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한국단편 33
김동인 외 지음, 현상길 엮음 / 풀잎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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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랜만에 한국 단편을 읽었다. 폭염이 한창이던 8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제야 마무리했다. 쓰레기 재활용을 하러 나갔다가 눈에 띄어 득템한 책이다. 마침 한국 단편을 읽어봐야지 하던 차에 얼마나 반가웠던지.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보았던 친숙한 작품이 대부분이고, 간혹 처음 접하는 단편도 몇 편 있었다. 그 시절 국어 시간이 떠올랐다. 선생님의 말씀을 놓칠세라 귀를 쫑긋하며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던 기억 말이다. 또 한때 TV문학관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접했던 기억도 아련히 떠올라서 추억에 젖어 보았다.

 



김동인의 <감자>를 비롯하여 오영수의 <요람기>까지 33편의 한국 단편이 실려있다. 엮은이 현상길은, 서점에는 어른들을 위한 책과 취직을 위한 수험서들이 즐비하지만 중고생들을 위한 책은 없어서 그러한 갈증을 해소해 주려고 이 책을 엮었다고 한다. 제시된 단편을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학교의 수행평가나 수능 논술 등 진학을 위한 기초 공부에 도움이 되도록 했으며, 7차 국어과 교육과정의 핵심적 목표인 창의적 국어 사용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각 단편은, 읽기 전에 알아두기-작품 읽기-읽은 후에 정리하기-깊이 생각해 보기-심화 문제 풀이5단계 독서 과정을 거치며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도록 짜여 있다.

 



가난한 인력거꾼 하층민 김첨지가 겪어야 했던 비극적인 이야기 <운수 좋은 날>이나 김유정의 <봄 봄>, <금 따는 콩밭>, <동백꽃> 등은 교과서에서 낯익은 작품이며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작품이다. <소나기>로 유명한 황순원의 작품 <><독 짓는 늙은이>, <()>을 오랜만에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은 누이의 죽음을 통해 미성숙한 인물에서 성숙한 인물로 성장해가는 성장소설로 내적 심리를 세밀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모든 단편작품 앞에는 읽기 전에 알아두기코너를 두어 처음 읽는 독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략의 정보를 싣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처음 접한 단편은 김이석의 <실비명(失碑銘)>이다. 등장인물 덕구는 요즘으로 말하면 딸바보라고 할 수 있는데 인력거꾼으로 일하면서 딸 도화에 대한 헌신과 사랑으로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 인물이다. 어느 해에 덕구는 마라톤 대회에서 삼등을 했는데 부상으로 받은 광목을 급성 폐렴으로 죽은 아내의 시체를 감아야 했다. 겨우 스물여덟이라는 꽃다운 나이의 아내를 꽁꽁 언 땅에 묻고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렇게 아내를 떠나보내고 딸을 키우며 그는 도화가 의사가 되기를 바랐다. 그러한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살았기에 아무리 힘든 일도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지 않은가. 도화는 덕구의 바람과 달리 친구 연실이와 어울리면서 기생이 되고 싶었다. 그것을 안 덕구의 마음은 얼마나 허망했을까. 부모는 자식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식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무언가 수행하기 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맹목적으로 자신의 바람을 자식에게 요구하기도 한다. 지금도 부모의 바람과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오래전 작품이지만 오늘의 현실에 비교해 보아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김성한의 <바비도>도 처음 접한 작품인데 깊은 인상이 남았다. 주인공 바비도는 1410년 이단으로 지목되어 분형(焚刑)을 받은 영국 직공으로, 15세기 초의 영국 교회의 부패하고 타락한 권력에 맞서 끝내 죽음을 선택한다. 권력의 희생양이 된 바비도의 처형을 이벤트처럼 가볍게 구경하는 구경꾼들, 몽매한 민중의 행동과 심리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절대 권력 앞에 한 사람 개인은 얼마나 미미하고 나약한 존재인지. 우리 현대사에도 얼마나 많은 사례가 있는가. 다양한 작가의 수작을 한 권의 책으로 읽을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다만 오타가 자주 눈에 띄어서 불편한 점도 있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서점과 출판계의 관심과 기대가 뜨거웠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물론 한마음이었을 것이다. 한강 작가는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한국 문학 작품을 읽으며 자랐기에 오늘이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여름에 읽다가 남겨 둔 몇 작품의 소설을 읽으면서는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이 단편들을 한강 작가도 수없이 읽었겠지 싶어서. 일제강점기에 쓰인 한국 단편 소설은 우리의 근현대사를 이해하는데 빠뜨려서는 안 될 소중한 문학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단편 소설은 문학을 좋아하고 문학을 정신적 지주로 삼는 독자들에게 영원한 옹달샘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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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 개정판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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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의 소설은 90년대에 나온 작품 벽오금학도를 읽은 지 실로 오랜만에 읽게 되었다. 이 작품은 초판이 1981년이고 내가 읽은 것은 2014년 출간본이다. 오래된 작품인 만큼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내용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우리의 숙제 같은 물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수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지금까지 교과서에서 배워온 것들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모조리 거짓말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마음 그 자체라고 했다. 2년 넘게 마음공부에 관심을 두고 유튜브나 책을 접한 나로서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놀라웠다. 이미 사십 년 전에 이런 생각을 했다니 말이다. 역시 작가에게 있어 삶의 지표나 통찰력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던지게 한다.

 



그래서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 들개 그림에 목숨을 건 남자와 문학을 자신의 전부이자 마지막으로 여겼던 여자의 이야기다. 그 남자는 말끝마다 무의미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 반복해야 했던 일과 삶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일까. 여자(화자)는 글이 써지지 않아 고통스러워한다. 마치 완벽한 때를 기다리는 듯했다. 나중에는 그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조금씩 채워지는 그의 그림을 보면서 삶의 희망을 품게 된다. 그런데 왜 하필 들개였을까. 획일화된 조직사회에 익숙해져 야망과 야성을 잃고 피폐해져 가는 현대인의 삶을 담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그렇게 느껴졌다. 여자는 학창시절 자신이 다녔던 폐허가 된 학원에 들어가서 혼자 살고 있었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숙부가 이민을 떠나는 바람에 혼자 남겨졌고 가난했기 때문에 그곳을 선택한 거였다. 빈틈이 보일 정도로 벽이 갈라져 곧 붕괴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면서도 거기를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흔히 사람들은 꽃이 기후가 좋은 상태에서만 아름답게 피어난다는 생각들을 가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반드시 꽃도 고통을 견디지 않으면 아름답게 피어날 수가 없습니다. 겨울의 모진 추위, 여름의 혹독한 더위, 그런 것들에게 시달린 뒤에야 꽃은 피어납니다. 그래서 봄과 가을에 꽃이 많이 피는 것입니다.(중략) 예술가는 작품이라는 진주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라도 자기 자신의 생활에 상처를 내는 사람들입니다.”(P124)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갈 곳이 없으니 여기에서 그림을 그리겠다고 여자에게 졸라서 들어왔다. 밖에 한 발자국 나가지도 않고 그림이 완성될 때까지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다면서 여자의 출입을 금지한다. 그가 허락할 때만 들어갈 수 있다. 나중에는 대소변까지 작업실에서 해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자신도 들개가 되어간다.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자 실물 개를 사들여 먹이도 주지 않고 야성의 개로 길들여간다. 물론 여자가 일을 한 돈으로 사다 준 것이다. 여자는 글을 쓰지 않고 남자의 그림이 완성되기만을 마음을 졸이며 학수고대한다. 혹독한 환경에 자신을 가두고 굶주림과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그는 드디어 아흔아홉 마리의 들개 그림을 완성한다. 개와 교감을 나누며 그것을 그림에 담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은 신들린 경지를 느끼게 했다.

 



나는 보았다. 거기 경건하게 완성되어 있는 한 남자의 영혼을. 나는 오래도록 시선을 다른 데로 옮길 수가 없었다.

그 그림은 일찍이 내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가장 아름다운 또 하나의 세계였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그의 유서이자 영혼의 목소리였다.’(P336)

 



지금도 이렇게 열악한 환경과 가난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을까. 가혹한 환경을 스스로 선택하고 오로지 들개 아흔아홉 마리를 그리기 위해 온 열정과 영혼을 바쳤다. 읽는 내내 여성 작가가 쓴 글인가 싶을 정도로 섬세한 문장에 놀랐다. 이 작품은 발표되고 70만 부가 판매되며 문단과 대중을 놀라게 했고 이외수 작가의 예민한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그 남자에게 들개는 어떤 의미였을까. 아마도 편안한 환경에서 살아가면서 타성에 젖어 꿈과 목표를 잃은 자신을 깨우고 싶었던 것일까.

 



이외수 작가는 글을 맺은 후에, 한 줄의 시나 한 악장의 심포니, 또는 그림 따위들은 설명되거나 해석되어서는 안 되며 다만 느끼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을 쓸 때마다 그것을 염두에 두며 자신의 소설 또한 설명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했다. 소설이 감상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세상에는 사람 수 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끝까지 영혼을 바쳐서 할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는 일이 있는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도전하지 못하고 그저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너무나 많다. 그렇기에 더욱더 귀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비교와 경쟁에 휘둘리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기를 멈추지 말라고, 거기에서 진정한 삶이 시작된다고 일깨워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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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9-12 18: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 님, 오랜만이어요. 반가반가~~ 저도 벽오금학도, 들개를 읽었답니다. 이외수 작가 님의 광팬이었었죠.

모나리자 2024-09-23 23:18   좋아요 0 | URL
네, 페크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댓글이 너무 늦었네요.ㅠㅠ 추석 명절 잘 보내셨지요.
이외수 작가의 광팬이셨군요. 전 정말 오랜 만에 읽었어요.
추석이 지나더니 선선해서 정말 좋네요. 편안한 밤 되세요.^^
 
와카.하이쿠.센류 그림 시집 - 한 줄짜리 日本詩 에피파니 에쎄 플라네르
이수정 편역 / 에피파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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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수업에서 일본 유력신문의 칼럼을 번역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와카가 나왔다. 고전 문법이 쓰인 만큼 당연히 번역하기 어려웠다. 번역에 도움이 될만한 책을 소개받았는데 하이쿠와 와카를 자주 읽어보라는 거였다. 이 책은 와카, 하이쿠, 센류가 들어있는 그림 시집이다. 편역자 이수정은 문학박사이며 시인으로 일본어와 독일어에 능하신 분 같다. 저서로는, Vom Razel des Begriffs (공저), Berlin, Duncker&Humblott 言語·(공저), 東京, 有斐閣, 하이데거그의 생애와 사상(공저), 서울대출판부 하이데거그의 물음들을 묻는다, 생각의 나무(한국연구재단 우수저서) 하이데거존재시간, 철학과현실사 본연의 현상학등이 있고, 역서로는 현상학의 흐름, 해석학의 흐름, 근대성의 구조, 현상학의 흐름등 다수 있고, 시집으로는향기의 인연, 생각의 나무푸른 시간들, 철학과현실사 등이 있다.

 



먼저 생소한 독자를 위해 와카(和歌), 하이쿠(俳句), 센류(川柳)에 대해 간단히 언급해 보려 한다. 옛날부터 일본인들은 한 줄짜리 시를 즐겼는데 5-7-5-7-7로 글자수를 맞춘 것이 와카이다. 하이쿠는 글자수를 더 줄인 5-7-5에 반드시 계절을 나타내는 키고(季語)’가 들어간다. 이를 무시하고 재치와 풍자의 해학을 담은 것이 센류이다. 이 시집에서는 일본어와 한글 발음을 병기해서 일본어를 모르는 독자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고 무엇보다도 시집에 잘 어울리는 화려한 우키요에’(()世絵, 에도시대에 성행한 풍속화)를 감상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이제 시를 감상해 보자.

 



와카(和歌)


먼저 만요슈(万葉集) 한 편을 소개한다.

 

こそればえすれ

야나기코소 키레바하 에스레 요노히토노

なむを如何にせよとぞ

코이니시나무오 이카니세요토조

読人しらず(東歌)

 


버들가지야 꺾여도 또 나지만 세상 사람은

그리워 죽겠는데 어쩌란 말이신지

(p19, 작자불명)

*만요슈(万葉集)-일본에서 가장 오래 된 시가(詩歌)((20; 奈良 시대 말엽에 이루어짐)).

 



여러 장르 중 언어의 경제성을 가장 효율적으로 표현한 것이 시라고 한다. 이 시집에 소개된 와카, 하이쿠, 센류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차이를 느껴보자. 작자불명의 이 시에서 화자는 그리운 이를 떠나보낸 듯하다. 자연은 무수한 영겁의 세월을 거듭하면서도 새로운 생을 살 수 있지만, 인간은 한번 가면 그걸로 마지막이다. 그러니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생겨난 걸까. 우리에게 영원할 것 같은 시간도 마찬가지다. 하루하루 보내다 보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간을 붙들 수는 없으니 우리가 그 시간과 함께 동지가 될 때 의미있는 일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우타가와 히로시게 그림.



코킨와카슈(古今和歌集)

 

봄노래

 


벚꽃 잎이여, 어지러이 흩날려 눈 가려주렴

늙음이 찾아오는 저 길이 헷갈리게

(p23, 아리와라노 나리히라)

 


벚꽃은 화사하다. 지는 벚꽃은 환상적이다. 하지만 어지러이 흩날리는 꽃잎을 보며 젊음이 사라지는 것을 떠올리는 이도 있으리라. 늙음이 찾아오는 길을 헷갈리게 하여 막아달라는 화자의 말에 애잔함도 묻어나고 왠지 재치도 느껴진다. 나이가 들어도 동안으로 살고 싶은 마음에 얼마나 많이 노력을 기울이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시다.

 



가을 노래

 

달 보노라니 오만가지 것들이 다 서글퍼라

나 혼자만 찾아온 가을은 아니지만

(p63, 오에노 치사토)

 



가을은 왠지 마음이 차분해지고 쓸쓸해지는 계절이다. 이름 모를 풀벌레 울음소리가 들리는 밤, 저녁 달이 뜬 밤은 고요하다. ‘오만가지 것들이 다 서글프다고 한 이 시의 화자는 홀로 오랜 세월을 살아왔을까. 그래서 지난날의 추억을 더 많이 떠올렸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되돌아볼 수 있는 가을이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그리운 사람은 언제나 마음속에 있으며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을 테니.

 



신 코킨와카슈(新古今和歌集)

 

여름 노래

 


창문 가까이 댓잎을 희롱하는 바람 소리에

너무나도 짧았던 선잠의 꿈이었네

(p87, 쇼쿠시 공주)

 


어찌 잊으리 접시꽃을 묶어서 풀베개 삼고

선잠 잤던 들판의 이슬 내린 동틀 녁

(p87, 쇼쿠시 공주)

 


한여름의 낮잠만큼 행복한 시간이 있을까.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시골집 마루에 누워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던 기억이 난다. 흰 구름 뭉게뭉게 떠다니고 시원한 바람 한 줄기에 스르르 눈이 감긴다. 어느 날인가는 비몽사몽 깨어 학교 가야지!’ 하고 놀랐던 기억도 있다.

 



하이쿠(俳句)

 

에도시대의 하이쿠(1603~1867)

 


춥다곤 해도 불은 쬐지 마시게 눈사람이여

(p121, 야마자키 소칸)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는 하이쿠다. 추운 겨울에나 살 수 있는 눈사람. 아무리 춥다해도 불을 쬐는 순간 녹아내린다. 시의 화자는 눈사람을 만들며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이 하이쿠를 떠올렸을까. 시인의 눈은 그냥 보는 것이 아니다. 뭘 보더라도 시 하나를 건진다.

 


소리로 죄다 내질러버렸구나 이 매미 허물

(p137, 마쯔오 바쇼)

 


모기 한 놈이 나 귀머거린 줄 알고 또 찾아왔군

(P179, 코바야시 잇사)

 



여름 하면 떠오르는 상징물은 매미 소리다. 뜨거운 여름날 매미들의 합창을 듣고 있으면 시끄러운 소리에 귀가 따갑다. 그런데도 자장가처럼 들릴 때가 있다. 매미 울음은 규칙성이 있다. 하나가 울기 시작하면 일제히 따라 합창을 하고 함께 멈춘다. 얼마나 소리를 질러댔으면 허물이 벗겨졌을까. 땅속에서 움츠리고 있다가 7년 만에 나왔으니 마음껏 울도록 내버려 두어야겠다.

 



모기는 그야말로 여름날의 불청객이다. 귓가에서 윙윙대는 소리가 나면 한밤중에도 벌떡 일어난다. 감히 내 잠을 방해하다니! 라며 짜증이 나곤 했던 나에게 이 시가 눈에 확 들어왔다. 모기와 씨름하면서도 시상을 떠올리는 문인들의 재치를 한 수 배우고 싶다.

 


근대의 하이쿠

 


어깨에 와서 붙임성 있게 앉네 고추잠자리

(p223, 나쓰메 소세키)

 


달디단 홍시, 떫었던 젊은 날을 잊지 마시게

(p227, 나쓰메 소세키)

 


나의 최애 작가 나쓰메 소세키는 하이쿠를 많이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번에 읽은 하이쿠에서도 그의 재치를 확인했는데 이 하이쿠도 역시나 그랬다. 어린 시절 내 옷에 어쩌다 앉은 잠자리를 보고 놀라며 신기해했다. 그게 붙임성이 있어서 그랬구나.

아래의 하이쿠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하지 못한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가 있어야 현재도 있다. ‘떫었던시절을 잘 견뎌내야만 달디단 홍시가 된다. 지금 더없이 좋은 때라면 더더욱 과거의 힘든 시절을 되새기며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자연에서 삶의 지혜를 건져 올릴 수 있는 혜안에 탄복하게 된다.

 


우타가와 히로시게 그림.



센류(川柳)


하이후 야나기다루(誹風柳多留)(1765-1840)

 


달아나면서 두고 봐!’ 하는 것은 졌다는 얘기

(p275)

 


입은 가볍고 엉덩이는 무거운 우리집 식객

(p277)

 


인간 행동에서 재치와 풍자의 해학을 담았다는 센류 중 두 시가 눈에 띄었다. 보통 사람들의 삶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소재라서 더욱 정겹다. 아웅다웅 살아가는 사람들 모습이 그려지고 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이렇게 짤막하게 묘사한 시를 보니 유머와 재치가 느껴진다. 나와 좀 다르더라도 그러려니 할 수 있는 넓은 아량을 베푼다면 또 어우렁더우렁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매미의 함성이 한창인 무더운 여름이다. 폭염으로 인해 책읽기도 집중이 잘 안 될 정도다. 이럴 땐 여백이 많은 시를 읽으며 더위를 달래보는 건 어떨까. 짤막한 하이쿠와 와카, 센류를 읽으며 옛 문인들의 일상과 마음을 엿보는 즐거움이 있다. 옛사람들이 살던 모습과 풍경을 담은 우키요에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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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좋은 직업 - 두 언어로 살아가는 번역가의 삶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권남희 지음 / 마음산책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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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희 번역가의 에세이는귀찮지만 행복해 볼까를 시작으로 세 번째로 읽은 책이다. 번역가의 일상과 번역에 대한 유익한 정보와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글을 얼마나 재미있게 잘 쓰셨는지. 술술 넘어간다. 번역하는 일은 보통의 독서와 달리 더 세심한 읽기이며 작품과 작가와의 교감의 농도가 더 진할 것 같다. 그렇게 작품 속에서 교감했던 원저자와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일은 얼마나 설레는 일일까. 무엇보다도 부러웠던 것은 500쪽 가까운 두꺼운 책 번역을 마치고 딸 정하를 만날 겸 도쿄로 날아가 작품 속에 나오는 스위츠를 사 먹으며 여행했던 에피소드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는 유명한 광고 문구가 떠오르고 내가 여행하는 것처럼 기쁘고 설레는 장면이었다. 두 모녀에게도 인생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단다. 이 부분에서는 찡한 감동이 일었다.

 



무슨 일이든지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닐 것이다. 번역하는 일도 그렇지 않을까. 오랜 시간 몰두할 수 있는 정신력과 인내력이 있어야 할 것 같고 더구나 혼자서 하는 일이니 혼자 있는 시간을 잘 견뎌야 한다. 그런데 그런 일을 30년 넘게 오로지 한 길을 가면서 인정받는 번역가가 되었다는 것에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비결이 있는 것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읽어나갔지만 특별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었다.

 



책을 읽고, 책을 번역하는 게 직업이다. 동종 업계의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거의 연중무휴였다.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늦게 들어와도 바로 노트북을 펴고 앉았다. 마감에 쫓겨서도 아니고, 생활비를 벌어야지 하는 압박감에서도 아니었다. 긴 세월 하다 보니 그냥 그게 직업인 동시에 취미 생활로 굳어졌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만큼이나 재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번역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P176)

 



외국어 번역을 해야 하니 책 한 권 뚝딱 읽을 수 있는 실력이면 된단다. 그다음으로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 중요하다. 돈을 많이 벌긴 어렵지만, 경력이 책이 되어 쌓이는 좋은 직업이라고 했다. 사실 번역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칠 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일반적인 계산방식으로는 계산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권남희 번역가의 말처럼 그저 좋아서 하다 보니 취미가 되었고 직업이 되어 전문가가 되는 이런 과정을 기꺼이 즐길 수 있는가가 비결이라면 비결이 아닐까 싶었다.

 



그래도 그렇지 연중무휴라니. 여행도 가야 하고 놀고 싶기도 할 텐데 어떻게 그렇게 일만 하며 살 수 있을까. 전에 어떤 유튜브 채널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매사에 무엇이든 숙제가 아니라 축제처럼 즐길 때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한때는 절실했을 때도 있었겠지만 좋아하는 일을 취미처럼 하다 보니 30년 베테랑 번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힘들겠다 싶을 만큼 번역은 그의 인생 자체라고 생각되었다.

 



아무리 취미처럼 하는 일이라도 그에 대한 대가가 따르지 않는다면 계속하기 힘들 것이다. 번역을 하고 난 다음 그 수입 즉, 번역료는 어떻게 책정되는 것일까. 보통 매절 계약이 유리하다고 한다. 원고지 장당 얼마의 작업료를 뜻한다. 다른 번역가의 책에서도 단골처럼 나오는 주제는 번역료를 제때 주지 않아서 마음 고생하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마음을 졸이고 그런 출판사와는 다시는 일 안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다시 일을 하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도 나온다. 하지만 감정 문제, 돈 문제를 떠나서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 때가 있는데 그후로는 출판사와의 관계가 잘 풀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번역료를 받아내기 위해서 꾀를 내어 시도했다는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재미있으면서도 씁쓸한 기분이 든다. 어느 업계든 수고한 대가를 제때 정확하게 정산하여 일하는 사람의 의욕을 꺾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랜 세월 동안 한길을 걸으며 딸 정하를 키우며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모습도 보기 좋았다. 번역가를 로망으로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한없이 내가 작게 느껴졌다. 이렇게 늦었는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오만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런 걱정 하기 전에 그냥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한 가지라도 해 보자고 나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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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뻤을 때
공선옥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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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 작가의 산문집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를 읽은 지 12년 만에 이 소설을 읽었다. 내가 힘든 시절에 읽었던 책이고 작가의 개인적인 체험이나 가족사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이야기라 뭉클하고 감동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당시에 메모한 노트를 들춰 보았다. 작가의 글에서는 어둡고, 쓸쓸하고, 배고프고, 그립고, 외롭고, 억울하고등등 이런 느낌이 들었다고 적혀 있었다. 또 농촌에 살면서 느끼는 소박함이나 자연 속에서 얻는 충만한 행복감도 들어있다는 나름의 감상도 있었다. 그리고 가장 나를 감동케 했던 말은 작가는 깨끗하고 환한 방에서는 탄생하지 않는다, 습하고 어둡고 쓸쓸한 그런 방이 작가의 영혼으로 태어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했던 말이다. 이 말은 나에게 엄청난 용기를 주었다. 나도 언젠가는 작가가 될 것이라고 희망을 품었고... 작가가 되었다. 정말 신기하다. 사설이 길었다. 공선옥 작가의 소설을 이제야 접한 것을 반성한다.

 



이 작품은 80년 광주, 청춘들의 아픈 이야기이며 우리 시대의 슬픈 역사를 소재로 한 이야기다. 수선화 멤버 진만이, 승규, 만영이, 태용이, 승희, 정신이, 화자 해금이, 경애, 수경이, 이렇게 아홉 명이 펼치는 아픈 스무 살 시절 이야기다. 한창 젊음을 발산하고 꿈과 열정으로 모든 걸 태워버릴 수 있는 나이에 그들 앞에 닥친 상황은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것은 곧 두려움으로 바뀐다.

 



세상 사람들은 왜 아무렇지 않지? 아무렇지 않은 것이 나는 너무 이상해.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게 아닐까? 혹시 말이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물에 뭐든지 빨리 잊어먹게 하는 약이 섞여 있는 게 아닐까? 아니면 누군가 공기 중에 누가 죽었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고 살아가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약품을 살포한 것은 아닐까? 나는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밥먹고 웃고 결혼하고 사랑하고 애 낳고 그러는 게 이상해. 우리 식군 내가 이상하다지만 말야.”(P76)

 



수경이가 하는 말이다. 이 글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해금이는 매사에 좀 무디고 집에서도 존재감이 미미했다. 경애를 따라 성당에 갔다가 의도하지 않게 수선화 멤버가 되고, 지금이 계엄령 상황에 있다는 것도 늦게야 알아차린다. 유일한 친구 경애를 잃은 뒤 수경이는 크게 상심하고 몸져누웠다. 친구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너만 난리냐고. 아픈 수경이 문병을 온 친구들에게 수경이 엄마는 냉대하고 쫓아내다시피 한다. 결국, 경애의 뒤를 이어 수경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승희 어머니의 급작스러운 죽음, 아빠 없는 아이를 낳고, 가슴 떨리는 사랑의 감정을 경험하는 등 여러 사건이 그들을 에워싼다. 해금이와 친구들은 절망하고 그런 가운데서도 우정을 나누고 민중을 압박하는 시국에 대항한다. 해금이도 이 분위기에 동요되고 자각하고 행동을 취한다.

 



빛은 어둠 속에서 나온다는 거, 아름다움은 슬픔에서 나온다는 거, 모든 행복은 고통 뒤에 온다는 거. 진짜 빛이 있고 진짜 아름다움이 있고 진짜 행복이 있다면 말야.”(p199)

 



모든 오만한 자들이, 모든 무뢰배들이 스스로 부끄러워할 때까지, 견디고 견뎌서, 그 견디는 힘으로 우리가 아름다워지자고, 왜냐하면 모든 추함은 모든 아름다움 앞에서 결국 무릎을 꿇게 되어 있기 때문에, 동물에서 출발한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인간이기에, 동물적 본능의 시간에서 조금이라도 인간의 시간을 살기 위해 몸부림치기 때문이라고, 동물의 시간에서 인간의 시간으로 나아가기 위한 지난한 몸부림의 과정이야말로 진보의 역사라고, (중략) 오늘, 저 무뢰배의 오만이 횡행할 수 있는 이 야만의 구조, 이 동물적 상황을 나는 견뎌야 한다. 저항하기 위해 견딜 것, 아름다워지기 위해 지금은 견딜 것.(P241)

 



그러나, 모든 좋은 것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우리의 사랑이, 우리의 행복이, 우리의 청춘이, 우리의 인생이, 우리 인생의 모든 환한 것들이 영원히 지속된다면, 이 세상에 슬픔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 어떤 것도 지속될 수 없으므로, 슬픔은 생겨나는 것이다. (p248~249)

 



중학생 시절 어느 날, 둥근 철모를 쓴 군인들 무리가 우리 집 앞을 지나간 적 있다. 그 후 몇 년이 흘러 직장인이 되고 나서 그 현장에서 명령을 수행한 적 있다는 남자 직원의 말을 듣고 섬뜩한 적 있다. 그 날 군인들은... 그래서 그랬구나. 권력을 앞세워 방송과 언론을 차단하고 무고한 시민들에게 만행을 저질렀다. 권력 앞에서는 희생이 따라야만 하는 걸까. 무거운 마음 지울 길 없었다. 작가는 진솔한 체험을 바탕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표현하며 작품 활동을 해 왔다. 이 책의 제목은 일본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 제목에서 빌려왔다고 한다.

 



(……)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주위 사람들이 숱하게 죽었다

공장에서 바다에서 이름도 없는 섬에서

나는 멋을 부릴 기회를 잃어버렸다

 


(……)

나는 너무나 불행했고

나는 너무나 안절부절

나는 더없이 외로웠다

--- 이바라기 노리코, 내가 가장 예뻤을 때중에서

 



그 시의 일부다. 이 책 주인공들이 살아내야 했던 가장 예뻤을 때잔혹했던 스무 살의 삶과 절묘하게 닮았다. 이 아픈 역사를 젊은 시절에는 쓸 엄두를 내지 못하고 30년 만에 썼다고 한다. 거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야기이고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빌어다 쓴 것인데 이 역사를 모르는 어린 작가는 작가님 상상력이 대단하시네요.” 라고 해서 놀랐다는 후일담을 들었다. 공선옥 작가는 2000년대 용산이 80년 광주라고 했단다. 시대는 흘렀고 세상은 좋아졌지만, 아직도 어딘가에 폭력은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 또 이런 말도 했다. ‘나는 독자를 불편하게 하는 작가이고 싶다라고. 불편한 책을 멀리하려는 독자에게 일침을 가하는 말 같아 뜨끔했다. 다양한 층의 독자가 읽고 우리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행복한 작가와 행복한 독자만 있는 세상은 오히려 비극에 가깝다. 독자를 행복하게만 만드는 글은 설탕처럼 해롭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는 불화가 있어야 한다. 내 글을 읽고 불편한 사람이 있는 편이 작가로서 행복하다.”

(출처: 채널예스-80년 광주, 아픈 청춘들의 이야기를 사반세기 만에 그리다 - 소설가 공선옥

반세기를 가슴에만 품어둔 이야기가 소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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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4-07-23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읽었는데 독후감을 올리지 않았네요. ㅎㅎㅎ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공선옥 짱!

모나리자 2024-07-23 16:47   좋아요 1 | URL
아, 읽으셨군요! Falstaff 님, 워낙 다독하시는 분 같은데 댓글과 공감 감사합니다!!
맞아요. 글 잘 쓰시는 작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우기 사회 문제를 소재로 끌어내어 작품으로 만든다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어서요...
장마로 습하고 더운 날이 계속되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한 여름 나시길 바랄게요.^^

2024-07-25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29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