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이것저것 해보자, 하고 시작을 했지만, 성과가 별로 없다. 정리를 해도, 한참 했는데, 하고 나면 고작 이건가, 싶은 수준. 쉽지 않다, 절감.
오늘은 집에 있는 펜 중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정리해서 버리기로 했다. 이것저것 사모은 펜, 볼펜, 형광펜, 사인펜 기타 모으니까 작은 상자 하나 정도 되는데, 나오지 않는 펜만 버리고 다시 집어 넣었다. 다 써서 안나오는 건 별로 없고, 안 쓴 거지만, 시간이 지나서 쓸 수 없게 되는 게 더 많았다. 많은데도 쓰는 것만 쓰게 되고, 나머지는 다시 상자 속으로. 그러다 가끔 쓰려면 생각이 안 나서 새로 사는 일이 많았다. 그런 기억력을 가지고 있으면 가끔 정리가 아니더라도 재입력이 필요한가 보다.
토요일에 읽은 책
알라딘에서 요즘 노트 주는 이벤트를 하는데, 한참 잘 참다가 결국... 이 책은 어디서 잠깐 소개를 봤는데, 생각나서 골랐다. 아마도 이 책 저자가 최근에 신간이 나와서 그 책과 같이 봤나보다, 그냥 그 정도 생각하고, 전작이 궁금해서 사봤다. 마침, 할인도 되었고.
우리가 매일 끌어안고 사는 강박
김현철 지음 / 팬덤북스 / 2012년 9월
이 책에서는 강박에 대해서 말하고는 있지만, 그 해결책이거나 치료법 기타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강박"에 대해서 보다 집중해서 말하고있는데, 강박이라는 것도 개개인마다 겪는 문제가 다를 것이라 생각되는만큼, 여러 사례를 들고 영화나 책에서의 내용을 통해 설명하기도 한다.
강박이라는 것, 일단 떠오르는 이미지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그리고 어떤 것에 매여있다는 것, 그러면서도 쉽게 버리지도 해결되지도 않는다는 그런 것이 먼저 연상된다. 그렇지만, 강박은 어떤 것인지 누가 물어본다면 대답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 내게 있는지 없는지 물어보면 그것 역시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냥 파란 색과 하얀 색으로만 보고 샀던 표지에 있었던 것은 파란 타일을 배경으로 한 변기였는데, 표지 보고 약간 놀랐다. 예상했던 게 아니어서 그랬을 거다.
다시 앞 부분을 보니까 시작하기 전 부분에 이런 설명이 있었다. 처음에는 못 봤던 것 같다.
강박 장애와 강박 성향은 다른 것입니다. 강박성향은 우리가 만 2~3세 경 성장하면서 누구나 경험해본 지극히 정상적인 심리현상입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인격의 성장이 멈춰 성격의 일부로 고착되었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겪다보면 우린 누구나 일시적으로 강박 심리의 원칙이 지배하는 세상에 휩싸이게 됩니다. 이 책은 정신의학적인 개입이 반드시 필요한 '강박 장애' 보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보편적인 '강박 성향'에 대해 주로 다룰 것입니다.
책을 쓴 사람의 처음 시작을 알고 읽으면 조금 더 읽기가 좋은데, 처음에 이 내용을 읽고 시작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책을 재미있게 읽고나서도 "꼭" 글로 써서 남겨야지, 하는 순간 부담스럽다. 잘 써야 할 것같은 생각이 조금씩 생겨나는 걸지도 모른다. 그냥 재미있게 잘 읽었으니까 된 거다, 하면 기억이 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 메모 정도 해 두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부담은 조금 줄어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봤다. 그러다 이 책이 정말 재미있어서 뭐라도 써보고 싶다, 하면 그럴 때엔 조금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강박이라는 문제도 통제하려는 것과 지배하려는 것, 전지전능해지려는 것과 같은 내부의 문제와 맞물려있다. 가스나 문을 제대로 잠그고 나왔는지, 특정 숫자에 집착해서 맞추려 드는지 하는 것만이 아닌 여러 가지가 있을 거고, 모두 다 다른 점이 있겠지만, 한 번쯤 읽으면서 나를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었다.
쓰는 김에 저자의 신간도 함께 정리,
세상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
김현철 지음 / 마호 / 2013년 8월
이 책이 얼마전에 나온 책이다. 부제는 - 방황하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필수 심리 실용서. 미리보기로 잠깐 봤는데, 책의 글씨가 크고 한 페이지에 내용이 많지 않아서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 책에 담긴 308가지 이야기들은 증상 치료를 목적으로 하거나 단지 위로를 위한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다. 정신 치료는 비극을 행복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 보편적 불행으로 옮기는 것이다 저자가 병원과 상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접했던 고민들을 8가지 키워드 ‘마음’ ‘상처’ ‘애도’ ‘가족’ ‘사회’ ‘연애’ ‘성공’ ‘생존’으로 나누어 나만의 고민이 아닌 우리의 고민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 제목을 들으면 떠오르는 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였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합본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5년 12월
일단 제목부터 비슷하다. 미리보기로 앞부분을 보고 나면, 저자가 이 책을 읽고 제목을 정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표지 사진을 봐도 그렇고, 이 책 합본이라서 매우 두꺼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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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전문의가 쓴 이 책,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읽고나서 꼭 기억하지 않아도, 괜찮다. 시험에 나오는 것도 아닌걸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