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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쓴풀
느지막이 산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꽃이 필 때쯤이면 매년 그곳을 찾아가 눈맞춤하는 꽃들이 제법 된다. 이렇게 하나 둘 기억해 두고 나만의 꽃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자줏빛을 띄는 꽃잎이 깊게 갈라져 있다. 꽃잎에 난 줄무늬의 선명함이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꽃잎은 다섯장이 기본이지만 네장에서 아홉장까지도 다양하게 보인다.
 
충청도 어디쯤 물매화 보러간 곳에서 실컷 보았고 귀하다는 흰자주쓴풀도 봤다. 키 큰 풀 속에 묻혀 있어 오롯이 그 본래 모습을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래서였을까. 황매산 풀밭에서 온전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다.
 
사람과 식물 사이에 형성된 이야기를 보다 풍부하게 해주는 의미에서 찾아보는 것이 꽃말이다. '자각'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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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
가을 숲은 빛의 천국이다.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에 온기로 스미듯 달려드는 가을볕의 질감이 대상을 더 빛나게 한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들판이 그렇고 요란스러운 단풍이 그렇다. 그 가운데 꽃보는 묘미를 빼놓을 수 없다.

짙은 청색의 색감이 주는 신비로움이 특별하다. 먼 하늘로 땅의 소리를 전하고 싶은 것인지 세워둔 종모양의 꽃이 줄기끝이 모여 핀다. 까실한 가을 햇살과 잘 어울리는 꽃이다.

용담龍膽은 용의 쓸개라는 뜻이다. 그만큼 약재로 유용하게 쓰였다는 의미일 것이다. 약초꾼이 아니기에 이쁜 꽃일 뿐, 가을 산행에서 놓칠 수 없는 꽃이다.

아름다운 꽃에는 유독 슬픈 꽃말이 따라붙는 경우가 많은듯 하다. '당신의 슬픈 모습이 아름답다'는 꽃말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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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추
뒷산 숲길에서 익숙하게 만나는 꽃이다. 바위틈에도 사는 것으로 보아 척박한 환경에도 적응을 잘하는가 보다. 올해는 먼길 나서서 만난 꽃이기에 더 반가웠다.
 
홍자색으로 피는 꽃이 줄기 끝에서 조밀하게 많이도 달렸다. 꽃술을 길게 빼고 하나하나 거꾸로 달린 모습도 이쁘지만 이 자잘한 꽃들이 모여 둥근 꽃 방망이를 만들어 눈에 쉽게 띈다.
 
익히 아는 채소인 부추의 야생종이라고 한다. 산에서 자라니 산부추로 이름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식물로 산마늘, 산달래, 참산부추, 두메부추 등 제법 다양한 종류가 있다.
 
산부추 역시 부추 특유의 똑쏘는 맛을 내는 성분이 있어 스스로를 지켜간다는 것으로 보았는지 '보호'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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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꽃나무
가을로 접어드는 때 산과 들에서 만나는 층꽃나무의 연보랏빛은 언제 보아도 반갑다. 어디선가 왔을 층꽃나무가 뜰에서 꽃을 피웠다.
 
층을 이루며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제법 많다. 봄철 층층나무를 비롯하여 층층잔대, 층층이꽃, 산층층이꽃, 층꽃풀, 층꽃나무 등이 그것이다.
 
자줏빛이나 연한 분홍색 더러는 흰색으로 피는 꽃이 층을 이루며 많이 모여 달려 핀다. 자잘한 꽃들이 촘촘하게 붙어 둥근 원형을 만들고 핀 모습이 이쁘다. 핀 꽃 무더기가 층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층꽃나무라는 이름이 생겼다. 풀처럼 보이나 나무로 분류된다.
 
가을 초입 보라색의 이쁜꽃에 눈길을 주는가 싶었는데 이내 꽃이 지고 만다. 이쁜 꽃은 빨리 진다지만 그 아쉬움을 '허무한 삶'이라는 꽃말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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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매화'
계절마다 피는 그 많은 꽃들 중에 놓치지 않고 꼭 눈맞춤하고 싶은 꽃은 따로 있기 마련이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라지기에 눈맞춤에 대한 갈망도 다르지만 꽃을 보고자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그 한자리를 차지하는 꽃이 이 물매화다.

춥고 긴 겨울을 기다려 이른 봄을 맞이하는 마음에 매화가 있다면 봄과 여름 동안 꽃과 눈맞춤으로 풍성했던 마음자리에 오롯이 키워낸 꽃마음이 꼭 이래야 한다며 가을에는 물매화가 있다.

누군가는 벗을, 누군가는 그리운 연인을, 누군가는 살뜰한 부인을 누군가는 공통의 이미지인 아씨를 떠올린다. 유독 사람받는 꽃이기에 수난을 당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때를 놓치지 않고 피어 눈맞춤할 기회를 준다.

꽃에 투영된 이미지 역시 제 각각이다. 이제 이 꽃은 오매불망하던 꽃과 계절이 네번 바뀌는 동안 다섯번의 청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고 흥쾌히 자리를 마련해준 이의 눈망울로 기억될 꽃이다.

서리 내리고 눈 올때 까지도 많은 꽃들이 피고지겠지만 올해 내 꽃놀이의 백미는 여기에서 방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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