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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백리향
가야산 칠불봉에서 만난 백리향의 바람에 잔잔하게 흔들리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높은 곳 척박한 환경에서 안개에 의지해 살아가면서도 특유의 제 빛과 향기를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환경에 적응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울릉도 여행길에 내심 기대했던 것이 섬백리향을 보는 것이었다. 나리분지를 찾은 것도 팔할은 이 꽃을 보자는 이유다. 기대가 컷던 것일까. 자생지의 무리진 모습을 기대했는데 아쉬움만 남는다. 자생지 근처에서 터전을 일궈가는 이의 손길에 피어난 섬백리향으로 그 아쉬움을 대신 했다.
 
연분홍 꽃들을 피우는 섬백리향은 초본이 아니고 반관목이다. 고산지대의 산정 및 바위곁이나 해변 바위 근처에 산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에서 볼 수 있다. 밝지 못한 내눈엔 백리향과 구분이 어렵다.
 
나리분지의 섬백리향 자생지를 보면서 식물의 자생지를 관리한다는 것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과잉개입과 방치 사이에서 무엇이 옳은 일일지ᆢ. 자생지의 만개한 모습은 상상 속에만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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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장구채
울릉도 첫나들이의 꽃에 대한 기대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었다. 때가 아닌 것이기에 특별히 아쉬운 마음도 크진 않았다. 발길 닫는 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을 보면 되는 것이고 애쓴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을 익히 아는 까닭이리라.
 
울릉장구채, 울릉도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6~8월 사이에 꽃이 핀다. 바위틈과 그 언저리에 밀집하여 모습을 보여준다. 특별히 다는 꽃이 없기에 더 주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첫 눈맞춤이다.
 
보다는 바위를 중심으로 바다와 어울어진 풍경이 앞도적으로 눈을 사로 잡았다. 익숙치 않은 환경이 주는 매력이 특별함으로 기억에 남는 곳이 울릉도 였다.
 
간혹 해국이 피었거나 이미 진 자리를 따라 일주도로를 돌아본 울릉도다. 자동차 보다는 자전거나 걷는 속도가 더 어울리는 곳으로 느긋함을 요구한다. 다음엔 나리분지로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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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앉은부채
꽃 찾아 다니다 만나는 자연의 신비스러운 것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에 하나다. 한동안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은 당연하고 오랫동안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습기 많은 여름에 핀다. 작은 크기로 땅에 붙어 올라와 앉아있는듯 보이며 타원형으로 된 포에 싸여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앉은부채라는 가부좌를 틀고 앉은 부처님과 닮아서 ‘앉은부처’라고 부르던 것이 바뀐 것이라고 한다.
 
애기앉은부채는 앉은부채와 비슷하나 그보다 작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앉은부채는 이른 봄, 눈 속에서도 꽃이 피는 반면 애기앉은부채는 고온다습한 여름이 되어야 꽃이 핀다.
 
자생지가 많지 않고 더러는 파괴된 곳도 있기에 앞으로 얼마동안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귀함을 알기에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그 귀함을 모르기에 무참히 파괴되기도 한다. 이 자생지가 그렇다.
 
올해는 매년 보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만났다. 환경이 비슷한 것으로 보이나 더 넓게 분포되어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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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떡풀
보러가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짐작도 못한 곳에서 의중에 있던 꽃을 만나면 그 순간의 모든 것이 특별하게 기억된다. 윗 지방에서 꽃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언젠가는 볼 날이 있겠지 하며 마음 한구석에 접어두었던 꽃을 만났다.
 
바위떡풀, 참 독특한 이름이다. 바위에 떡처럼 붙어 있다고 붙여진 이름 일까. 산에 있는 바위틈이나 물기가 많은 곳과 습한 이끼가 많은 곳에 산다. 바위에 바짝 붙어 자라며 한자 大자 모양으로 흰꽃이 핀다. 이때문에 '대문자꽃잎풀'이라고도 한다.
 
좀처럼 꽃을 못보다가 꽃진 후 모습으로 만났던 식물이다. 꽃도 꽃이지만 잎에 주목한 덕분에 알아볼 수 있었던 꽃이다. 가까운 식물들로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지리산바위떡풀'과 울릉도에서 자라는 '털바위떡풀'이 있다고 한다. 구분하지 못하니 봐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바위에 붙어 독특한 잎 위로 피는 자잘한 흰꽃이 무척이나 귀엽다. '앙증'이라는 꽃말이 저절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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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늦여름 더위로 지친 마음에 숲을 찾아가면 의례껏 반기는 식물이 있다. 곧장 하늘로 솟아 올라 오롯이 꽃만 피웠다. 풍성하게 꽃을 달았지만 본성이 여린 것은 그대로 남아 있다. 키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꽃이 주는 곱고 단아함은 그대로다.

연분홍색으로 피는 꽃은 줄기 윗부분에서 꽃방망이 모양으로 뭉쳐서 핀다. 흰꽃을 피우는 것은 흰무릇이라고 한다. 꽃도 꽃대도 여리디여린 느낌이라 만져보기도 주저하게 만든다.

어린잎은 식용으로, 뿌리줄기는 식용이나 약용으로, 비늘줄기와 어린잎을 엿처럼 오랫동안 조려서 먹으며, 뿌리는 구충제로도 사용하는 등 옛사람들의 일상에 요긴한 식물어었다고 한다.

꽃은 '무릇' 이러해야 한다는듯 초록이 물든 풀숲에서 연분홍으로 홀로 빛난다. 여린 꽃대를 올려 풀 속에서 꽃을 피워 빛나는 무릇을 보고 '강한 자제력'이라는 꽃말을 붙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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