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추억이나 슬픔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할정도로 우리를 그냥 내버려 두다가, 때로는 다시 돌아와 오랫동안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레스토랑에 가려고 시내를 지나가는 저녁이면, 게르망트 부인이 거의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그리웠다. 마치 내 가슴 한 부분이 능숙한 해부학자의 손에잘리고 도려내어져 같은 크기의 비물질적인 고뇌로, 사랑과향수의 등가물로 대체된 느낌이었다. - P191
침묵은 힘이라고들 한다. 침묵은 다른 의미에서는 사랑받는 이들이 가진 무서운 힘을 뜻하기도 한다. 이 힘은 기다리는 이의 불안을 가중한다. 우리와 떨어져 있는 인간보다 더 가까이 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으며, 침묵보다 더 극복하기 힘든 장벽이 또 어디 있으랴? 누군가는 또한 침묵은 형벌이며,
감옥에서 침묵을 강요받은 자는 거의 미칠 지경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의 침묵을 감수하는 일은 침묵을 지키는 일보다 훨씬 큰 형벌이다! - P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