘하는 일은 없으면서 딴지 걸기만 좋아하는 '나 잘난형' 등이 있다. 이중에 나는 '질주형'이 아닌가 싶은데, 이런 사람들은 일처리가 빠르고 잘하려는 욕심이 큰 나머지 갑작스런 사고에 당황하거나 디테일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상사는 이런 부하를 대할 때 일부러 새로운 일, 어려운 일을 시켜서 일의 어려움을 알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한테는 아직 이런 상사가 없으니 스스로라도 노력해야겠다. 동료의 유형으로는 일 벌리기 좋아하는 '앞잡이형', 인맥 만들기에 골몰하는 '사교형', 변화를 거부하는 '현상유지형', 나서지는 않으면서 머리만 굴리는 '주도면밀형'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나는 '사교형'인 사람하고 지내는 게 참 어렵다. 워커홀릭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일을 할 때는 일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고, 뭐든 인맥이나 관계로 처리하거나 사담, 잡담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교형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많이 부족해 보여도 작은 노력이나 성과에 칭찬을 아끼지 말고,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것이 좋다. 인맥쌓기에 빠져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을 때에는 화내지 말고 일의 틀을 잡아주거나 이미지로 윤곽을 잡아주며 이끌어주는 것이 좋다. 당장 적용해 봐야겠다.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안될 경우를 위한 솔루션도 제시되어 있다. 그 중에서 직장에서 소위 말하는 '뒷담화'를 할 때의 요령과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뒤끝을 남기지 않는 방법에 관한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뒷담화의 요령은 다음과 같다. "나를 화나게 만드는 대상에게 직접 화를 낼 수 없으니, 화를 투정으로 만들어 믿을 만한 동료에게 푼다고 생각해보자. '업무가 너무 많아서 폭삭 늙어버릴 지경이야.' '잔소리에 압사당할 것 같아.' '요즘 애들은 왜 그렇게 되바라지지?' 하는 식으로 특정대상을 지칭하지 않고 불만사항을 흘리는 것이다. 자칫 이야기가 번지지 않도록 적정선에서 끊어주는 센스는 필수다." (p.197) 이런식으로 뒷담화를 하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거나 해결책을 얻을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상사에게 혼이 나거나 동료, 부하와 트러블이 있을 때 뒤끝을 남기지 않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의도적으로 지우고 싶은 기억을 떠올리면서 동시에 기분을 좋게 만드는 사진이나 그림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방법이 있다. 이 행위를 여러 번 반복하게 되면 동료들 다 보는 앞에서 상사에게 호되게 깨진 기억이 날 때마다, 동시에 기분 좋은 풍경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행복한 음악이 같이 떠오르며 불쾌함의 농도를 옅게 만들어줄 것이다."(p.204) 이 방법은 전에 읽은 에란 카츠의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에 소개된 망각의 기술과 일맥상통한다. 안 그래도 A형이라서 소심하고 뒤끝도 많은데 앞으로는 이 방법을 사용해서 뒤끝 없이 깔끔한 사회인으로 거듭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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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의 힘
샘 카펜터 지음, 심태호 옮김 / 포북(for book)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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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어느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아르바이트이기는 해도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힘든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 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거대한 조직 속에서 마치 내가 부품처럼 소모되고 있다는 허무함이었다. 누구 하나가 빠져도 회사 운영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고, 빠진 사람을 대신할 사람은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는 사실, 내가 없어도 회사 사람들 중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서글펐다. 그래서 그 때는 내가 없으면 안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일,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는 일은 찾지 못한 채)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보니 그 때 그 회사처럼 내가 없어도 잘 굴러가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것, 오히려 자리에 앉은 사람이 바뀌었다고 일의 체계가 바뀌는 회사는 일하기 불편한 회사라는 것을 알겠다. 직원 개개인의 개성이 존중되는 회사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개성도 발현될 수 있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이제서야 어렴풋이 깨달은 시스템의 힘을 진작부터 역설한 이가 있었다. 바로 <시스템의 힘>의 저자 샘 카펜터다. 그는 결코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가 아니다. 70년대 말, 대학 중퇴 학력으로 유유히 히피 생활을 즐기던 저자는 말이 좋아서 히피지 최저임금을 받는 육체노동을 전전하며 사는 현실을 비관하며 학교로 돌아갔다. 간신히 산림경비대원 학교를 졸업하고 열심히 돈을 번 끝에 전화응답 서비스 회사 '센트라텔'을 인수했다. 사업을 하면 전보다 잘 살 줄 알았는데, 현실은 달랐다. 한 주에 100시간 이상을 일해도 회사 매출은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병까지 얻고 아내와도 헤어졌다. 인생의 벼랑 끝에 몰린 저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스템이 문제다!' 그 때부터 저자는 보다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회사 경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전념했다. 그 결과 업무 시간은 100시간에서 단 2시간으로 줄었고 회사 매출도 늘었다. 건강도 되찾았고, 등산과 자전거, 스키 등 레저 활동도 즐길 수 있게 되었으며, 가정생활도 원만해졌다. 



인생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며, 우리가 알든 모르든(또 그게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각자의 시스템은 실낱이 되어 '인생'이라는 천을 만든다. 즉 당신의 시스템들이 모두 합쳐져 삶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면, 그 시스템들을 제대로 작동시키거나 작동시키지 못하면서 하루하루를 그럭저럭 살아왔을 것이다. (p.10)


우리 발목을 잡는 것은 '시스템'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인식의 결함'이다.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사건에 정신이 팔리면 통제할 수 있는 삶의 결함을 보지 못한다. 우리가 고통스러운 것은 세상이 불완전하기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시스템이 불완전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개인의 시스템은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삶의 사소한 부분까지 깐깐하게 살펴봐야만 성공과 마음의 평화, 즉 자유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점을 인식해야 한다. (p.53)



경영, 그 중에서도 조직 관련 책은 일반인들이 읽기에 어렵고 지루한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저자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해서 한결 읽기 쉽고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 시스템의 힘을 경영이나 업무뿐 아니라 개인의 일상 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저자의 경우 자신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스템 방법론을 적용했다. 저자는 건강 악화가 우울증 때문이라는 주치의의 말을 듣고 나서 한동안 우울증 치료를 위해 애를 썼다. 그러던 어느 날 문제의 원인은 스트레스라는 생각이 든 저자는 경영에 시스템의 원리를 적용해 성공한 것처럼 건강 관리에도 시스템의 원리를 적용했다. "내 몸은 작은 시스템들이 모여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는 주 시스템이었고, 그중 일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몇 가지 시스템들을 고치거나 없애버림으로써 스트레스 자체가 생기지 않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내부적인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인지적 방법론을 써서 나쁜 생각이 떠오르지 않도록 노력했다. (p.106)" 



저자처럼 건강 관리에도 시스템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고, 정리나 재무 관리에도 시스템 방법론을 쓸 수 있다. 정리의 경우, 먼저 각 물건의 위치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건을 사용하면 바로 그 자리에 가져다두는 것으로 원칙을 정하면 따로 정리할 시간을 낼 필요가 없다. 꼭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아침에 10분 또는 저녁에 10분, 이런 식으로 청소 시간을 고정해 놓는다. 시간을 내기도 어렵다면 어질러도 좋은 공간과 어지럽히지 않고 늘 깔끔하게 정리하는 공간을 구분해서 그 공간만 치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재무 관리의 경우, 최근 몇 년 동안 유행하고 있는 통장 쪼개기야말로 개인의 재무 관리에 시스템을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통장 쪼개기는 구체적인 목적이나 계획 없이 은행에서 만들어주는 대로 통장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급여 통장, 지출 통장, 저축 통장, 예비비 통장 등으로 통장을 구분해서 관리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렇게 통장을 나눠서 관리하면 따로 통장 정리나 가계부 정리를 할 시간을 낼 필요가 없고, 재무 관리도 훨씬 쉽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나는 진작에 정리와 통장 쪼개기를 통해 시스템의 힘을 경험한 터라 저자의 설명이 바로 와닿았다. 그렇다면 남은 숙제는 업무에 시스템의 힘을 도입하는 것. 저자는 조직 관리, 인사 관리, 재무 관리 등 회사 경영의 다방면에 있어서 시스템의 원리를 도입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사 관리에 시스템의 원리를 도입하는 방법이었다. 저자는 기존 인력의 관리뿐 아니라 신규 채용에 있어서도 시스템의 원리를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그 시스템이라는 것이 학력이나 지연, 인맥 등 기존 인사 관리에서 높게 평가해온 항목이 아닌, 지원자의 열정과 포부, 창의력, 능력 등 새로운 평가 항목을 많이 반영한 점이 신선하고 놀라웠다. 보통 열정과 포부 같은 항목들은 인사 담당자가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사기 쉬운데, 저자는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만들어서 누가 보아도 공정하다고 생각하게끔 신규 채용을 하고 있었다. 그저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시스템을 개발하고 더 나은 시스템으로 만들기 위해 개선하는 점이 좋았다. 이런 점은 우리나라 기업을 포함하여 많은 조직들이 새겨듣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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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
정은길 지음 / 다산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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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에 비해 나는 돈을 훨씬 적게 번다. 그나마도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을 때가 많아서 늘 아껴 쓰고 저축하지 않으면 안된다. 때로는 이런 내 처지가 싫다. 4,5천 원 하는 커피 한 잔 값이 아까워서 물만 마시고, 잘 버는 친구들이 두세 개쯤 가지고 있는 명품 가방 대신 길거리에서 산 만 원, 이만 원 짜리 가방으로 버티는 게 속상할 때도 있다. 그래서 궁금했다. 적게 벌어도 나보다 훨씬 많이 버는 친구들이 부럽지 않게 잘사는 방법이라는 게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잘산다'는 것의 정의부터 바로 해야 한다. 잘사는 게 하루에 4,5천원 하는 커피를 몇 잔씩 마시고 명품 가방을 몇 개씩 가지는 것이라면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꾸준히 노력해서 집을 산다든가, 여행이나 유학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라면 가능하다. <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의 저자 정은길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저자는 대학 시절에는 호주로 어학연수 가기, 결혼 전에는 내 집 장만하기, 결혼 후에는 아파트 대출금 갚기, 대출금을 갚은 다음에는 남편과 1년 동안 세계 여행을 할 자금을 마련하기를 목표로 세웠다. 그리고 오로지 그 목표만 바라보며 푼돈을 아껴서 목돈을 마련했고, 그 모든 꿈들을 이뤘다. 



푼돈도 쌓이면 큰돈이 된다.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말이라는 거 나도 안다. 하지만 진짜로 푼돈을 모아 큰돈을 만들어본 사람으로서 해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말이기도 하다. '그까짓 거'라고 하기엔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가 난다. 빵이 먹고 싶을 때 값비싼 브랜드의 빵 대신 저렴한 편의점 빵을 사먹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밥값을 줄이기 위해 도시락을 싸서 다닌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옷값을 줄이기 위해 옷을 직접 만들어 입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입은 지 10년 이상 된 옷들을 지금도 아무렇지 않게 입고 다니는가? 나는 그렇다. (p.39)



단, 그저 아낀다고 될 일은 아니다. 저자는 돈을 적게 들이면서도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는 방법, 즉 '저비용 고효율'로 사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대학 시절 저자는 영어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단돈 700만원(물론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이다.)을 들고 호주로 어학연수를 갔다. 어학연수 하면 비행기 표값부터 유학원비, 학비, 생활비 등등 돈이 많이 드는 게 보통인데, 저자는 유학원을 거치지 않고 직접 발로 뛰어 학원을 알아봤고, 비싼 학원 대신 저렴한 커뮤니티 칼리지에 다녔다. 그러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틈틈이 아르바이트도 하고, TESOL 학원에서 강사도 했다. 귀국할 때 보니 통장에는 놀랍게도 호주에 올 때 들고왔던 700만 원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어학연수 가서 돈 안 쓰고 영어를 배워온 셈이다. 신입 아나운서 시절에는 월급에 비해 옷값이 너무 많이 드는 게 속상해서 직접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도 학원이나 문화센터 같은 데서 배운 게 아니라, 집에 있는 옷들을 다 뜯어서 패턴을 연구하고 다시 만드는 식으로 '무식하게' 배웠다. 그 결과 웬만한 옷은 다 만들어 입는 수준이 되었고, 만든 옷을 남에게 팔기까지 했다. 그렇게 아낀 돈은 다른 데 쓰지 않고 고스란히 저축했다. 이번에도 돈 안 쓰고 멋진 옷을 많이 입게 된 셈이다. 재봉 실력은 예상 외의 곳에서도 빛을 발했다. 신혼 때 싼값에 마련한 소파를 직접 천을 갈아서 멋지게 바꿨고, 시부모님 댁의 인테리어도 해드렸다. 돌잔치, 생일 파티 등 선물할 일이 생기면 직접 만든 아기옷이나 수공예품을 선물했다. 받은 사람도 좋아하고 돈도 아끼고, 일석이조였다.



절약과 저축의 생활재테크에는 결코 드라마틱한 과정이 없다. 주식으로 몇 배 수익을 올렸다는 이야기와 비교한다면 지독하리만큼 지루한 재테크라고 볼 수 있다. 죽도록 지겹지만 효과는 틀림없는 절약과 저축의 노선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인생은 한 방' 정신으로 투자를 택할 것인가? 이는 어디까지나 스스로 선택할 일이지만 후자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절대로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하면 안 된다. (p.169)



재테크 하면 보통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 투자를 떠올리고, 그나마도 높은 연봉을 받는, 돈 잘 버는 사람들한테나 해당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거창하게 투자를 하지 않아도, 월급이 적어도, 그 월급을 아끼고 모아서 목돈을 마련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늘 아끼고 절약하는 생활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다행히도 나 역시 저자처럼 학창시절에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서 학비, 생활비를 마련한 경험이 있고, 지금도 옷이나 화장, 머리 등 겉치레를 하는 데 돈을 많이 쓰는 편이 아니다. (옷은 늘 SPA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고, 미용실도 일 년에 한 번 갈까말까 하고, 그 흔한 네일아트, 마사지도 받아본 적 없다.)  유일하게 돈을 많이 쓰는 게 책인데, 그마저도 남들이 학원 다니고 스펙 쌓는 것에 비하면 '저비용 고효율'이니까 괜찮은 것 같다. 그렇다면 문제는 저축을 하는 데 있어 동기부여가 될 만한 목표가 없다는 것과 아직도 지출에 거품이 있다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적게 벌어도 잘사는지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 실천을 해야겠다. (늘 실천이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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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본질 - 세계적 투자자들이 공유하는 성공 사업가의 4가지 핵심
앤서니 K. 찬 외 지음, 김인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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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영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인데, 시험 싫어하는 사람은 많아도 테스트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심리테스트부터 성격테스트, 뇌구조테스트, MBTI 테스트, IQ테스트(이건 아닌가?) 등등 수많은 테스트가 넘쳐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다른 건 몰라도 기업가, 경영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 테스트는 꼭 한 번 해보길 바란다. 바로 벤처캐피탈 회사인 큐볼 그룹의 CEO 앤서니 찬, 큐볼 그룹의 회장 리처드 해링턴, 컨설턴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린하트 그룹의 설립자 선옌 시에가 만든 기업가 적성 테스트(E.A.T)다. 이 테스트는 성공한 기업가와 사업 경영자에게 필요한 자질을 가슴(Heart), 두뇌(Smart), 배짱(Guts), 행운(Luck) 이렇게 네 가지로 분류하고 개인이 어떤 성향인지 파악하게 해준다. 나는 <승자의 본질>이라는 책에서 이 테스트를 해봤다.  



테스트 결과, 나는 두뇌(Smart)가 가장 뛰어난 자질인 것으로 나왔다. 두뇌 하면 보통 높은 학식과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책에서는 IQ로 측정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아닌 '사업적 두뇌'가 관건이라고 설명한다. 학식, 경험, 대인관계, 창의성 이 4가지가 조합된 것을 일컫는 사업적 두뇌는 평균 수준의 IQ를 지닌 사람도 후천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오히려 지적 능력, 학문적 두뇌가 너무 뛰어나면 기업가로 성공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높은 지식 수준을 추구하다보니 생각의 과잉, 조사의 과잉, 분석의 과잉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똑똑한 사람,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이 반드시 좋은 기업가가 되는 것은 아니며, 작은 지식, 적은 양의 정보를 가지고도 최대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기업가로서는 더 똑똑한 것이라고 한다.



옳아야 한다는 생각, 반드시 정답을 찾아내겠다는 마음이 학문적 두뇌가 뛰어난 사람들의 발등을 찍는 경우가 많다. ... 예전에 우리는 어떤 거래 과정에서 막대한 세금이 발생해서 이를 최대한 줄이려는 마음에 변호사를 만나 분석을 의뢰했다. 나중에 계산을 마치고 나서 보니 세금을 줄인 금액보다 변호사 비용이 더 많이 들었다. 똑똑한 척 하려다 한 방 맞은 셈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중용이 중요하다. (pp.82-3)



나의 두번째로 뛰어난 자질은 가슴(Heart)이었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애플의 故 스티브 잡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같은 이들이 바로 대표적인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먼저 발견했고, 남들이 차근차근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할 때 먼저 사업에 뛰어들어 고지를 선점했다. 혹자는 그들을 무모하다고, 준비성이 없다고 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사업을 마무리한 창업자의 70퍼센트가 계획 없이 일을 시작했다'(p.31)는 것을 아는가? 구글 CEO 래리 패이지 역시 '느리면서 좋은 결정은 없다. 빠르고 좋은 결정만이 있을 뿐이다."(pp.31-2)라는 말로 이들을 옹호했다. 하고 싶은 일을 진짜로 하는 것. 그것이 리더와 팔로워, CEO와 평사원을 가르는 기준이라는 것일까? 내 가슴은 지금 무엇에 가장 뜨거운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뜨거운 가슴으로 창업한 사람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한 열정과 목표를 잃지 않고 산다. 이들은 만지고, 보고, 듣고, 하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이들은 관습에 사로잡히지 않고 이상주의적 사고를 한다. 물론 이들에게도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안전이라는 버팀목에 기대지 않는다. 안전이 위협받는 순간까지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업가가 많다. (pp.34-5) 



기업가 적성 테스트(E.A.T)를 비롯해 각각의 유형에 대한 설명과 장단점, 개선 방법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좋았고, 경영자, 리더뿐 아니라 개인도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어떤 자질이 뛰어난지 알아보기 위해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유형마다 유명한 CEO와 대표적인 사례 같은 것도 제시되어 있어서 성공한 CEO의 유형과 리더십 사례를 공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책을 통해 알아본 '승자의 본질'이라는 것이 아주 특별한 몇몇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처럼 평범한 사람에게도 있고 개발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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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레시피 - 꿈꾸는 것만으로 달라지지 않는 나를 위한 6단계 액션 플랜
김수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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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멘토' 김수영은 내가 신작을 기다리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지금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여러 방송에 출연한 명사인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드물지만, 나는 그녀가 작가가 되기 전부터 그녀의 블로그(http://cyberelf00.blog.me)를 통해 존재를 알고 있었다. 명문대 출신에 골드만 삭스, 로열더치쉘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에서 재직한 경력을 지닌 그녀를 사람들은 '엄친딸'이라고 부르지만, 그녀의 인생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어린 시절 가난한 집안 형편을 비관하며 문제아, 자퇴생의 길을 걷고, 급기야 가출까지 했던 그녀는 서태지의 '컴백홈'을 듣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녀를 보는 세상의 눈은 결코 곱지 않았다. 그녀는 시골 마을의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으로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고 싶지 않았고,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의 무시와 조롱, 비난을 감내하며 결국 연세대 영문과에 합격했다. '도전 골든벨'에 출연하여 실업계 출신으로는 최초로 골든벨까지 울렸다. 대학 진학 후에도 공부하는 틈틈이 수십개의 알바를 하며 열심히 산 그녀는 수백 개의 지원서를 쓰고 여러번 불합격의 고배를 마신 끝에 골드만 삭스에 취업했다. 이제는 정말 '고생 끝 행복 시작'인 줄 알았던 그녀. 그러나 신체검사에서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녀의 몸에서 암세포가 발견된 것이다.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그녀는 이 일을 통해 그동안 쉼없이 달려오면서 놓친 것들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그 중에는 유학 가기, 부모님 집 사드리기 같은 현실적인 꿈도 있었고, 킬리만자로 오르기, 발리우드 영화 출연하기 등 쉽지 않아 보이는 꿈도 있었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 끝에 8년 동안 그녀는 70여 개국에서 48개의 꿈을 이뤘고, 그 과정을 <멈추지마, 꿈부터 써봐>,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등의 책을 통해 소개하며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블로그의 글과 그녀의 책 두 권을 모두 읽고,그녀가 출연한 방송을 빠짐없이 챙겨본 팬으로서 신간 <드림 레시피> 역시 출간 전부터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책에 대한 감상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역시 김수영이다!'. <멈추지마, 꿈부터 써봐>가 그녀의 지난 날들을 돌아보는 수기 형식의 책이고,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가 25개국에서 365명의 꿈을 인터뷰하며 '드림 멘토'로 거듭나는 내용의 책이었다면, 이번 <드림 레시피>는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 액션 플랜을 모두 여섯 단계로 정리했다. 



첫번째 단계는 '꿈의 메뉴 정하기'다. 나는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하고싶고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를 돌아보며 꿈목록을 작성하는 단계다. 나는 오래전에 그녀의 블로그를 보고 자극을 받아 버킷리스트를 작성한 경험이 있다. 총 45가지의 꿈 중에 현재까지 10개를 달성했고 나머지는 '진행중'이다. 10개의 꿈을 이뤘다는 것 자체도 뿌듯한 일이지만, 진행중인 꿈들을 볼 때마다 나태한 생활을 반성하게 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식으로 노력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되는 점이 좋다. 버킷리스트를 만드는 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니니 꼭 해보았으면 좋겠다. 두번째 단계는 '구석구석 나를 청소하기'다. 나는 이 파트가 참 신선했다. 방 청소하기, 건강한 신체 만들기, 마음의 상처 치유하기 같은 팁들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이제까지 그녀가 쓴 책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조언들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 나는 저자가 요가 강사 자격증 코스를 밟을 때의 일화가 인상적이었다. 몇 년 간 요가를 해왔지만 강사 자격증 코스는 결코 쉽지 않았다. 안되는 동작도 많고, 영어로 진행되는 해부학 수업을 쫓아가는 일도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좌절하지 않고 생각을 전환했다. '어차피 이 짧은 시간에 수천 년에 걸쳐 발전해온 요가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대신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다른 재능을 합쳐서 나만의 요가를 창조해보면 어떨까?' (p.104) 결국 그녀는 자신의 주특기인 살사댄스, 벨리댄스, 노래 등을 가미하여 김수영표 '판타지 요가'를 만들었다. 남들과 똑같이 경쟁해서 최고가 되기 어렵다면, 나만의 분야에서 스스로 최고가 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번째 단계 '레시피 작성하기'와 네번째 단계 '준비하기'는 꿈을 이루기 위해 본격적으로 노력하는 단계다. 그 중에서 나는 네번째 단계에 소개된 팁들이 좋았다. '돈을 좇아 살 것인가? 돈이 따라오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장에서 저자는 마크 알비온의 책에 소개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1960년부터 1980년까지 MBA 졸업생 1500명을 두 범주로 나누었다. A범주에 속한 사람들은 먼저 돈을 벌고, 즉 돈 걱정을 해결한 후에 그들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대답했다. 반면에 B범주에 속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관심 있는 일을 하다 보면 돈을 자연스레 따라올 거라고 대답했다. 1500명 중에 A범주에 속한 사람이 83퍼센트인 1245명, B범주에 속한 사람은 17퍼센트인 255명에 불과했다. 20년 후, 그들 중 101명이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런데 이 101명의 백만장자 중 A범주에 속한 사람은 1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100명은 모두 B범주에 속한 사람들이었다.' (p.202)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꿈과 상관없이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도 있고, 당장 꿈이 없어서 돈 버는 걸로만 만족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결코 일을 통해 만족감이나 성취감을 느낄 수 없을 것이고, 그 날 벌어 그 날 사는 생활로부터 벗어날 수도 없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처럼 보일지 몰라도, 하고 싶은 일, 해내고 싶은 일에 몰두하는 것이 효율성, 효과성 모두 우월하다. 



다섯번째 단계 '꿈을 조리하기'는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부딪칠 수 있는 시련과 고난을 이겨내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시험에 떨어진다거나 서류 지원이나 면접에서 불합격하는 등 객관적인 실패도 있을 수 있고, 스스로 자신감을 잃거나 무기력해지는 등 주관적인 실패도 있을 수 있다. 시험에 떨어지면 다시 보면 되고, 자신감은 회복하면 그만인데,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이 내 꿈을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되고 사사건건 무시하고 방해한다면 어떻게 할까? '친구나 이웃일 경우 안 보면 그만이다. 이런 사람들과 보낼 시간에 당신의 꿈을 이미 이룬 사람을 만나러 다니면 되는 것이다. 나 역시 예전에는 학교 친구들이 전부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친구들은 만나는 횟수가 줄었다. 대신 사회에서 만난 창업가, 모험가, 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진취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나 내 꿈을 응원해주는 사람들 위주로 만나게 되었다. 만일 이 좀비들이 어쩔 수 없이 계속 봐야 하는 학교 선생님이나 직장 동료라면 최소한의 공적인 관계만 유지하고 그들의 부정적인 이야기는 한 귀로 흘려버려라. 만일 그들이 당신의 가족이라면 당신 스스로 그들의 꿈멘토가 되어보자.' (p.248) 다른 사람의 꿈멘토가 된다? 여섯번째 단계 '함께 즐기기'에 그 팁이 나와 있다. 꿈을 이루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나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나의 꿈이 이루어졌다면 거기서 그치지 말고 남의 꿈도 이루어지도록 도와주고 지지해줘보자. 책에 여러 가지 사례가 제시되어 있는데, 나는 거기에 '팬덤 문화'를 보태고 싶다. 팬덤 문화 중에서도 아이돌 그룹 팬덤을 보면, 물론 그 중에는 사생팬 문제라든가 청소년 탈선, 범죄 같은 안좋은 측면도 있지만, 대부분의 올바르고 건전한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응원하는 아이돌 그룹의 성공을 보면서 자신도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H.O.T 등 1세대 아이돌 그룹의 팬이었던 사람들 중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많은 것도 같은 이유가 아닌가 싶다.   



요즘들어 부쩍 이제까지 해온 일에 의욕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렇게 머리와 마음에 자극을 팍팍 주는 책을 만나서 참 반가웠다. 조언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라서 당장 일상 생활에 적용해보고 시도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그녀의 블로그와 책, 방송을 통해 나의 삶의 모습과 태도가 많이 바뀐 것처럼, 이번 책을 통해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책 말미에 실린 '감사의 글' 중에 책이 나오기 전에 먼저 원고를 읽고 조언을 한 독자위원회 위원들의 이름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에 낯익은 이름이 있어서 수소문을 해보았더니 역시 내가 아는 사람이 맞았다. 몇 년 동안 연락을 못하고 지냈는데, 이 책을 통해 오랜만에 소식이 닿은 것이다. 놀랍게도 그는 몇 년 동안 해온 일을 그만두고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며 이 책의 조언을 실천하고 있는 상태였다. 사실 그가 그런 꿈을 가지고 있는 줄조차 몰랐는데, 안정된 길을 포기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했다는 것, 그리고 그 꿈이 나의 꿈과 너무나도 비슷하다는 것이 너무나도 놀랍고 신기했다. 기쁜 한편, 나는 지금 의욕도 나지 않고 보람도 나지 않는 일에 몸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회의감이 들었다. 돈 때문에, 안정감 때문에, 사회적인 평판이나 이목 때문에 일을 고집하고 있는 거라면 잘못이 아닐까. 그를 따라, 김수영을 따라, 나도 내 꿈을 <드림 레시피>에 소개된 레시피대로 조리하고 싶다.



만 원짜리 지폐가 흙탕물에 떨어졌다고 해서 만 원의 가치를 잃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돈이 더럽혀졌다고 찢어버리거나 태워버리는 순간 만 원은 사라진다. 어떤 일을 겪었든지 간에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고 최고의 인생을 살 자격이 있다.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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