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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만 하면 다 될 줄 알았어 - 입사 후 3년 지금 반드시 고민해야 할 것들
윤정은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버지가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모습을 보면서 자란 탓일까. 나는 단 한 번도 직장생활을 하고 싶다고, 샐러리맨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처음부터 취업이 아닌 다른 길로 가기로 정했기 때문에 취업 부담 없이 토익 시험을 보고 인턴, 아르바이트 등을 했는데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받아주는 곳이 있었고, 지금은 더 늦기 전에 원래 가고자 했던 길로 갈까 고민하는 중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고민인가 싶어 주변을 둘러보니 지인 중 절반 이상이 첫 직장을 퇴직해서 프리랜서의 길을 걷고 있거나 다른 직종으로 옮겼다. 서른이 되기 전에, 결혼이라는 큰 강을 건너기 전에 인생의 중요한 결단을 해야 할 때가 왔음을 느끼고 있는 게 나뿐만은 아닌 모양이다.
이 책은 극심한 취업난을 뚫고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 쉬이 적응하지 못하고, 업무에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퇴직 또는 이직, 전직을 고민하고 있는 직장인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 윤정은 자신이 이직, 전직의 여왕이라면 여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무려 파티 컴퍼니 대표, 의상디자이너, 의류숍 공동 운영, 광고대행사 마케팅, 지면모델, 뷰티 컨설턴트, 전시기획자 등 10여 개가 넘는 직업을 전전했다고 한다. 저자는 현재 동기부여 전문 강사, 컨설턴트, 작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녀가 어떤 경로로 현재의 직업에 이르렀는지를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저자는 3년차 증후군, 직장인 우울증 등을 겪는 사람이 많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그런 부담이나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누구는 직장 다니는 게 죽기보다 싫은 데 반해 다른 누구는 삶의 활력소를 얻은 마냥 즐거운 것일까? 저자의 여러 조언 중에서 나는 '목표와 목적을 구분하라'는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원하는 직장에 들어간다든지, 연봉 얼마를 받는다든지 하는 것은 목표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 열심히 돈을 벌어 가정에 도움이 되고 싶다, 업무 생산성을 높여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쌓고 싶다 등등 새로운 목적을 가진다면 회사 생활이 훨씬 즐거워질 것이다.
'가슴 뛰는 일에 목매지 마라'는 조언도 기억에 남는다. 인생은 희로애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언제나 즐겁고 행복할 수는 없다. 매일같이 가슴이 터질 듯이 뛴다면 심장이 버텨내겠는가?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와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의 기쁨과 즐거움이 있다면 지금의 업무, 직장에 만족해도 괜찮다. 일단 직장에 들어가면 적어도 3년은 일할 것, 당장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라도 오래 일할수록 전문성이 쌓여 장기적으로는 연봉이 높아진다는 것 등등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질적인 조언들이 많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