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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홀 1 -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
힐러리 맨틀 지음, 하윤숙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울프 홀」을 읽고
유럽의 역사는 원래 크리스트교로서 로마 교황청의 교황의 지배하에 있는 국가였다. 그러다보니 영국 왕은 당연히 로마 교황의 지시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세 유럽에 교황이 세속화되어 각 지역의 황제의 권력까지 간섭하는 등의 종교 본연의 임무를 벗어나자 독일의 루터나 프랑스의 칼뱅, 그리고 영국의 헨리 8세에 의해서 로마 가톨릭 교회로부터 독립을 시키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기독교라 불리 우는 신교가 성립된 것이다.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오직 한 명의 아내를 두어야 하는 법칙이 있어서 종교 개혁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결국 헨리8세는 없는 아들을 낳기 위하여 여러 명의 왕비를 보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고, 바로 이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한 많은 작품과 영상 등이 인기리에 읽히거나 상영되기도 한 것이다. 우리 보통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궁정의 일들이기에 알 수 없는 호기심이 가득할 수밖에 없는 당시 영국 왕실에 대한 숨은 검은 속내를 폭로시키고 있어 아주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었다. 16세기 튜더 왕조를 배경으로 한 '헨리 8세의 스캔들'에서는 총 여섯 명의 아내 중에 그의 두 번째 아내였던 야망에 찬 '앤 불린'이 단연 돋보인다. <울프 홀>은 헨리 8세가 캐서린 왕비와의 결혼을 무효로 하는 이혼을 하고 앤 블린과 결혼하는 과정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독자들은 이런 역사적이 배경을 갖는 소설을 읽을 때는 그 소설에 관한 역사적 배경과 대략적인 스토리를 알고, 그 배경 지식을 가지고 읽는다면, 소설 작품에서 함축적인 서술, 섬세한 문체 안에 담긴 문학의 맛과 멋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소설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인물은 그 동안 갖가지 관련 작품에서 '토머스 크롬웰'이 주인공으로 그려진다. 물론 나중에 왕에게 중매를 잘못 선 죄로 참수 당하는 비극적인 인물이지만, <울프 홀>에서는 미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엄격한 사회의 모든 규칙을 부수며 정치권력의 정점에 서기까지 근대 권력의 새로운 장을 연 인물로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는 정치권력의 최상층에 오른 직후, 오래 만에 휴식을 갖기 위해 '울프 홀'로 떠날 계획을 세우는 데서 막을 내리고 있다. 현대까지 이어지는 영국의 왕실에서도 가장 특별한 왕의 한 명으로 기억하고 있는 헨리8세와 그를 무려 20년 동안을 자신의 목숨을 걸면서까지 왕의 마음을 얻어 정치권력의 정점에 섰던 토머스 크롬웰 등의 이야기는 그간 많은 영화와 소설, 역사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뭔가 특별한 내용을 통해서 확실하게 주입시키려는 이런 대 장편소설은 한마디로 매우 매혹적이면서 지적 상상력이 넘쳐나는 아주 우수한 수작이어서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