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봉 드 살롱'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선비, 고봉 기대승 선생을 모시는 '월봉서원'에서 매월 셋째주 금요일 저녁에 열리는 마음잔치

 

 

서슬퍼런 선비는 어디로 갔을까?
하수상한 시절, 선비의 모습도 분명 달라졌을거구 또 마땅히 달라져야 하리나.

안으로는 스스로를 다스려 맑고 밝은 마음을 기르고 밖으로는 백성의 행복을 위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여겼던 유교의 선비들은 이제 없다. 하지만. 그 정신을 이어 오늘을 밝히고자 뜻 모은 이들이 모여 마음 한자락 나누는 공간.

 

 

 

 

 

 

 

 

 

 

 

그것이 '월봉 드 살롱'의 마음일까?
엄마 손 잡고 온 아이부터 지극한 연세의 어른에 이르기까지 한자리에 앉았다. 그 마음자리가 소중하며 빛난다.

 

김병조(지구를 떠나거라 외치며, 배추머리 개그맨으로 유명했던 사람)의 명심보감에서 찾는 행복 강연도, 매화향 가득한 한옥에서 퓨전 국악그룹 아이리아의 가야금 선율도, 한범수(경기대 교수) 의 섹스폰 울림도 모두..우리시대 새롭게 찾아가는 선비정신 그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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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금성산성'
성곽길이-7,345m(외성:6,486m, 내성:859m)

 

사적 제353호인 금성산성은 고려시대 축성된 산성이다. 호남의 3대 산성 중 하나로 운대봉, 시루봉, 노적봉, 철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내성과 외성으로 성벽을 쌓았다. 1895년 제작된 금성진도에 의하면 내성에 동헌, 대장청, 내아 등 관청이 있었다.

 

임진왜란 때. 의병의 거점이었으며 1894년 동학농민혁명 때 각종 시설이 불타고 동, 서, 남, 북문의 터만 남 았고 성안의 사찰이었던 보국사는 한국전쟁 때 불타 주춧돌만 남아있다.

 

 

 

출입구나 마찬가지인 남문을 지나 동쪽으로 길을 잡았다. 거의 온전한 형태를 갖춘 산성이지만 군데군데 보수한 흔적에 무너진 곳 까지 있어 아쉬운 마음이다. 동문에서 북문까지의 완만한 길에 비해 북문에서 서문까지는 급경사다. 반대로 올랐다면 꽤 험란한 여정이 될뻔 했다. 서문을 중심으로 가파른 산세를 이용한 성벽 쌓기는 남문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금성산성의 위용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가장 긴 길을 선택했기에 정비되지 않은 다소 험난한 길을 가며 올해 처음 산자고를 만났다. 유독 생강나무꽃이 많은 곳이다. 성벽을 걷는 동안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제비꽃과 진달래, 현호색도 환한 미소로 반긴다.


남문에서 동문, 북문, 서문으로 다시 출발지점 남문까지 점심도 먹고 경치도 보면서 넉넉한 걸음으로 5시간 거리다. 봄볕 좋은날이기에 주차장에서 남문까지 등산, 나들이 하는 사람들로 다소 분주하다. 할머니 산악회, 가족나들이객, 삼삼오오 가벼운 발걸음이 봄을 누리기에 좋은 때임을 알게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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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조금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이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이 아니라
한 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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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도 아닌 널 보러가야지 마음먹는 순간부터 내 머리를 떠나지 않은 시다.

그것도 전문을 다 떠올리지는 못하고 세번째 연만 줄곧 맴돌았다.

 

너를 만나는 순간, 얼어붙은 듯 어쩌지도 못하고 멈춰서

한참동안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는 날 발견하고서야 알았다.

왜 이 시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는지ᆢ

 

다시 널 만나러 갈 때도 여전히 떨리는 마음일테지

봄을 맞이하는 수줍은 새색시 마냥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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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현의 농'
제7회 김선임 해금독주회

광주 서구 빛고을국악전수관의 목요상설공연으로 초대된 해금 연주자 김선임의 해금독주회다.

 

지영희류 해금 긴산조를 40여분에 걸쳐듣는다. 해금독주도 접합기 쉽지 않은데 긴산조 연주를 듣는다는 것은 만나기 어려운기회다. 절제된 음색이 연주자의 음악세계를 보여주는 듯 하다.

 

특히, 아쟁과 어우러지는 세번째 연주는 이번 연주 중 가히 으뜸이라 할만하다. 아쟁의 넉넉한 리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가락과 폼이 우리음악이 주는 흥을 그대로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이번 공연에는 전에는 악기제작시연회까지 있었다. 난계국악기제작촌의 남도국악사 협찬으로 해금을 만드는 재료와 제작과정을 볼 수 있었으며 관람객에게 국악기 미니어쳐를 경품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우리음악인 국악과 관객의 친밀감 형성에 기여가 크다고 보여진다.

 

지방자치단체의 말단인 구단위에서 운영하며 국악전수의 모범적인 전형을 세워준 빛고을국악전수관의 공연장은 조금 특별하다. 소규모이기에 무대와 객석이 아주 가깝다. 하여, 연주자와 관객이 한호흡으로 공연을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김선임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해금수석
전남대학 국악과, 전북대학 한국음악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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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테지만 이른 봄철 유독 사랑받는 꽃이 있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매화가 그 꽃이다. 옛 선비들의 매화를 향한 마음을 따라가기에는 멀었지만 현대인에게도 매화는 여전히 매력적인 꽃이다. 몸도 마음도 얼어 움츠리던 겨울 끝자락에서 봄이 멀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주목받기에 충분한데 매화가 가진 느낌은 그것을 넘어선다. 모양에 향기를 넘어 정신에 이르기까지 탐매(探梅)에 열을 올리곤 했다.

 

 

매화는 한겨울 추위 속에서도 이른 시기에 꽃을 피운다. 하여, 송죽(松竹)과 함께 변치 않은 벗으로 흔히 이들을 두고 세한삼우(歲寒三友)라 불리었다. 그중에서도 매화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것과는 달리 꽃피고 향기 날리기 때문일 것이다. 한겨울 아직 찬바람 불고 녹지 않은 눈길을 밟아 선비들은 탐매의 길을 나섰다. 그렇게 매화나무 아래에서 시를 읊으며 풍류와 아취를 즐겼다. 이는 매화에 선비들의 마음을 부여한 것이 있기 때문이리라. 하여, 탐매의 길은 풍류와 아취를 넘어 성찰의 길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것이 탐매의 길에선 선비의 정신이 아니었을까 싶다.

 

오동은 천 년이 되어도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질이 남아 있고

버드나무는 백 번 꺾여도 새 가지가 올라오네

- 신흠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네라는 문장에 담긴 옛 선비의 그 마음자리를 따라가는 것은 아닐지라도 이른 봄부터 몸이 들썩이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전국 각기 유명한 매화나무가 있는 곳으로 촉각을 곤두세우며 꽃소식 오기만을 학수고대한다. 이른바 현대판 탐매문화로 불러도 될 듯싶다.

 

 

선암사의 선암매, 금둔사의 납월매, 강릉의 오죽헌 율곡매, 화엄사 각황전의 홍매, 화엄사 흑매, 창덕궁의 만첩홍매, 단속사 정당매, 도산서원 매화, 산천재의 남명매, 하회마을 서애매, 통도사의 자장매, 산청의 도산매, 전남대학교 대명매, 백양사 고불매, 지실마을 계당매, 소록도 수양매, 무위사 만첨홍매, 김해 와룡매, 동계종택 백매, 곡전재 분홍매, 대원사 백매, 횡천리 야매

 

먼 길 마다않고 지역마다 피는 시기가 다르니 찾아다니며 매화만 봐도 봄 한철 그냥 지나가겠다. 그렇게 찾아간 매화나무 아래서면 윤이월 매화는 혼자 보기 아까워 없는 그대 불러 같이 보는 꽃이라 노래한 서안나 시인의 마음이 온전히 전해지지 않을런지.

 

남쪽부터 피기 시작한 매화 따라 해남 보해 농장, 광양 매실마을의 북적이는 매화도 좋지만 고즈넉한 산사에 홀로피어 더 빛을 발하는 매화 찾아 늦기 전에 매화 따라, 매화 보러, 매화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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