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나쁜 운을 좋은 운으로 바꾸는 방법 - 인생 멘토가 들려 주는 삶의 지침서
이재수 지음 / 투데이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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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책 읽기는 '대화'다.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저자 또는 등장인물과 만나는 것이 나에게 있어 책 읽기의 의미이며 목적이다. 그래서 가능한 한 선입견이나 편견은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대화를 할 때 귀와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내 인생 나쁜 운을 좋은 운으로 바꾸는 방법>은 책을 펼치자마자 선입견이나 편견이 들었다. (주)DHP제약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저자 이재수는 이름이 잘 알려진 명사도 아니요, 자기계발 전문 강사나 작가도 아니다. 게다가 비슷한 내용의 자기계발서가 흔해서 차별점을 찾기도 어려웠다. 제목만 보고 너무 큰 기대를 한 것일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그래도 인생 선배의 가르침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읽었다.

  

 

끝까지 읽어보니, 다행히도 이 책에는 단점들을 보완할 만한 장점들이 몇 가지 있었다. 첫째는 저자의 연륜, 경험이다. 예를 들면 필자는 '재수'라는 이름 때문에 어릴 때부터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는데, 스스로 '재수 좋은 재수'로 정하고 '나와 같이 있기만 하여도 재수가 좋다'고 정의하니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무시할 수 있게 되었고, '재수없다'는 말을 들어도 '저 여기 있거든요' 하면서 여유롭게 받아 넘길 수 있게 되었다. 저자가 직접 겪은 경험담을 읽고나니 자신의 정체성은 스스로 규정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메시지가 더욱 마음에 와닿았다. 사업체를 몇 개씩 거느린 사장님이라서 여유롭게 사셨을 줄 알았는데,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한 아들과 다른 가족들을 외국으로 보내고 오랫동안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셨다는 대목을 읽고 마음이 아팠다. 그런 위기를 겪으셨기 때문에 행복, 긍정의 힘 같은 주제에 이끌리신 게 아닌가 싶다.

 

 

둘째는 기쁨, 즐거움, 행복, 감사 등 감정의 문제를 신체의 문제로 연결한 점이다. 흔히들 감정과 신체는 별개라고 생각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의 온도가 떨어지고, 몸 온도가 떨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병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감정과 신체는 깊게 관련되어 있다. 저자는 큰 병에 걸리기 전에 심호흡법과 족욕, 반신욕, 요가 등 생활 속에서 틈틈이 건강을 챙기라고 조언한다. 이런 생활 습관을 들이면 신체 건강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 기분 전환,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오랫동안 제약회사를 경영한 경험을 지닌 필자이니 믿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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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 10색 글로벌 커리어 - 낯선 곳에서 남부럽지 않게 일하기
안홍석 외 지음 / 이콘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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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기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노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움직임이다. (중략) 최근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외국어 구사 능력과 해외 경험,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은력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역도 동남아시아, 동유럽, 남미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고, 산업군도 기존의 제조업뿐만 아니라 식품,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금융, 외식 프랜차이즈 등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분야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렇게 이미 국내에서 경쟁력이 입증됐거나 향후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 직종이 해외로 진출함에 따라 현지에 적합한 역량과 경험을 갖춘 국내 인재들을 채용하는 취업 시장의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p.269) 

 

 

해외 취업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단순히 국내 취업이 어려워서라기 보다는 넓은 시야와 도전정신을 지닌 청년들이 많아졌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10인 10색 글로벌 커리어>에 나오는 10인의 청년들만 봐도 그렇다. 이 책에는 온갖 도전과 시행착오 끝에 해외 취업에 성공한 대한민국 청년 10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중 국내 대학을 졸업한 국내파는 일곱 명, 외국 대학을 졸업한 해외파는 세 명이다. 국내파는 주로 대학 졸업 후 외국 대학원을 거쳐 외국 기업에 취업하거나, 국내 기업에서 일하다가 외국 기업으로 이직했다.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직장인 모두에게 해외 취업의 기회가 열려있는 셈이다. 



이들이 취업한 분야를 살펴보면 가장 많은 것이 재무, 회계이며, 인사(HR)가 두 명, IT, 마케팅, 보험, 부동산, 건축 등이 각각 한 명씩이다. 전체적으로 동양인 특유의 손재주와 뛰어난 계산 능력, 꼼꼼함과 성실함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만, 문과와 이과 모두 도전할 수 있다. 어학 실력 역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내파도 많거니와, 이 중에는 토익 300점에서 시작한 사람도 있다. 영어 말고도 일본어, 중국어 등 다른 외국어를 살릴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취업하기 훨씬 전부터 치열하게 준비했다는 것이다. 대부분 대학 1,2학년 때부터 인턴, 아르바이트, 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학점 관리와 병행하며 진로를 탐색했고, 대학원 준비와 자격증 취득 등 본격적인 준비도 일찍 시작했다. 심지어는 고등학교 때 이미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취업의 꿈을 품은 사람도 있다. 취업 후에도 자신의 적성과 열정, 꿈에 꼭 맞는 직장을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어렵게 국내 유명 대기업에 들어갔으나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 다른 직장을 구한 사례도 있고, 직장에 다니면서 대학원을 다니거나 자격증을 취득해 다른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하기도 한 사례도 있다. 



대학 생활과 취업 준비 과정, 업무 내용, 경력 관리 등이 상세히 소개되어 있고, 외국어 공부 방법, 자격증 소개, 기업문화 등 귀중한 팁도 많이 나와 있어서 좋았다.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너무 안일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 모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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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연습 - 서른이 넘으면 자기 마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
황상민 지음 / 생각연구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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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를 두고 '대학교수 황상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학교수라는 것이 나를 정의해줄 수는 없다. 내가 대학을 떠나는 날 대학교수 황상민이라는 존재는 무의미하다. 관계란 그렇게 내 이름 앞에 수식어를 달아주는 꼬리표 같은 것이라 떼고 나면 그만일뿐, 영원하거나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관계 속에서만 자신을 규정한다. 관계를 떠나서는 자신을 말하지 못한다. 우리는 '넌 누구냐'는 질문에 누구의 아들, 어느 회사의 과장, 누구의 선배로 자신을 설명하는 일에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 '모차렐라 치즈 샌드위치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점심으로 먹는 사람', '데미언 라이스의 내한공연을 챙겨보는 사람'으로 설명할라치면 '뭐야!' 싶은 표정으로 다시 한 번 쳐다본다. (p.44)

 

  

올해는 팟캐스트 방송을 참 많이도 들었다. 어느새 50회를 넘긴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시작으로 <손미나의 여행사전>, <라디오 책다방> 등 참 많은 방송을 들었다. 그 중에서 현재 가장 재미있게 듣고 있는 방송은 <벙커1 특강>이다. <성시경의 FM음악도시>에 나오실 때부터 애정해 마지않던 정신건강과학과(맞나? 쓸 때마다 헷갈린다) 전문의 김현철 선생님이 나오신다는 말을 듣고 여름에 듣기 시작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강신주 선생님 강의도 듣고, 꿈 해설하는 고혜경 선생님 강의도 듣고, 임경선, 목수정 등 평소 좋아하던 저자들의 특강까지 챙겨듣는 팬이 되었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는 <벙커1 특강>보다 예전에 방송된 것이라고 해서 안 듣고 있었는데, 어제 읽은 <독립연습>의 저자인 황상민 교수님도 'No 상담' 코너의 게스트로 나오셨다고 해서 부랴부랴 오늘부터 듣기 시작했다. 

 

 

<독립연습>은 'No 상담'의 내용을 엮은 책이다. 방송과 내용은 비슷한데 맛은 다르다. 방송은 상담 내용이 소리로 직접 전달되기 때문에 생생하게 다가오는 반면, 책은 활자로 정제되어 있기 때문에 생각할 여지를 준달까. 무엇보다도 책에는 그동안 내가 황상민 교수님의 책을 여러 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르고 있었던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다. 워낙 이력이 화려하고 매체에도 많이 나오셔서 편안한 삶을 살아오신 줄로만 알았는데, 학창시절부터 문제아(?)임을 자처했던 자기 자신을 연구하기 위해 심리학과에 진학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부모님의 뜻을 거스르고 심리학과에 진학했고, 안 좋은 학점으로 남들 다 말리는 유학을 다녀왔으며, 키가 작고 못생겨서 내심 포기하고 있던 연애에까지 성공, 결혼도 했다. 이 정도면 남에게 'Yes' 대신 'No'라고 말하라는 'No 상담' 전문가, '독립'연습의 저자로 불릴 자격이 있지 않나 싶다.

 

 

저자는 현재 2,30대 젊은이들이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밥벌이에 발목을 붙잡히기 일쑤인 이유는 독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서 독립이란 경제적인 독립보다는 부모, 형제, 연인, 친구 등 타인에 대한 의존, 남의 시선이나 사회적 관습, 대중매체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적, 정서적 독립의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모든 심리학은 내가 누구인가를 아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고 설명한다. 성공하고 싶다면, 행복해지고 싶다면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 내 욕구, 내 기대를 모르는데 어떻게 성공을 하고 행복해질 수 있겠는가? 저자는 그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연구자의 지시에 따라 앞에 놓인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렸다가 먹은 아이들의 학업 성적이 기다리지 않고 먹어버린 아이들의 학업 성적에 비해 높았다는 내용의 실험)'의 예를 들며 "마시멜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내가 좋아하지 않으면 길거리의 돌멩이나 다름없다." (p.187) 라고 조언한다.

 

 

책에는 진로, 취업, 연애, 결혼, 가족 등 다양한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대부분 한번쯤 고민해봤거나 고민하고 있거나, 친구나 선배, 후배의 입으로 들어본 것들이다. 가령 미대에서 원하는 영화미술을 계속할지, 아니면 부모님이 원하는대로 공무원시험 공부를 할지 고민하는 대학생이 있다. 저자는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든가, 일단 경제적, 직업적 안정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되어서 나중에 미술을 하라는 식의 조언을 하지 않는다. 고민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둘 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돌직구를 던진다. "내게 있는 무언가를 쓰지 않고 버려두었을 때 아무런 삶의 희망을 느끼지 못한다면, 바로 그 '무언가'가 내 재능이다." (pp.249-51) 간절히 하고 싶은 일이라면 부모님이 뭐라든, 돈이 잘 안 벌리든 벌써 하고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에 부모님 몰래 만화책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독립, 나는 잘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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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 - 스스로를 탐나는 인재로 만드는 실리콘밸리 CEO들의 경력관리법
리드 호프먼 & 벤 캐스노차 지음, 차백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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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업가와 직장인들이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를 바란다. 업무는 물론 여가 시간에도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며 최고가 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최고가 되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들은 어떻게 최고가 되었을까? 남들보다 일을 더 잘해서? 자기계발을 성공적으로 해내서? 그 덕도 있겠지만, 세계 최대 비즈니스 SNS 링크드인의 공동설립자 리드 호프먼은 저서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를 통해 업무능력이나 자기계발보다 중요한 건 '인맥'이라고 충고한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자 중 한 사람이자 베스트셀러 <린 인>의 저자인 쉐릴 샌드버그를 예로 들 수 있다. 의사 출신으로 개발도상국의 공중보건사업에 종사하던 부모님을 본받아 일찍이 국제구호활동에 뜻을 품은 그녀는 경제학과 졸업 후 바로 세계은행에 취직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깨닫고 그만둔 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진학, 맥킨지 경영컨설팅에서 일했다. 그런 그녀를 워싱턴 DC에 입성시킨 사람이 바로 경제학과 재학 시절 그녀의 지도교수였던 래리 서머스다. 클린턴 정부의 재무부장관으로 취임하면서 제자인 그녀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임기가 끝난 후 그녀는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의 제안을 받고 구글에 입사했으며, 몇 년 후에는 마크 주커버그의 제안을 받고 페이스북에 들어갔다. 그녀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그녀 자신의 능력과 이상이겠지만, 민간 기업에서 정부로, 정부에서 실리콘밸리로 커리어를 180도 전환하는 데에는 인맥의 도움이 컸다.

 

 

인맥으로 성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듯이 먼저 자신만의 기술이나 경험, 강점 등을 알아낸다. 그 다음에는 커리어 플랜을 짠다.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별개인 경우가 많은데,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과 경험, 강점으로는 '할 수 있는 일' 밖에 할 수 없다. '할 수 있는 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쉐릴 샌드버그의 경우처럼 인맥이 필요하다. 온, 오프라인 할 것 없이 꾸준히 자신을 알리고 기회를 찾는다. 다행히도 이메일, 블로그, SNS 서비스 등이 활성화된 지금은 인맥을 찾고 활용하기가 매우 쉽고 편하다. 기회가 오면 붙잡고 리스크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인맥은 모두가 제출하는 이력서에 덧붙여 하나 더 제출할 수 있는 '또다른 이력서'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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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힘이 되는 아빠의 직장 생활 안내서 - 직장 선배들은 가르쳐 주지 않는 18가지 업무 노하우
김화동 지음 / 민음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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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대학자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가족과 친지,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는 정약용이 자식들에게 쓴 글도 다수 실려 있는데, 몸가짐도 바르게 하라, 책읽기를 게을리 하지 마라 등 훈계를 하는 대목이 대부분이지만, 오랫동안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을 험한 세상을 내놓는 아비로서의 애처로운 마음이 곳곳에서 묻어나 독자이자 자식된 사람으로서 참 애틋했다.

  

 

김화동의 <딸에게 힘이 되는 아빠의 직장 생활 안내서>를 읽으니 그 때 그 애틋한 마음이 다시 들었다. 1980년 행정고시 합격 후 경제기획원, 기획재정부 등을 거쳐 차관급 고위직으로 퇴직한 저자는 32년 간 정부 부처에서 여러 요직을 거친 관료 출신답게 자기관리와 사회생활에는 통달했지만, 가정에서는 세 딸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느끼기 일쑤인 평범한 아버지다. 사회생활만큼은 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몇 마디 조언을 하거나 편지로 써 주던 저자는 둘째딸의 취직에 맞추어 딸이 회사 생활에 잘 적응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평소 생각해 오던 요령을 열여덟 가지로 압축하여 책으로 다듬었다. 생각과 계획에 집중하라, 타인의 기대를 넘어서라 등 사회생활 선배로서 냉정하고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는 대목이 많지만, 곳곳에서 딸이 조금이라도 사회 생활에 덜 치이고 덜 고생하기를 바라는 애틋한 부정(父情)이 느껴져 뭉클했다. 

 


"반드시 출근 시간 15분 전에는 사무실에 도착하는 습관을 생활화해라." 라고 조언하는 저자는 업무를 시작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상하게 알려준다. 먼저 매일 처리해야 할 업무의 리스트를 약 10개 정도 만든다. 그 다음에는 우선순위를 정해 각 업무에 1부터 10까지 순서를 매긴다. 1부터 시작해서 차례로 업무를 처리한다. 업무를 끝내지 못한다고 해서 초조해하지 않는다. 우선순위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남은 일은 다음 날 처리한다.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져라 p.22) 신입사원이라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에는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업무에 관련된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다.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동료들과 잡담을 하면서 시간을 흘려 보내서는 안된다. 하루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에는 그날 한 일을 되돌아보는 것이 좋다.



회사의 고객과 회사원의 고객은 다르다, 회사원의 1차 고객은 상사이므로 상사의 요구에 맞추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라는 조언도 인상적이었다. "너의 고객은 바로 위(직근) 또는 2단계 위(차상위)의 상사이다. 만약 네 위에 과장이 있고 부장이 있다면 그들이 1차 고객, 즉 핵심 고객이다. 때에 따라서는 지휘 계통상에 있는 임원도 포함될 수 있다." (p.53) 이제까지 회사든 회사원이든 같은 고객을 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회사원의 1차 고객은 재화나 서비스의 이용자가 아닌 직속 상사라고 하니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처럼 충격적이다. 고객을 모시듯 상사를 모신다고 생각하면 직장 생활의 많은 것이 바뀔 것이다. 보고를 함에 있어서도 내 주장보다는 상사가 원하는 바를 먼저 생각할 것이고, 업무 시간이든 그 외 시간이든 상사를 비롯한 팀웍을 우선할 것이다. 직장 내 인간관계 중에서도 상사와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재 부하의 입장이라면 앞으로 고객을 모시듯 상사를 모셔보면 어떨까. 직장 생활이 많이 편해질 것이고, 잘하면 업무 성과와 인사에서도 득을 볼 것이다.



자기계발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독서는 자신에 대한 R&D 투자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적어도 2주에 한 번은 서점에 들르고, 월급의 3퍼센트는 책을 사라고 조언한다. 책을 고르는 팁은 이렇다. "분야나 주제에 관련해선 자신의 취향에 따르면 무난하다고 생각된다. 저절로 손이 가는 책, 읽으면 재미 있는 분야, 술술 페이지가 넘어가는 책을 선정하면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 책의 주제가 대체로 네가 흥미 있는 분야라는 사실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것이다. 물론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야의 책은 재미 여부와 관계없이 정해야 하고, 덧붙여 소설이나 시를 비롯해 다양한 인문학 서적을 많이 읽기를 권한다." (pp.237-8) 책을 읽었으면 글을 써보는 것도 좋다. 혼자 쓰는 것도 좋지만 사내 인트라넷이나 소식지에 글을 실어보는 것도 좋다. 글쓰는 방법은 종합지와 경제지를 최소한 한 가지씩은 정독하며 익히자.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한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사회초년생들이 처음 입사해서 어려움을 느끼는 문제 중 하나가 회식이다. 일이 끝나면 가능한 한 빨리 회사를 떠나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회사에서 제일 막내인 신입사원이 업무의 연장선상이라는 말도 있는 회식을 빠지는 일은 여간해선 허용되지 않는다. 저자는 "책이나 경험에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에게서 배우는 것은 그보다 더 가치가 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은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다." (p.150) 라며 다른 사람들과 식사하는 자리를 피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술을 못 마시는데 권유받은 경우에는 "술자리가 불편해도 첫 잔은 예의상으로라도 받아 놓고 천천히 오랫동안 마시면서 '지금 마시는 중이다'라는 느낌만 보여줘도 된다."(p.216) 라고 조언한다. 무뚝뚝한 우리 아버지도 회식이든 술자리든 안 좋아하는 나를 보며 이런 마음이 드셨을까? 아버지의 속깊은 정이 오늘따라 더 푸근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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