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기 안내서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마음산책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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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메리 올리버는 1935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났으며, 열네 살 때 시를 쓰기 시작해 1963년에 첫 시집 No Voyage and Other Poems를 발표했다. <뉴욕 타임스>는 메리 올리버를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이라고 평했으며, 그의 시들은 자연과의 교감이 주는 경이와 기쁨을 단순하고 빛나는 언어로 노래한다. 그는 월트 휘트먼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내면의 독백, 고독과 친밀하게 지냈다는 측면에서 에밀리 디킨슨과 비교되기도 한다. 저서로천 개의 아침을 포함한 스물여섯 권의 시집이 있으며 완벽한 날들, 휘파람 부는 사람, 긴 호흡등 일곱 권의 산문집을 썼다.

 



내가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은 지난 9, 23년 만에 백일장에 참여하고 11월 시상식에 다녀온 것이 계기였다. 그날 문학상 시상도 함께 이루어졌는데 우리 지역 이름의 신인문학상을 받은 사람은 다른 지역에 사는 고3 여학생이었다. 세상에, 그렇게 어린 학생이 문학상 수상자라는 것에 놀랐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것도 시를 배운지 6개월 만의 성과라고 했다. , 그럼 나도 한번 써 볼까. 그 신인문학상은 오로지 시 장르만 응모할 수 있었다. , 나도 저 단상에 서서 신인문학상을 받는다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일까, 상상했다. 그렇다면 일단 시 쓰기를 배우는 것이 먼저지. 바로 희망 도서로 신청하고 두 달 넘게 기다리다 손에 들어온 책이다. 참 희한하다. 시 쓰기를 배워 볼 생각은 한 적이 없는데. 학창시절 시를 암송하고 애송 시집을 정성 들여 만들었던 추억은 있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발상으로 선택한 책인데 미국 문단에서 꽤 유명한 시인이었다는 점과 시 쓰기의 기본기를 알려주는 내용이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사설이 너무 길었다. 이제 시 쓰기 안내를 따라가 보자.

 



목차의 내용은 준비, 시 읽기, 모방, 소리, 소리의 또 다른 장치들, , 몇 가지 주어진 형식, 자유로운 시, 어법ㆍ어조ㆍ목소리, 이미지, 고쳐쓰기, 창작 교실과 고독으로 구성되어 있다. 목차에서 보듯 시를 쓰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 하는지 준비 과정이 있고 시를 구성하고 있는 행과 연 등 소리와 이미지는 어떻게 담아내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고쳐쓰기를 한 다음 하나의 시로 탄생한다. 메리 올리버는 시 한 편을 사오십 번 정도나 수정한 뒤에 만족감을 느낀다고 해서 놀라웠다.

 



그렇다면 시를 쓰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메리 올리버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밀 연애 얘기를 꺼내면서 시를 쓰는 일도 그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두 사람이 만날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는 것처럼 매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책상에 앉아있겠다고 약속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라고. 또 하나는 시 읽기다. 좋은 시는 최고의 스승이라고 했다. 좋은 시와 시인을 찾을 때는 스타일이나 시대, 나라와 문화의 경계에 갇히지 말라고 했다. 시인들은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단일 부족이고 자신은 그 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라고 말이다. 적어도 크리스토퍼 스마트, 이백, 마차도 같은 시인들의 시를 만날 것을 권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모방을 죄악으로 여기지 말고 최대한 활용할 때 진짜 시를 탐구하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본격적인 시 강의에서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눈 오는 져녁 숲가에 멈추어를 비롯한 존 키츠, 윌리엄 블레이크, 에밀리 디킨슨 등 여러 위대한 시인의 시를 언급하며 설명하고 있다. 영시 원문과 번역된 시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알파벳-소리의 계보, 두운, 모운 등 소리의 또 다른 장치들, 행과 길이와 리듬에 대한 설명으로 계속 이어진다. 길이와 리듬에서는 네 가지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1. 운율시에서는 시의 각 행을 운보로 나누고 각 운보는 강세(음절의 소리)로 나누어 전체적인 리듬 패턴을 나타낼 수 있다.


2. 행을 운보로, 운보를 각 구성 요소로 나누는 과정을 운율 분석이라고 한다.


3. 약강격 또는 약강운보는 약한 강세 다음에 강한 강세가 오는 구조다(기호ˇ´)


4. 약강격 다섯 개가 연속되면 약강 5보격이 된다(ˇ´ˇ´ˇ´ˇ´ˇ´).

 


약강 5보격 행은 영어 운율시에서 가장 널리 쓰이며 밀턴의 실낙원,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소네트, 워즈워스의서곡The Prelude등 특히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에도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이처럼 5보격 행은 영미 시인들이 주로 쓰는 기본 행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영어 사용자의(영어로 말할 때의) 폐활량에 가장 잘 맞아 특수한 효과에서 제일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고. 일종의 표준이라고 했다.




<사진>54

 


이 부분은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데도 시에 문외한이라서 그런지 어렵게 다가왔다. 세상만사 중 무엇이 첫술에 배부르랴. 시를 읽고 또 읽으면서 직접 느껴보아야 할 것이다. 이어 메리 올리버는 시를 읽을 때 가장 강력한 즐거움을 주는 것은 리듬이라고 하면서 새내기 시인은 이 리듬 패턴들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지니는지 기억해두어야 한다고 했다. 리듬은 모든 것의 바탕이라면서.

 



시는 문학 장르 중에서 가장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경제적인 언어라고도 했던가. 이 짧다면 짧은 시가 상당히 많은 구성 요소를 내포한다는 것이 너무나 경이롭게 느껴진다. 리듬을 비롯하여 어법과 어조 목소리, 이미지, 수사까지 조화롭게 담아야만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시가 될 것이다. 엘리자베스 비숍의 시 물고기The Fish를 소개하면서 어떤 시가 얄팍하고 빈약하게 느껴진다면 시인의 어휘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꽃들 사이에 오래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의 시를 읽으면 시의 구체성과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세심하게 관찰해야 하는지 그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시를 쓰는 작업의 고독에 대해서도 빠뜨리지 않는다. 창작 교실에서 동료들과 교류하며 창작 의욕을 불러일으키며 귀중한 자양분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지만 시는 시인에게 교류나 가르침이 아닌 깊고도 온전한 고독을 요구한다고 했다. 물론 시 쓰기 모임이나 창작 교실을 만류하는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고독을 견디고 즐기는 가운데 그리고 자기와의 교감을 중요하게 여길 때 진짜 작업을 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시 쓰기 안내서는 그 누구보다도 시 쓰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집필한 책이지만 시를 읽는 사람들도 시라는 장치에 대한 통찰과 시의 역사에 대한 유익한 생각을 얻길 바란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시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나 나아가 시 창작을 목표로 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깊은 인상을 준 문장

 


운동선수들은 몸을 관리한다. 작가 역시 시의 가능성을 담고 있는 감수성을 돌보아야 한다. , 다른 분야 예술, 역사, 철학, 그리고 신성함과 즐거움에 자양분이 있다. (중략) 활기차고 탐구하는 마음, 연민과 호기심, 분노, 음악이나 감정이 가득한 마음도 시의 가능성으로 충만하다. 시는 삶을 소중히 여기는 힘이다. 그리고 시는 하나의 비전을, 구식 표현을 쓰자면 믿음을 요구한다.’(p172~173)

 


시는 단어들의 집합이 아니라 추위에 떠는 이들을 위한 불이며, 길 잃은 이들에게 내려진 밧줄이며, 굶주린 자들의 주머니 속 빵처럼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그렇다.’(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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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9 10: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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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9 11: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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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12-12 1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나온 건 라디오 방송에서 들어서 알았군요 예전에 메리 올리버 시집 보려다 그만뒀지만...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시인인 듯해요 산문도 좋아하고... 개를 소재로로 시를 썼던 것 같아요 자신과 함께 살았던 개...

모나리자 님 쓰고 싶은 시 즐겁게 쓰시기 바랍니다


희선

모나리자 2025-12-14 21:42   좋아요 0 | URL
방송에서 들은 적 있으시군요. 워낙 유명한 시인이라 여러 매체에 나왔나 봅니다.
산문도 여러 권 썼다고 하네요.
글쎄... 잘 써질지 모르겠네요. 일단 끄적끄적 시도라도 한다면 그 자체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희선님.^^
 
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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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부터 온라인 서점에 클레어 키건의 작품 리뷰가 자주 눈에 띄었다. 아직 읽어 보지 못했고 제목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대단한 호평과 함께 푸른 들판을 걷다,이처럼 사소한 것들이라는 제목이 왠지 시적으로 느껴져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너무 늦은 시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막상 읽어 보니 시적인 제목과는 달리 예리한 시선과 강렬한 문장의 어조라서 왠지 속은(?) 기분이 들었다. 작가의 모습에서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는데 작품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 내가 예상한 분위기의 작품은 아니었지만 예리한 시선으로 그려낸 남자와 여자의 심리묘사는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내고 몰입하게 된다.

 



이 소설집은 아주 얇은 데다 딱 세 편의 소설이 들어있다. 너무 늦은 시간,길고 고통스러운 죽음,남극이다. 너무 늦은 시간은 회사 업무로 만나 친해진 사빈과 카헐의 이야기다. 서먹한 사이가 연인으로 발전하고 함께 살게 되면서 자연스레 결혼과 아이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쩐지 서툴러 보인다. 남자로서 당당하게 청혼하는 것도 아니고 어정쩡하게 여자의 마음을 떠보는 듯한 어조다. 서로 가까이에 있으면 더 잘 보이는 법이다. 카헐이 어떻게든 사빈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거리를 둔다. 신시아에게 남자라는 존재에 대해 질문하고 나름대로 카헐에 대해 분석해 보는 듯하다. 사빈에게 줄 반지를 맞추고 웨딩드레스를 사고 금세 결혼에 골인할 것 같은 기세로 진행되지만 다 틀어지고 만다. 카헐은 예전에 어머니를 대하던 아버지의 태도를 떠올리며 거기에 동조했던 자신을 후회한다. 하지만 너무 늦어 버렸다. 그렇다고 반성하지는 않는다. 살아가면서 내 몸에 새겨진 어떤 습관은 누군가에게는 혐오감을 심어주기도 한다. 인간관계 특히 남녀의 관계 속에서 빚어지는 소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세상사를 들여다보면 차별과 차이, 혐오의 대상은 거의 한 방향, 여성 쪽을 향하고 있는 듯하다. 이건 나의 생각이기만 할까.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에서는 애킬섬 하인리히 뵐 하우스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선정된 여성 작가에게 독일인 교수라는 남성이 불쑥 찾아와 그녀를 방해하고 무례하게 구는 이야기다. 갑작스러운 그의 방문에도 여성은 예의를 갖춰 대접하지만 남성은 오히려 여성을 비난한다. 이러한 관계의 훼손은 친밀하지 않은 관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는 것을,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낯설지 않은 풍경임을 공감하게 한다.

 



마지막 작품 남극은 그야말로 서스펜스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남편과 아이들의 뒤치다꺼리만 하던 평범한 주부가 오랫동안 꿈꾸던 일탈을 실행에 옮기다가 전혀 예상치 않은 상황에 놓이고 만다. 친절하게 보살펴주던 그가 돌변하다니. 달콤한 감정에 빠져 그게 바로 함정이라는 것도 미처 몰랐다. 도망치려 해도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 극심한 공포에 휩싸인 그녀의 마음을 남극에 비유한 작가의 탁월한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그녀는 꽁꽁 언 남극 땅을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을까.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제 꾀에 자기가 넘어간다는 진리를 확인하게 한다. 키건의 다른 작품을 읽을 생각을 하니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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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3 08: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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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4 11: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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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12-04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키건의 책을 두 권 샀어요.(저 책은 아니고요.)
대단한 작가입니다. 많은 책을 내지 않았는데 내는 책마다 문학상을 받고 애독자들이 많다니...
적게 일하고 많은 수익을 보는 작가, 라고 할 만합니다. 부 러 워 요..^^

모나리자 2025-12-04 17:41   좋아요 0 | URL
네, 이 작가 정말 카리스마도 느껴지고 글도 울림이 있습니다.
대단한 작가 맞지요. 부럽다는 말씀에도 공감합니다.^^

2025-12-04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04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5-12-05 2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클레어 키건 소설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짧아도 거기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담는 듯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가 봅니다 세계 사람이겠네요

모나리자 님 서재 달인 되신 거 축하합니다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모나리자 2025-12-06 12:24   좋아요 1 | URL
네, 짧은 단편이지만 꽤 강렬하고 울림이 있는 이야기였어여요.
하루키는 이미 20년 전에 클레어 키건의 소설을 높이 평가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엔 늦게 소개된 모양입니다.

감사합니다. 희선님도 축하드려요. 건강 잘 챙기시고요.^^

서니데이 2025-12-07 2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클레어 키건은 최근에 책이 많이 소개되는 것 같은데, 단편이나 페이지가 많지 않은 책이 많은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는 조금 늦게 번역되지만, 좋아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올해의 서재의 달인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제 서재에도 댓글 남겨주시고 관심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5-12-08 17:45   좋아요 1 | URL
네, 서니데이님.^^ 새로운 주가 시작되었네요.
이 작가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은 많은 나라에 소개되겠지요.
서니데이님도 축하드려요.

추운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시고 12월에도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랄게요.^^
 

연에 대해 생각할 때 산문의 문단을 연상하면 유용할 수 있다. 문단은 하나의 생각이 끝나고 새로운 생각이 시작됨을 나타내는 합리적 분할이다. 물론 시인이 반드시 이런 방식으로 연을 구성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 P85

연은 시인이 독자에게 시를 어떻게 이해하고 느껴야 하는지안내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시의 설계에서 형식적 질서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연은 유용하고 동시에 기쁨을 주는 장치이다. - P86

음절시는 한번 정한 패턴을 철저히따르는 시 형식으로, 첫 번째 연의 각 행에 포함된 음절 수를이후 연들에서도 정확히 지킨다. 각 행의 단어들이 한 음절이든 여러 음절이든 상관없다. 각 행에서 강세가 어디에 놓이느나 역시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각 연의 행마다 정확히 같은음절 수가 반복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로써 시의 패턴이 정해진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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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25-12-04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모나리자님,
모나리자님께서 게시한 어느 글을 읽다가 문득 떠오르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모나리자님께서 쓰신 글이
언젠가 저의 서재에 페이퍼를 쓰는 단초가 될수도 있습니다.
행여 그런 일이 있게되면
나의 글이 차트랑에게 하나의 글을 쓰는 계기가 되어주었구나, 라는
너른 양해를 구해봅니다 모나리자님.

설사, 그런 일은 너른 마음으로 양해해줄 수가 없어!! 라고
말씀하신다 해도 소용은 없습니다.
저는 이미 그렇게 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런 일이 있게 됨을 알려드리면
덜 당혹해하실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요 모나리자님!



모나리자 2025-12-04 18:49   좋아요 0 | URL
이 글을 늦게 보았네요. 차트랑님.^^

제가 게시한 어떤 글을 읽다가 차트랑님의 글쓰기의 계기가 되었다면
저야말로 영광스러운 일이지요. 제가 더 감사한 걸요.

그리고 이 말씀은 저에게 응원의 말씀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좀 더 분발해서 책을 읽고 글을 쓰자, 하는 다짐을 하게 되니까요.

오늘 차트랑님의 서재에 방문해서 둘러 보았는데 음악에 조예가 깊은
분이시구나 했습니다. 저는 문외한이거든요.:;^^

12월 추운 날씨지만 따뜻한 시간 보내시고 화이팅 하세요. 차트랑님.^^

페크pek0501 2025-12-04 1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면 산문을 쓰더라도 시적 표현이 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바구니에 담겠습니다.^^

모나리자 2025-12-04 17:49   좋아요 1 | URL
저도 검색으로 이 책 알게 되었는데 아주 유명한 시인이 썼더군요.
내용도 알찹니다. 좋은 선택 하셨어요. 감사합니다. 페크님.^^
 
로마 이야기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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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년 전에 줌파 라히리의 에세이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을 읽었고 소설로는 처음 만나게 되었다. 단편 소설의 대가라는 줌파 라히리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작 소설집이며 두 번째 이탈리아어 소설이다.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이 작가는 자신이 부여받은 정체성에 머물지 않고 이탈리아어를 공부하고 그 언어로 소설을 쓰는 등 자신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경이로움을 느꼈다. 한 나라의 언어를 온전히 배우기도 쉽지 않은 일인데 공부한 언어로 소설을 쓰다니 정말 놀랍다. 이 소설집에는 경계,재회,P의 파티,밝은 집,계단,택배 수취,행렬,쪽지,단테 알리기에리아홉 편의 소설이 들어있다. 흔히 소설집 제목은 단편 소설 중 하나를 채택하여 짓는데 여기에는 로마 이야기라는 소설은 없다. 작가가 이탈리아 로마에 거주하면서 경험하고 관찰한 다양한 군상의 모습을 소설로 쓴 것 같다. 1954년에 나온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단편집 제목과도 같다고 한다. 이 중 몇 가지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리뷰를 해 보겠다.

 

 


첫 번째 작품 경계는 화자인 열다섯 살 소녀가 부모님을 도우면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조금 읽다 보면 제목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매주 토요일이면 휴가를 오는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데 소녀는 그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침실을 정리 정돈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미리 갖춰 놓는다. 집안일에 열중하면서 손님들이 눈치채지 않게 그들을 관찰하기도 한다. 어린 나이지만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도 있고 부모님을 위해 돕는 것을 기꺼이 즐기는 것 같다. 하지만 엄마는 이 나라를 싫어하고 시골에서 사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 그래서 소녀와 아빠는 엄마가 불평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먼 나라에서 온 의 가족들과 달리 이 손님들은 행복해 보인다. 그들은 친구들을 초대해서 즐겁게 놀기도 한다.

 



한때 도시에서 꽃 장수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던 어느 날 아빠는 청년들에게 맞아서 이빨이 부러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아빠는 음식을 먹을 수도 없었고 치아가 없어서 웃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어떤 사람들은 장애인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는 입을 열지 않고 일할 수 있었다. 동물들과 같이 살면서 땅을 경작하는 것을 좋아했고 야생 환경에서 살아가는 것에 적응했다. 국경이라는 경계를 넘어왔지만, 로마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경계에 선 사람들이다. 낯선 사람에 경계심을 품고 살아가는 외곽으로 밀려난 사람들의 상처 난 삶을 묘사하고 있다.

 



밝은 집도 마찬가지다.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설움과 고통을 묘사한 이야기다. 어렵사리 마련한 햇볕 잘 드는 집에 이사를 와 다섯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 이사한 기쁨도 잠시 못된 이웃들에게 갖은 괴롭힘을 받다 견디지 못해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고국으로 돌아간다. 남편은 혼자 남아 이집 저집을 전전하며 가족을 그리워한다. 복식이 다르거나 피부가 까맣거나 언어가 다를 때 사람들은 경계와 차별의 대상이 된다. 중산층 시민, 불법체류자, 이주민, 유학생, 관광객 등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공존하는 로마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어두운 피부색 때문에 경멸과 조롱을 받는 교수 이야기재회,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거부당하고 떠나라는 협박 쪽지를 받고 상심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쪽지등의 작품은 하나같이 이민자들의 팍팍한 삶을 묘사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서 또는 꿈을 이루기 위해 국경을 넘어선 이민자들은 이제 흔하게 우리 주변에서 마주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인간은 왜 나와 다른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게 인간의 본성인 것일까. 소설 속 경멸의 시선을 보내는 그들이 우리 자신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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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9 12: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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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4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04 1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04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퀸즈 학교로 가서 교사 자격증을 따는 앤, 이후 레드먼드대학에진학하는 앤은 몽고메리의 자화상이다. 몽고메리는 목사 유언맥도널드와 약혼하지만 외할아버지가 세상을 뜨고 외할머니는 몸져눕는 바람에 결혼하지 않고 평생 외할머니 곁에 있겠다는 약속을지키려 5년간 약혼 사실을 비밀로 했다. 그는 외할머니가 작고하고나서야 결혼하는데, 매슈가 심장마비로 죽자 마릴라와 함께 있기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앤의 희생은 외할머니를 돌보기 위해결혼을 미루는 몽고메리와 겹친다. - P37

전날부터 계속 슬픈 마음이 들었는데 몽고메리의 삶이 너무나불행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생후 21개월 때 어머니를잃고 외조부모 손에 큰 것만 해도 가혹한 인생. 진심으로 사랑했던남자는 조건이 나쁘다는 이유로 주변에서 반대하는 바람에결혼까지 가지 못했는데, 심지어 요절한다. (몽고메리에게는 많은구혼자가 있었지만 그들은 대부분 요절한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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