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쓰레기가 아닌데...

쓰레기 형제 - 날개가 필요해 우리들의 날개 ㅣ 아름북스 12
이은하 지음, 홍영지 그림 / 삼성당 / 2007년 4월

쓰레기 형제.

두 명의 아이들이 만나게 됩니다.

한 명은 정말 쓰레기를 모아 생계를 유지하는 소년이라 '쓰레기'라는 별명으로 불리웠고, 다른 한 명은 부모로부터의 무관심과 폭력 때문에 '쓰레기'라고 불리게 된 것이지요.

요즘 학교 폭력이 위험수위에 있고 가정 폭력에 대한 기사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기에, 더 관심을 갖고 읽게 된 책이랍니다.

부모의 부관심과 잦은 싸움, 게다가 엄청 무서운 아버지.

사치만 일삼고 그것으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지만, 반면 자식에게 무관심한 어머니의 모습에 나 역시 적잖게 놀랐답니다.

부유한 것이 절대 행복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었고, 누군가 주인공(대철)에게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면 대철이도 그렇게 삐뚤게 나가지 않았을거란 생각을 했지요.

초등 5학년 남자 아이.

한참 원기왕성하고 사춘기가 시작되는 나이일 것 같은데, 안정되지 않고 자신을 감싸주지 않는 부모를 보면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늘 싸움만하고 말썽만 부리는 아이로 생각한 부모와 이웃.

왜 대철이가 그렇게 싸움을 하고 맞고 오는지 알지 못한채 그저 문제아로만 인식하고 마네요.

 

다시 전학을 하게 되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가게 된 대철이는 그 곳에서 자신과 같은 별명으로 불리는 한 남자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그 별명이 싫지만은 않은 듯, 게다가 친구들 역시 별명을 부르면서도 싫어하거나 피하지 않습니다.

그 친구 이름은 만복이.

나중에 대철이는 만복이의 별명이 왜 쓰레기였는지 알고 또 친구들 역시 만복이를 도와주고 또 함께 우정을 나누는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대철이와 만복이의 우정, 그리고 만복이의 가정과 대철이의 가정이 비교가 되며 과연 어떤 가정이 행복한 것인지 독자에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드네요.

만복이의 할머니와 여동생, 그리고 만복이를 돕는 고물상 털보 아저씨의 모습을 보면서 서로 돕는 이웃간의 정과 가족의 사랑을 흠뻑 느낄 수 있었고요. 

책의 마지막에 다다르며, 전에 대철이와 크게 싸움을 했던 태창이와 자신의 돈을 뺏고 폭력을 휘두른 형들이 등장합니다.

비로소 왜 대철이가 그렇게 되었는지 알게 되고 만복이와 멋진 우정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는 장면이지요.

두 아이들의 우정이 어른이 될 때까지 계속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고, 또 책을 읽으면서도 과연 대철이의 부모님은 대철이를 보면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졌습니다.

그 뒷 이야기를 완전히 독자에게 맡긴 작가.

나는 해피엔딩을 좋아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대철이의 부모님이 대철이를 사랑하고 그를 이해할 수 있을가란 생각에는 행복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네요.

하지만 대철이에겐 자신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에 조금의 위로를 받았답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을 바꿀 수 없을지라도 마음을 어떻게 먹는지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리라 결심할 수 있었던 책이 되었답니다.

대철이와 만복이가 늘 행복했으면 하네요. 

 

피터 팬, 절대로 포기하지 마 !

피터팬과 그림자 도둑 2 - 판타 빌리지
리들리 피어슨.데이브 배리 지음, 공보경 옮김, 그렉 콜 그림 / 노블마인 / 2007년 4월

<피터 팬과 그림자 도둑> 1권을 읽고서 무지 바빴음에도 불구하고 난 2권의 책을 곧바로 집어들 수 밖에 없었다.

이사 때문에 무척이나 분주했던 주간이었는데 이 날은 아들을 학교에 보내놓고 나서 반나절을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면서 책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이 책을 보고 '피터 팬'이라고 쓰인 제목 때문에 자신도 읽고 싶다고 읽어달라고 했었지만 일언지하게 거절해서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도 했었고...

역시나 원작의 작품을 뛰어넘을정도로 멋진 속편이라는 생각이 든 책이었고, <피터팬과 마법의 별>에서 왜 피터 팬이 그런 능력을 갖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면 - 사실 이것을 순전히 책을 쓴 작가의 상상이지만...  <그림자 도둑> 책에서는 피터 팬의 멋진 모험과 활약상이 돋보이는 책이었던 것이다.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흥미진진할 수도 있지만 목숨을 걸고 바다 위를 날아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닐거란 생각이 든다.

또한 마지막에 몰리와 만나면서 자꾸만 키의 차이에 대한 언급이 나와서 마음이 아팠다.

영원이 늙지 않게 된다는 것이 좋을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친구들이 모두 나이가 들어가는데 자신만 계속 그렇게 남아있는다면 무척 슬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림자 도둑을 마침내 물리쳤지만 옴브라 경이 유일한 그림자 도둑이 아닐수도 있다는 뉘앙스가 풍겨나는데 <피터 팬과 마법의 별>과 <피터 팬과 그림자 도둑> 책이 끝이 나닌 다음에도 계속 사람들이 등장해서 멋진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 피터 팬 시리즈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욕심도 생겼다.

예전에 읽었던 <빨강머리 앤>이 단 한 편이 아니라 아주 긴 시리즈였다는 것이나 무척 좋아했던 <초원의 집> 역시 굉장히 많은 시리즈가 있기에 아마도 기대를 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영국 런던과 솔즈베리 평원의 모습도 흥미로워 꼭 영국에 갔으면 싶기도 하고 아이랑 아인스월드에 다시 가서 축소해놓은 건축물을 보고 파주 영어 마을에 있는 스톤 헨지를 본따 만든 곳에 아이를 데리고 가서 다시 보여주련다. ㅎㅎㅎ

또한 피터 팬과 마법의 별가루 때문에 벌어지는 모험 뿐 아니라 1편에서부터 계속 나오는 우리의 멋진 해적 후크 선장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는 소재이다.

왜 후크 선장이 되었는지와 함께 무시무시한 악어와 개구쟁이 아이들과 섬에 있는 말러스크 인들이랑 인어들도 빠지지 않고 등장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만들어주어 너무 좋았다.

마지막에 후크 선장에게 붙들린 아이들을 구하러 온 피터 팬의 활약 역시 돋보이는 내용이었고...

영국의 당시 우체국과 귀족들과 평민들의 생활모습도 언뜻 스쳐지나가기 때문에 좀 큰 아이들에게는 이 책을 읽고나서 영국이나 유럽의 귀족 사회나 당시 문화에 대한 자료를 함께 찾아보고 이야기해도 좋을 듯 싶다.

책 마지막에 영국 지도를 넣어서 이 책에 나오는 런던의 주요 모습이나 솔즈베리의 모습을 알 수 있다면, 그리고 피터 팬과 몰리와 조지 달링의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옴므바 경의 편지를 갖고 아버지를 찾아가는 멋진 모험의 여정 또한 지도로 볼 수 있다면 단순한 소설이나 동화가 갖는 상상 뿐 아니라 영국의 문화와 역사, 지리를 배울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책 한 권에 너무 많은 욕심이 드는 것은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좋았기에 더욱 더 기대감을 주는 것이라는 애교로 봐주기를...

과연 피터 팬 시리즈가 얼마나 갈 것인지 궁금해지면서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그리고 꼭 영화가 되어서 온 가족이 모두 함께 볼 수 있었으면 하며...

어려움에 닥쳐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또 우정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는 피터 팬, 중간 중간 용기를 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마지막엔 피터 팬과 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에겐...

반기문 총장님처럼 되고 싶어요! - 세계를 빛낼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 ㅣ 명진 어린이책 6
신웅진 원작, 김경우 글, 가랑비 그림 / 명진출판사 / 2007년 2월

텔레비전에서 유엔사무총장으로  반기문 총장님이 되었다는 것을 저도 뉴스를 통해 처음 들었습니다. 사실 울 아이랑 눈높이가 똑같아서 거의 초등학생 1학년 수준이라 텔레비전도 교육방송만 주로 보다 요즘 열심히 뉴스를 보고 있거든요.

 

정치나 경제에 큰 관심이 없어서 텔레비전에서 그렇게 환호하는 소리를 듣고서 비로소 반기문 총장님이 우리나라 사람인 것을 알았습니다.

 

역시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고 갑자기 우리나라가 몹시도 자랑스러웠어요.

이번에도 자칫 다칠 수도 있는 상황에 왔다는 소식에 안타까왔고, 유엔사무총장이 된 다음에 했던 인터뷰를 신문기사를 통해 읽었던 기억이 났어요.

 

한국을 위해 유엔에서 일하는 것도 좋지만 유엔에 있다보면 세계를 보는 시야가 훨씬 넓어지고 얼마나 할 일이 많은지 알 수 있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었지요.

 

요즘 우리 아이가 여러 인물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어요.  텔레비전에서 사극을 많이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사와 인물에 대한 관심도 그렇고 서서히 위인전을 읽기 시작한지라 세계의 유명한 위인들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많은지 질문도 많이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반기문 총장님에 대해 이야기를 꼭 해줘야지 하면서 읽었지요.

 

책 앞에 나온 <나의 꿈은 ________________ 입니다.> 하면서 자신과의 약속을 하게 만든 페이지도 너무 좋았어요.

자신의 꿈을 생각하고 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 수 있는지 아이들로 하여금 생각할 수 있게 만든 것 같았어요.

 

또한 부모의 성급한 마음은 아이의 장래를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무엇이 되고 싶은지 이 세상에 할 일은 정말 많이 있고, 또 우리가 모르는 직업도 많이 있기에 아이들에게 많이 경험할 수 있게 하고 또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도 했어요.

 

나도 아이에게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고 또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하지만 그 당위성을 아이에게 확실히 인식시켜주진 않았던 것 같아서 약간 반성의 시간도 가졌답니다.

우리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작년부터 학교에 갈 준비를 하기위해 약산의 선행학습을 하고 또 지금도 조금씩 공부를 하고 있어요.

"엄마는 왜 공부가 제일 쉬워? 공부가 재미있어?" 이렇게 묻는 우리 아이.

사실 제 어린 시절을 본다면 전 초등학생 때 정말 실컷 놀았던 것 같은데 5-7세 아이들이 벌써부터 공부를 하고 정말 놀 시간이 별로 없은 주위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들었거든요.

 

우리 아이는 별로 하는 것도 없는데 그래도 늘 놀 시간이 모자란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어나 한자 공부는 참 좋아해요. 그래서 영어 수업이나 한자 학습지를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때에는 더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아요.

공부를 좋아하면 좋겠지만,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 아이에게도 이야기를 해주지만, 언젠가 아이 스스로 더 정확하게 느낄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빨리 좀 더 커서 이 책을 우리 아이가 읽었으면 좋겠어요.

 

참 재미있게 써내려갔기에 하루에 한 단원씩 아이랑 함께 읽어볼까도 생각하고 있답니다.

또한 유엔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와서 좋았어요.

 

주입식이 아니라 재미있는 대화체로 쓰인 책 내용도 마음에 들었고, 중간 중간 나오는 삽화 역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지요.

외교관의 꿈을 품고 열심히 노력한 한 시골 소년이 드디어 세계의 대통령이라 할 수 있는 유엔사무총장이 되었네요. 역시 꿈은 크게 가지는 게 좋겠단 생각도 듭니다.

 

무척 뛰어난 능력으로 유엔총장이 된 것이 아니라 그의 성실함과 적극적인 성격과 노력, 그리고 작은 인연도 소중히 간직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기본적인 생활태도가 그를 유엔사무총장이 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 책에 나와있네요.

우리 아이에게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또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고 하는데 아이에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지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꾸준히 노력하고 자신의 꿈을 잃어버리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는 것, 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수 있었던 책.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동기부여를 주는 것도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것 같고, 앞으로 더욱 유엔 사무총장으로 전 세계를 위해 일하고 우리나라를 빛낼 그런 반기문 총장님이 되었으면 하네요.

  

 

아낌없는 박수를 ...

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양경미.이화순 옮김, 정효찬 그림 / 이가서 / 2006년 11월

엄마 혼자 아이를 기른다는 것.

아무리 엄마가 아이를 사랑한다 하더라도 역시 아빠의 부재는 큰 어려움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주인공 요군.

처음 이 책을 보면서 왜 제목이 노란코끼리일까 무척 궁금했다.

게다가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넘어선 찬사와 감동의 책이라니...

나 역시 중학생 때였을까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무척이나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세월이 너무나 흘러 이야기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 때의 느낌은 그래도 한쪽편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내 신랑이 참 좋아하는 책이기 때문에 더욱 궁금해졌는데...

처음 이 책을 차 안에 가지고 가서 읽었다. 집에서 읽기 시작하다 밖에 나가야하는데 좀처럼 버스 안에서 책을 읽으면 멀미가 나 책을 가지고 가지 않던 내가 이 책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나머지 책을 덮은 채 외출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난 그날로 이 책을 다 읽어버렸다.

아빠는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려 밖에 나가셨고, 덜렁거리고 약간은 철부지같은 엄마와 귀여운 여동생과 있는 주인공 소년.

요군의 1인칭 시점으로 끌고 나가는 이 책. 주인공의 열한 번째 생일을 전후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너무나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소년의 이야기. 그리고 편부모 가정이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그려냈던 작품.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의 마지막 부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더구나 나 역시 무섭기 때문에 그 흔한 장롱면허는 커녕 아직 운전대 조차 잡아본 적이 없기에 주인공 소년의 엄마의 모습이 얼마나 마음아팠는지...

남편이 다른 여자 때문에 집을 나가고 아직 정식 이혼은 하지 않았을수 있지만 이미 한 번 풍지박산이 된 가정.

아이 둘을 데리고 처녀 때 일했던 경험을 살려 <자유기고가>가 되었다.

하지만 집 안 일에 바깥 읽에 아이들을 기르며 요즘 세상에 차가 없다면 얼마나 불편한 지 나 역시 알고 있기에, 일부터 저질렀던 엄마의 모습에 빙그레 웃기도 했고 마음 속으로 격려를 보냈었다.

노란 코끼리.

예상보다 계획에 차질이 생겨 운전면허 따는 게 늦어지고 집으로 먼저 온 아기 노란 코끼리. 즉, 책 제목에 나온 '노란 코끼리'는 바로 소중한 자동차였던 것이다.

"헤헤헤, 면허는 아직 못 땄어. 예정에 차질이 생겨 자동차가 먼저 오게 됐지 뭐니."

"뭐예요, 그럼 아직 면허를 못 딴 거예요?" / "근데 왜 아직도 면허를 못따는 거예요"

"얘가 정말, 성가셔 죽겠네. 필기시험엔 붙었는데, 실기 시험에서 떨어졌을 뿐이야. 곧 딸거야, 그러니 자꾸 따지려 들지 마."

하지만 면허를 딴 것은 한 달이 지나고 나서였고, 면허 딴 기념으로 드라이브를 한 것이 바다까지 가게 되었다.

워낙 엄마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요군의 놀람과 걱정. 역시나 우여곡절 운전 끝에 바다에 왔으나, 또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차 키를 두고 문을 잠근 것이다.

한바탕 소동이 끝나도 또 다시 일어나는 엄마의 크고 작은 좌충우돌 사건들.

게다가 아빠가 오랜만에 왔지만 엄마와 다툼으로 인해 영영 작별을 하게 된 그 날. 바로 주인공의 열한 번 째 생일이었던 것이다.

편부모 가정이라고 색안경을 쓰고 보는 요군의 학교 선생님. 아빠의 부재로 인해 처음 엄마가 일을 하기 시작한 후 만나게 된 사람들.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이 나의 마음 한가운데 깊이 자리잡고 있다.

마지막 드디어 노란 코끼리의 최후를 맞이하고... 엄마는 주인공에게 이런 말을 한다.

"엄마는 노란 아기 코끼리를 타고 있을 때면 늘 기분이 좋았단다. 엄마 노릇도 잘 못하고 아내로서도 부족했지만, 복잡한 도로에서 다른 차량의 물결에 섞여 함께 달리다 보면, '어때, 나도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고 잘하잖아' 하는 기분이 들었거든.  ~   우리도 이젠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어떻게든 씩씩하게 살아가야 해. ~ 엄마는 이제 가슴을 펴고 씩씩하게 나아갈거야."

아무것도 아닌 운전면허증. 하나를 따기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고 또한 운전하는 내내 요군의 마음을 졸였지만 엄마는 운전을 통해 자신의 앞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다 찌그러진 노란 아기 코끼리를 마지막에 타고 오는 가족의 모습. 저녁놀로 인해 태양이 더욱 붉게 빛나고 있었고, 비록 너무 빨리 어른이 되었지만 요군과 나나짱, 그리고 엄마의 멋진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피어난 마지막 장면이었던 것 같다.

행복이란 무얼까 생각할 수 있었던 책. 그리고 험난한 사회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할 찾는 가족에게 멋진 격려를 보내고 싶은 책이다.

나도 엄마를 돌볼 수 있어.

엄마 돌보기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5
재클린 윌슨 지음, 지혜연 옮김, 닉 샤랫 그림 / 시공주니어 / 2006년 9월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잠옷 파티의 저자가 이 책을 썼다니 더욱 정이 간다.

엄마 돌보기. 
아픈 엄마를 두고 아이들의 다양한 엄마 돌보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가끔 나 역시 몸이 아플 때면 옆에서 "엄마, 많이 아파?" 하면서 다정스럽게 부르며 걱정해주는 아이가 고마울 때가 있다. 하지만 아직 어린지라 말뿐이고 실제 도움이 되는 것은 거의 없다.
아니, 엄마를 귀찮게 하지 않는 것만으로 도움이 되는 것인지도...

처음 책 읽기 전에는 제법 양이 많아 아이랑 같이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내가 읽어주면 되지만 요즘 바빠 긴 책을 사양이다.
하지만 너무 재미있었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던 책이다.

네 명의 고만고만한 아이들을 하루종일 혼자 돌봐야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이 책에 나오는 엄마는 아홉살이 되는 큰 딸 새디와 작은 딸 사라 이렇게 둘이다. 그리고 아빠는 정말 늘 바쁜 것 같다.

영국이 배경인데 아기 돌보는 게 직업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있으려니 주말에도 그 아기들을 돌보는 것 같다. 결국 쉬는 날이 없다는 뜻...

세 살배기 젬마, 두 살 배기 빈센트, 갓난아기 클라이브가 돌봐주어야 하는 아이들이고... 사라 역시 한 살정도 된 것 같다. 물론 영국 나이니까 우리나라 나이로 한다면 한살 씩 더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엄마가 독감이 걸렸다. 어쩜 좋을까! 황금같은 학교의 재량휴일(일주일동안 학기 중간에 쉰다고 한다.)인데 어디에 놀러가지도 못하지만 엄마를 도와야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것도 이번에는 외할머니 역시 아파 집에 오지도 못하고... 엄마는 독감이기 때문에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있어야 하니 말이다.

난감한 상황. 하지만 지금까지 아이들을 아무 탈 없이 잘 돌봐주었다는 감사로 세 명의 아이들의 엄마들이 독감이 나을 때까지 서로 하루씩 번갈아가며 돌보기로 한다.

첫번째, 젬마의 엄마는 경찰이기에 젬마의 엄마를 따라 클라이브랑 빈센트, 사라 그리고 주인공 새디까지 모두 경찰서로 가게 되었고...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가는 책을 읽어보시라.

그 다음에는 벤센트네 엄마 사무실, 그리고 다음 날은 클라이브 엄마네 초콜릿 가게로...

아기들 네 명을 데리고 간 경찰서, 사무실, 초콜릿 가게 과연 상상을 하고 책을 읽어보시기를...

이 책을 읽고 나서 난 지금은 건강해보이지만 재작년 가을 대수술을 맏으신 친정 엄마 생각이 났고, 살아계시는 동안 더욱 자주 찾아뵙고 효도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새디같이 듬직하고 의젓한 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