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 남다른 사유로 접근해 가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이 책은 소설이다. 실제 사랑을 할때 이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을까? 짝사랑에 빠진 사람의 공상처럼, 실제의 경험보다는 사랑에 관한 많은 사색의 흔적이 남아있다. 한 여자를 만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부딪치는 많은 경험들을 작가의 깊은 생각의 거름종이로 거른 후에 멋진 칵테일로 만들어 냈다.
 
  실제 사랑 이야기보다는, 사랑에 관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연인보다는 밤이 외롭지 않다고 항변하는!!! 솔로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연애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책읽는 재미에 빠져서일까. 버스에서 가볍게 읽어보려고 했던 책들이 너무 재밌어 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버스에서 책을 보려고 해도 많은 제약들이 있어 음악을 듣거나 생각에 잠기거나 잠에 빠지게 된다.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 몸이 조금은 불편한 좌석에도 불구하고, 버스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책 읽는 재미에 빠진 게 아니라, 재미있는 책을 만났다.
 
 
#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이어지는 많은 생각들..
 
 
  보통과 기차여행을 하는 느낌이라 할까. 출발 역에서 '운명적 사랑'이란 이야기에서
헤어져야 하는 종착역에서는 '사랑의 교훈'까지 24개 역을 한 역에 5분씩 2시간 여행했다. 운명적 사랑이라 느끼기 위해, 같은 시간, 같은 비행기, 같은 좌석에 만나는 큰 수의 확률을 만들어 내고  그 만큼 우리가 운명이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사랑을 하게 될 운명이여서, 그녀를 만나 사랑을 빠지는 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클로이이므로, 클로이가 내 운명이라 착각하게 된다. 사랑이 필연이 아니라, 클로이가 필연이라고 생각하는 오류.. 사랑에 대한 약간의 환상을 가진 나에게 뜨끔한 이야기였다.
 
  '야심만만'에서 모 여배우가 '사랑한다'는 말은 너무나 소중하고 귀하다는 느낌이라서 자주 하게되면 그 의미가 사라질까 하는 마음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널 사랑해'가 아니라, '널 마쉬멜로 해'한다는 이야기에 그 여배우의 새로운 면을 본 기억이 떠올랐다.
 
  말로는 사랑을 언급할 가치가 없어서 일 수도 있고, 너무 의미가 깊어서 아직 정리하지 못했기에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힘들었다고 하며, 모든 사랑의 표현에는 다른 문화와 이제까지의 흔적이 묻어있었다고 이야기하며 '마쉬멜로' 한다고 표현해 내는 달콤한 상상력과 센스에 감탄했다.
  

  이런 센스 있는 사람이라면, 남자던 여자던지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고 할까..   24개 역 내내 가끔은 젠체하면서 이야기하는 그가 얄밉기도 했지만, 유익하고 즐겁고 깜짝깜짝 놀래게 하는 멋진 통찰력에 즐거움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  멋진 번역가를 만나는 즐거움까지.

          
  1993년에 처음 책이 출간되었고, 95년에 <로맨스>라는 이름으로 번역이 되었다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절판되었다. 그리고 2002년에 정영목님에 의해 다시 번역되었다.  1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 읽어도 아직 유효한 이야기가 많게 느껴지는 건 그만큼 보편적인 이야기를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번역서의 난점은 원문을 읽었을 때의 그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치, 작곡가가 혼신을 다해서 만들어낸 악보를 연주하는 연주자라고 할까. 뛰어난 연주가를 만나면, 원곡 이상의 느낌이 날 수도, 아무리 좋은 악보도 연주가를 잘 못 만나면 그 빛을 내기 힘들다.

  우연히 번역가의 번역 수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짧지도 길기도 않은 시간동안 그는 현재 번역에 대해 나온 많은 논점들을 제시하면서, 그것들 중 하나를 택하는 건 자유지만, 어떤 논점들이 있고 장단점이 무엇인지는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하나의 틀을 정해서 확고한 지침을 주는 것이 아닌, 양쪽을 잘 살펴서 생각의 틀을 강요하지 않은 점이 멋졌다. 

    멋진 작품이 좋은 번역가를 만나는 건 원석이 보석의 빛을 발휘하게 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세공하는 이가 자신의 스타일의 소중함과 함께 원석의 자체의 멋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라서 작품도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사랑에 관한 많은 생각과, 사유의 힘, 그리고 멋진 작가와 멋진 번역가까지... 많은 매력이 담긴 책을 만나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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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 강의
이중텐 지음, 강주형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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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멋진 강의를 만나다.
 

'삼국지', '수호지', '열국지'에 비해 '초한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보통 역사소설이나 이야기들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된다. 변천사를 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하나의 인물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 해 주는 평전 스타일을 더 좋아한다. 중국에서 '고전 대중화'를 선도한 작가의 TV 강의를 책으로 옮긴 '초한지 강의'를 만났다. 

  초한지 하면, 한우와 유방이 떠오른다. 한신, 장량, 소하도 떠오른다. 이제껏 알고 있던 내용에 역사적 고증과 작가의 날카로운 시각이 덧붙여져 인물을 중심으로 한 강의가 시작된다. 역사적 인물은 과거 시간에 매여있지만, 그들의 신념과 선택, 인품을 배워가는 건 나를 돌아보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버스에서 가볍게 보려고 펼쳤는데, 도착해서도 손을 뗄수가 없었다.  

  맛있는 음식을 절반쯤 먹었을 때 급하게 할 일이 생겼다고 할까? 급한 일을 제치고 음식의 맛을 느끼듯이 중간에 책을 멈출 수 없었다. 책장을 넘기다, 멈출 수 없는 매력이 가득한 책이였다.


#  고증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인물들을 새롭게 들추어 보다.


   한나라 건국의 최고의 공신이였지만, 결국 처음으로 죽음을 당한 공신인 '한신'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막연히 토끼를 다 잡은 후에 사냥개를 잡듯이 '토사구팽'하는 줄 알았던 한신의 새로운 모습과 선택의 뒤에 숨은 많은 의미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일단 철저히 역사적 고증을 따졌다. 그 후 고증된 사실을 바탕으로 회자되는 말 뒤의 숨은 의미를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설득력 강한 말하기로 새롭게 인물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안경을 오래 써서 눈이 침침할 때, 내 눈에 꼭 맞는 안경을 새로 받은 느낌이라고 할까. 이전에 보였던 건 더 뚜렸하게 보이고, 희미했던 것 또한 잘 살펴볼 수 있었다.

 

  많이 알려진 한신, 유방, 항우, 장량 뿐 아니라, 소하 , 조참, 진평, 여치, 조조, 두영 등의 나에게 익숙하지 않던 인물들의 행적을 살펴 볼 수 있었고, 그들이 취했던 마음가짐과 삶을 바라보다는 방식도 엿볼 수 있었다. 여치에 관한 새로운 평가와 기존의 역사적 관점이 어떻게 취해졌고, 현재 다른 시선은 어떠한지 알 수 있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신을 잘 안다는 것'이 '조참'과 '진평'과 '조조'를 어떻게 다른 삶으로 만들었는지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인간의 삶이기에 공감하는 부분과 배울 점이 많았다.


# 초한지와 함께 배우는 옛 한나라의 풍습과 중국인의 가치관을 엿보다.


  한신의 토사구팽을 설명하면서 오나라의 구천과 범려, 문종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부합','백부','숙부','계부'등의 호칭과 '대부', '태위' 등의 관직의 이름, 한나라의 예법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士 사'와 함께 '관례'에 대해서 깊이 들여다 보기, 중국인들의 현실지향적인 태도 등 여러가지 사실들을 적절한 시기에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상식이 부족한 나에게는 알찬 정보를 통해서 조금 더 강의 내용을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어서 더 즐거운 시간이었다.

 

  역사적 이야기도 그 당시에는 현재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결과가 알려진 후 이야기들은 현재의 시점에 맞춰 여러가지로 재구성되어 현실의 삶에 영향을 준다. 많은 모사들이 군주들을 설득할 때 논리와 함께 '지난 선인들의 경험'을 예로 들어 설득을 해낸다. 지금과 달랐던 옛날의 풍습과 이야기들, 그리고 영웅들의 삶과 그 뒤에 숨겨진 지식과 인품을 배우면서 조금의 지혜를 건질 수 있었던 건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 나와 비슷한 인물과 내가 꿈꾸는 인물에 대해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을 만들다!
 
 
  각양 각색의 매력이 넘치는 인물들을 보며, 처음 생각한 건 나와 비슷한 생각의 인물을 누구인가 하는 점이었다. 그 다음은 내가 꿈꿔야 할 역활모델은 누구일까 였다. 자신의 신념에 의해 살았던 인물, 기회주의적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살아남은 인물, 속세와 적당한 거리를 두며 지혜로웠던 인물, 의리를 중요시 했던 인물, 의리에 매여 결국은 죽음을 당했던 인물 등... 많은 캐릭터들이 어떤 사건을 통해 어떻게 행동하고 변해왔는지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건 '나를 아는 일'이라 생각한다. 주변에서 보여주는 망원경과 내 스스로 살펴보는 '현미경'의 두 시선을 잘 조합해서 나를 살필 수 있는 지혜의 필요성을 느꼈다. 망원경은 너무 희미해서 자세한 걸 보기 어렵고, 현미경은 너무 세밀해서 전체를 살필 수 없다. 둘의 한계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말고, 큰 맥락보다 작은 것에 집착하는 현미경의 내 모습을 망원경을 통해 전체적 윤곽을 잡고, 망원경이 보여줄 수 없는 세세한 부분은 현미경을 통해 천천히 잡아나가야 겠다고 다짐했다.   

  거울과 함께 더 먼곳을 바라볼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야기의 힘'을 믿는 이와 '고전의 문화와 상식' 배우는 즐거움을 아는 이는 읽는다면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많이 부족하기에 책의 매력의 절반도 살피지 못했지만, 이 글을 읽는 멋진 독자는 책의 매력을 두 배로 느낄거라 믿는다. 중요한 건 읽고, 생각하려 하는 것이다.   

  읽고 난 후 뭔가 배운듯한 느낌이 참 좋았다. 강의를 읽은 후 초한지가 다시 읽고 싶어졌다.  저자의 다음 책이 나올 때까지, 초한지를 찾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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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리더십
심재희.한화철 지음 / 메가트렌드(문이당)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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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열광하는 맨채스터 유나이티드의 비밀을 엿보다.

  어느날 새벽녁에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보게 되었다. 국가 대표 경기와 수준이 다른, 박진감 넘치고 빠른 스피드의 경기를 보게 되었다. 유럽의 국가대표팀이 강한 이유는 유럽 프로리그의 수준이 높아서,  선수들의 기량이 수준급인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감독이 지지하고 믿어주지 않으면 출전을 보장받지 못한다. 좋은 감독과  멋진 선수, 뛰어난 관중이 함께 이루어 내는 즐거운 시간을 축구선수라 한다면, 지휘자처럼  실제 연주하지 않지만 감독의 역할이 그 팀의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20년간 많은 우승트로피를 거머쥐고, 용장,지장,덕장에 복장까지 모든 찬사를 받고, 꾸준히 성실하게 생활하는 퍼거슨 감독의 리더쉽을 알고 싶어 책을 펼쳤다.

 

# 사실, 퍼거슨 감독보다 맨유 입문서가 더 어울리다 생각한다.

  (맨유를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퍼거슨 리더쉽이 제목에서 퍼거슨의 비중은 딱 절반이다. 책의 내용을 미리 살필 수 있는 것을 제목이라 한다면, 퍼거슨 리더쉽보다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맨채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퍼거슨 리더쉽으로 두 개를 같이 비중있게 두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퍼거슨 리더쉽이란 제목에 '히딩크 리더쉽',  '김인식 리더쉽' 등의 위세를 빌리려는 것 같아 씁쓸했다.


#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맨채스터 유나이티드의 비밀. 스포츠 구단들이 꼭 배웠으면...


  좋은 스타와 멋진 감독 그리고 맨유 TV를 만들만큼 치밀한 브랜드 마케팅.. 좋은 선수를 영입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 그 수익으로 다시 좋은 선수에 재투자하고 탄탄한 유소년클럽의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기에, 맨채스터의 영광이 계속 지속된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가 미국에서 사랑받는 이유 또한 구단차원에서 팬들을 소중히 하는 노력이 큰 것도 일정부분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이기 때문에 이윤추구가 제일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좋은 선수가 즐겁게 운동할 수 있게, 수익성에 앞서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계기와 노력이 깃든다면, 오지 말라고 해도 구장에 찾아가지 않을까..


# 새롭게 알게된 맨유의 여러가지 정보들..


   1부의 퍼거슨 리더쉽을 살펴보고, 2부의 퍼거슨 감독의 인생역정 못지 않게 맨유가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분야에 대해 잘 정리한 '맨유라는 브랜드'와 '맨유를 빛낸 레전드 스타들'을 통해, 맨채스터 유나이티드에 생소했던 마음이 조금씩 친숙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에겐 자신만의 향기가 있듯 팀 자체가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서 맨유의 대한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맨유를 빛낸 전설의 스타들의 글을 읽어보게 되면 축구경기를 찾아서 보고 싶어진다. 맨유가 좋아지기 시작했거나, 맨유에 대해 알고 싶은 이에게 꼭 맞는 입문서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퍼거슨 감독의 장수비결과 여러가지 정보를 알게 되는 즐거움도 재미나다.

 

# 멋진 퍼거슨 감독.. K리그에도 관심을...


   야구, 축구, 농구 등의 인기 스포츠와 달리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않아도 꿋꿋이 꿈을 위해 달려가는 무명선수들이 퍼거슨 감독과 같은 멋진 감독을 만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성실하고 꼼꼼하고 마음 넓고, 카리스마를 보여야 할 땐 거침없는 그런 이를 만난다면 운동생활의 좋은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축구는 혼자서 하는 경기가 아니기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던지, 아니면 자기가 좋은 선수가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이에게 주목받는 화려한 스타가 아니더라도 묵묵히 자기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을 알아봐주고 적절한 때에 칭찬을 해주는 퍼거슨 감독을 만난다면 힘든 생활도 밝고 기쁠 것 같다. 지쳐있는 사람에게 힘이 주는 말을 해 주는 촌철살인의 말솜씨와 꾸준한 태도, 예지능력 등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좋은 역활모델 하나를 만나 좋은 시간이었다.

  트리플 크라운 많은 영예를 안은 명감독이 아닌, 인격적으로 선수들을 배려할 줄 알고, 선수들보다 더 성실하고, 카리스마와 예지능력 등의 적절한 때에 적절하게 행동하고 발언할 수 있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을 만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거기에 돈을 빨아들이는 맨유를 알게 된건 보너스라 생각한다. 맨유와 같은 구단이 나오는 것 보다, 퍼거슨 감독과 같은 명감독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미 나와있는데 내가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열악한 K리그에도 관심을 가져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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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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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지혜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지식과 지혜의 차이는 무엇일까? 지식이 항아리에 담긴 물처럼 점점 차오르는 것이라고 하면, 지혜는 양파 껍질을 벗듯이 점점 가벼워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식은 많을 수록 좋다. 지혜는 간명할수록 좋다고 생각했었다. 저자는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한 성품 그대로의 자신을 보며, '지혜롭게' 유리한 방식으로 '지혜'를 정의한다.

  "지혜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많은 심리학의 연구 결과와 성과를 통해서 인간은 한계를 인식하게 되고 점점 지혜로워진다는 말이다. 밥을 뜰때 담을 수 잇는 밥의 양은 그릇의 크기에 의해서 결정된다. 안경을 쓰는 이는 자신이 쓰는 안경의 돗수에 의해서 그 만큼 사물을 볼 수 있다. 

  모든 사물은, 그것을 볼 수 있는 창인 '프레임'에 의해서 딱 그만큼만 볼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한계를 자각한다는 말은 프레임을 인식한다는 말이다. 내가 보고 있는 창이 어디까지인지 본다면 그것을 넘어서도 볼 수 있다는 말!! 2분간 감탄하고 다시 책을 집어들었다. 짧은 말로 많은 걸 함축할 수 있는 문장을 보면, 마음이 들뜬다.


# 재미있는 연구 결과들을 읽다 보면, '프레임'이 보인다.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많은 것들이 연구결과를 통해 아니다라고 밝혀진다. 믿어왔던 많은 것들이 무너지면서, 새로운 인식의 틀을 짜게 된다. 말장난 처럼 보일 수 있는 순서의 차이, 중요도의 부각의 차이 등에 대한 실험결과를 읽었다. 알고 나면 당연해지고 매우 현명해 지며 분석적으로 된다. 하지만 매 순간마다 불안해하면서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자기 편향으로 될 수 밖에 없는 '세상의 중심은 나', 지나간 과거와 미래를 왜곡하는 '현재 프레임', 지혜로운 소비를 방해하게 만드는 '푼돈', '공돈'등의 '이름'프레임 등을 보면서.. 얼마만큼 비이성적으로 판단을 해 왔는지  알게 되었고, 이성만이 아닌 다른 많은 것의 필요성을 자각했다. 함정에 빠지는 덫을 알고 나면, 피하는 방법도 알게 된다.
    

  7번째 장에 나오는 지혜로운 사람의 10가지 프레임은 이제 까지 나온 프레임의 함정에 빠졌을 때 벗어나는 효과적인 방법이 제시되어 있어 매우 유용했다.  지혜로운 정보에 사람들과 대화 할 때 도움이 되는 상식까지 함께 얻는 일석이조의 기쁨!!! 지혜를 얻기 위한 지식의 항아리가 텅텅 빈 나에게는 가뭄의 비 내리듯 소중한 정보들이었다.
   

# 관점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행동경제학 이론의 한국적 해설들..

  
  행동경제학의 주요이론들을 심리적 영향에 무게를 둔 채 잘 설명되어 있다. '행동경제학'과 '경제학 비타민', '마음을 유혹하는 경제의 심리학', '괴짜 경제학 플러스'등을 보았다면 거기에 나왔던 내용을 복습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난 나를 잘 알고 있어'라는 착각과 '넌 나를 이해하지 못해'라는 편향된 시각, '난 합리적인 존재'라는 걸 버리고, 난 '합리화'하는 존재라는 걸 인식한다면,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관대해 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중요한 건 아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식이 드러나는 것이다. 지식이 많아질수록, 궤변론자가 되어 상황을 정당화 하지 않을 까 경계하게 된다. '오해와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은 그럴 수 밖에 없다. 내 자신의 '편견'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상 결코 세상은 공평해 질 수 없다. 세상을 원망할 시간에 자신의 프레임을 좀 더 들여다 봐야 겠다고 다짐했다. 곁에 두고 마음의 노예가 될 때, 무기력 해 질때, 세상이 마음대로 대지 않을 때 읽어야 겠다. 지끈지끈하는 두통의 진통제처럼, 지친 마음에 힘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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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가 보는 세상의 틀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 <프레임>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7-29 23:56 
    프레임최인철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처음에 이 책을 접할 때는 심리학 서적인 줄 알았다. 물론 사람의 심리에 근거를 두고 많은 사례를 다루고 있기는 하나, 심리학 서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자기계발 서적이라고 보인다. 그만큼 대중성 있는 책으로 구성한 듯 하다.그래서 심리학에 대한 조금 깊이 있는 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별 도움은 안 될 듯 하다. 여기에 나온 사례들 중에서 일부는 나도 기존에 알고 있었던 사례들도 있었다. 이론을 얘기해도 사례부..
 
 
 
일어나, 다시 시작하는 거야
하야세 구미 지음, 황소연 옮김 / 책씨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하지만, 세상은 아직도 냉랭하다.
 
 
  앞에 있는 사물을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둠이 깔린 밤에, 눈이 없다면 얼마나 막막할까? 생각했었다. 신체의 모든 기관이 있기에, 건강하고 정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신체의 기관 중 한 곳이 불편한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며 안쓰럽고 마음이 불편했다.  장애우가 보통사람들과 달리 힘들꺼라는 생각이 처음 깨진건 오토다케씨의 '오체 불만족'을 읽고 나서이다. 장애인이 힘든게 아니라, 장애라는 편견과 사회의 배려 없음이 강물이 되어, 장애우와 보통 사람들의 대화의 건널 수 없는 강으로 흐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것저것 버리지 못하는 성격에 이동을 할 때면 큰 캐리어 가방 하나를 들고 이동했었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 지하철을 탔을 때, '지하철의 벤처사업가' '노마진'이냐고 묻거나, 말없이 힐끔힐끔 기분 나쁘게 쳐다보는 사람들 때문에 불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더 불편했던건 엘리베이터 없는 공간에 캐리어 가방을 들고 올라가야 했던 일이다. 평소 다닐때 아무렇지도 않았던 턱이 짐을 끌고 다닐 때 큰 장벽이 된다는 걸 몸으로 느꼈었다.

    
  횡단보도 없는 육교가 장애우에게 큰 폭력이라는 걸 알게되고, 그걸 고치도록 노력한 글들을 보면서 배려에 대해 생각했던 기억도 난다. 장애우가 되지 않으면 장애우의 슬픔을 알기 어렵다. 난 정상인이기 때문에 장애인을 이해할 순 없다. 하지만 같이 함께 생활해야 할 같은 인간으로서의 배려는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 청각장애인이 힘든건 들을 수 없는 게 아니에요. 소리 있는 세상에 사는 당신의 마음의 장벽 때문이에요!!
 
 
  지하철 안내방송과 경적소리를 느끼지 못하는 그녀는 전철 안내방송 대신 자막을 보고, 경적 대신 소리를 진동으로 알려주는 장치를 이용해 생활한다. 좀 더 편리해 졌으면 하고 생각하지만 괴롭거나 불행하다고 느낀 적은 없다고 한다. 오히려 불행하다고 느꼈던 때는 들리지 않는 다는 사실이나, 들을 수 없다는 물리적인 장벽이 아니라, 소리 있는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장벽에 부딪쳤을 때라고 한다.
 
 
  들을 수 없기에 헬스클럽 가입을 거부당하고, 여행사에서 청각장애인 혼자 떠나는 여행은 안된다고 한다. 결혼을 하기 위해 찾아던 호텔에서는 장애인이 오면 호텔격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글을 보았을 때,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장벽이 여전히 존재하다는 걸 알게되었다.
 
  타인의 마음의 장벽을 만날을 때 지지않고 조목조목 차분히 설명하고 그 마음이 전해져 따듯한 결과를 많이 했던 그녀에게 약사법 결격조항이라는 장벽은 큰 장애물이었다. 간절히 원하는 꿈이 법으로 가로막힌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불운을 탓하고 세상을 원망하며 슬픔에 잠기지 않았을까? 나였다면 그런 장벽이 가로 막았을 때 우울함에 뭔가 시작할 엄두도 못 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소녀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약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고도 결격사유로 기각된 현실에 맞서,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고, 그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220만 이상의 서명을 이루어 냈고, 약사 면허시험에 합격하고 4년 뒤, 약사법이 개정되어 약사면허를 취득하게 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변에 그녀를 응원해 주는 많은 이들의 지원과 격려를 받으며, 그리고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는 소망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는 글을 '슈퍼스타 감사용' 영화 첫 시작화면에서 본 기억이 떠오른다. 꿈을 이루지 못한 게 슬픈게 아니라, 오래 그릴 꿈을 찾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그 꿈을 꾸준히 그려가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행복하지 않았다. '일어나, 다시 시작하는 거야' 라는 제목처럼 다시 시작할 희망을 주는 책을 만났다.
    
   
# 그녀가 꿈을 이룰 수 있었던 하나, 그 꿈을 지원해 주는 따뜻한 주변 사람들..
   
      
  그녀가 꿈을 잃지 않았기에 약사법 개정과 함께 약사라는 자신의 소망을 이루었다. 내가 더 감명받았던 건 히로세 구미, 그녀가 꿈을 꾸기 시작했을 때부터 면허 기각이라는 처분을 받았을 때, 늘 그녀 주변에서 꿈을 잃지 않게 든든하게 지탱해 주셨던 그녀의 부모님과 지금의 남편,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씨였다.
 
 선천성 난청이란걸 알게 되었지만 "소중한 우리 아이잖아. 열심히 이 아이를 길러 보자고"라고 말하며 구미의 탄생을 축복했다. 특수학교를 보내야 하는 어려운 환경과 여건도 잘 감내했다. 구미가 처음 약사의 꿈을 꾸었을 때 "결격 사유가 잇어 불가능해. 안돼"라고 말하지 않고  대학을 졸업하고 시험을 치를 때까지 10년이나 남아 있으므로, 그 동안 결격조항이 변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꿈을 잃지않게 도와준 부분도 멋졌다. 약사법 결격조항에 대해 대처하는 3가지 갈림길에서 경우에 따라서 다른 방법도 택할 수 있었지만,
 

  "마지막 선택은 구미가 하는거야. 약사가 될 수 있다, 될 수 없다의 문제보다는 스스로의 인생에 책임을 갖고 결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스스로에게 책임을 지는 구미를 엄마 아빠는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몰라." 말해주는 부모님과

  "후생노동성이 뭐라고 하든 구미는 구미야! 구미의 생각과 마음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그들한테 전하는 거야. 난 그런 구미를 언제나 응원해 줄 거야. 구미 파이팅!" 라고 말해주는 벗이 있었기에

  '약사가 되지 않아도 좋아. 하지만 내 마음을 누군가에 전하는 일은 절대 포기하지 마'라는 좌우명을 가지고 약사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약사가 됨으로써, 그녀 이후의 약사를 꿈꾸는 청각장애인들에게 도전해 볼 수 있는 꿈을 만들어주었다는 점에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주변의 시선과 내적 두려움, 공포감에 지지 않고 끝까지 소통하려는 구미를 보면서,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상대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의 귀머거리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잠에서 깨어나 부스스한 얼굴을 거울로 보는 듯한 느낌이다. 부끄럽다.

  부끄러운 마음에 져서 울고 싶지 않다. '일어나, 다시 시작하는 거야'라고 그녀가 소리치는 것 같다. 힘을 내야 겠다. 서랍속에 숨겨두었던.. 마음속에 꿈을 찾아봐야 겠다. 그리고 다시 색연필을 잡았을 땐, 다시는 놓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흔들릴 때, 이 책을 보면서 힘을 낼거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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