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蓮을 심었다.
씨앗을 발아하여 연을 피우고 싶었다. 움을 틔워 새싹내는 오묘함을 보여주더니 땅으로 돌아가서는 더이상 품을 키우지 못한다. 그렇게 사계절이 지나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하여, 정성껏 키웠을 봉우리 맺은 연 두 뿌리를 얻어와 들고나는 대문에 심었다. 그 둘 중 하나다. 붉디붉은 연의 마음이 벌써부터 베어난다.
이렇듯 안으로 무르익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이 붉은마음의 본질이리라. 이미, 연꽃 피우는 여름이다. 그 연못에도 지금쯤 붉디붉은 꽃대를 올렸을 것이다. 연꽃의 그 붉음과 그대를 보는 내 마음이 다르지 않음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