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장수풍뎅이 암컷이 알을 낳더니 세상을 하직했습니다. 울 아이 장수풍뎅이도 하늘나라에 갔냐고 묻고 나중에 자신이 하늘나라에 가면 만날 수 있는지 물어봅니다.
전에 다른 장수풍뎅이에서 난 알들은 열심히 모아 놓았는데 습도랑 안맞았는지 열 다섯개 정도가 어디론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답니다.
수컷도 너무 빨리 죽어 하나 남은 암컷이 알을 낳을 수 있을까 걱정했지요.
장수 풍뎅이 처음 기르느라고 암컷 한 마리, 수컷 한 마리 처음 이렇게 샀다가 암컷이 짝짓기 하고 나서 너무 지켜 죽어벼렸습니다.
그래서 다시 눈물을 머금고 한 마리에 거금 만 이천원 하는 장수풍뎅이 암컷 두 마리를 샀습니다. 그러니까 좀 오래 살더군요.
하지만 언제나 촐삭맞게 다니는 수컷 장수풍뎅이가 뒤집어지더니 죽어버리고 암컷 역시 알을 한 번 밖에 낳지 않고 죽었지요.
이제 남은 암컷 한 마리.
지난 번 알을 몇 마리 낳더군요. 그래서 다른 통에 담아넣고 잘 돌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애벌레가 되었네요. 너무 신기하고 하루가 다르게 부쩍 자란 애벌레가 신기합니다.
저는 좀 징그러운데 울 아이 너무 예쁘고 귀엽다고 합니다. 곤충을 기르는데 가장 좋은 것이 역시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것. 그점이 동시에 단점이기도 한 것 같지만 알에서 애벌레, 나중에 번데기가 되고 성충이 될 것을 생각하니 저 역시 기르는 보람이 느껴지긴 합니다.
일령 애벌레에서 이령이 되고 덕분에 곤충 도감이랑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공부도 되는 것 같아요. 울 아이 다섯살 때 산 자연관찰 책을 읽으면서 1령, 2령, 3령 애벌레 이런 말이 가슴 깊이 다가오지 않았는데 집에서 기르고보니 무슨 의미인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옵니다.
과연 수컷이 죽었는데 알을 한 번 낳고 또 낳을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정말 그저께 알을 낳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어제 생을 다하고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애벌레들이 부쩍 잘 자라주어 내년 봄에 번데기가 되는 모습이랑 성충 장수풍뎅이가 되는 모습을 꼭 보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촌 형에게 장수풍뎅이 알 몇 개 준다고 했는데 예쁘게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들어 선물해야 할 것 같네요.
사슴벌레도 기르는데 사슴벌레는 장수풍뎅이랑 달리 나무 속에 알을 낳는다고 하네요. 기른지 한 달 정도 되어가는데 언제 알을 낳을런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네요. 있다 열심히 인터넷 검색을 또 해야할 것 같아요.
저도 요즘은 애완동물 기르는데 재미를 좀 붙인 것 같지만 청소를 열심히 해주는 울 신랑 아니면 솔직히 기를 엄두가 나지는 않네요. 아직은 보는 것만 좋은 것이 솔직한 제 심정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