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4시 30분, 바깥 기온은 16도 입니다. 편안한 오후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바깥이 비올 것 처럼 흐리고, 그리고 흙먼지 가득한 날처럼 노랗게 보여요. 찾아보니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입니다. 어쩐지 바깥에서 들어오는 공기가 조금 별로더라. 그런 기분이 되는데, 어제인지, 아니면 오늘인지 잘 모르지만, 마스크 챙기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아요. 11월이 되면서 날씨가 춥지 않아서 좋았는데, 앗, 그래서인지 공기가 조금씩 나빠지는 중이었을까요. 오늘은 오후에 창문을 조금 열었는데, 바깥에서 공사하는 소리도 들리고 공기도 좋지 않아서 오래 열지 않고 닫았습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종이마스크를 써서 미세먼지를 얼마나 차단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공기가 건조한 때에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긴 합니다. 언젠가 종이마스크를 사러갔더니, 검은색 밖에 없어서 그냥 온 적이 있어요. 평소에 하얀색을 써서 그런지 검은색은 어쩐지 쓰던 것이 아니라서요. 생각해보니 바깥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보면 검은색 마스크를 쓴 사람도 전보다 조금 더 많아진 것 같은데요. 처음에는 검은색 마스크가 낯설었는데, 이제는 많이 보다보니, 이전만큼 시선이 가는 건 아니더라구요. 하지만 마스크가 전시되어 있는 매장에서 고르면 아직까지는 하얀색을 사옵니다. 익숙한 것들이란, 그런 것일거예요.^^;

 

 익숙해진 것과 조금 다른 것들을 해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잘 되지 않을 때가 있어요. 낯설기 때문에, 조금 이상한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옷장을 열어보면 매번 비슷한 색의 옷을 산다는 말처럼, 편하게 느끼는 익숙한 것들은 매번 많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편합니다. 매번 매 순간 모든 것들을 늘 선택해야 한다면, 좋을 때도 있는데, 때로는 조금 힘들어, 그런 기분이 들기도 하니까요. 집중하고 싶은 것들을 제외한 소소한 것들은 그래서 익숙한 것에서 큰 변화가 없는 걸까요? 그건 또 아닌 것 같아요. 익숙해 진 것을 편하게 느끼는 만큼, 새로운 것들이 가끔 새로운 것이라는 것만으로도 관심이 생기는 그런 것들도 있으니까, 실은 그 순간에 어떤 기분인지 그런 것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일지도요. 또는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건 사소한 일이긴 해도 실패의 가능성이 조금 더 큽니다. 그러니까, 실패의 가능성을 줄이고 싶다면 안전한 선택을 하게 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늘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요.^^;

 

 지난 토요일인 11월 3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저녁 7시 정도에 찍은 것 같은데, 해가 진 시간이어서 그런지 빨간 제라늄이 진한 핑크나 아니면 코랄 같은 색에 가깝게 보입니다. 이 화분이 바깥에 있었어요. 추워서 얼른 찍고 들어갔던 것, 밤에는 초점이 낮에 햇볕이 좋은 시간 만큼 잘 맞지 않는다는 그날 사진을 찍던 순간의 일들이 기억납니다. 올해는 제라늄 화분이 많이 보여서 사진도 참 많이 찍었는데, 더 추워지면 아마도 이 화분들도 실내로 들어가서 겨울을 보내겠지요.^^

 

 어느 날에는 별일 아닌 것으로도 기분 좋은 날이 있듯, 어느 날에는 사소한 것들로도 신경이 삐죽삐죽한 가시처럼 곤두설 때가 있어요. 그런 날이 있고, 또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지나가고 나면 아이, 왜 그랬지, 할 지는 모르지만, 어쩐지 날이 서 있어서 평소보다 기분이 조금 더 예민해지는 그런 날도 있고, 또는 그냥 잘 넘어가는 날도 있어요. 그런 것들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조금 덜 피곤하고, 전날 잠을 잘 잤고, 그리고 지금 특별히 중요한 순간이 아닌, 그러니까 약간의 에너지와 여유가 있을 때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마음이 급할 때에는 다른 것을 같이 생각할 여유가 없고, 어려운 문제 앞에서는 그외의 것들을 잘 생각하지 못할 때가 있으니까요.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마음의 그릇이란 너무 작아서, 많은 것들을 담지 못하고, 생각할 수 있는 용량도 그다지 클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잘 할 때도 있긴 한데, 요즘은 그 때보다 조금 더 그릇의 실제 용량이 적어졌는지 한 번에 하나씩 해도 잘 하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을 생각하고, 중요한 것은 한 번에 여러 가지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전에는 여러 가지를 한 번에 같이 할 때에 더 잘 되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하면 큰일나요. 이것저것 모두 엉망이 될 것 같거든요.

 

 운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도 그게 다른 것들을 하는데, 필요한 거라서 하는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공부는 체력이지, 그런 말과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11월이 되니까 생각나는 것들 중의 하나는, 수능시험입니다. 이제는 수능시험을 볼 일도 없고, 집안에 수능시험 보는 학생도 없지만, 그 때가 되면 늘 날씨가 추워지기 때문에, 언제 수능시험을 보는지 가끔씩 11월이 되면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올해는 15일입니다. 다음주 목요일이예요. 작년에는 수능시험 직전에 포항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서 시험이 연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그런 것들 없고, 날씨도 많이 춥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여기까지 쓰는데, 갑자기 강한 진동이 울리면서 휴대전화에서 안전안내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오후 5시 15분, 수도권에는 내일 미세먼지 비상조감조치를 시행, 차량의 2부제(홀수운행), 대중교통 이용 등 동참을 바란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국번이 044번이네요. 수도권의 번호가 아닌데.^^;)

 

 아무래도 점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더 많아질 모양입니다.

 미세먼지 조심하시고, 따뜻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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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5일 월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3시 53분, 바깥 기온은 17도입니다. 편안한 월요일 보내고 계신가요.^^

 

 주말은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어제와 비슷한 기온이라고 합니다. 11월이 되면 아예 겨울처럼 될 것 같았는데, 막상 11월이 되고 보니 10월 마지막 날 보다 덜 추운 것 같은데요. 기분일까요. 오후 4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이라서 그렇게 햇볕이 좋은 시간은 아니지만, 많이 어둡거나 하지는 않아서 좋은 오후입니다.

 

 햇볕이 있는 곳을 지나갈 때는 조금 따뜻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공기는 많이 차가워졌어요. 점심을 먹고 나서, 커피를 한잔 마시기로 했는데, 조금 전에 가져온 커피가 금방 식었어요. 집안이 차가운 건 아닌데도, 따뜻한 건 아니구나, 같은 그런 날씨입니다. 실내 공기는 그래도 20도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데, 어느 날에는 무척 차갑게 느껴져서, 요즘은 저녁에 자기 전에 조금 추워서 전기요를 씁니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날씨의 변화만큼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걸까요.

 

 오늘은 1시에 점심을 먹기 시작했는데, 조금 지나니까 2시, 잠깐 멍하니 있다가 엄마가, 호치키스 찾아줘~, 했던 것이 생각나니까 3시, 앗, 벌써 그리고 4시가 지났어요. 왜 이렇게 오늘은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걸까요. 별 생각 없이 있어도 빠르게 지나가는 날이 있고, 머리 속이 복잡복잡해서 터질 것 같은 날에도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가기도 하고. 실은 시간은 늘 빠르게 지나가는데, 잘 모르는 거 아니야? 살짝 차갑고 뜨거운 것이 동시에 닿는 느낌입니다. 실은 졸았던 거 아닐까 싶어요.^^;

 

 10월 31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그날 지나가면서 볼 때는 철쭉 같았는데, 생각해보니 철쭉은 겨울이 되면 조금씩 노란색이나 갈색이 되어 가는데, 이 나무는 잎이 빨간색이 되는 걸 보니 자신이 없네요. 그날 무척 빨갛게 보였는데, 사진은 조금 더 밝게 나와서 그런지 그 날 보았던 것 만큼 빨갛지는 않습니다. 옆의 초록색 잎이 조금 보이는데, 그것에 비한다면 이 정도도 붉은 색이 맞지만요. 꼭 빨간색 단풍나무의 잎처럼 되었는데, 그냥 지나치면 지나칠 수 있지만, 우연히 그 날 잘 보였어요.^^

 

 어제는 일요일이었는데, 페이퍼를 쓰지 않았더니, 오늘도 4일입니다. 하고 써야 할 것 같은 기분이 조금 들어요. 페이퍼를 쓸 때, 매일 날짜와 시간과 날씨를 찾아봅니다. 날씨를 찾으면서 다른 것들을 우연히 볼 때도 있고요. 시작할 때 시계를 보지 않으면 중간에라도 보고, 날짜도 한 번쯤 다시 찾아봅니다. 그래서 오늘이 어느 날, 며칠 이라는 것을 한 번 더 확인하는데, 전에는 달력을 많이 봤지만, 요즘은 달력을 보아도 착각할 때가 있어서 날짜는 휴대전화나 컴퓨터의 것을 봅니다.

 

 그리고 날씨는 네이버에서 날씨를 찾아보거나, 또는 휴대전화의 날씨를 봅니다. 네이버와 휴대전화의 날씨와 온도가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이것저것 비교해보는데, 어느 때에는 바깥에 보이는 것과 또는 느껴지는 것과 여기 나오는 날씨가 조금 다른 것 같을 때도 있어요. 그러니까, 바깥에 보이는 것과 비슷하기는 한데, 살짝 몇 분 전인 것 같은, 그런 느낌일까요. 그리고 어느 때에는 실내에만 있으면 휴대전화로 날씨를 찾아보고 어? 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비가 온다거나 눈이 내린다거나, 또는 번개가 치는 것 같은 모양이 나올 때, 창문을 닫고 있으면 잘 모르니까요.

 

 전에는 날씨가 너무 더운 날, 너무 추운 날, 비올 것 같은 날씨, 그런 것들을 찾아보는 것을 주로 했다면, 요즘은 미세먼지는 어떤지, 자외선과 오존은 어떤지, 그런 것들도 조금 더 찾아봅니다. 그런다고 해서, 청소하듯이 바꿀 수는 없는데, 그래도 뉴스도 보고, 내일 날씨, 오늘 오후 날씨, 그리고 이번주 날씨 같은 것들을 보면서, 아아, 앞으로 그렇게 될 거야, 하는 것들을 알고 싶어합니다. 그런다고 해서, 비가 온다고 하는데, 오늘은 저녁에 약속이 있으니까 내일 와, 같은 것을 할 수는 없는데, 그래도 그렇게 하는 것이 그냥 모르고 있는 것보다는 나은 것처럼 느끼는 걸지도요.  택배와 등기우편 같은 것들은 도착하기 전에 방문전 전화를 주시지만, 날씨는 그런 것이 없어서 알아서 우산을 챙겨야 하는 것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10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 같은 기분이 며칠 전에는 들었는데, 이제는 11월이 되어서 적응이 되었는지, 그냥 며칠 전부터 계속 11월이었던 것 같아요. 아, 맞긴한데, 그냥 그게 한참 전부터 그랬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아직 1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더 추워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점점 더 추워질 거라는 건 알고 있는, 두 가지의 기분이 드는 월요일입니다. 이번주에는 날씨 좋은 날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별일 아니지만, 햇볕이 잘 들고, 따뜻한 오후가 참 좋거든요.^^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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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1-05 1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니데디님 빛깔입니다 핑크빛~혼자생각 ㅋ

서니데이 2018-11-05 18:53   좋아요 1 | URL
저 핑크색 좋아해요.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님, 저녁 맛있게 드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11월 3일 토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12시 21분, 바깥 기온은 17도입니다. 편안한 일요일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페이퍼를 쓰려고 찾아보니까, 어제와 같은 기온인데 공기가 좋지 않습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모두 나쁨 나쁨입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창문을 열기도 힘든데, 그래도 창문 안 열고 살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두 가지의 마음이 교차합니다.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 열어서 찬공기 들어오면 추워서 싫었는데, 그래도 환기를 하지 않으면 오전이 되면 공기가 답답하긴 해요. 낮에는 겨울에도 잠깐 열어두고 싶은 날도 있어요. 여기까지 쓰고 아아, 안되겠어, 하는 마음으로 창문을 열었습니다. 공기가 순환한다는 것이 보이지는 않는데, 느낄 수는 있는 것 같은, 바깥에서 들어오는 공기같은 느낌이 듭니다. 계속 창문을 닫고 있었으니까, 실내의 공기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닐텐데. 하지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쁜 날이라고 하잖아. 하면서 오래 열고 있지는 못할거예요.;;

 

 벌써 10월부터 미세먼지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인지 잘 모르고 나갔지만, 어쩐지 보이는 게 뿌연 느낌이야, 그러면 그 날은 조금 수상(?)합니다. 겨울이 되면 조금 더 시야가 멀리 보이지 않는 날도 생기고, 안개같은 것처럼 보이거나, 흙먼지 같은 공기가 되는 날도 있어요. 그런 날에는 잠깐 밖에 나가서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후유증을 겪습니다. 얼굴이 눈이 가렵고요. 어쩐지 코와 목도 느낌이 다릅니다.

 

 10월에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11월은 아예 겨울의 시작 같은 거 아닐까 했는데, 10월말보다는 11월이 조금 더 따뜻합니다. 이러다 다시 기온은 내려가겠지만, 아직은 가을인거지? 하고 물어보고 싶어졌어요. 집 가까운 곳의 은행나무는 노란 것도 있지만, 아직 파란색인 것도 있고, 목련나무도 그래요. 서서히 노란색이 되는 것도 있지만, 갑자기 어제와 오늘이 다른 것들도 보입니다. 3일만 안 보면 달라져있다는 건, 요즘 이야기도 되는 것 같아요.^^;

 

 지난달, 그러니까 10월 12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초록색 목련나무 잎 사진을 찍어둔 게 있어요.

그 때만 해도, 별로 안 이쁘다, 같은 기분이었지만, 지금이 되어 생각하니, 거의 20일 사이에 많이 달라져서 그 때는 조금 더 예쁜 시절이었어, 같은 기분이 됩니다. 잎도 많이 있고, 조금 더 생생한 느낌인데요. 앗, 이 느낌 뭐지? 어쩐지 오래전 시절을 돌아보는, 약간 그런 느낌 비슷하잖아, 앗, 그건 아닌데, 하면서도 어쩐지 그런 거 비슷해, 같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을 찾았습니다.^^;

 

 그러면 너무 멀지 않은, 어제 있었던 일 이야기를 조금씩 해볼까요.

 어제 있었던 일이니까, 아주 멀지는 않은데, 오늘 생각하니까, 아주 먼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요.;;

 

 어제 낮에 저는 많이 불편한 일이 있었어요. 그 때는 그게 왜 불편한지를 몰라서, 더 당황스러웠어요. 정말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그러니까 그 자리에서 다른 자리가 되어 혼자 있게 되니까, 앗, 그게 아니야, 이런!! 어쩐지 이상했어. 그러니까... 하면서 아까 왜 불편한지를 알게 되니까 그리고 나서는 화가 났어요. 무척요.

 

 전에는 화가 나면 조금 오래 갈 때도 많았거든요. 때로는 그 이야기를 해야 풀릴 때도 있었어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참는 동안은 힘들었어요. 그런데, 어제는 낮에 있었던 일은 예전과 많이 달라지지 않았지만, 화가 난 다음이 많이 달랐어요. 화를 많이 내거나 하지도 않고, 앗, 이게 어디서 문제다, 라는 것을 조금 더 빨리 찾았습니다. 그리고 화를 내면서 시간을 아깝게 쓰지도 않았어요.

 

 예전에 어떤 분이 마음에 생기는 이 감정을 '화'라고 표현했는지 궁금해져요. 동음이의어인 불(火)과 너무 비슷해서요. 화재가 생기면 불이 연소될 때까지는 계속 옆의 것들을 태우면서 불이 커져가잖아요. 그러는 사이에 우리가 아끼는 많은 것들을 태우고 사람도 위험해집니다. 그렇다고 없앨 수도 없는 게, 불이 없어지면 오늘 점심 때 라면도 먹기 힘들어요.

 

 마음 속의 '화'는 꼭 필요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커져서 원하지 않는 것들을 태우는 순간의 모습이 화재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요. 예전에 사람들은 한자로 표현한 말이 많아서 찾아보니 심리적인 상태인 '화병'의 '화'도 불 화(火)를 씁니다. 마음에 분노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분노로 나를 태워서는 안되지. 그것도 아무때나. 하지만 지난날을 돌아보면 가끔씩 마음 속의 불을 태우는데는 제 마음과 시간을 태워서 써던 날이 없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오래 태울만한 것들이 아니었다는 게 오늘의 평가입니다.

 

 다시 어제 일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하면, 어제는 화가 나긴 했지만, 계속 화를 펄펄 내면서 있진 않았어요. 배가 고팠고, 간식이 맛있는 게 있었고, 저녁에 하고 싶은 일들이 있었어요. 잠깐 밥을 먹고 나면, 다시 화나는 일은 조금 생각났어요. 하지만 뭐 그렇게 화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간식을 먹는 동안에는 어딘가 치워버렸는지 잘 모르고요, 다른 것들을 할 때도 잘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러다 다시 생각났을 때는 밤이 되었는데, 그 때는 며칠 전에 산 네일 컬러를 손톱에 바르다 잘안되어서 어, 이거 왜 이래? 하면서 신경을 쓰다가, 그리고 매니큐어 통이 기울어져서 테이블에 한두 방울 떨어지는 걸 보고 기겁하고 닦는 일이 지나가다 보니, 뭐, 그냥 더이상 아까처럼 화내는 거 하기 싫어졌어요. 아마 그 때쯤 되어서는 제 안에서 산소부족으로 불이 꺼진 건 아닐까 싶어요.

 

 화내다가 내가 뭐하러 왜 화내지? 하는 기분이 조금 이상했어요. 근데 그걸로 계속 화를 내는 거 보다 낫잖아. 그리고 종료. 참 간단하네, 지금까지는 잘 안 되었지만. 그럴 수도 있나? 그런 기분인데요. 낮에 있었던 일을 잊어버린 건 아니예요. (앗, 기억력이 좋지 않지만, 그래도 그정도는 아니예요.) 어제는 사실 앗, 그게 아니잖아! 하면서 화산폭발하지 않았다는 게, 오늘 생각해보니 좋았어요. 어제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낮의 일은 화가 날 만한 일이었어요. 다만 어제는 그냥 화를 내기보다는 조금 더 다른 것들이 급했던 걸지도요. 매니큐어 병이 쏟아지는 순간에는 그게 더 급해요. 그 순간에는 저도 모르게, 으악으악 한단 말이예요. 그리고 다른 일들도요.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는데, 조금씩 달라지는 것들을 만들고 싶어요.

 조금더 달라져가고 싶어요. 처음에는 잘 되지 않는다면 지금은 할 수 있는 게 그런 정도라면, 조금씩 조금씩이라도요.

 

 오늘 날씨 무척 따뜻해요. 미세먼지가 많이 아쉽네요.

 오후에 따뜻하고 좋은 날, 기분 좋은 일들과 함께 하시면 좋겠어요.

 점심 맛있게 드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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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11-03 1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병은 한국인들에게만 있어서 영어로 쓰는 같은 뜻의 낱말이 없고
그래서 표기할 때 그냥 화병을 소리나는 대로 영어 철자를 쓴다고 합니다.

화병 나면 자기만 손해이지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닌 일로도 화가 날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 화를 낼 일이 있을 땐 시간을 좀 보내서 나서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참고로 인간은 배가 고플 때 작은 일에도 화가 난다고 합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먼저 소중히 돌보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서니데이 2018-11-03 13:29   좋아요 1 | URL
화병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병 같아요. 화라는 건 다른 나라에도 있지만, 화병은 이미 증상이 된 거라서 화를 내는 상태와는 또 다른 것 같아요.

네, 화를 내면 자기가 제일 손해입니다. 불이 나는 것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이 어제 들었어요. 페크님의 말씀처럼 배가 고프거나, 너무 피곤할 때, 그리고 흥분되어 있을 때에도 화가 나기 쉬운 것 같아요.
전에는 자기를 잘 돌본다는 것을 잘 몰랐는데, 이제는 저도 자신과 조금 더 가깝고 좋은 친구가 되기로 했어요. 아직은 조금 먼 친구라서 잘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씩 친해져보려고합니다.

페크님,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11월 2일 금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12시 24분, 바깥 기온은 17도입니다. 점심 맛있게 드셨나요.^^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지금 시간이 하루중 제일 따뜻한 시간대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어제의 이 시간보다 3도 정도 기온이 높다고 하니까, 이틀 전을 생각하면 기온차가 조금 날 수도 있겠어요. 이번주 월요일이 제일 추웠을까요. 며칠 전에 0도에 가까운 아침이 되었는데, 다시 내려갔다 올라오고, 그렇게 기온은 조금씩 내려가고 있어요.

 

 페이퍼를 쓰면서, 아무런 의심없이 3일이라고 쓰고 휴대전화를 보면서 시간확인을 하는데, 앗 2일이야? 갑자기 하루가 이전으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아, 맞아. 2일이지, 까지 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 한 10분정도? 아니, 그것보다 조금 더 걸렸는데, 그 떄부터는 왜 3일이라고 생각했을까, 잘 모르겠어요. 잘 모르는 것들이 어려운 것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끔은 잘 모르는 건 다 어려운 게 아닐까,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오늘도 조금 그런 기분인데, 이러다 내일 3일이 되면 그 때는 또 2일 이라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닐지, 내일 아침이 걱정됩니다.;;

 

 오늘은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12시가 되고 보니, 오전에 뭐했지? 그런 기분이 됩니다. 며칠 전만해도 그런 생각을 하면 기분이 조금 내려갈 때도 있었는데, 오늘은 뭐, 오전에 뭐하고 바빴겠지, 그런 마음이 됩니다. 평소와 다른 느긋한 사람이 되는 건, 바깥에 햇볕이 따뜻하게 반짝거리는 것을 보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바람이 세게 불고, 날씨가 밤처럼 어두운 날에는 괜히 심각해지는 것처럼요. 별일 아닌데, 일찍 일어나는 날이어서 기분 좋은 날이 있고, 늦잠 자서 기분 좋은 날이 있는데, 그건 그날이 어떤 날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요.

 

 10월 14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 때는 분꽃이 조금 더 많이 보였는데, 지금은 얼마나 남아있을까요. 10월에도 많이 보이기는 했지만, 이번주에 추운 날이 많아져서요. 폭염이 끝나가는 시기가 되면 이 꽃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리고 낮보다는 저녁이 되어야 꽃이 피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해가 지는 시간이 빨라지는 것처럼 이 꽃이 피는 시간도 점점 빨라졌어요. 어느 날에는 그늘이어서 그렇겠지, 했는데, 점점 빨라져서 한낮이라고 생각하는 시간에도 햇볕을 받으면서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 사진을 찍던 날에는 차가운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추워서 덜덜덜  떨리는 기분으로 집에 오는 길이었어요. 그래도 지금보다는 기온이 높았을걸요. 같은 옷을 입고도 그 때는 추웠고, 지금은 그 때만큼 춥지 않다고 느끼는, 그 사이 달라진 것이 많네요.^^

 

 어제는 11월이 시작되어서 그런지, 10월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일상생활은 대부분 비슷한 것이 많아서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질 것이 많지 않아요.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어제와 같은 천장을 보고, 같은 자리에서 아침을 먹고, 같은 문을 열고 나오는 걸요. 하루가 지나고 저녁이 되어서도 다시 같은 문을 열고 들어가서 같은 자리에서 잠이 들 때까지. 비슷한 것들은 많고, 어제와 같은 것들은 더 많고, 그런데 달라질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 생각. 그런데도 달라지고 싶다면 바꿀 수 있는 것들은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하나. 그런 것.

 

 가끔은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서, 또는 저의 어제를 떠올리면서 하는 생각인데요. 달라지고 싶다고 말하지만, 실은 달라지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건 그 마음과는 또 다른 문제 같아요. 달라지고 싶다고만 말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원하는 건 지금 달라지는 것들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마음일 때도 있다는 것. 그래서 어제는, 어느 쪽인지 조금 더 알고 싶었어요. 달라진다는 것이 때로는 저의 의지, 때로는 주변의 변화, 어떤 사건, 어떤 일들, 그런 것들이 여러 가지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일어나는 일 같아요. 또한 달라진다는 것은 쉽지 않아요. 어렵게 한 발을 앞으로 내딛는 것도 쉽지 않고, 해보지 않은 일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잘 모르잖아요. 그리고 조금 앞으로 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도 하고요. 때로는 원점보다 마이너스가 될 때도 있을 거예요. 그런 것들이 일어나면 처음 시작할 때보다 조금 더 마음은 힘들어져서, 다음에는 달라지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전에 해봤잖아, 같은 말을 하게 될 지도 모르고요.

 

 그래도 달라지고 싶다면, 달라질 수 있을까요. 그렇게 제게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 때는 답을 쓰지 못했는데, 문제의 난이도가 학생의 수준에 비하면 너무 어려웠던 것 같았어요. 그럼 지금은 같은 문제를 낸다면 어떤 답을 쓰지? 다시 학생의 입장이 되어 답을 쓰려고 하니까, 달라지고 싶다면 달라질 수 있다는 마음을 잃지 않겠어요. 라는 마음에서 시작하고 싶어요. 달라지는 것은 조금씩 시작되어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다 마이너스가 되기도 하지만, 마음이 계속 남아있다면 시간이 지나면 그 때 그 순간에 머물지는 않을 것만 같아서요.

 

 11월은 그런 마음을 조금 더 많이 가지고 출발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잔고를 조금 더 많이 가지고 조금 더 오래 지속하고 싶은데, 아직은 2일이니까, 30일이 되었을 때, 다시 생각해보고 싶어요.

 

 오늘 아침에 창밖을 보니까 매일 보는 나무가 며칠 사이에 예쁜 주황색과 노란색으로 달라져 있어요. 그 옆의 은행나무는 여전히 초록색인데, 그 나무는 조금 더 키가 커서, 더 많이 햇볕을 받고 더 빨리 달라지는 것만 같더라구요. 따뜻한 햇볕이 먼저 닿는 곳, 매일 많이 닿는 곳에는 조금 더 빨리 봄이 찾아오고 가을도 더 빨리 시작하는 것 같더라구요. 진짜인지는 잘 모르지만,^^; 매일의 날들도 햇볕이 잘 드는 따뜻한 날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름에는 그늘이 좋았는데, 가을이 되니까 다시 마음이 달라지네요.^^

 

 쓰다보니 오후 1시가 살짝 지나가서, 바깥은 조금 더 밝아졌습니다.

 환한 느낌의 오후, 점심 맛있게 드시고, 기분 좋은 금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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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11-03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이 책이 많이 눈에 띄네요. 신문에서도 보고 다른 님들이 쓴 페이퍼에서도 보고...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읽었지만...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네요.

오늘은 토요일입니다. 좋은 계절이 다 가고 있다는 생각에 붙잡아 놓고 싶은 시간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8-11-03 13:24   좋아요 1 | URL
이 책이 요네스뵈의 신작이라서 많이 소개가 되는 걸까요.
저도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이 조금 보이는 것 같아요.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건 원작을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셰익스피어 원작은 희곡이라서 소설과는 느낌이 또 다를것 같아요.

11월이 되니까 10월말보다 덜 추워요.
그래도 오늘 미세먼지 많다고 하니까, 조금 아쉽고요.
네, 저도 요즘 그런 생각을 많이 해요. 시간이 지나가는 게 너무 아쉽다는, 그리고 지나고나면 다 좋았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같은 그런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앗, 안되는데, 하면서도요.^^;

감사합니다. 페크님도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11월 1일 목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4시 39분, 바깥 기온은 14도입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따뜻해요. 어제와 같은 옷을 입었는데, 오후에 햇볕이 잘 드는 날이어서 그런지 조금은 공기가 부드럽다고 느꼈어요. 공기가 부드럽게 차갑다, 건조하다, 그런 표현이 맞는 건지는 잘 모르지만, 가끔 날씨가 차갑다가 기온이 조금 올라가면 편안한 느낌이 들어요. 그러다 햇볕이 강한 날에는 따끔따끔한 것 같고요.

 

 피부도 그렇지만 눈도 계절에 따라 고생입니다. 피부는 여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겨울에는 두꺼운 옷이나 목도리로 가릴 수 있지만, 눈은 그럴만한 것이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춥다거나 햇볕이 강하다고 눈을 감고 걸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햇볕이 강한 시기에는 양산이나 모자를 이용하기도 하고, 안경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가끔은 그런 것들이 애매한 시기도 있어요. 또 겨울에는 너무 차갑고,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보거나, 또는 책을 읽거나 하면서 여러 가지로 피로해지는데, 눈을 감고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네요. 눈이 아니라 다른 신체의 일부도 좋지 않으면 그 때부터는 그것들이 얼마나 큰 문제가 되는지 알게 됩니다. 그 전까지는 무심하다가도요.^^;

 

 

 지난 일요일에 찍은 사진입니다. 28일인데... 하고 달력을 찾아보니, 아, 그 때는 벌써 10월이었네요. ^^; 나무 아래에서 찍은 사진인데, 사진만 보면 그냥 옆에서 찍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럴 때는 메모가 있어야 나중에 기억하게 될 지도요. 그 때는 초록색이 많았던 나무가 이번주를 지나면 조금 더 달라진 컬러링을 하고 11월은 이런 모습이다, 하고 있을 것 같은데, 11월이 되면 점점 더 차가워져서 잎이 많이 떨어질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전에 사진도 많이 찍어두어야 하는데, 요즘도 춥다고 밖에 나가는 게 조금더 적어졌어요.^^;

 

 

 오늘부터 11월이네요. 10월과 11월의 느낌은 조금 다른데, 오늘이 어제보다 조금 덜 추워서 다행이긴 합니다. 공기도 다행히 나쁜 편은 아닌 것 같아요. 날씨가 추워지면 기온이 높은 날에는 공기질이 좋지 않은 날이 많았기 때문에 그 생각도 같이 듭니다. 여름에는 공기는 좋았지만, 실은 너무 더웠어요. 앗, 그 때는 오존과 자외선이 문제였네요. 계절마다 조심할 것들은 달라지기는 해도 없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10월은 에너지가 정말 필요한 달이었는데, 11월에는 그 때와는 다른 한 달이 되어야지, 하는 마음을 잊어버리면 다시 쓰고, 없어지면 새로 채워넣습니다. 어느 날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기분 좋은 날이 있고, 사소한 것에 조금 덜 예민한 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아요. 그리고 어느 날에는 예민해지는 것이 필요한 날도 있고요. 예를 들면 시험이 곧 시작될 때는 긴장이 되기는 하지만, 그래야 좋은 점도 있을 것 같거든요.

 

 일시적으로 긴장된 상태가 되는 건 때로 있는 일이지만, 오래 지속되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맞아, 진짜 그래, 하고는 근데 그게 스위치가 온/오프 상태로 보이는 게 아니라서 잘 되지 않아,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요. 스위치가 잘 보이는 곳에 있으면 그 때 전환을 하면서 쓰면 에너지도 절약되고 좋을 텐데, 그런 스위치를 잘 안 보이는 곳에 만들어두었는지, 찾는데 오래 걸려요. 가끔은 전에 쓰던 거 고장났는지 잘 안 될 때도 있고요. 그러니 스위치를 전환하는 것 까지는 배웠는데, 그 다음이 더 문제야, 그런 기분이 됩니다.

 

 아직 올해가 다 지나간 건 아니지만, 점점 내년의 기운이 가까워지고 있어요. 11월부터는 온라인 서점에서 내년 탁상용 달력을 이벤트 상품으로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캐롤이 나오는 건 어제 이미 들었고, 커피 컵 홀더가 이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냅니다. 앗, 연말이구나. 그렇지만 마음은 이제 겨우 여름에서 가을이 되었는데, 왜 이렇게 두 가지의 차이가 큰 걸까요.^^

 

 어제는 저녁에 늦은 시간에 페이퍼를 쓰면서 기분이 아슬아슬했어요. 늦어서 11월 될 것 같아서요. 그런데, 오늘은 11월이 되고 보니, 그래도 10월이 좋았지,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 한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점점 앞으로 가고 있는데, 지나간 것들이 생각나지 않아서 가끔씩 돌아보고 멀어지는 것을 확인하는 기분이예요. 1월에서 11월이 되었다는 것도, 아, 이만큼 살았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 좋고, 아 이만큼이나 멀어졌구나, 하면 남은 날에 잘 해야할 것들이 많다는 부담이 찾아옵니다. 그렇다고 더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요. 마음이라는 게 무슨 색인지, 어떤 모양인지 잘 모르지만, 계속 계속 잘 변하는 것 같기는 해요.

 

 언젠가 되고 싶었던 것들이, 갖고 싶었던 것들이, 지금도 계속 그런 것도 있지만, 이제는 다 잊어버려서 기억나지 않는 것들도 많아요. 마트에 가면 오래전부터 나오던 과자나 라면이 있지만, 처음 출시될 때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건 아니라고 들었어요. 소비자인 우리의 취향도 계속 달라지지만, 그런 것들을 잘 모르고 사는 것처럼, 달라지는 시간에 맞춰서 많이 달라지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전의 자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가 많을거예요. 가끔은 거울을 보다 너무 달라져서, 앗 옷이 안 맞아, 같은 순간에는 마법이 깨지기도 하지만요.^^;

 

 11월에는 더 좋은 일들 가득하시면 좋겠어요.

 걱정과 근심은 10월에 주고, 오늘은 새 달력을 넘기는 마음으로 좋은 일들을 가득 쓰세요.

 하나라도 더 많은 소원을 적고, 하나라도 더 많은 일들이 잘 되기를 바라고,

 그러다 다 이루지는 못해도 많이 이루기를 바라고,

 그런 것들이 매달, 매일, 그리고 자주 반복됩니다만,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날도 있으니까, 오지 않은 것들에 아직 남은 행운을 많이 걸어보고 싶습니다.

 

 바깥이 점점 저녁이 되어갑니다.

 오늘도 즐겁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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