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독 그 가게만 잘될까 - 줄 서는 가게에 숨겨진 서비스와 공간의 비밀
현성운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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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장이라면 손님 수가 줄었다며 전단지를 돌리기에 앞서, 손님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과연 한 번 온 손님이 우리 가게에 또 오고 싶을까?'를 말입니다. (8쪽) 


아무리 요식업 경기가 안 좋다고 해도 인기 있는 몇몇 식당은 갈 때마다 문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손님이 바글바글한 식당과 파리만 날리는 식당의 차이는 무엇일까. 16년 경력의 외식 서비스 전문가 현성운의 책 <왜 유독 그 가게만 잘 될까>에 그 답이 나온다. 


저자 현성운은 27살에 롯데그룹 TGR FRIDAYS 최연소 점장으로 발탁되었고, 이후 본죽, 죠스떡볶이, 바르다김선생 등 국내의 대표적인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에 몸담으며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 국내 최고의 외식 서비스 전문가이다. 2017년 글로벌 프랜차이즈 품질 경영 시스템 전문 기업 '(주)외식인'을 설립하여 CSO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이라도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자신의 매장에 즉시 적용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27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27가지 방법은 하나같이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하다. 가게의 제1고객은 누구일까? 바로 직원이다. 직원은 가게를 위해 일하는 종업원이기 이전에, 가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고객이다. 그러므로 사장은 외부고객보다 먼저 내부고객인 직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직원을 먼저 배려해야 가게를 찾은 손님이 서비스에 만족하고, 손님이 만족감을 느껴야 매출이 오르고 이익이 창출된다. 


이는 직원이 서빙을 하다가 실수로 그릇을 깨트린 경우에도 적용된다. 이 경우, 사장은 손님뿐 아니라 실수를 저지른 직원의 마음도 신경 써야 한다. 사장이라면 먼저 실수를 한 당사자를 비롯해 직원 모두와 함께 사방의 손님들을 향해 "죄송합니다"라고 인사한다. 손님이 그곳을 지나다니다 물기에 미끄러지거나 유리에 발을 찔리지 않도록 주의 표시를 비치한 후 바닥을 치운다. 물이나 유리조각이 튀었을지도 모르니 주변 손님들의 식사를 신속히 교체한다. 이때 실수를 저지른 직원은 매우 당황하고 불안한 상태일 테니 다른 직원이 일을 처리하는 것이 좋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다시 찾고 싶은 가게를 만드는 서비스 디자인 법칙, 저절로 매출이 오르는 장사 매뉴얼, 대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의 마법, 대박집 사장이 직접 밝히는 작은 가게 성공 전략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경영, 마케팅 이론서에 나오는 피상적인 이론보다는, 저자가 현장에서 발로 뛰며 체득한 기술과 팁 위주라서 실용적이다. 한 번 온 손님이 다시 오고 싶어지는 가게, 줄 서서라도 가고 싶은 가게를 만들고 싶은 사장님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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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힘 - 평범한 순간을 결정적 기회로 바꾸는 경험 설계의 기술
칩 히스.댄 히스 지음, 박슬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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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읽다 보면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바꾼 '결정적 사건'이 한두 가지 이상 반드시 나온다. 친구 따라 참가한 오디션에서 친구는 떨어지고 자기만 붙어서 연예인이 되었다든지. 부모님도 포기한 문제아였는데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듣고 학업에 전념했다든지. 나에게도 이런 결정적 사건이 일어났으면 좋겠지만, 결정적 사건이 일어나기를 잠자코 기다릴 순 없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베스트셀러 <스틱>, <스위치>를 쓴 칩 히스, 댄 히스의 신간 <순간의 힘>이다. 이 책에 따르면 결정적 순간이란 오래 기억되고 깊은 의미를 지닌 짧은 경험이다. 많은 사람들이 학창시절에 대해 기억하는 건 강렬하고 특징적인 몇 가지 사건이지, 입학부터 졸업까지 매일 매 순간이 아니다. 즉, 강렬하고 특징적인 몇 가지 사건을 제대로 기획하고 잘 실천하면 기억 전체를 긍정적이고 유익하게 바꿀 수 있다. 


결정적 순간을 좌우하는 네 가지 요소는 고양, 통찰, 긍지, 교감 등이다. 결정적 순간은 네 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할 수도 있고 하나만 포함할 수도 있다. 네 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하는 사례로는 YES 예비학교가 있다. 크리스 바빅과 도널드 카멘츠는 술집에서 스포츠 뉴스를 보다가 풋볼 선수들이 대학 스포츠팀과 계약 동의서를 체결하는 장면을 보고 YES 예비학교의 전통이 될 졸업식 행사를 고안했다. 


YES 예비학교의 졸업식 행사란, 졸업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연단으로 올라가 자신이 가게 될 대학의 이름을 전교생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다. 이 행사를 통해 졸업생들은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성취를 거두었는지를 전교생 앞에서 발표하며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었다. 재학생들은 자기도 저렇게 연단으로 올라가 자신이 가게 될 대학의 이름을 전교생 앞에서 발표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동기부여를 할 수 있었다. YES 예비학교 전체의 학업 성취도와 진학률이 크게 향상된 것은 물론이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평범한 일상을 결정적 순간으로 만드는 다양한 방법 및 사례가 제시된다.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은 칭찬이다. 키라 슬룹은 6학년 때 음악 교사로부터 목소리가 튄다는 지적을 받고 노래를 부르지 않게 되었다. 몇 년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새로운 합창 교사는 슬룹에게 "너는 굉장히 독특하고,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갖고 있어. 꼭 밥 딜런과 조안 바에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같아."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슬룹은 다시 노래를 부르게 되었고 고등학교에선 뮤지컬 배우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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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머니 - 부의 미래를 바꾸는 화폐 권력의 대이동
고란.이용재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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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도 없는 법정화폐가 지배하는 시스템에서 현금만 들고 있는 행위는, 방탄모도 착용하지 않은 채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적진으로 돌진하는 것과 같다. 금융 기득권이 장악한 화폐 경제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노동의 대가로 얻게 된 법정화폐를 가능한 한 자산으로 바꿔야 한다. 투자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에 투자할지는 자유다. 금이나 부동산 등 전통 자산만이 대안은 아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도 있다. 실체에 집착하다간 눈앞에서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 (33쪽) 


올해 초 암호화폐가 사회 문제로 부상한 이후 여러 권의 암호화폐 관련 서적을 읽었다. 그중 대부분이 암호화폐의 개념과 원리, 발전 가능성 등을 IT 분야에 국한해 예측하는 데 그친 반면, 중앙일보 경제부 금융팀 기자 고란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암호화폐 전문가 이용재가 공저한 <넥스트 머니>는 경제, 즉 '먹고사니즘' 측면에서 암호화폐의 유용성과 발전 가능성을 분석한다. 


돈은 실체가 있을까, 없을까. 사람들은 흔히 지폐나 동전을 돈이라고 착각하는데, 엄연히 말해 지폐나 동전은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일 뿐 돈 그 자체가 아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화폐 자체의 내재적인 가치는 없으며 단지 정부의 규제 및 법에 의해 화폐로서의 지위를 갖는 화폐', 즉 법정화폐라고 부른다. 법정화폐는 정부의 보증 아래 시장 내의 거래 활동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부가 보증하지 않는 한 휴지조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정부가 무분별하게, 무한정으로 화폐를 발행할 경우 법정화폐의 가치는 점점 낮아진다. 실제로 짐바브웨에선 90년대 무가베 정권이 엄청난 양의 돈을 찍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책에 따르면 암호화폐는 법정화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다. 중앙은행이 법정화폐를 발행하는 독점적 권리를 소유하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은, 중앙은행이 미친 듯이 화폐를 찍어내면 미친 듯이 생겨난 화폐는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각종 재화, 서비스, 부동산의 가치를 부풀리고, 자연히 개인의 구매력은 낮아져 실질소득 및 가처분소득이 감소되고 생활 수준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한 달을 열심히 일해 월급을 받아도, 정부가 화폐를 많이 찍어서 통화량이 늘고 물가가 오르면 안 그래도 쥐꼬리만한 월급이 더 적게 느껴지는 이유다. 


법정화폐를 암호화폐로 대체할 경우 어떤 변화가 생길까. 저자는 이를 대표적인 암호화폐 중 하나인 비트코인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어, 발행량이 무제한인 법정화폐와 달리 미친 듯이 돈을 찍어서 통화량이 증가하고 물가가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발행량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비트코인 1개의 가치가 점점 높아진다는 것이다. 투자 대상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금본위제 시대의 금의 지위를 상상하면 되겠다).


개인적으로 암호화폐가 법정화폐를 대체하는 날이 가까운 미래에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암호화폐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 다양한 형태의 화폐가 점점 더 많이 등장해 법정화폐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지금도 지갑 대신 스마트폰만 가지고 다니면서 돈 쓸 일 있으면 전자 화폐로 결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앞으로 암호 화폐, 블록체인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스마트폰이나 앱 없이 신용만으로 시장에서 거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암호화폐가 법정화폐를 대체하는 것보다는 암호화폐가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인기 있는 투자 상품이 되는 것이 훨씬 더 가능성 있어 보인다. 현재로서는 암호화폐가 주식이나 부동산에 비해 공급도 수요도 적고, 믿고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인지 여부도 불확실하지만, 앞으로 암호화폐 기술이 점점 더 발전하고 사용처가 늘어나면 투자 대상으로서 암호화폐의 인기가 훨씬 더 높아질 것 같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법적, 행정적, 제도적 보완이 필수적이고 시급하다. 암호화폐는 무조건 위험하다,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장단점을 잘 따져서 대비할 것은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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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긋기의 기술 -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거리 두기
와키 교코 지음, 오민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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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회생활이 힘든 건 대체로 일이나 돈보다도 사람 때문이다. <선 긋기의 기술>의 저자 와키 교코도 사람 때문에 직장을 여러 번 옮겼다. 도쿄대 졸업 후 미국 뉴욕대 MBA를 거쳐 첫 직장에 입사한 저자는 이후 여섯 회사를 전전했다. 직장을 여러 번 옮긴 건 일이나 돈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었다. 매번 크고 작은 인간관계가 저자를 괴롭혔고, 결국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틈만 나면 사람들에게 짜증을 부리는 성격으로 변했다. 급기야 부하 직원들의 팀 이탈과 상사의 질책이 이어졌고, 결국 저자는 이렇게 살다간 몸도 마음도 무너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만난 것이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기술'이다. 여러 상담과 세미나를 통해 저자는 자신의 문제점 세 가지를 알게 되었다. 첫째, 주위의 기대에 따라 행동한다. 둘째, 위기를 파악해 상대방에게 맞춰준다. 셋째, 협조를 구하기보다 알아서 하는 편이다. 저자의 선생님은 저자에게 세 가지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첫째, 내 말과 행동이 달라지면 상대방의 반응도 달라진다. 둘째, 과거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자기평가가 달라진다. 셋째, 훈련을 하면 말과 행동, 과거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다. 


저자는 조화를 중시하는 일본 문화와 부모님의 가르침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 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착한 아이, 좋은 사람인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있기 마련이다.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마땅히 클레임을 걸 만한 상황인데도 참거나, 부하를 질책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넘어간다면 손해를 보는 건 오로지 나다. 잘못된 행동을 되풀이하면 자기 자신이 미워지고, 잘못된 과거가 쌓이면 후회가 늘고 행복과 멀어지는 건 당연하다. 


저자는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단 하나의 비결로 '나 중심 생각'을 제시한다. 나 중심 생각은 이기적이고 안하무인 같은 생각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과 생각이 일치된 생각이다. '이 음식은 먹기 싫다'는 마음이고, '이 음식을 먹으면 몸에 좋다'는 생각이다. 마음은 이 음식이 먹기 싫다고 하는데 머리는 이 음식을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하니 마음과 머리가 모두 괴로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사실은 어떻게 하고 싶은 거지? 그렇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이 좋다. 마음이 하는 말과 머리가 하는 말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가까운 미래 또는 먼 미래의 자신이 원할 것 같은,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성인이 된 지금, 부모에게 '예전에 받지 못한 사랑을 지금이라도 주세요.'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부모님은 우리의 통제 영역 밖에 있으니까요. 지금은 당신이 당신 자신에게 좋은 부모가 되어주는 게 중요해요." 

"내가 나에게 좋은 부모가 되어주어야 한다고요?" 

"네, 나는 나를 배신하지 않으니까요. 부모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했다면 내가 나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면 돼요. 그것만으로 자존감 문제는 많이 해결될 겁니다." (61-3쪽)


부모로부터 입은 상처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심리 문제를 겪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은 부모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을 거두고 '나 스스로 나에게 좋은 부모가 되는 편'을 택하는 것이 낫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저자는 '하루 5분 칭찬 일기' 쓰기를 제안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밑줄이 그어진 노트에 그날 내가 했던 '칭찬받아 마땅한 일들'을 총 5개 적으면 끝이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유용하고 구체적인 인간관계 정리술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저자가 직접 실천하고 효과를 본 것들이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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졔졔 2018-07-0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책표지가 너무 귀엽네요!ㅎㅎ 나자신에게 좋은부모되기ㅠㅠ 도전해봐야겠어요ㅠ

키치 2018-07-03 18:00   좋아요 0 | URL
괜찮은 방법인 것 같죠 ㅎㅎ 저도 며칠 전에 이 방법으로 그토록 가기 싫었던 치과에 다녀왔습니다 ㅎㅎ
최졔 님도 효과 보셨으면 좋겠네요 ^^
 
어떻게 일할 것인가
아툴 가완디 지음, 곽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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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 투입 대비 산출을 극대화하는 것? 남들보다 높은 성과를 내는 것? 


미국의 외과의이자 저술가, 공중보건 전문의인 아툴 가완디의 책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따르면 일을 잘한다는 것은 곧 일을 성실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정해진 일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 상사가 시킨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기계적) 성실함이 아니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남들보다 배로 노력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올바른 일을 하며, 변화와 혁신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진정한 의미의 성실함이다. 


저자는 의과대학 졸업을 앞두고 내과에서 임상실습을 하면서 담당 레지던트에게 배운 교훈을 소개한다. 담당 레지던트는 저자에게 한 환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저자는 하루에 두 번씩 환자의 상태를 점검했고 이 정도면 충분히 성실하게 지시를 수행하고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다. 보다 못한 레지던트가 직접 환자의 상태를 점검했다. 저자와 달리 레지던트는 '하루에 두 번'이 아니라 '오전에만 두 번' 환자의 상태를 점검했다. 저자보다 맡은 일도 훨씬 많고, 훨씬 바쁜데도 말이다! 그 결과 레지던트는 저자가 보지 못한 환자의 이상을 빠르게 발견해 신속히 조치할 수 있었고, 결국엔 환자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환자를 하루에 두 번 점검하는 것과 오전에만 두 번 점검하는 것.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그 결과는 어마어마하게 달랐다. 이는 단순히 빈도의 차이가 아니라 관심의 차이, 정성의 차이, 노력의 차이, 나아가 결과의 차이로 이어졌다. 이 일을 계기로 저자는 성실함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달랐다. 사람들은 여전히 성실함을 손쉽고 하찮은 덕목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막상 실천해보면 어마어마하게 어렵고 중요한 덕목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더욱이 병원 같은 의료 현장에서 결과의 차이는 곧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 


저자가 강조하는 덕목 중에는 손 씻기도 있다. 놀랍게도 의사와 간호사가 손 씻는 횟수는 요구되는 규정치의 2분의 1 내지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씻지 않은 손을 통해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다. 이는 대체로 과중한 업무와 바쁜 스케줄 때문이고, 손을 씻느라 수술에 지각하는 것보다 손이야 씻든 말든 정시에 수술실에 들어가는 것이 더 낫다고 여겨지는 병원 내 조직 문화 때문이다 


우리는 늘 손쉬운 해법만을 바란다. 일거에 문제를 해결할 간단한 변화 말이다. 그러나 인생에 그런 요행은 거의 없다. 오히려 성공은 백 걸음을 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똑바로 나아갈 때,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모두가 힘을 모을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의료 행위라고 하면 고독하면서 지적인 소임이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의료란 까다로운 진단을 내리는 것이라기보다 모두가 손 씻기를 확실히 실천하는 것에 가깝다. (35쪽) 


저자는 성실함과 함께 올바름, 새로움 등의 덕목을 강조하며, 이런 덕목들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 계기를 생생하게 소개한다. 의료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 대부분이지만 저자가 도출한 교훈은 다른 분야, 다른 업종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나는 성실하게 맡은 바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때로는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할 뿐만 아니라 이를 어떻게 교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지도 일러주는 보기 드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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