꿍따리 유랑단
고정욱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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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은 없다. 꿈은 꾸는 자의 몫이다
자본의 논리, 개인이기주의, 소외, 경쟁, 속도와의 전쟁...등 현대사회를 나타내는 단어들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무엇 하나쯤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기 마련일 것이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는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사고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손상을 입고 그로인해 남은 삶을 고통 속에서 살아갈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는 가슴이 훨씬 따스한 기운이 감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꿍따리 유랑단]은 바로 그러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이야기다. 꿍따리 싸바라~~의 흥겨운 가락으로 한때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장애인이라는 신체적 한계를 갖게 된 강원래의 ‘꿍따리 유랑단’의 공연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꿍따리 유랑단은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그들이 자신의 고통을 넘어서는 과정과 소년원, 보호관찰소의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글을 쓴 작가 역시 장애를 가졌으면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고정욱 작가와 강원래가 의기투합해 장애인과 정상인이 함께 어울어지는 세상에 대한 희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꿍따리 유랑단은 한 팔이 없는데도 비장애인들에 맞서 한국 무에타이 챔피언까지 오른 최재식, 장애인가요제 꿍따리 유랑단의 단원들은 금상 수상자인 심보준, 한 손 마술사로 유명한 조성진 등 쟁쟁한 실력파 문화예술가들이 강원래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면변형장애, 저신장 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우울증 등 각기 신체적, 정신적 장애 등 그들이 안고 있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는 한때 세상을 살아갈 희망을 빼앗을 결정적 원인이기도 했지만 그들 스스로 그것을 극복하고 세상을 향한 당당한 마음가짐으로 우뚝 선 사람들이다.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올 수 있는 이러한 신체적, 정신적 장애는 생활을 영위하는데 약간의 불편함을 주는 것 이외에 정상인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꿍따리 유랑단]을 통해 작가 고정욱과 강원래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그것은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하고 싶다는 꿈이라고 한다. 물론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장애인 스스로가 삶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며, 또한 그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이 따스한 가슴으로 바뀔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강원래는 자신이 당한 사고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새로운 삶인 소외되고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계기가 바로 사고였다는 것이다. 그를 통해 훨씬 따스하고 열린 가슴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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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약론 밀레니엄 북스 77
장 자크 루소 지음, 방곤 옮김 / 신원문화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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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일부로 태어나 스스로를 꾸려왔던 인간의 자존에 필요한 본질적인 물음은 시대를 불문하고 언제나 유효한 의미를 가진다. 인간을 둘러싼 사회, 정치적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자연의 지배로부터 행동과 사상의 자유를 챙취해 온 사람들의 자존에 대한 물음이 인간이 처한 상황에 따라 모양이 변할지라도 근본적인 물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글로벌, 정보화, 지구 전체를 하나로 구성하는 시스템이 존재하는 현대에 들어서면서 개인의 권리확보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되기에 더욱 의미 있는 영역으로 커져간다고 해도 될 것이다.

이성적 사고의 중심에서 낭만주의로의 사상사 흐름의 변화 중심에 서 있었던 루소 시대역시 마찬가지였다. 루소의 [사회계약론]에서 제시하고 있는 정치사상은 일반의지가 관철되는 정치체의 형성과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가졌던 것과 같은 자유와 평등의 확보에 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사상은 프랑스 혁명과 근대적 정치 사회체제의 성립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소설가다. 1712년 제네바의 시계 수리공 집안에서 태어난 루소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우연한 사건으로 10살이 되던 해 아버지에게서 떠나 외숙부 밑에서 생활하며 외사촌과 함께 한 목사에게서 라틴어를 비롯한 여러 교육을 받았으며, 그 후 법원 서기의 필사 수습사환, 동판 조각사의 견습공 등으로 일하는 등 불우한 시절을 보냈다. 열여섯에 제네바를 떠난 루소는 바랑 부인을 만나며 삶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바랑 부인으로부터 철학과 문학에 대한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며 스물여덟에 가정교사로 일하는 등 사회 활동을 하다가 파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1742년 파리로 나온 그는 디드로가 공동 편집을 진행하던『백과전서』의 여러 항목을 집필하면서 본격적인 저술가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당시 주목을 받았던 학문과 예술론 이후 저작에만 몰두하여 불평등기원론, 정치 경제론, 신 엘로이즈 등 많은 저술활동을 하였다. 마흔이 되던 1762년 4월엔 자유 실현에 관한 [사회계약론]을, 5월에 인간 교육에 관한 사상을 담은 [에밀]을 출간했으나, 파리 의회에 의해 [에밀]이 금서로 되고 체포명령까지 받아 파란만장한 후반기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주변의 박해로 여러 곳을 떠돌던 그는 지라르댕 후작의 배려로 그의 영지에서 집필 활동을 하다가 집필 중이던 고독한 산책가의 몽상을 완성하지 못하고 1788년 생을 마쳤다.

[사회계약론]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 계약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로 고대사회와 노예제 사회를 거쳐 시민사회에 이르기까지 권력에 이르는 사회형태의 변화에 따른 인간이 본연으로 가지는 권리를 사회형태 속에서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로부터 국가와의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2부에서 권력은 양도할 수 있어도 의사는 양도할 수 없다는 보편가치를 국가와 국민 사이에 작동하는 주권, 법률의 문제를 통해 살피고 있다. 모든 법의 기본적인 요건은 만인에게 평등한 적용이라고 강조한다.
3부에서 정부 조직과 기구 등에 관한 이야기로 군주정치, 귀족정치, 민주정치 등 역사 속에서 가져왔던 여러 가지 형태의 정부라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정의 내리려고 한다.
4부는 호민관, 독재관 등의 정치제도와 더불어 종교의 정치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사회계약의 기초라는 가족의 구성으로부터 출발하여 국가라는 형태의 정치체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가지는 본연의 가치를 개인, 국가, 법률이라는 국가의 구성요소 속에서 사회적 계약에 의해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이야기 한다. 오늘의 정치형태에선 지극히 익숙한 여러 가지 이야기지만 루소가 살던 당시 이러한 주장은 기존 권력에 의해 유지되는 사회체제를 뒤흔드는 이야기였을 것이라 생각된다.

자연으로 돌아가자라고 외친 루소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한 국가로부터 개인의 권리를 보장받는 문제는 정부의 독단적인 정치행태에 직면한 우리들에게 본연의 가치를 확보하려는 의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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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의 고단한 여정 - 딸과 함께 읽는 답사 여행기
이용재 지음 / 부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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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적을 찾아 다닌지 10여년이 훌쩍 지났다. 지나간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온전하게 스며있는 문화유적을 찾아다니며 무엇을 이야기해도 보이는 그것만을 받아들이는 딸아이와 함께한 시간이다. 가깝고 먼 길을 마다않고 나서는 길에서 문화유적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보내는 그 시간이 의미가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로망을 실현하며 사는 사람으로 한껏 부러움을 사고 있는 사람이 저자 이용재가 아닐까 한다. 저자 이용재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저자는 스스로 삶의 무게에 이리저리 끄달리는 삶이라고 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답게 하고 싶은 일은 하고 말하고 싶은 것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과감하게 말하는 사람이다. 특히, 전공한 건축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해석하고 그 건축물이 담고 있는 삶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사람이다. 문화유적이나 건축물은 사람의 삶과는 떨어질 수 없는 것이지만 유독 외딴 곳에 홀로 존재하게 만들었던 시간의 흐름을 거꾸로 바꿔 함께 호흡하게 만들고 있는 그 점이 대단하다고 할 것이다.

[선비들의 고단한 여정]은 저자의 여러 책들 속에 나타나는 문화유적으로써의 건축물, 그 건축물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 딸과 함께하는 여정 등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기존의 책들과 유사성의 연장이다. 다만, 이야기의 중심이 선비로 옮겨왔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번 책 [선비들의 고단한 여정]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삶속에 나타나는 우여곡절을 담아내고 있다. 19명의 선비들의 삶을 그들이 살았던 시대적 구분이 아닌 삶속에 투영된 선비들의 고난 삶을 중심으로 다섯 가지로 구분하여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딸과 함께 읽는 답사 여행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학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 인 선비들의 삶을 딸에게 들려주며 미래를 잘 가꾸어 가길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글을 보면 전공자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이유도 있겠고 구어체로 딸아이와 대화하는 형식을 빌렸다고 하지만 내용상 빈약한 점이 많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이라고 할까? 발품 팔아 애써 찾아간 그곳에서 콜라의 탁 쏘는 그 맛만 보고 마는 것 같다. 그래서 애쓴 노고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선비들의 고단한 여정]의 경우 선비들의 고단한 여정를 찾아가는 길이 시대순이 아니기에 읽어가는 도중 선비들이 살았던 시대를 이해하고 글의 흐름을 쫓아가는데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실사구시로 백성을 살핀 정약용의 편에선 그의 형 정약전의 유배지를 잘못 이야기하는 오류가 있다.(169, 172페이지) 정약전을 찾아보면 어디에도 제주도 추자도로 유배되고 그곳에서 자산어보를 쓰고 죽었다는 이야기를 찾을 수 없다. 정약전은 신유사옥으로 전라도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중 그곳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추자도와 흑산도가 역사 속에서 같은 지명이였다는 것을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그렇더라도 저자 이용재는 그간의 저서들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선조들의 삶을 담고 있는 문화유적에 대한 사랑 특히 건축물에 대한 사랑은 지극하며 건축물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며 죽어있는 건축물을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게 하는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 또한 딸아이에 대한 아버지의 정을 가득 전하고 있어 아버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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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의 리더 쿠빌라이 칸 - 칭기스칸의 손자, 사상 첫 세계제국을 만들다
김종래 지음 / 꿈엔들(꿈&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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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자를 이기는 것은 느린 자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는 역사상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속도와의 전쟁시기인지 모르겠다. 문명의 발달에 의해서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을 창조한 사람들이 상상도 못 할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 개인, 한 나라의 차원을 이미 벗어난 세계는 동일한 시스템 속에서 공동의 운명체로 살아간다. 그것도 아주 빠른 정보, 경제적 흐름 속에 묻혀서 말이다. 이러한 속도전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느림이라는 것이다. 그 느림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고, 느림이 어떻게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것일까? [결단의 리더 쿠빌라이 칸]의 저자 김종래는 몽골 유목민의 역사와 쿠빌라이 칸의 생애를 통해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

쿠빌라이 칸이 세운 원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원나라는 1260년 칭기즈칸의 손자이며 몽골 제국의 제5대 대칸으로 즉위한 쿠빌라이 칸이 1271년 몽골 제국의 국호를 ’대원’으로 고침으로써 성립되었다. 원나라는 송나라를 멸망시고 중국을 지배하였으며 이후 명나라에게 패해 몽골고원으로 물러났다. 원나라는 중국을 지배하였으되 한족으로 동화되지는 않았으며, 지배층뿐 아니라, 제도 및 문화에서도 기존 몽골 제국의 유목 국가적인 특성을 유지했던 나라다. 우리의 역사에서도 고려의 공민왕 이후 오랫동안 끊을 수 없는 아픈 인연을 맺었던 나라이기도 하다.

이 책 [결단의 리더 쿠빌라이 칸]은 초원의 유목민이였던 몽골에서 대원제국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쿠빌라이 칸의 생애를 통해 살피고 있다. 쿠빌라이 칸은 칭기스칸의 손자로 태어났지만 몽골의 전통과 징기스칸의 죽음이후 권력투쟁의 과정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과 험난한 성장기를 거쳐 우여곡절 끝에 5대 대칸에 오른다. 쿠빌라이 칸이 세운 대원제국은 몽골과 중국은 물론이고, 양자강 이남까지를 통합한 최초의 국가였다. 또한 러시아와 헝가리 지역을 차지한 킵차크칸국, 페르시아의 일칸국, 중앙아시아의 차가타이칸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함으로써 유목과 정착, 중국과 유럽과 이슬람을 통합했다. 1,789km의 대운하 건설, 도자기생산과 수출, 화폐 개혁, 문자통일 등을 꿈꾸었던 나라이며 동양에서 출현한 나라 중 유일하게 세계의 중심국가로 성장한 나라다.

목숨을 담보한 절대 절명의 위기를 넘기면서 살아남았고 결국 최고 통치자의 자리에 올라 당당하게 세계를 지배한 쿠빌라이 칸의 결단력을 통해 [결단의 리더 쿠빌라이 칸]의 저자는 우리들이 현대를 살아갈 키워드를 찾는다. 무자비한 실용주의와 현장주의, 느림을 경영하고, 포용력을 갖추며, 소통의 리더십을 실현했던 쿠빌라이 칸의 생애를 통해 찾아본 그것은 [쿠빌라이 칸의 결단]이라고 말하다.

[빠른 자를 이기는 것은 느린 자다. 느린 자를 이기는 것은 더 느린 자다. 느릴 줄 알아야 빠를 줄도 안다]

시, 공간의 개념이 무의미해져가고 무엇이든 순식간에 이뤄지는 것이 현대사회의 모습을 대표하는 것 같다. 그것은 디지털, 글로벌, 정보화된 사회로 표현된다. 빠른 결단만이 요구되는 현대사회를 살면서 순간순간 다가오는 위기를 지혜롭게 대처하고 성공으로 이끄는 힘, 그것은 포용력을 갖춘 조직과 사회 그리고 그 구성원들 간의 소통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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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
신예희 글.그림.사진 / 시그마북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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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맛 나는 음식여행
요즘 봇물처럼 쏟아지는 여행기가 유행처럼 번지는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벗어나 무엇이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자신을 대신해 다녀온 사람들의 여행이야기를 통해 대리만족 할 수 있어서 좋기는 하다. 다녀온 그들의 눈으로 보고, 느끼고, 가슴속에 담아 온 낯선 곳, 낯선 이야기에 대한 동경이 이렇게라도 해결 될 수 있다면 싶다.

맛, 그것도 음식 맛에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 많은 여행기들 중에서 독특한 테마로 눈을 사로잡는 사람이 있다. 배고프면 화나는 사람이라고 하는 그녀의 음식을 찾아가는 여행기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는 식상해져 가는 여행기 분야에 독특한 테마를 주제로 한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딱히 좋아하지 않은 음식이 없을 정도로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저자의 음식이야기를 담은 이 책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는 저자가 직접 찾아 다니며 맛 본 홍콩, 마카오, 스페인, 터키, 태국, 일본 등의 음식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첫 배낭여행에서 먹고 싶은 마음을 빵과 음료로 대신하며 얻은 교훈을 세기며 아주 독한 마음으로 먹는 맛에 빠진 저자는 각 나라를 돌아다니며 먹고 싶은 맛을 찾아 고급호텔이든 재래시장이든 가리지 않고 음식을 찾아 발로 누빈다. 음식을 찾아 다니는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 풍경, 문화도 보이지만 음식의 겉 맛만 살짝 보고 마는 것처럼 먹는 이야기가 전부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음식을 따라가면 그 나라의 문화가 보이고, 그 나라 음식을 먹어 봐야지만 진짜 그 나라를 체험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저자 신예희의 음식 이야기에선 그 나라만의 독특한 맛을 내는 음식이 있게 된 사람들의 삶과 역사와 문화가 빠져있는 듯 보여 이제 막 담근 겉절이 김치의 상큼함만 돋보이는 것 같다.

글을 읽어가는 동안 저자의 어쩌면 도발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에 [젊음이 이래서 좋다]는 생각이 저절로 따라 다닌다. 책을 구성한 글씨나 사진, 색다른 편집 모두 그러한 저자의 이야기를 닮아 있다고 생각된다. 음식의 맛을 전하는 사진의 색감과 화질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그 역시 저자의 젊음으로 봐 줄만 하다. 그 젊음이 있기에 세계 모든 음식을 다 먹어보고 싶다는 저자의 목표는 충분히 가능한 도전이라 생각한다.

음식은 단지, 배고파 그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것 말고도 그 나라 사람들이 살아온 삶과 역사, 문화가 온전히 담겨있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음식의 깊은 참 맛을 통해 그 나라 문화와 사람들의 마음을 전하려는 생각이라면 이야기의 깊이를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더라도 [배고프면 화나는 그녀, 여행을 떠나다]라는 독특하고 신선한 여행기를 만나 감칠맛 나는 열무국수 한 그릇 맛있게 먹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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