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움직이게 하라 - 살아있는 조직을 만드는 시스템의 힘
김종삼 지음 / 더난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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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를 맞이해 새해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다. 새해에는 아침형 인간이 되자, 다이어트 하자, 외국어 공부 하자 등등... 그런데 계획을 세워도 막상 실천에 옮기기는 어렵다. 계획을 세워도 작심삼일에 그치는 이유, 좋은 걸 알면서도 행동하기 어려운 이유, 대체 무엇일까?



<스스로 움직이게 하라>의 저자 김종삼은 기업체 직원이나 공무원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온 국내 최고의 시스템 전문가다. 저자는 아무리 열정을 다해 강의를 해도 교육생들이 강의실을 나가는 순간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나 강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했고, 생각을 넘어 행동까지 바꾸게 하려면 그 사람이 스스로, 저절로 행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착안했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라고나 할까.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바로 시스템이다. ... '저절로 되게 하라'는 시스템의 원리를 알고 나면 주변의 모든 것을 시스템으로 바꿀 수 있다.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규칙을, 때로는 장치를 만들면 된다." (p.26)



시스템 대신 규칙, 습관 같은 단어로 바꿔서 생각하면 훨씬 쉽다. 크게는 법률이나 관습, 도덕도 시스템이고, 회사의 규칙인 사규, 학교의 규칙인 교칙도 시스템이다. 하루에 양치질 세 번 하기, 지각하면 벌금내기, 외출할 때 쓰레기 봉투 가지고 나가기 같은 소소한 룰도 시스템에 포함된다.



작심삼일, 알면서도 안 하는 '병 아닌 병'에 걸렸다면 시스템의 힘을 빌려보는 것은 어떨까? 매일 아침 늦잠을 자서 고민이라면 21일 동안 진행되는 늦잠꾸러기 탈출 프로그램에 가입해 보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21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늦잠 안 자기에 성공하면 회비를 고스란히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하루 늦잠을 잘 때마다 1만원을 내야 한다. 1만원이 아까워서라도 늦잠을 안 자게 될 것이다. 수업료를 지불한 다음 일정대로 강의를 듣거나 목표 점수를 받으면 수업료의 일부 또는 전액을 환급하는 외국어 강의, 자격증 강의 환급 코스도 같은 원리다.



정리, 청소도 마찬가지다. 정리의 달인, 청소의 달인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비결은 간단하다. 먼저 필요없는 물건은 싹 다 버리고, 물건마다 자리를 정하라. 이 물건은 여기, 저 물건은 저기에 둔다는 것이 일단 한번 정해지면 찾기도 편하고 치울 때도 더 생각할 것 없이 가져다 놓으면 된다. 이것도 시스템을 활용하여 생활을 바꾸고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한 예다. 



백 마디 말, 천 번의 결심보다 나은 시스템의 힘으로 새해에는 새로운 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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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책 읽기 2 - 뚜루와 함께 고고씽~ 베스트컬렉션 인문.교양.실용편 카페에서 책 읽기 2
뚜루 지음 / 나무발전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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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블로그에 서평을 쓰고 있는 나는 남이 쓴 서평을 읽을 때 마음이 결코 편하지만은 않다. 나는 왜 이 대목을 놓쳤을까, 더 깊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이 사람처럼 좋은 글을 쓰지 못할까 등등 자꾸만 비교하게 되기 때문이다.


채널예스의 대표 코너, 북 카툰 <뚜루와 함께 고고씽>을 볼 때 특히 그렇다. 몰랐거나 알고도 안 읽은 책을 읽고 싶게끔 소개해 주는 것은 물론, 이미 읽은 책의 미처 발견하지 못한 대목을 짚어내는가 하면, 자신의 일상 또는 경험, 관찰과 엮어내는 솜씨 또한 훌륭하다. 무엇보다도 대단한 점은, 글만 쓰기에도 힘들고 버거운 나와 달리 저자는 그림까지 그린다는 것! 글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책의 감동을 그림으로 전할 수 있는 저자의 재주가 부럽고 또 부럽다.


"'책 고르기'에 성공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그보다 많은 책이 자신을 거쳐가고 나서야 비로소 서서히 자신감이 생긴다." (p.7)


'요즘 나는 통 독서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저자의 고백이 무색하게, 이 책에 소개된 책만 서른다섯 권이다. 게다가 고른 책들이 어쩌면 이렇게 내 취향과 맞아 떨어지는지. 맨처음 소개된 책은 무려(!!!) 나의 애(愛)작가, 김연수의 <지지 않는다는 말>이다(저도 참 좋아하는 책인데요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읽고 첫눈에 김연수 작가에게 반해버린 나와 달리 오랫동안 작가를 오해하고 있었다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김연수를, 그리고 에세이의 매력을 재발견했단다. "지지 않는다는 건 결승점까지 가면 내게 환호를 보낼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는 뜻이다. 아무도 이기지 않았건만,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그 깨달음이 내 인생을 바꿨다" (p.21) 오래 전 밑줄을 그었던 문장을 다시 발견하니 어찌나 뭉클하던지. 저자가 읽기에 김연수 작가의 소설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이어지는 김현진의 <뜨거운 안녕> 편에서는(토이의 노래 제목과 같다!) '막 살았다' 싶을 만큼 뜨거웠던 작가의 생애를 보며 나는 코앞으로 다가온 20대 마지막 해를 어떻게 잘 보낼까를 고민했다. 저자는 어떤 20대를 보냈기에 이 책을 읽으며 '그날의 뜨거웠던 안녕을 기억'한 것일까? 이것 또한 궁금하다. 서경식의 <나의 서양음악 순례> 편에서는 "개개인의 인생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일찍 그 운명이 결정돼버리는 게 아닐까. 그 갈림길은 뭐니 해도 먼저 음악이나 미술 등에 대한 기호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p.139) 라는 문장을 읽고, 음악과 미술뿐 아니라 책에 대한 기호 역시 인생을 결정한다는 생각을 하며 밑줄 쫙. 표지가 깜찍한 아사오 하루밍의 <3시의 나> 편에서는 "책이란 건 좋은 페이지가 한 장이라도 있으면 사야 되는 거예요." (p.212) 이 문장에 크게 감복, 문장을 또 한 번 쫙 그었다.


이외에도 좋다는 평만 듣고 읽지는 못한 최지윤의 <옥수동 타이거스>, 김동영의 <나만 위로할 것>, 이병률의 <끌림>,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폴 스미스 스타일>, <하비비> 같은 책들을 위시리스트에 고이 추가했다. 한 해 동안 저서를 애독한 것은 물론 라디오 상담과 팟캐스트 강연까지 열심히 들은 김현철 선생님의 <울랄라 심리 카페>가 소개된 것을 보고 반가웠고, 역시 올 한 해 열심히 읽은 요네하라 마리의 책들 중 <교양 노트>가 소개된 것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다. 저자의 '강추' 도서들과 함께라면 올 겨울이 결코 춥지도 쓸쓸하지도 않을 것 같다.


"'꾸준히'라는 습관과 관심만 있다면 '독서만큼 값싼 오락'도 없다고 생각해요." (p.9)


독서가 취미가 아닌 '특기'가 되어가는 현실을 개탄하는 저자는 '독서만큼 값싼 오락'도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꾸준히 책을 읽고, 치열하게 글을 쓰고, 정성들여 그림을 그리는 저자같은 애서가에게, 단언컨대 독서는 결코 값싸지도, 오락에 불과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읽기를 (가격만 따지는 '호모 이코노미쿠스'들을 위해) 값싸다고, (놀거리만 찾는 '호모 루덴스'들을 위해) 오락이라고 말해야 하는 애서가의 현실이 애처롭다. 그러나 독서가 특기인 덕분에 이 알찬 데다가 재미있기까지 한 책을 오롯이 독차지할 수 있는 나는 행복할 따름이다. 책을 사랑하여 행복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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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와 구글에서 내가 배운 것
이시즈미 토모에 지음, 이부형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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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활발하게 블로그를 운영하는 고등학생, 대학생 블로거들을 볼 때마다 나도 학교 수업이나 대외활동 경험, 아르바이트 정보 등을 기록으로 남겨둘 걸 그랬다 싶다. 어떤 수업이 좋았는지, 어떤 대외활동에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어떤 요령이 필요한지 등을 기록해두었다면 나도 나중에 그걸 보고 과거를 회상할 수 있어서 좋고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줄 수 있어서 좋았을텐데, 그 기회를 놓친 게 너무나도 아쉽다.


이런 생각은 <하버드와 구글에서 내가 배운 것>을 읽으며 더욱 강해졌다. 저자 이시즈미 토모에는 고등학생이던 열여섯살 때 혼자 미국으로 유학, 오바마 대통령의 모교인 옥시텐탈 칼리지 졸업 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MBA를 취득했다. 그 후에는 구글 본사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실리콘밸리에 미국 고용시장의 문제 해결을 위한 사이트 JobArrive를 창업하여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은 저자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과 구글에서 배운 것을 담은 일종의 '졸업 후기', '퇴사 후기'다. 재학 당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교육 환경과 수업 분위기 등은 어땠는지, 재직 당시 구글의 업무 환경과 회사 분위기 등은 어땠는지 등이 진솔하게 쓰여 있어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진학과 구글 취업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이곳은 진지한 사람들을 위한 진지한 장소다" (p.17)


먼저 저자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대해 "'인생을 좋으면서도 행복한 것'으로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을 가르쳐 준" 곳이라고 회상한다. (p.9)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수업 방식부터 한국, 일본과는 다르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교수가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수업이 대부분인데 반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학생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토론식 수업이 전부다. '교수는 거들 뿐'이라고나 할까? 이런 방식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정해진 답'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자기만의 정답을 찾아 인생을 움직여가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뿐만 아니라 타인을 이기는 공부가 아닌, 타인에게 맡기는 능력을 배우는 공부를 한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도 이제는 소위 '팀플'이라고 불리는 팀 과제가 많지만,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수업과 과제 모두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타인과 협력해서 해야 하는 것이 많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남에게 맡기는 방법, 여러 사람과 조화롭게 일하는 방법을 배운다. 등수, 서열, 경쟁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교육과는 사뭇 먼 모습이다.


학생들의 성향과 분위기 또한 다르다. 세계 최고의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인 만큼 경쟁심이 강하고 남을 이기고 지배하는 것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자신이 상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취지향형 인간이 더 많다고 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내면의 소리를 따르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하버드 출신 중에 남의 밑에서 일하는 직장인, 회사원보다 사업가, 경영자가 많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일을 즐기지 않으면 평가받지 못한다" (p.217)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졸업 후 100여 개 회사에 구직활동을 한 끝에 구글 본사 취업에 성공한 저자에게 구글에서의 생활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먼저 구글에서 저자는 "몰라요!"라고 말해도 부끄럽거나 창피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 구글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직원 모두가 사용자의 마음이 되어 사용자가 뭘 필요로 하는지, 뭘 모르는지, 뭘 어려워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 있으면 숨기거나 아는 척 하지 말고 당당하게 밝히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서도, 회사를 위해서도 좋다.
  

공과 사를 구별할 필요 또한 없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직원은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는 것은 물론, 공을 위해서는 사를 버리는 것도 개의치 말 것을 강요받는다. 구글에서는 다르다. 자신의 사적인 모습과 생활을 가감없이 밝혀도 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오히려 장려된다. 회사에서 여직원들끼리 집안일 이야기를 해도 안좋게 보는 사람 하나 없다. 이 점은 참 미국적이다.


올바른 선택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일단 한 번 해볼 것을 권유하는 분위기도 좋았다. 해 본 적 없다, 전공이 아니다, 잘 모른다는 이유로 거절하거나 기피하면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저자는 구글에서 낯선 분야에 도전해 보기도 하고, 스스로 스터디를 조직하기도 하면서 새롭게 시도하는 재미를 배웠다. 도전을 장려하는 분위기야말로 구글이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된 비결이 아닐까 싶다.
 

"자기가 성취하지 않으면 자신의 파이도 사회의 파이도 커지지 않습니다." (p.157)


저자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했다고 해서, 구글 출신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이런 가르침과 배움을 실천하면서 사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와 능력이며, 그것을 갖춘 사람이 하버드에서 교육을 받고 구글에서 일하는 기회를 얻었을 때 비로소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충고한다. 만약 나라면 하버드의 토론식 수업과 구글의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견뎌낼 수 있을까? 대답이 No라면 명문대라고, 유명 기업이라고 우러러보기 전에 자기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일하며, 어떻게 자기계발을 하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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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컴퍼니 - 두 개의 월급을 만드는 퇴근 후 회사
박병주.김주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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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따르면 '당신이 직장에서 느끼는 체감정년은 몇 살인가?' 라는 질문에 직장인의 52퍼센트가 '37~40세'라고 답했으며 '46세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8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이십대 초중반에 처음 입사하고, 최근에는 이십대 후반 또는 삼십대 초반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작 십여 년 후인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을 정년으로 예상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일까? 오랫동안 직장인의 투잡(two-job)은 사회적으로 (회사에 따라서는 법적으로도) 금기시되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자랑스럽게 부업을 공개하는 모습을 적잖이 보고, 사회적으로도 장려되는 분위기다. 막연한 일 같지만 둘러보면 남의 일만도 아니며 먼 일도 아니다. 당장 내 주변만 보더라도 직장 생활에 환멸을 느끼거나 인간관계에 지쳐 '딴주머니'를 차다가 급기야 자기 사업을 시작한 친구가 있고, 급기야는 비슷한 친구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내가 너무 나태하고 대책없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든다.


<애프터 컴퍼니>의 저자 박병주는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인터넷에서 베이비시터를 중개하는 '이모넷' 사이트 창업에 성공, 두 개의 직업과 직함을 가진 투잡족의 대표적인 사례다. 많은 사람들이 입사를 하면 그 때부터는 회사에서 출세할 생각만 하며 다른 걱정은 하지 않는데, 저자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붕괴되었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닫고, 당장 회사를 그만둬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되더라도 하루 5만원을 벌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이름하야 '애프터 컴퍼니'. 한 달에 월급을 두 번 받는 그의 비결은 무엇일까?


전통적으로 월급쟁이가 '딴 주머니를 차는' 방법으로는 크게 특허, 부동산, 주식, 인세 - 이렇게 네 가지가 있다. 하지만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특허를 출원하기란 어렵고, 부동산과 주식은 경기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비교적 쉬운 게 책을 써서 인세를 받는 방법이지만, 이 또한 모든 사람이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기 힘들다. 


애프터 컴퍼니는 '두 개의 월급을 만드는 퇴근 후 회사'라는 의미이다. 일단 회사에 다니면서 월급 대체 현금흐름을 만드는 법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면 된다. ... 개념이 너무 추상적이라 낯설다면, 두 번째 월급을 편의상 월세 수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 설령 몸이 아프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첫 번째 월급이 끊기더라도, 월세를 받으며 버틸 수 있는 경제적 상태가 된다. 늘 쪼들리는 월급쟁이 생활에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면 신나지 않겠는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뛰지 않겠느냐는 말이다. (pp.76-7)


저자는 대신 '애프터 컴퍼니'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구체적인 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월급쟁이 신분을 유지하라.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무작정 뛰어들어선 안 된다. 직장생활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도 적지 않고, 애프터 컴퍼니를 운영하면서 얻은 지식이나 기술을 업무에 적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사업이 불안정한 초기에 경제적 안정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둘째, 법인을 세우고 부자들의 방식으로 게임을 하라. 법인을 세우기 위해서는 법인 설립의 절차와 실무를 알아야 하고 자본금도 필요하다. 법률, 회계, 세무, 노무 등 사업에 필요한 공부도 해야 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사업 계획서도 써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발판이며 자기 계발에게도 도움이 된다. 어려워 보인다고 지레 겁먹지 말고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라.


셋째, 우리 사회의 가장 값싸고 유용한 자원, IT를 적극 활용하라. 저자 역시 인터넷 사이트를 창업하여 지금의 성공을 거두었다. 책에는 이밖에도 유아교육 관련 정보와 회원 간 정보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유아교육 커뮤니티 G사이트, 유명 S기업 출신 직원이 만들어 현재 온라인 회원 2만여 명을 확보하고 있는 영어 스터디 E카페, 시험 기출문제를 제공하다가 교육출판 기업으로 변한 Z사이트 등 IT를 활용한 성공 창업 사례가 다수 소개되어 있다. 컴맹이라고 걱정할 필요 없다. 인터넷 상에 무수히 많은 유료 사이트와 쇼핑몰이 있다는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초보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용감하게 시도하라.


넷째, 사업에 자신만의 가치를 담아내라. 과학자를 꿈꾸는 공대생이던 저자는 지금의 아내인 당시 여자친구가 육아 부담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것을 보고 과학자답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던 중 어린 시절 이모가 세 자녀와 저자를 포함한 두 조카, 모두 다섯 아이를 키워낸 기억을 떠올렸고, 직장 때문에 직접 육아를 하기 힘든 엄마들에게 인근의 아주머니나 할머니 등 '이모'가 육아를 대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마침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져 육아의 수요와 공급은 있는데 서로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학)과 하고 싶은 일(육아 문제 해결), 사회의 요구(육아 부담 증가)의 접점에서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지금의 '이모넷'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개인적인 열망과 필요에서 시작된 사업이 성공하지 않을 리 없다.


비슷한 주제의 책들 중에 실제 창업 경험이나 노하우 없이 뜬구름만 잡는 이야기만 하는 책도 적지 않은데, 이 책은 월급쟁이 생활을 십수년 동안 한 직장인이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믿음이 간다. 뿐만 아니라 창업 절차와 실무, 성공 사례 등 실용적인 내용 위주이고 구체적인 팁도 많아서 현재 투잡,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고, 당장 그럴 계획이 없더라도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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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수첩.노트 정리술 - 실수하지 않는 사람들의 비즈니스 해법
김남진 지음 / 스펙트럼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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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수첩, 노트 등을 잘 사용하는 사람은 스케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업무와 사생활의 질이 높아질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도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업무에 적극적인 사람으로 비쳐 평판이 올라간다. 같이 읽은 <노트의 기술>이 노트 정리술만 다룬 책인데 반해 이 책은 서류와 수첩까지 범위를 넓혔다. 범위가 넓은만큼 내용의 깊이는 덜하지만, 서류와 수첩, 노트를 전천후로 활용하고 싶고, 필요한 기술만 간략하게 알고 싶은 직장인, 사회인들에게는 이 책이 더 유용할 듯 싶다. 
 

수십개의 조언이 있지만, 그 중 인상적이었던 것만 몇 가지 적어보자면 ㅡ 먼저 업무의 기본이 되는 책상부터 정리한다. 책상에는 물건의 위치마다 의미를 고려해서 최소한의 물건만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좋다. 가령 오른손잡이인 경우 전화는 오른쪽에 두고, 서랍에 보관하는 물건은 사용 빈도를 고려해서 윗칸에 넣을지 아랫칸에 넣을지를 정한다. 필기구를 꺼내서 바로 쓸 수 있도록 펜꽂이에 필기구는 손에 쥐는 부분이 위쪽에 오게 넣는 세심함도 도움이 된다. 책상은 그 사람의 머릿속을 보여준다는 말이 있다. 책상 위 정리가 안 되어서 늘 고민이던 나도 이 말을 듣고부터는 책상 위를 늘 말끔히 정리해두려고 노력하고 있다.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이 많고 공부나 일이 잘 안 된다면 책상 정리를 해보자.


다이어리나 수첩, 스케줄러 등을 처음 구입하면 앞장에 앞으로 이루고 싶은 장기적인 꿈이나 목표를 적어둔다. 그런 다음에는 일 년 동안 할 일이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적는다. 여기까지 하면 한 달, 일주일 단위의 계획은 그에 맞춰서 만들면 된다. 일정이 적어서 쓸 게 없다면 그때 하고 싶은 일을 적는다. 책과 영화 리뷰, 세미나와 강의 내용, 마음에 드는 가게에 대한 정보와 감상 등을 적어도 좋다. 하다 못해 그날 먹은 음식이라도 적어두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 쓸데없어 보여도 이런 기록들이 축적되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 부족한 면, 흥미있는 분야 등을 발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독서 후에는 반드시 노트에 기록을 한다. 조사에 따르면 독서 후에 노트를 적는 습관이 있는 직장인은 100명 중 18명에 불과하다고 한다(그만큼 독서 후 노트를 쓰면 비교우위가 생기고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독후감 쓰듯 줄거리를 적는 게 아니라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로 어떻게 응용할지를 위주로 쓰는 게 포인트다. 일기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일어난 일을 마구잡이로 적지 말고 일어난 일과 그에 따른 결과, 느낀 점 또는 배운 점, 이렇게 3단으로 쓰는 습관을 들인다. 이렇게 쓰면 자기성찰도 되고 학업과 업무의 질도 향상될 것이다.


이렇게 기록을 하는 목적은 자기 만족도 아니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함도 아니다. 학업과 업무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되게끔 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므로 예쁘게 꾸미는 데 몰두하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해 거짓된 기록을 하는 것은 삼간다. 게다가 기록을 하면 현재의 내 생활을 성찰할 수도 있고, 예전에 쓰던 수첩을 살펴보면서 자신의 특기나 약점 등 생각지 못했던 점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기왕이면 부정적인 일보다는 성공한 일, 칭찬받은 일 등 긍정적인 일을 기록하고, 부정적인 일을 쓰더라도 '다음에는 이렇게 하자'는 식으로 개선점을 적는 식으로 쓴다. 새해에는, 아니 오늘부터 실행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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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13-12-17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기록의 묘미는 다시 느낌 올때 들춰보는 재미..쏠쏠하죠.

서재가 그런 몫은 톡톡히 하죠!! ㅎㅎ

키치 2013-12-17 09:4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 예전에 서재에 쓴 글을 들춰보면 민망하고 부끄럽지만
그만큼 변화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