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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풀'
가을 숲길을 걷다보면 풀 속에 줄기가 우뚝 솟아 올라 대롱대롱 앙증맞은 꽃방망이를 하나씩 달고 있어 슬쩍 쓰다듬어 본다. 그렇게 인사 나누기를 수없이 반복하고서야 비로소 담았다.


밋밋한 줄기를 높이도 올렸다. 그 끝에 맺힌 봉우리에서 하나씩 터지듯 피는 꽃이 붉어서 더 애틋한 마음이다. 바라보는 이의 마음이 그렇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꽃은 진한 붉은색이며 드물게 흰색도 핀다. 하나의 긴 꽃대 주위로 꽃자루가 없는 것들이 많이 달린다.


잎을 뜯어 비비면서 냄새를 맡으면 오이 냄새가 난다고 해서 오이풀이라고 한다. 수박냄새가 난다고 하여 수박풀로도 불린다. 지우초, 수박풀, 외순나물, 지우라고도 오이풀은 '존경', '당신을 사랑 합니다'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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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덩굴'
바람타고 날아온 씨앗이 움터 저절로 나고, 기르고 싶은 마음에 수고로움으로 구하고, 때론 나눔의 고운마음이 들어와 꽃을 피운다. 내 뜰에 꽃이 피는 식물들의 경로가 이렇다.


흰색의 여리디여린 꽃이 소박하게도 핀다. 덩굴따라 제법 많은 꽃을 피우지만 매우 작기에 주목받지 못하다가 열매를 맺으면 그 특유의 모양으로 관심 받기도 한다.


꽃보다 몇배의 크기로 부풀린 꽈리를 만들어 씨앗을 저장한다. 각 실에 흑색 종자가 들어 있으며 한쪽에 심장모양의 백색 점이 있어 열매만큼 특이하다.


풍선덩굴이라는 이름은 덩굴성의 가는 줄기에 풍선 모양의 열매가 달린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귀화식물로 아메리카 대륙의 아열대·열대 지역이 원산지다.


풍선초라고도 부르는 풍선덩굴은 꽈리모양의 그 열매에 주목하여 '어린 시절의 추억', '당신과 날아 가고파'라는 꽃말이 생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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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박'
주차장 앞 밭 주인이 세워놓은 지지대를 타고 오른 더덕 덩굴 틈에 의지해 줄기를 뻗었다. 애달아 하지 않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속삭여주는 듯 꽃과 열매를 한꺼번에 보여준다. 이렇듯 식물은 내게 벗이자 스승이다.


여리디 여린 것이 다른 것에 의지해 무성하게 번진다. 꽃의 크기가 곧 열매 크기를 결정하는지 서로 비슷한 크기다. 열매의 앙증맞음은 손에 쥐고 심심풀이 장난감 삼아도 좋겠다.


줄기는 가늘고 길다. 잎은 어긋나며, 덩굴손이 마주난다. 꽃은 흰색이다. 수꽃은 잎겨드랑이나 가지 끝에, 암꽃은 잎겨드랑이에 하나씩 달린다. 이번처럼 꽃과 열매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면 기억하기에 쉽겠다.


새박이라는 이름은 '새알처럼 생긴 박'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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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밑씻개'
무엇이든 만들어지는 당시의 시대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없다. 며느리배꼽,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밥풀 처럼 식물 이름에 며느리가 들어가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남자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고부간의 갈등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그늘진 숲 가장자리에 연분홍 색으로 곱게도 핀다. 꽃의 끝 부분은 적색으로 줄기나 가지 꼭대기에 달린다. 줄기에 억쎈 가시를 달았다고는 상상이 안될 정도니 꽃을 더 가까이 보고싶어 다가서면 어김없이 긁히게 된다.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은 화장지가 귀하던 시절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하여 부드러운 풀잎 대신 가시가 나 있는 이 풀로 뒤를 닦도록 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부 간의 갈등으로 생긴 시대상이 반영되어 이름을 붙여진 것이라고 본다.


'가시덩굴여뀌'라고도 하고, 북한에서는 '사광이아재비'라고도 부른다. 날카로운 가시를 품고 있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함을 미리 알려주는 듯하다. '시샘', '질투'라는 꽃말이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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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리'
늘 이름을 까먹는 식물들이 있다. 비슷비슷하여 구분하여 기억하지 못한다는 핑개라도 댈만한데도 자꾸 미안해지니 어쩔도리 없이 보고 또 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 중에서 이런 모습들을 한 산형과 꽃들이 애를 먹이는 종류 중 하나다.


서로 다른 크기의 흰색의 꽃이 가지 끝에 자잘한 모여 피었다. 바깥쪽의 꽃잎이 안쪽 꽃잎보다 큰 것이 이를 구분하는 특징 중 하나다. 흥미로운 것은 처음에는 뭉쳐 있던 꽃이 피면서 꽃잎이 부메랑을 닮은 멋진 모습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뿌리는 약재로 쓰고 어린순은 식용하는데, 곰취 향과 비슷하면서도 아주 맛이 있어서 나물밥으로도 해 먹는다고 한다. 채소 작물로 재배도 한다는데 나에겐 낯선 이야기다.


개독활이라고도 한다. '구세주'라는 꽃말은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 딱히 그 이유가 연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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