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김삿갓 - 바람처럼 흐르는 구름처럼
이청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 김삿갓과 함께 유랑하며 울고 웃는 즐거운 시간.

  삿갓을 좋아한다. 일단 내 모습을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 통풍도 잘 되고 편하다.
나무로 만든 지팡이와 죽비까지 꾸리면 대나무 삼종세트라고 할까, 한창 떠돌아다닐 때 잘 가지고 다닌 기억이 난다. 사람들은 낯선 모습에 호기심 반, 두려움 반인듯
멀리 떨어져서 되게 궁금해 한다. 어린아이들만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로 다가왔었다.

  원하지 않게 할아버지의 행동을 비난한 자신의 행동과 역적의 자손이라는 꼬리 때문에 하늘이 부끄러워 삿갓을 쓰고 평생을 방랑햇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훈장은 자리를 비우고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에 발음으로 욕을 만들어 내는 교묘한 풍자시를 읽고 한 참 웃었는데, 김삿간 탄생 200주년을 맞아 나오는 장편소설이라는 데 호감이 가서 다른 책들을 제치고 먼저 펼쳐 보았다.


# 이야기가 잘 짜여진 소설.

  세상의 천륜을 어겨 관직에 등용할 생각이 아닌, 세상과의 불화로 인해 결국 등용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설정이 더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 죄이지만, 하늘이 부끄러워서 김삿갓을 쓴 것보다는, 관직을 등용하기 위해서는 조상의 관직을 적어야 하는데, 결국 드러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설정이 더 그럴듯했다.
 
  김삿갓의 부친과 홍경래의 난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김삿갓의 과거시험장의 장원급제와 자신의 출생의 발견하게 되어 도피하고 우울한 삶에 삿갓 하나에 글솜씨만으로 세상을 연명하게 된다. 방랑생활을 하며, 많은 양민들의 과거급제를 위한 교육에 들어가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다. 지금으로 말하면 사교육에 종사한다고 할까, 솜씨 하나만 있으면 얼마든지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재주가 부러웠다. 그 좋은 재주를 살리지 못하고 방치하는 조선의 사회와 멸망의 모습이 함께 느껴져 안쓰러웠다.

  이야기의 전개가 자연스러워 책 읽기가 편했다. 풍자와 패러디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지체높은 양반과 삶의 여유가 있는 자만 시를 쓴다고 생각했는데, 일상 생활에서 삶을 사는 민중의 모습을 시로 잘 담아낸 점도 좋았다. 한문과 잘 해석된 시는 한자를 모르지만 의미를 잘 읽을 수 있어 좋았다. 평생 어디에 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떠도는 그 용기가 부러웠다.

# 영웅의 포장을 벗겨낸 인간적인 모습이 가득한 책

  다른 소설을 읽어보았지만, 영웅의 강인한 모습이 아닌 나약한 모습을 느낄 수 있어 인간적인 책이다. 거품을 빼고, 현실적인 모습을 통해 재구성된 문화전도사의 모습을 담았다고 할까, 자유로움을 갈망하지만, 현실의 족쇄에 항상 매어있기 마련인데, 만남과 이별에 익숙한 그가 부러웠다. 

   떠나고 싶을 땐, 망설이지 말고 가볍게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간절히 소망한 하지 말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 건 책을 읽고 난 후 생겨난 하나의 덤이다. 가장 많이 머물렀다는 금강산이 가고 싶어졌다. 맑은 경치와 함께 절터가 남아있다면, 아직도 그런지 한 번 확인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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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 1 - 80일간의 세계 일주 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 9
쥘 베른 원작, 김세원 지음, 양지훈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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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에 여행했던 장소의 숨어있는 문화를 배우는 즐거운 세계일주.

  어렸을 적 '80일간의 세계일주'를 TV에서 만화로 방영한 걸 본 기억이 난다. 이곳 저곳을 여행하는 포그와 하인의 좌충우돌 이야기와 잡힐 듯 말듯 쫓고 쫓기는 픽스형사까지 재미와 새로움을 모두 느낄 수 있어서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책으로 다시 읽으면서 만화에서 보지 못했던 다른 부분도 살펴보게 되고, 원작의 빼어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만화를 보면서 죽기전에 포그처럼  비행기를 타지 않고, 그 지역의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세계일주를 해봐야하지 다짐하곤 했다.

 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의 첫번째 시리즈로 80일간의 세계일주가 출간되었다. 세계 일주과정의 도시의 문화와 교통등의 상식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을 했다. 원작의 스토리만 이용하고 나머지는 상식에 초점을 맞춘 상식백과사전!!! 상식과 기본적인 소양이 부족한 나에게 걸맞는 책이라는 생각과 함께 책을 넘기기 시작했다.

 # 평소 많이 보던 책과 많이 달라요~

   포그와 그의 하인 파스파르투, 아우다, 픽스형사의 주인공이 나온 후 바로 원작의 줄거리가 나온다. 문학작품이 아닌, 상식을 위한 맞춤책 답게, 독자가 흥미로움을 간직할 수 있게 여행할 장소를 미리 알려준다.  한 장을 더 넘기고 나타난 거대한 팝업지도는 책을 두배의 크기로 만들어, 전국일주한 도시와 그림을 한 눈에 보여준다. 어린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게 강한 원색과 풍부한 사진이 드러간 배려도 좋았다. 

   두장에 한 페이지씩 책이 겹쳐있는 구성이다. 숨겨져 있는 책을 넘겨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겹쳐져 보이지 않는 부분에는 포그가 여행한 도시의 국가에 대한 수도, 면적, 인구, 언어, 화폐, 시차와 같은 기본적인 국가정보와 인근 도시의 유명한 유적과 명소가 소개되어 있다. 

# 학생들을 위한 맞춤 논술까지!

  책의 마지막 부분에 담긴, 통합 논술을 위한 준비를 보고 책이 아이들에게 맞추어진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사건의 흐름 그리기, 인물의 특징 그리기, 인터뷰에서 질문하기, 인터뷰에서 대답하기, 기사작성하기의 5가지 과정을 통해 논리적 생각을 할 수 있게 돕고, 통합적 사고를 할 수 있게 책에서 배운 정보와 인터넷 등 다른 매체를 통한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두었다.

  세계사 부분은 낯설고 외울게 많다고 책을 펼치기만 해도 도망가던 아이와 이 책으로 공부를 해 보았다. 간단한 게임을 하고, 서로 번갈아 가면서 함께 읽어 나갔는데, 지루해 하지 않고 재밌어 했다. 다 읽은 후 도시에 관한 퀴즈를 내면서 이것저것 물았다. 딴청 피우지 않고 더 물어봐 달라며 재밌어 하는 모습에 정보와 함께 보이는 그림과 첨부사진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중학교 이하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짜여진 책이다. 상식이 부족하지만 여러 장소에 여행하고 싶은 어른에게도 기초상식을 익히는 방법으로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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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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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쇼몽'을 통해서 알게 된 '1984'를 다시 읽다.
 
 
  대학 교양수업에서 '라쇼몽'이라는 일본 영화를 본 후 '사무라이를 죽인 범인을 찾아라'라는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살인 사건은 벌어지게 되고, 똑같은 사건에 대한 사무라이의 아내와, 산적,  무당의 힘을 빌린 사무라이의 발언, 그리고 최초 현장 목격자인 나뭇꾼의 진술까지, 네 명의 인물들은 모두 사실을 말하지만,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왜곡하고 싶은 정보는 자신을 위해 재구성해 버립니다.
 
 과연 진술을 통해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과 이기심에 의해 사실은 이야기하지만 진실을 숨기는 세상은 지금도 여전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라는 '1984'에 인용된 이야기와 함께 우리가 역사를 읽는 두 가지 관점에 대해서 논의를 했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작품은 읽기 이전에 많은 이야기들이 난무해서, 오히려 읽고 싶은 마음이 떨어집니다. 고전을 읽기 힘든 건, 일단 쉽게 읽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지나치게 미리 해설된 이야기들이 Text 를 읽는데에 선입견으로 존재해서 미리 생각의 틀을 정해버리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필요에 의해서 여러번 읽긴 했지만, 이미 해설된 그 이야기에 맞추어 생각해 버리는 것 같아 필요가 사라지면 바로 기억속에서 지웠습니다.
 
  라쇼몽에 나타난 개인적 사실왜곡과 함께, 1984에 나온 왜곡은 어떠한 것인지 알고 싶은 마음에, 책을 꺼내들었습니다.

 
# 모든 감정마저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는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세계를 만나다.
 
 
  시간개념마저 사라진 1984년으로 추정되는 미래의 지구는 유라시아,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3개국만이 남게 됩니다.
   
  '전쟁은 평화 / 자유는 예속 / 무지는 힘'이라는 슬로건과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라는 강령이 지배하는 오세아니아의 진리부 기록국에 근무하는 윈스턴 스미스는 과거의 예측된 내용을 현재와 대조해서 잘못된 오보를 현재의 시점에 맞게 재구성하는 일을 합니다.
     
  영어는 주언어로 하고, 신어를 창조해서 사람들의 생각을 단순화 시키려는 작업이 2050년을 목표로 모든 작품들도 당의 목적에 맞게 왜곡됩니다. 일과시간, 증오이분간, 증오주간, 모든 행동들을 통제되고 배급을 받게 되고, 당원끼리의 사랑과 애정행위마저 통제된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자유시장에서 얻은 노트를 통해 '빅브라더를 타도하라, 자신의 일기를 적는 행위를 통해' 탈출구를 찾으려 애쓰지만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무기력함에 빠져있습니다. 
     
   
# 사랑에 빠지다.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당의 행위를 지지하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내부의 욕망에 충실하여 규칙을 깨는 줄리아를 만나며 그는 변하게 됩니다. 사랑의 감정에 빠지면서 매일 하던 기침과 정맥류의 고통도 사라지게 되고, 유년시절의 어머니와의 추억도 되살아납니다. 할인 제품을 살때 벌떼처럼 달려드는 노동자들을 보며 다수의 그들이 봉기하지 않고서는 당의 체제는 무너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던 그가, 줄리아와 일기를 샀던 고물상 2층의 작은 방에서 서로 사랑을 나누면서 마음속 분노도 사그라지고, 이래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가지게 됩니다.
 
  내부당원이지만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 믿는 오브라이언을 줄리아와 함께 만나 체제전복을 다짐하고 어떤 수단에도 복종할 것을 맹세합니다. 체제는 인정하며 그 범위내에서 안 들키기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며 규칙을 어기는 줄리아가 이야기하는 당이 성욕을 규제하는 이유와 매일 벌어지는 전쟁은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한 조작이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쉽게 믿지는 않습니다.

  오브라이언이 건넨 '과두적 집단주의의 이론과 실제'를 읽으며 체제지배의 방법을 알게 됩니다.  임산부 노동자의 엉덩이를 보며, 진정한 미란 저런 것이라는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액자 뒤에 숨겨져 있는 텔레스크린의 금속성의 목소리를 듣고, 도망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체포됩니다.
   
   
# 재교육을 통해 다시 태어나다.
 
 
  계속되는 구타와 폭력, 모멸감과 수치심과 모든 발언에 대한 말꼬리와 논리적 반박으로 모멸감을 느끼며, 그들이 답변에 맞게 대응하는 심문을 당하게 됩니다. "그들이 생각을 강요할 수는 있지만, 믿게 할 수는 없어요"라는 줄리아의 말도, 오브라이언의 전향자의 속마음까지 지배하고, 감정마저 통제하려는 계획과 온갖 고통과 마비의 방법으로 이성적 사고가 마비되는 걸 체험하게 됩니다.

  2 + 2 = 5 라는 걸 부정하고, 믿으려 애쓰다가, 결국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며, 오브라이언이 알려주는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재교육의 과정을 통해 이성적으로는 그에 따르지만, 마음속 증오의 감정은 변하지 않습니다. '빅브라더를 증오하는 것이 자유'라고 인식하는 그의 모습마저 눈치 챈 오브라이언은 그가 빅브라더를 사랑하는 그 순간 총살될 것이라며, 감정의 마음까지 통제하게 될 거라 주장합니다.
 
  끝까지 거부하는 그에게 오브라이언은 '101호실'을 지시합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101호실은 어떤 특정한 장소가 아닌, 각 개인이 가장 무서워하고 공포스러워하는 순간을 실제로 눈 앞에 재현해주는 것입니다. 쥐를 끔찍하게 두려워하는 윈스턴은, 작은방에서 텔레스크린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된 오브라이언에 의해, 시작 전의 공포스런 이야기로 겁을 고조시키고, 바로 눈 앞에 상자에 쥐가 도착해서 다가오게 만들면서, 결국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의 순간에 자신만을 생각하게 되는 모멸감을 느끼고 감정적 포기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끝까지 사랑할 것을 약속한 줄리아와 다시 만나게 된 윈스턴은 서로 배신했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자신의 안위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토로하고 그 이후에 감정이 변해버린다는 걸 이야기 합니다. 죄중단부터 자기 세뇌의 사고를 시작하는 그는 결국 빅브라더의 말을 진실로 믿어버리게 되고, 애정부에 가서 자신의 모든 것을 용서받고, 죄를 고백하고 주위의 모든 사람을 공범자로 만든 후, 오랬동안 기다리던 총살을 맞으며 빅브라더를 사랑하게 됩니다.
   
   
# 우리는 어디까지 자유로운 것일까?, 우리가 믿고 있는 사실은 진실일까?
  
   
  '신문읽기의 혁명'을 읽으며 합리적 사고와 문맥에 맞춘 것을 넘어, 신문 자체의 구조에 대한 인식과 방향마저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사회는 현실로 비유하자면 언론을 모두 통제하고, 정보는 왜곡되고, 경찰과 검찰의 힘을 장악한 사람이 여러가지 정보를 흘려서, 개인들의 생각의 폭을 제한하고, 쉽게 분노의 대상을 찾아, 아무런 이성없이 분노를 쏟게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판단한다고 하지만, 사회의 눈초리와 관습, 그리고 타인의 시선과 감시카메라를 보면서 개인의 행동은 많이 제약이 됩니다. '보이는 모든 것이 사실은 아니다'라는 이야기와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뒤에 숨겨진 함의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것과, '언어'와 '과거의 기록'를 통해 개인의 인간성 또한 재구성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언론'과 '교육기관'의 바른 이성과 개인의 맑은 생각과 사회의 건강성이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텔레스크린, 마이크로폰, 헬리콥터는 21세기의 지금의 인공위섬을 통한 감시와, 도청기, 핸드폰을 통한 몰카를 통해서, 더 쉽게 정보가 왜곡되기 쉬운 환경에 처해져 있습니다. 주민등록증에 찍힌 인감에 드러난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해 더 쉽게 통치하려는 지배기관의 음모와, 계좌추적을 통한 개인의 사용권 내역의 조회를 통한 경제적 사용의 통제, 범죄예방을 목적으로 설치되는 몰래카메라를 쉽게 받아들이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인간성의 존중과 그것이 잘 실현될 수 있게 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대신, 단지 지금 쉽게 편해지기 위한 감시수단의 상용화가 가속화된다면, 스스로 자율의 권리를 반납할 수도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늘 흉폭한 사람들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마저 잠재적 대상으로 인식되는 것이 용이한 세상은.. 누구를 위한 권리인가를 느끼게 됩니다. 정치적 지도자들을 뽑을 때, 경제적 능력과 리더쉽도 중요하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과 사회에 대한 인식에 대한 생각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고, 유권자가 더욱 현명해지지 않고 투표를 거부하게 되면, 거기에 맞는 지도자가 나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성적 사고만큼, 감성과 애정의 균형과 지금 느끼고 있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어나기 전에 일어났던 독재의 시대에 이런 빅브라더의 사고에 매이게 되는 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책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고전이 오랜시간 살아남게 된 이유를 알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감정적으로 우울할 때보다 기분이 더 좋고 이성적일 때 읽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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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마치 2 - 진옥섭의 예인명인
진옥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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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답변해 주지 못한 답을 책에서 만나다.
   
  
  '책 읽는게 왜 재밌어요?'라고 후배가 물은 적이 있다.
  
  '여러가지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아. 그리고 쌓인 지식들 사이에서 작은 지혜를 얻곤 해. 그 날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 행복해진다는 느낌이라 할까? 이 느낌이 너무 좋아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어.'
   
  '지혜는 책을 읽지 않고, 여행이나 사람들과 경험을 통해서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요?'
  
  '그래, 그렇기도 해. 책을 읽지 않아도 바른 품성과 울림으로 더 많은 걸 몸으로 보여주는 분들도 많아. 하지만 지혜라는 걸 인식하는 것도 지식이 바탕이 되어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지식에만 매달려도 안되지만, 지식의 중요성을 소홀히 생각하는 것도 좋지 않아. 
 

  돈도 감당할 수 없이 갑작스레 많이 찾아오면 부담이 되잖아.   적당히 잘 운용할 수 있는 경제지식이 필요해. 독서를 하면 경제 지식등 여러가지 정보를 얻을 수도 있어. 또한 문학작품을 읽을 때는 감정의 변화가 느껴지지. 간혹 운이 좋으면 지혜를 만나기도 해. 생각의 힘은 각자 다르잖아. 그 세기에 깊으면 깊은 통찰력을 얻기도 해. 중요한 건 그런 생각의 힘, 사유의 힘을 얻기 위해, 가장 최소한의 비용과 장비로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가 책이라는 거지.'

 

   이렇게 답변을 했지만, 책을 잘 알지도 깊이도 없었기에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책보다 더 멋진 만남과 여행등의 다른 체험들보다 독서가 더 매력적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에 힘겨웠다.  '노름마치' 책을 읽은 후, 후배에게 들려줄 작은 답을 하나 찾아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 네가 말한 체험과 삶의 흔적이 이 책에 담겨있어. 지혜뿐 아니라, 한과 서글픔 그리고 인고의 묵묵함까지 말이야.  체험은 시간과 장소와 사람이라는 세 박자가 만나야 하지만, 책은 시간과 장소는 네가 정할 수가 있어. 만나려하는 너의 의지만 있으면 말이야. 18인의 예술인의 삶과 한 뿐 아니라 네가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을거라 믿어. 네가 생각하려는 의지만 마음에 담고 있으면 말야. 한 번 읽어볼래?'


#  꼭 읽어 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우리의 문화가 소중하다고 말만 떠벌리고 다니면서도, 국악, 판소리, 마당극 등 전통의 갈래에서 나온 흔적들에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판소리 공연과 콘서트가 있으면 당연히 콘서트에 발걸음이 움직여지고, 우열을 떠나서 우리의 것에 대한 정보와 홍보가 부족했기에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고 인식할 수 있는 콘서트에 더 발길이 갔다.
  
   60에서 많게는 90년까지 한과 삶의 굴곡이 묻어난 18인의 예인, 명인의 삶이 담긴 책을 글로 풀어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책을 받고 두 권의 책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한 분야에 세 명씩 묶은 6개의 길을 걷는 느낌이라고 할까. 만개했던 꽃의 순간, 꽃이 저버린 후 발걸음이 사라진 혼자만의 고독의 느낌, 때론 비수보다 더 매서운 사람들의 매도까지도 묵묵히 한스럽게 잘 우러낸 주류문화에 담기지 못했지만, 그보다 훨 나았던 명인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지인은 책을 읽다가 펑펑 울었다고 했다. 안쓰러움과 슬픈 마음이 격해져,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읽고 난 후에 마음이 더 차분해 지는, 감정 조절도 해 준 책이었다. 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 분들의 이야기는 아쉬운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더욱 깊게 한다.

 
   이유를 대자면 백가지도 넘게 책의 장점을 말할 수 있지만, 딱 이 한마디의 다른 표현들이라 생각한다.

 

  '놓치지 말고 꼭 읽어 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책이 많이 팔려, 많은 독자들이 우리 예인과 명인, 그리고 소외되고 있는 부분까지 더 눈길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되었으면 한다. 만남에 공들인 작가의 정성만큼, 우리 문화에 대한 애착의 진정이 독자들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책은 따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직접 꺼내어서 읽어보면 된다.

 

   책을 받고 2주간 10번을 넘게 읽고, 서평을 쓰기 위해 하루에 한시간씩 매달렸다. 썼다 고쳤다만을 반복했다. 결국 오늘 수업에 지각하는 걸 감수하면서 마무리 했다. 수업에 늦은 아쉬움보다 서평이 좋지 않으면 어떨까 하는 답답한 마음에 더 힘겹다. 좋은 책을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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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ktree 2007-06-12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만나는 진정성이 돋보이는 서평입니다. 오늘 아침 제 마음의 멘토인 분이 문자로 이 책을 보내주시겠다며 주소를 보내라 하셔서 알라딘에 들어와 읽게 되었습니다. 오랜시간을 두고 뵙기를 바라는 멘토가 보내주시는 책인것만으로도 기대가 되었는데 예인들의 삶에 대한 열정과 자세가 더 많은 이들에게 나누어지기를 바라는 님의 서평에 더욱 기대가 되는군요.
 
노름마치 1 - 진옥섭의 예인명인
진옥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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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답변해 주지 못한 답을 책에서 만나다.
   
  
  '책 읽는게 왜 재밌어요?'라고 후배가 물은 적이 있다.
  
  '여러가지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아. 그리고 쌓인 지식들 사이에서 작은 지혜를 얻곤 해. 그 날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 행복해진다는 느낌이라 할까? 이 느낌이 너무 좋아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어.'
   
  '지혜는 책을 읽지 않고, 여행이나 사람들과 경험을 통해서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요?'
  
  '그래, 그렇기도 해. 책을 읽지 않아도 바른 품성과 울림으로 더 많은 걸 몸으로 보여주는 분들도 많아. 하지만 지혜라는 걸 인식하는 것도 지식이 바탕이 되어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지식에만 매달려도 안되지만, 지식의 중요성을 소홀히 생각하는 것도 좋지 않아. 
 

  돈도 감당할 수 없이 갑작스레 많이 찾아오면 부담이 되잖아.   적당히 잘 운용할 수 있는 경제지식이 필요해. 독서를 하면 경제 지식등 여러가지 정보를 얻을 수도 있어. 또한 문학작품을 읽을 때는 감정의 변화가 느껴지지. 간혹 운이 좋으면 지혜를 만나기도 해. 생각의 힘은 각자 다르잖아. 그 세기에 깊으면 깊은 통찰력을 얻기도 해. 중요한 건 그런 생각의 힘, 사유의 힘을 얻기 위해, 가장 최소한의 비용과 장비로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가 책이라는 거지.'

 

   이렇게 답변을 했지만, 책을 잘 알지도 깊이도 없었기에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책보다 더 멋진 만남과 여행등의 다른 체험들보다 독서가 더 매력적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에 힘겨웠다.  '노름마치' 책을 읽은 후, 후배에게 들려줄 작은 답을 하나 찾아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 네가 말한 체험과 삶의 흔적이 이 책에 담겨있어. 지혜뿐 아니라, 한과 서글픔 그리고 인고의 묵묵함까지 말이야.  체험은 시간과 장소와 사람이라는 세 박자가 만나야 하지만, 책은 시간과 장소는 네가 정할 수가 있어. 만나려하는 너의 의지만 있으면 말이야. 18인의 예술인의 삶과 한 뿐 아니라 네가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을거라 믿어. 네가 생각하려는 의지만 마음에 담고 있으면 말야. 한 번 읽어볼래?'


#  꼭 읽어 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우리의 문화가 소중하다고 말만 떠벌리고 다니면서도, 국악, 판소리, 마당극 등 전통의 갈래에서 나온 흔적들에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판소리 공연과 콘서트가 있으면 당연히 콘서트에 발걸음이 움직여지고, 우열을 떠나서 우리의 것에 대한 정보와 홍보가 부족했기에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고 인식할 수 있는 콘서트에 더 발길이 갔다.
  
   60에서 많게는 90년까지 한과 삶의 굴곡이 묻어난 18인의 예인, 명인의 삶이 담긴 책을 글로 풀어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책을 받고 두 권의 책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한 분야에 세 명씩 묶은 6개의 길을 걷는 느낌이라고 할까. 만개했던 꽃의 순간, 꽃이 저버린 후 발걸음이 사라진 혼자만의 고독의 느낌, 때론 비수보다 더 매서운 사람들의 매도까지도 묵묵히 한스럽게 잘 우러낸 주류문화에 담기지 못했지만, 그보다 훨 나았던 명인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지인은 책을 읽다가 펑펑 울었다고 했다. 안쓰러움과 슬픈 마음이 격해져,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읽고 난 후에 마음이 더 차분해 지는, 감정 조절도 해 준 책이었다. 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 분들의 이야기는 아쉬운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더욱 깊게 한다.

 
   이유를 대자면 백가지도 넘게 책의 장점을 말할 수 있지만, 딱 이 한마디의 다른 표현들이라 생각한다.

 

  '놓치지 말고 꼭 읽어 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책이 많이 팔려, 많은 독자들이 우리 예인과 명인, 그리고 소외되고 있는 부분까지 더 눈길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되었으면 한다. 만남에 공들인 작가의 정성만큼, 우리 문화에 대한 애착의 진정이 독자들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책은 따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직접 꺼내어서 읽어보면 된다.

 

   책을 받고 2주간 10번을 넘게 읽고, 서평을 쓰기 위해 하루에 한시간씩 매달렸다. 썼다 고쳤다만을 반복했다. 결국 오늘 수업에 지각하는 걸 감수하면서 마무리 했다. 수업에 늦은 아쉬움보다 서평이 좋지 않으면 어떨까 하는 답답한 마음에 더 힘겹다. 좋은 책을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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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2007-09-12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그리고 참 잘 쓰셨어요
좋은 책과 좋은 생각, 그리고 좋은 글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