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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선 신데렐라와 변소 귀신 ㅣ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스토리우스 이야기 탐험대 1
최수영 지음, 이강훈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7년 7월
평점 :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나서 난 아이랑 어떤 책을 골라 읽을까 다각도로 계획을 세웠었다.
어릴 때 읽었던 책 중 아직 사촌 동생들에게 물려주지 않은 아끼던 책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읽고 보내야겠다고 목록에 넣고, 또 과학 동화와 그리스 로마 신화 같은 책도 목록에 포함시켰다.
열심히 책을 검색하면서 새로운 책 중 또 재미있고 색다른 책은 어떤 게 있을까 보면서 발견한 보석 같은 책이 바로 <물구나무 선 신데렐라와 변소귀신>이다.
제목을 보면 도대체 어떤 책일까 대충 짐작할 수는 있지만, 신데렐라는 왜 물구나무를 서있고, 변소귀신이 나오는지 궁금해서 아니 볼 수 없었다.
어찌 되었든, 길다면 제법 긴, 또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고 아이는 학교에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
게다가 서서히 가을의 길목에 선 날씨.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여름방학 동안 세운 독서계획, 다 이루지는 못했지만 계속 이어서 가을에도 진정한 독서 시간을 만들리라 결심했다.
우리나라 작가의 책인데 아이들의 흥미와 다양한 문화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재미있는 등장인물과 탄탄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나 뿐 아니라 아이도 함께 읽으면서 무척 즐거워했었고, 마지막엔 빨리 다음 시리즈를 사야한다고 날 괴롭히는 아들의 모습도 떠오른다.
등장인물도 정말 독특하다. 개성만점 이 네 사람을 어찌 한꺼번에 모을 생각을 했을지...
가장 먼저, ‘스토리우스 선생님’을 소개하련다. 지구상의 모든 이야기를 섭렵한 우주 제일의 이야기꾼 스토리우스 선생님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야기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시공간 이동장치 ‘티앤에스큐’를 갖고 있다.
그런데 그 티앤에스큐는 겉보기엔 완전히 폐차 직전의 무엇으로 보이니...
나중에 만화로 나와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또 우리의 멋진 주인공 친구들.
홍길동이 아니라 넘 뚱뚱해져서 붙인 이름 ‘길뚱’ 게다가 콩쥐는 완전히 변모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 이름은 버들이. 마지막 주인공은 꼬마 도깨비인 ‘깨비’이다.
이들은 스토리우스 선생님과 함께 티엔에스큐를 타고 시공간을 이동해 우리를 멋진 이야기 속 세상으로 안내해준다.
그들의 활약도 정말 재미있다.
책을 넘길 때마다 깔깔거리고 웃는 우리 아이와 우리나라와 서양의 다양한 이야기를 책 속에 넣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화 속에서 나타난 멋진 동화와 신화, 전설 속으로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시리즈의 책이라 다음 이야기도 궁금하지만 특히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는 총 4부작으로 되어있어 실제 공연도 4일에 걸쳐 진행된다고 하는 이야기에 놀라워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게다가 그 다음 이야기를 알려면 빨리 2권을 사야하는데, 그 2권에서도 완결이 되지 않고, 3권과 4권은 아직 출간되지도 않았으니 언제 나올까 궁금하기 이를 데 없다.
책을 다 읽고나서 왜 제목이 <물구나무 선 신데렐라와 변소귀신>인지 알 수 있었고, 이야기 뒤에 스토리우스 선생님의 명쾌한 이야기 특강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앞에 나온 이야기에 대한 부연설명이라 꼭 필요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세 명의 주인공, 버들이랑 길뚱, 깨비가 각각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서 우리들에게 알려주는 이야기 구성도 참 멋진 아이디어 같았다.
[야생 코끼리 보보]에선 코끼리를 길들이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미크마크 인디언의 괴상한 신데렐라] 다양한 신데렐라 이야기가 있지만 처음 듣는 내용이 무척 신선했다.
[우리나라 화장실을 지키는 측신 이야기] 깨비가 벌칙을 받아 측신을 찾아가는데 그 이야기 나중에 나오는 스코리우스 특강에서는 우리나라 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었다,
[고대 로마의 검투 노예 스파르타쿠스 이야기] 길뚱이 참여하는 이 이야기를 읽고나자, 다른 역사 책 속에서 스파르타쿠스를 만나면 무척 반가웠다.
마지막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까지. 여기에선 길뚱과 버들이, 깨비가 모두 등장을 해서 이야기를 이끌어주는데, 그 다섯 가지 이야기의 연관성은 없지만 우리 문화부터 세계 속의 다양한 문화체험을 골고루 할 수 있어 정말 즐거운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다.
마치 아주 맛있고 상큼한 비빔밥을 먹는 듯한 느낌으로 대할 수 있었던 책인 것이다.
빨리 다음 이야기를 읽으러 가련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마칠 때 즈음에서는 3,4권의 스토리우스 이야기 타험대 책이 나오게 되기를 간절히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