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은 적막하다고들 한다.

이 말은 맞을까? 이곳 연화리로 이사한 후 두번째 가을을 맞았다. 서재에서  산이 손에 잡히듯 보이는데 그 산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았다. 깊어가는 가을 모처럼 시간을 내 산을 올랐다. 지난 여름 그 산 계곡에서 물놀이 하던 때를 떠올리며 산 속에 난 산림도로로 접어든다. 나무들이 잎사귀를 내어 준 가을산은 황량하다. 다람쥐 한마리 마중하지 않은 산길을 걷다보니 산 속의 이방인이 따로 없다. 간혹 만나게 되는 야생화들이 반갑다.

 

    

 

지난 여름 요란스러웠던 태풍의 상처들이 곳곳에 산재하다. 부러진 나무들 이웃나무들의 어께를 빌어 몸을 기대고 있지만 이미 생기를 잃어 버리고 말았다.이미 말라버린 나무들 어디에 오랫동안 산을 지켜온 시간이 들어 있을까? 몸체를 불려온 세월이 무색하게 넘어진 나무들이 삶의 무게를 짊어진 사람들의 처진 어께마냥 무겁다. 세월의 흔적으로 속조차 비워버린 나무는 이제 흙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나 보다. 아직 겨울산의 메마른 쓸쓸함이 깃들기 전이라 아직은 낙엽의 포근함이 있다. 며칠전 내린 비로인해 계곡의 물소리도 얼어붙을 눈 내리는 겨울을 준비하듯 힘이 없어 보인다.

 

곳곳에 산재한 바위들은 이 산이 돌산임을 말해주고 있다. 마치 고인돌처럼 보이는 저 바위는 무슨 사연을 간직하고 있을까? 고임돌이 먼저 풍화되어 이미 한쪽을 사라지고 그 공간이 덩그렇게 비었다. 빈 공간에 불을 피웠던 사람의 흔적이 있다. 이 산을 찾은 사람들의 흔적을 담고 있다. 가끔 이름모를 산새들의 지저귐에 고개들어 바라보지만 이미 사라지고 없다.

 

산을 오르는 길은 평탄하다. 나무잎들이 만들어준 양탄자 길을 따라 걷고 있자니 가을산은 오히려 부산스럽다. 한적한 길 나무잎 밟는 소리로 요란하다. 언듯 보이는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 같은데 가도가도 끝이 없다. 산림도로를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어서도 한참을 오른다. 쌓인 낙엽에 길을 미끄럽고 이마에 땀이 맺힌다. 정상에 다가 갈수록 쓰러진 나무들이 많다. 차오르는 숨을 다독이며 올려다 본 서쪽 하늘에 태양이 나무에 걸려 눈 부시게 빛나고 있다.

 

연산 정상 부근에 사람들의 흔적이 요란하다. 산을 찾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다녀갔나 보다. 이 산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지 못하지만 백두대간에서 흘러 내린 호남 정맥의 어디쯤 해당되는 것인지 산을 다녀간 사람들의 이정표로 짐작해 본다. 이제서야 이 산이 연산이며 해발 505m에 달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산을 찾고 그 산을 통해 인생살이를 배워가는 산사람들이 이렇게 많을까? 이정표를 하나 둘 읽고 있자니 사연도 많고 그들이 온 지역도 생각보다 여려곳이다. 이름 없어 보이는 이런 시골의 뒷산이지만 이정표 만으로 본다면 유명한 산에 들어와 있는 착각 마저 일으킨다. 내가 걷는 이 길이 맞는지 혼란스러울 때 혼자 걷은 산길에서 만나는 이정표의 반가움을 세삼 느끼는 상행이다.

 

정상을 올라 근처를 찾아보니 정상의 표식이 있다. 나라에서 이렇게 산 정산에 표식을 만들어 두고 관리하는가 보다. 정상 바로 밑에 커다란 묘지가 있다. 제법 넓은 땅을 골라 잔디를 심고 부부를 안장했다. 그곳에서 바라본 옥과 쪽 풍경이다. 멀리 통명산도 보이고 그만그만한 산으로 둘러쌓인 옥과의 들판이 보인다.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해 소홀하게 대하는 우를 범하고 사는 것이 사람들이다. 그런고로 먼 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에게 민망한 마음을 들킬 때가 많다. 내가 사는 곳,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보다 더 깊은 관심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밤하늘 달빛이 서재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존재를 더욱 드러내는 곳이서 손에 잡히듯 보이는 산이지만 눈으로만 담아두고 가까이 하지 못한 시간이 아쉽다. 오늘 산행을 시작으로 다시 찾을 수 있는 나 만의 쉼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두 시간이 넘는 산행이지만 깊은 가을 산이 주는 정취를 가슴 가득 안고 돌아와 이제 차가운 겨울을 맞이할 내 마음에 겨울산을 찾을 용기를 주듯 다가올 겨울이 춥지만을 않을 것이라고 다독인다. 눈이 쌓인 겨울 어느날 나는 그 산길을 다시 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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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손에서 놓치 않은 일상이었지만

근 3년이 넘는 시간동안은 한 달이면 수십 권의 책을 읽어왔다.

책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즐거움이 나를 있게 하였다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그렇게 일상이 되어버린 책이라서 손에서 책을 놓으면

살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3월과 4월 일주일에 겨우 2~3권의 책을 접하면서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책은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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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1(2012-4-2) 대통령의 결단

닉 래곤 저/함규진 역 | 미래의창 | 2012년 03월

 

12-062(2012-4-9) 독도실록 1905

예영준 저 | 책밭 | 2012년 02월

 

12-063(2012-4-14) 시골무사 이성계

서권 저 | 다산책방 | 2012년 03월

 

12-064(2012-4-20) 고등고전소설 30 (상)

이규보 등저/김형주,박찬영 공편 | 리베르스쿨 | 2011년 10월

 

12-065(2012-4-21) 마음을 쏘다, 활

오이겐 헤리겔 저/정창호 역 | 걷는책 | 2012년 03월

 

12-066(2012-4-22) 마크로비오틱 가정식

이양지 저 | 소풍 | 2012년 03월

 

12-067(2012-4-23) 뿌리깊은나무 해례본

이경민 저 | 소네트 | 2012년 02월

 

12-068(2012-4-24) 독도 일기

류단희 저 | 지혜의나무 | 2012년 02월

 

12-069(2012-4-29) 당신은 나에게 무엇입니까

제운 스님 저 | 지혜의나무 | 2012년 03월

 

12-070(2012-4-30) 내 마음의 나무 여행

송기엽 사진/이유미 글 | 진선출판사 | 2012년 03월

 

12-071(2012-4-30) Ex-formation 女 엑스포메이션 여

하라 켄야,하라 켄야 세미나 공저/김장용 역 | 어문학사 | 201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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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쏘다, 활

뿌리깊은나무 해례본

내 마음의 나무 여행

 

책과 숲 그리고 사람사이를 이어주는 매개는 무엇일까?

자연에서 배운 삶의 지혜를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근본을

배운 것이 아닐까 싶다.

이는 앞으로도 내 삶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면 싶다.

이제 5월 실록이 더 짙어지는 시간

내 마음에도 푸르름이 깃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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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은 훈풍을 전하지만

때론 그 혼란스러움이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곤 한다.

봄은 햇살이 반갑고 그 따스함에 익숙해지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얼굴을 태우듯

사람 마음에 흔적을 남기고 지나간다.

이 봄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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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9(2012-3-2) 분노의 포도

J.E. 스타인벡 저/맹후빈 역 | 홍신문화사 | 2012년 02월

 

12-050(2012-3-5) 바다의 편지

최인훈 저 | 삼인 | 2012년 01월

 

12-051(2012-3-6) 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강신주 저 | 동녘 | 2011년 09월

 

12-052(2012-3-7) 런던 디자인 산책

김지원 저 | 나무수 | 2012년 01월

 

12-053(2012-3-8) 밀어

김경주 저 | 문학동네 | 2012년 01월

 

12-054(2012-3-9) 소설가의 여행법

함정임 저 | 예담 | 2012년 02월

 

12-055(2012-3-11)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도종환 저/이철수 그림 | 한겨레출판 | 2011년 10월

 

12-056(2012-3-12) 산처럼 생각하라

아르네 네스 공저/이한중 역 | 소동 | 2012년 01월

 

12-057(2012-3-13) 이은미, 맨발의 디바

이은미 저 | 문학동네 | 2012년 02월

 

12-058(2012-3-14) 중년수업

가와기타 요시노리 저/장은주 역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03월

 

12-059(2012-3-15) 무하

장우진 저 | 미술문화 | 2012년 01월

 

12-060(2012-3-26) 한국의 전통문양

임영주 저 | 대원사 | 2004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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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방식이 바뀌다 보니

책을 대하는 시간이 없어졌다.

이덕무가 책을 팔아 식량을 마련했다는 이야기가

새롭게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책이 사람의 일상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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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세우는 옛 그림

 

그림 읽어주는 책 중에서 우리그림을 이야기하는 내용을 보면 대부분 같은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수많은 그림 중 왜 그렇게 중복이 될까? 해설도 비슷비슷하여 이젠 보지 않아도 알 것같은 느낌마저 든다. 그리하여 저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다. 전공자가 아닌 그림을 좋아하는 일반인의 시각으로 담긴 그림 읽기는 무엇일까에 대한 관심이다.

 

 

 

선비의 향기, 그림으로 만나다

 

 위의 책과 같은 류의 내용이다. 하지만, 이 책이 주목되는 이유는 이제 전공자이기 때문이다. 이 둘 사이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같이 놓고 보면 안될까?

 

 

 

 

 

 

 

화가의 눈

 

 시인의 눈만큼이나 경이로운 것이 화가의 눈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마음의 눈이 아닌가 싶다. 화가들의 눈을 사로잡은 특별한 장소에 대한 이야기는 작품과 더불어 화가를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1300년대부터 2006년까지 각기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이야기는 미술 흐름의 한 축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리라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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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애매한 시간이었다.

마음은 이미 봄마중하는데 날씨는 한 겨울에 머무는 것이

사람 마음에 불안함을 전해주는 시간이었다.

이제 더디가던 겨울도 봄 기운에 밀려 저만치 멀어졌다.

어두웠던 마음 한자리 비워 봄볕을 들여 놓고

그 햇볕의 온기로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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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6(2012-2-1) 순례자의 시간

김지환 저/전화식 사진 | 고즈윈 | 2011년 12월

 

12-027(2012-2-2) 명필

김남인 저 | 서해문집 | 2011년 11월

 

12-028(2012-2-3) 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

자오위핑 저/박찬철 역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01월

 

12-029(2012-2-5)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

정덕구 저 | 중앙북스(books) | 2011년 12월

 

12-030(2012-2-6)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A. G. 로엠메르스 저/김경집 역 | 지식의숲 | 2011년 11월

 

12-031(2012-2-7) 다, 그림이다

손철주,이주은 공저 | 이봄 | 2011년 11월

 

12-032(2012-2-8) 예술, 상처를 말하다

심상용 저 | 시공아트 | 2011년 12월

 

12-033(2012-2-9) 철학이 나를 위로한다

김선희 저 | 예담 | 2012년 01월

 

12-034(2012-2-10) 소셜테이너

장윤선 저 | 오마이북 | 2012년 01월

 

12-035(2012-2-11) 다빈치 코드의 남자

리사 로각 저/권혜아 역 | 동네스케치 | 2012년 01월

 

12-036(2012-2-13) 노무현의 사람들, 이명박의 사람들

양정철 저 | 책보세(책으로 보는 세상) | 2012년 01월

 

12-037(2012-2-14) 고르기아스 Gorgias

플라톤 저/김인곤 역 | EJB(이제이북스) | 2011년 12월

 

12-038(2012-2-15) 박수근 평전

최열 저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11월

 

12-039(2012-2-16) 조선 최고의 사상범

박봉규 저 | 인카운터 | 2012년 02월

 

12-040(2012-2-18) 우리가 배운 고조선은 가짜다

김운회 저 | 역사의아침 | 2012년 01월

 

12-041(2012-2-18) 다방기행문

유성용 저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06월

 

12-042(2012-2-20) 섬, 세월이 가면

곽의진 저 | 북치는마을 | 2012년 01월

 

12-043(2012-2-21) 사람 사는 이야기

최규석 등 글,그림 | 휴머니스트 | 2011년 12월

 

12-044(2012-2-22)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오경아 저 | 샘터 | 2012년 01월

 

12-045(2012-2-23)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저 | 예담 | 2012년 01월

 

12-046(2012-2-24)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무라카미 하루키 저/이영미 역 | 비채 | 2011년 11월

 

12-047(2012-2-25) 백년 동안의 고독

G.G. 마르케스 저/최호 역 | 홍신문화사 | 2012년 02월

 

12-048(2012-2-28) 베스트셀러 30년

한기호 저 | 교보문고 | 201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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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림이다

박수근 평전

조선 최고의 사상범

다방기행문

섬, 세월이 가면

 

책에 왜 그토록 집착하고 있을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실증날만도 한데

혼자 좋아하눈 일이라 지치지도 않는다.

내 삶이 책을 대할때의 그 마음이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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