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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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떠미는 사진 한 장
텔레비전 뉴스의 한 장면에서 끔찍한 모습으로 비췄던 인상이 강하게 남았는 곳, 크로아티아는 내게 그렇게 다가온 지구 저편의 나라였다. 크로아티아는 아드리아해의 북동 해안에 위치해 있는 국가로 구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연방공화국의 6개의 공화국 중 하나였으며 1991년 6월 독립하였다. 북으로는 슬로베니아와 헝가리, 동으로는 유고슬라비아, 남쪽과 동쪽으로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길이 1778km에 이르는 아드리아 해변은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역이며 여러 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런 크로아티아에서 행복인 번지는 묘미를 찾은 두 사람이 있다. 아드리아의 보석, 축복받은 자연환경을 간직한 크로아티아는 지극히 평범한 눈으로 봐도 환상처럼 빛나는 풍경으로 사람의 마음을 가만 나두지 않을 듯 찬란한 빛을 발한다. 남다른 감성과 눈으로 그곳에 직접 발 딛고 선 사람의 눈에는 어떻게 비췄을까? 온통 붉은색과 파란색이 눈을 사로잡는 사진 한 장 한 장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처음엔 눈길을 사로잡더니 이내 마음까지 머물게 한다.

이 책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는 여행기라기보다는 한편의 그림동화를 보는 것 같다. 책이 전해주는 느낌 그대로 자연이 주는 순수색감 그대로의 자연 풍광뿐 아니라 사람이 살아온 흔적에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 모두가 그렇다.

견고한 성벽 아래 물빛 도시 - 두브로브니크, 호수와 나무의 요정이 사는 숲 - 플리트비체, 이야기가 있는 골목을 품은 곳 - 스플리트, 외로운 여행자들의 다정한 기착지 - 자그레브 어디든 만만한 곳이 없다. 저자가 다닌 네 곳 모두에서 눈을 뜨지 않아도 가슴으로 전해지는 따스함이 번지는 곳이다.
치열한 내전으로 온 나라가 불바다에 눈물바다였던 나라지만 자연이 주는 넉넉함으로 그 아픔을 승화시켜 붉고 푸른빛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들처럼 보인다. 그래서 그 찬란한 풍경보다는 크로아티아의 사람들이 더 마음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사진과 그림이 적절하게 어울려진 이 책은 [낯설었던 그곳이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떠날 때가 되었다는 신호다.]고 말한 저자의 그 말 그대로 딱 그 정도다.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한 여행은 결국 사진으로 끝나고 있다. 눈과 마음으로 담은 감동을 글로 표현하기엔 넘치는 무엇이 그렇게 컸었나 보다. 말을 지극히 아끼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 아름다움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그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해졌으면 더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을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다.

때론 많은 말보다 사진 한 장이 전해주는 메시지의 강렬한 호소력을 알기에 그렇게 이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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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낳은 뽕나무 - 사치와 애욕의 동아시아적 기원
강판권 지음 / 글항아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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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나무를 통해 그려낸 오천년 중국의 흥망성쇠
중국의 역사에 관심을 갖는 것은 우리나라와 떨어져 생각 할 수 없는 역사적 인연 때문일 것이다. 천자의 나라임을 자처한 중국의 긴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특정한 나무를 통해 한 나라의 역사를 재조명한다는 놀라움이 있다.

[중국을 낳은 뽕나무]가 바로 그 책이다.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인 중국의 역사를 뽕나무가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우선 이런 시각으로 새로운 한 문명을 이뤄온 나라의 역사를 재조명 한다는 신선함에 저자의 이력에 관심이 간다. 강판권이라는 저자는 역사를 전공하고 역사를 가르치는 교수라고 한다. 그는 이미 [나무열전]를 비롯해 나무와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집필한 경력이 있고, 스스로를 나무환자라고 부른다고 하니 특이한 관심사가 아닌가 싶다. 나 역시 나무와 관련 된 사람들의 삶에 관심이 있기에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중국을 낳은 뽕나무]는 거대한 중국 문명의 시작부터 뽕나무와 연관을 통해 살피고 있다. 뽕과 누에가 만든 비단으로 인해 중국이 세계 최고의 문명국이 될 수 있었다고도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뽕나무가 어떤 의미가 있었고 뽕잎과 누에로부터 만들어진 비단을 통해 세계의 중심국가로 자리 잡아가게 되었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즉, 중국인들의 삶과 더 넓게는 동아시아 문명의 형성에 미친 구체적인 영향과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양 문명의 교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과정을 통해 중국의 문명을 살펴보고 있다. 더불어 이를 토대로 중국 잠상업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추적하고 비단의 의복문화가 중국문화에 미친 영향을 시대별로 자세하게 이야기 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제1부에서는 중국 잠상업의 기원을 고고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추적하며 고문헌에 등장하는 뽕과 누에, 비단의 여러 상징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초나라와 한나라의 무덤에서 발굴된 화려한 비단예술을 통해 당시 문화의 단면으로 접근한다.
제2부는 뽕나무를 통해 비단을 생산하며 이룩한 중국문명의 비단 제국으로 탄생하는 과정, 중화사상이 성립되는 배경, 대량생산 과정에서 여성의 지위의 변화 등을 살피며, 남녀 간의 사랑과 연애, 목욕이나 유희문화와 관련지어 당, 송시대의 화려한 문화를 알려주고 있다.
제3부는 보다 대중적인 옷감의 생산을 가능하게 한 면화의 등장으로 지위가 변해가는 비단을 통해 잠상업의 쇠퇴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비단은 의복의 소재이면서 동시에 문화를 퍼뜨리는 매체였다.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외부 자극과 우리 몸 사이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의복은 오늘날 조금 다른 의미로 화려한 변신을 했지만 인류의 생존과 떨어질 수 없는 중요한 문제였다. 이 책은 일찍이 중국은 그 문제를 해결한 문명국이라는 기조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본다. 뽕나무와 누에고치에서 생산된 비단으로 인간의 생존문제, 사회적 계급, 사치의 대상, 부의 축적, 문화의 전달자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기에 중국 역사 오천년을 뽕나무의 역사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듯 싶다.

요즘들어 뽕나무의 재배가 늘어가고 있다. 전통적인 옷감의 생산적 기능보다는 건강식품이나 뽕나무 열매인 오디의 음료시장 진출 등으로 새롭게 부각되는 나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비단을 만들어 문명을 이끌어 온 것만큼 커다란 반향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상업적 전망이 있다고 본다.

나무를 통해 사람의 삶을 재조명 하고 그 속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고자 하는 저자의 바램처럼 뽕나무가 우리들의 삶 속에 현대에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나무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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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사과
기무라 아키노리, 이시카와 다쿠지 지음, 이영미 옮김, NHK '프로페셔널-프로의 방식' / 김영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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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는 사과나무 혼자서만 살아갈 순 없다.
자연과 식물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한 책이 있었다. 강혜순 교수(생물학 전공)의 [꽃의 제국]이라는 책으로 원시 생명체로부터 식물이 태어나 진화해 간 원리, 수많은 종의 식물이 이 세상에 뿌리내리고 살아가게 된 과정을 이야기한 책이다. 단순히 식물의 번식을 이론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닌, 왜, 어떻게, 무엇을 위해서 그런 과정을 거치는지 다큐멘터리식 구성을 갖추어 이야기하였다. 이 책에서 가장 성공한 식물로 장미와 사과를 꼽고 있으며 사과와 장미가 어떻게 인간의 사랑을 받고 오늘날에 이르렀는지 식물의 입장에서 바로보고 있어 당시 충격을 받았던 책이다.

최근 그러한 책을 다시 만났다. [기적의 사과]라는 책으로 한 일본인 농부가 무농약, 무비료 자연농법으로 생산한 야생의 맛이 살아있는 사과재배에 성공한 이야기를 전하는 책이다. 그 대단한 일을 성공한 주인공 기무라 아키노리씨는 사과농사를 시작하며 겪었던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나같이 사과 무농약 재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어느 누구도 성공한 사람이 없었다. 아무도 해본 적이 없는 일에 도전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내 가슴은 요동쳤다.](기무라 아키노리)

이런 대단한 도전을 한 사람 기무라 아키노리씨는 어린 시절부터 이미 그런 도전의 기반을 쌓은 것처럼 보인다. 관심 가는 분야에 미치도록 몰두하여 끝장을 보고야 마는 성격이 있었기에 힘든 과정을 모두 이겨냈으리라 본다.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그 일 즉, 온갖 벌레와의 전쟁, 사과나무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안타까움, 주변 사람의 냉대, 끝없는 좌절의 고통을 감내하며 끝내 죽음까지 생각하게 되는 과정을 보고 있자니 식물이 자연과 투쟁에서 살아남아 자손을 번식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를 연상하게 한다. 그 모든 역경을 헤쳐 결국 이룩한 성과는 결과만이 중요한 것이 아님도 알게 한다. 지난한 과정을 겪으며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고 인간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를 깨닭고 난 후 얻어진 성과이기에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구도의 길을 걸어가는 구도자의 삶을 보는 듯 하다.

주인공은 인간이 아니라 사과나무였다.
사회를 구성해서 살아가는 사람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사과나무 역시 자연의 일부이라는 것이다. 이를 알고 인정하는 과정이 바로 소중한 교훈이라는 생각이다. 사람이 인위적인 품종 개량으로 만들어낸 사과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농약과 비료를 전재로 한 식물이기에 그런 나무를 자연과 동화되게 만들고 그 속에서 열매를 맺게 하는 것 자체가 무모한 도전인지 모른다. 사과나무는 사람이 만들어 준 인위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홀로 독립적인 사과나무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 함께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이 농부의 위대한 성공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자연이 주는 혜택을 무한정 쓰기만 하고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생각하며 문명을 이룩해 왔던 사람들의 역사에서 이제 새로운 시각으로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바라보고 있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현실적으로는 자연은 극복의 대상으로 만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시기에 기무라 아키노리씨의 성공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나무만 보고 흙은 보지 못했다는 기무라 아키노리씨가 성공을 이룬 후 바램처럼 무농약, 무비료 자연농법의 지혜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어 많은 지역 여러 가지 품종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그 길만이 고난의 길에서 성공한 사람에게 소리 없는 따스한 격려를 전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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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의 성 - 치정과 암투가 빚어낸 밤의 중국사
시앙쓰 지음, 강성애 옮김, 허동현 감수 / 미다스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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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들의 은밀한 이야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벽 속에 갇힌 곳 궁궐은 어떤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 권력과는 무관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몹시 흥미를 끄는 이야기 거리를 숨기고 있을 것 만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미디어 등 공간과 방법이 다소나마 열려있는 현대에도 마찬가지지만 신분의 제약이나 높기만 한 벽으로 둘려 쌓였던 시대의 이야기라면 더 흥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왕조국가의 형태를 이어온 나라, 천자의 나라 자처하며 절대 왕권을 유지했던 나라가 중국이다. 구중궁궐 속 높다란 벽, 깊이를 알 수 없는 은밀한 공간에서 왕조를 이끌어 갔던 절대 권력자들의 일상은 알지 못하는 일들로 가득했을 것이라고 상상만 하게 된다. 그런 상상력에 자극을 주고 우리에게 펼쳐 보이는 책이 있다.

[황궁의 성 : 치정과 암투가 빚어낸 밤의 중국사]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이 책은 황제와 황후를 중심으로 중국의 역대 황실에서 벌어지는 권력과 치정을 전면에 내 세운 책이다. 거대한 제국, 중국의 이야기고 특히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는 황제와 황후의 은밀한 속내를 이야기 하는 책이기에 이목을 집중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 [황궁의 성]에서는 중국 역사 허왕조 이후 천년 가까이 이어온 황궁의 은밀한 이야기다. 태자를 비롯한 황실의 성교육과 혼례식, 쾌락을 추구했던 황제들, 쾌락에 주인공인 황후와 궁녀 그리고 주변 인물들까지 권력과의 암투를 비롯한 은밀한 성을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했던 당시의 시대상황도 알 수 있다. 이런 평범하지 않게 보이는 일상을 통해 중국 황실을 전반에 걸쳐 이해 할 수 있도록 하는 황제의 옷, 미용과 화장법, 궁중음악, 황제들의 예술 활동에 이르기까지 황실의 문화와 생활 전반에 대해서 충실히 안내하고 있다.

자신을 길러준 유모와 성관계를 맺은 황태자, 여동생을 탐한 황제, 한꺼번에 16명의 비빈과 함께 순장된 황제, 아버지의 여자를 취한 황제, 여든을 넘어서까지 남색을 즐긴 여황제 등을 통해 이 책은 중국황실에 대해 은밀한 이야기를 밝히며 흥밋거리로 전락시키기 보다는 그것을 통해 중국황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는 점이 의미 있다고 본다.

중국 황실의 성 담론을 다룬 이 책의 저자 시앙쓰는 베이징 고궁박물관 연구원 겸 도서관 부관장이며 중국 최고의 황실 역사 전문가라고 한다. 중국과 비교해 결코 뒤처지지 않은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도 황실 역사 전문가가 있을 법 하기에 우리나라 왕조의 이런 이야기를 담은 책을 기대해 본다. 한 가지 주제로 역사 기록 속 편린을 모아 재구성하고 해석한 이런류의 책의 출간이 역사를 다양하고 폭넓게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 [황궁의 성]은 우리의 역사가 아니고 또한 다소 민망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지만 그 이야기 속에 흐르는 원초적인 감정과 사회를 유지하고 대를 이으려는 몸부림 등을 통해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살피고 사람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은밀한 단면을 보는 흥미로운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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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고흐의 구두를 신는다 - 그림과 나누는 스물한 편의 인생 이야기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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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구두 내발에 맞을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자신 내면을 들려다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질까? 요즘들어 자기성찰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러 가지 문화 활동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문화적 소양과 편안한 쉼의 시간을 누리고 있다. 그것들 중 하나가 예술작품과의 만남일 것이다.

한때 유행하는 문화 트렌드라고 할지라도 예술작품으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책의 출간이 많아지고 어떤 책은 베스트셀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지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선두에 선 사람 중 한 분이 [그림 읽는 CEO] [팜므 파탈]의 저자 이명옥이라는 분이다. 예술이란‘자연의 아름다움을 스캔하고 인간의 본성을 발굴하며, 세상만물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소외시킨 진정한 자신과 만나게 해주는 메신저’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 [나는 오늘 고흐의 구두를 신는다]에서 희망, 가난, 떠남, 행복, 눈물, 아름다움, 사랑, 죽음, 용서 등 사람이 살아가가며 떨치지 못하는 스물한 가지, 인생을 통찰하는 문제를 예술작품을 통해 만나며 또한 예술가들이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고 생각했는지를 보여준다. 고흐, 샤갈, 렘브란트 등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이나 화가도 있고 새롭게 등장하는 화가의 작품도 있다. 어떤 예술작품이든 작가가 살아온 시대를 반영하기에 작가의 눈으로 투영되어 재해석 되어진 작품을 통해 작가의 삶 또한 알 수 있다.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 오바마를 통해 알려진 조지 프레드릭 왓츠의 희망, 밀레의 이삭줍기,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이영희의 삶의 길, 빈센트 반 고흐의 구두 한 컬레, 피카소의 우는 여자, 에드워드 호퍼의 아침태양, 김성룡의 목단꽃, 에드가 드가의 욕조 속의 미인 등 이 책에 실린 많은 예술작품을 살펴보는 동안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속내를 모두 알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란 생각을 해 본다.

살아온 시대를 외면하지 않는 작가의 깊은 고뇌의 결과물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작품을 보는 사람에 따라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기에 작가의 의도와는 무관한 느낌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든 바라보는 내가 느끼는 감정이 중요하지 않을까?
저자의 말처럼 예술작품이 스스로가 소외시킨 진정한 자신과 만나게 해주는 메신저라면 작품을 통해 무엇을 느끼던지 오롯이 내 몫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 되어지는 모든 작품에서 보이듯 생로병사 등 스물한 가지 인간의 근본적인 고뇌는 예술작품으로 말하는 작가의 삶이나 그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이나 누구든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다. 아마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그러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때 삶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가에 따라 자신에게 다가오는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작은 부분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가? 라는 말에서 얻는 행복은 카미유 피사로만이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날마다 보는 거리의 익숙한 풍경이지만 그 속에서 문득 낯선 모습을 찾아내고 따스한 미소 지을 수 있는 여유를 갖는다면 누구나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내 삶의 창조자인 것이다. 또한 우연한 기회에 만난 예술작품 하나가 바쁜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자신의 내면에 담긴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 내 보이는 예술가들과의 소통으로 잃어버린 자신을 발견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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