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지만, 결국엔 위로 - 다큐 작가 정화영의 사람, 책, 영화 이야기 좋은 습관 시리즈 17
정화영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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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란 말은 얼마나 따뜻한 말인가좋은습관연구소에서 나온 이번 신간은 위로를 테마로 한 정화영 작가의 에세이다고교시절부터 방송작가가 꿈이었던 그녀는 생애 처음으로 기획한 SBS TV 문학상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을 받으며 메인 작가로 데뷔했다 한다이후 2018년 <엄마의 봄날>로 휴스턴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백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꿈을 이루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면 누구보다 활력 넘치는 에피소드가 나올 줄 알았는데스무 개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남편과의 불화와 외로움으로 불륜을 시작한 친구의 사연부터 배려 없이 내뱉은 상사의 말에 감정의 상처를 받고 위로를 나눈 선후배 이야기친구를 위로하려다 서툰 위로에 어긋나버린 우정에 대한 후회 등 일터에서 만난 출연자의 사연들을 담고 있다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고 사람이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고묘하게 위로가 되었다비교와 경쟁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 사회에서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여기에 우리는 지금 3년째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코로나가 아니어도 제각각 다양한 이유로 힘들다고 하는데코로나라는 악재를 핑계로 인간관계가 더욱 소원해지지 않았을까문득 주변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방송 현장에서 일하는 방송작가여서 그런지 에피소드가 다양하고 드라마틱하게 느껴졌고 소설 같은 느낌도 들었다여기에 작가가 읽은 책이나 영화사람들 이야기 등이 곁들져 술술 잘 읽힌다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자체가 책이고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우리가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들과 그 해결방법을 모두 책과 영화에서 말하고 있으니까우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위로받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그래서 책과 영화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위로받곤 하지 않은가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가 많지만나중에 읽을 독자를 위해 몇 가지만 소개해 보겠다.

 

 


 어떤 재난이나 곤경에 처한 이야기를 만나면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알게 된다여기에도 코맥 매카시의 소설 더 로드와 동명의 영화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책으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재난 속에 버려진 아빠와 소년이 불을 지키기 위해’ 끝없이 걸어야 했던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고받는 이야기에 시선이 머물렀다죽는 게 나을지도 모르는 고통 속에 있지만지금 우리가 여기 있고살아 있다는 게 중요하다, 는 아빠의 말이었다크고 작은 차이가 있을지언정 완벽하게 행복한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에 갇힌 상황에서는 누구나 무력한 존재가 된다그래서 작은 행복을 놓치기 일쑤다지금 여기에 있을 수 있는 것아무런 위험에 휩싸이지 않고 안전한 집안에서 평온하게 지낼 수 있는 행복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방송 출연자의 안타까운 사연 이야기로 풀어내는 위로 이야기였다중학교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가족의 뒷바라지를 하다가 치매 환자가 된 엄마와 함께 살게 된 이야기다지난날을 원망한들 기억이 없는 엄마에게 따질 수 있을까. ‘기억은 안 좋은 기억은 더 오래 가슴 속에 남아 있지 않은가작가는 기억으로 삶을 해석하는 습관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때가 있다.' 고 했다또 기억도 다르게 생각하면 다르게 쓰인고 했다정말 그런 것 같다나쁜 기억은 깨끗이 잊고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좋은 인생을 만드는 길이 아닐까방송작가라는 특성상 다양한 상황의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하다 보면저절로 공감 능력이 생길까그렇지 않을 것이다어떤 일이든지 자기만의 철학이나 사물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다를 것이고 물론 노력이라는 수고가 들 것이다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어버지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도 작가의 일에 대한 애정과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따뜻한 시선 덕분이 아니었을까.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결국새로운 기억을그것도 행복한 기억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P230)

  

 


 이 밖에도 분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하는 이야기도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비대면이 일상화되어 있는 요즘에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쏟아내는 감정표현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관계를 지키면서도 나를 지키는 방법을 작가의 경험과 에피소드를 사례로 알려준다. “당신이 그렇게 하면 나도 아파요” 하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기 스무 개의 이야기는 우리와 관계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가족과 회사 생활 등 인간관계 속에 흔히 부딪힐 수 있는 상황의 이야기다어쩌면 이야기 속에서 이건 내 얘기잖아?, 하는 공감을 자아내며 동지의식을 느낄지도 모르겠다코로나를 이렇게 길게 이야기하게 될 줄 몰랐다세상에는 사람 수만큼이나 다양한 걱정과 관계 속에서 힘듦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아니 어쩌면 너무나 달라진 일상 때문에 소원해진 경우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그래서 이 위로 이야기는 우리의 주변을 한번 돌아보자는 메시지로도 들렸다어떤 특별한 위로는 아니다그저 얘기를 들어주고공감해주고 함께 울고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된다는 얘기다어쩌면 너무 평범한 얘기 같지만지금 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따뜻한 위로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 이 리뷰는 좋은습관연구소 대표님이 보내주신 책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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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녀의그림에서 위로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작품에 담긴 그녀의 마음 때문이었다. 모드의 작품은 똑같은 그림이 많은데 그녀가 회상해낸 어린 시절의 기억이었다고 한다.
행복한 시절을 추억하던 모드는 기억 속 한 장면을 마치 노래를 부르듯‘ 반복해 그려냈다. 그녀에게는 그림이감정 쓰레기통이었다.


그렇다면 나에게, 감정 쓰레기통은 무엇일까. 누군가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다. 부러워할 수 있지만, 아무도 뺏아갈 수 없는 강철로 된 감정 쓰레기통이있다. 그것은 아무 글이라도 쓰는 습관‘이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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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0 - 갇힌 여인 2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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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뒤랭의 집에 가는 길에 브리쇼를 만나게 되고 스완의 죽음을 회상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스완의 죽음이 충격이었고, 당시 어린아이였지만 지금은 당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쓰고 있으니 더 오래도록 살아남을지도 모르겠다는 화자의 말이 들어있다. 그의 죽음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질베르트를 보러 가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마음의 가책과 고통 때문이었다. 또 하나는 스완이 대공과 가졌던 대화의 고백 상대로 화자를 선택했던 이유를 영원히 듣지 못하게 된 것, 부셰의 어떤 장식 융단과 콩브레에 관해서 스완에게 하고 싶었던 질문들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미루기만 했던 자신이 후회스럽다. 그 어떤 사람의 죽음보다 고통을 주었기에 죽음에 관한 이런 생각에 이른 것 같다.

 


타자의 죽음은 마치 우리 자신의 여행, 파리에서 100킬로미터 거리의 장소에 이르자마자 두 묶음의 손수건을 잊어버리고 왔으며, 요리사에게 열쇠를 맡기는 것이고, 아저씨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것과,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옛 분수가 있는 도시의 이름을 묻는 것을 잊었음을 기억해 내는 여행과도 같다.’(P14~15)

 


 브리쇼와 함께 마차에 타고 베르뒤랭의 집으로 가면서, 예전에 엘스티르가 기이한 행동이나 눈에 띄는 복장을 하고 나타나서 당혹하게 했던 이야기를 하며 추억에 젖는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고. 화자는 스완과 함께 했을 때 제대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일을 자책하고, 그가 훌륭한 달변가였다는 점을 회상한다.

 


 브리쇼와 화자가 베르뒤랭 부인 댁에 도착하는 순간 거대한 몸을 휘저으며 두 사람 쪽으로 오는 샤를뤼스 씨와 마주친다. 화자가 발베크에 체류했던 첫해에 보았던 근엄하고 남성다움을 가장한 오만한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인 모습의 샤를뤼스 씨다. 동성애에 대한 담론이 이어지면서 그가 애정하는 모렐에 대한 이야기가 길게 이어진다. 용인되지 않은 일은 아슬아슬하기 마련이다. 동성애 이야기 또한 그런 분위기가 짙었다. 거짓말을 하게 되고 속게 된다. 하인을 시켜 탐정에게 감시하도록 일을 맡기고 연회가 끝난 후 어쩌다가 샤를뤼스 씨가 모렐에게 온 편지를 실수로 보았다가 큰 고통과 놀라움에 빠진다. 유명한 여배우 레아와 모렐이 아는 사이였다니.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에 샤를뤼스의 충격은 더욱 컸다.

 


거짓말, 특히 우리가 아는 사람들에 대한, 그들과 가졌던 관계며 우리와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행동 동기에 대한 완벽한 거짓말, 우리 자신과 우리가 사랑하는 것, 또 우리를 사랑하고 또 우리를 하루 종일 포옹하고 있어 우리를 자신과 닮은 존재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존재에 관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대한 거짓말, 이런 거짓말이야말로 새로운 것이나 미지의 것을 향한 전망을 열고, 또 마비된 감각을 일깨워 우리가 결코 알지 못했을 세계를 관조하도록 하는, 이 세상에서 드문 것 중 하나이다.’(P42)

 


 모렐의 거짓말이 들통나 고통에 빠졌음에도 샤를뤼스 씨는 모렐의 모든 것을 찬미했고, 모렐이 여자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으며, 연주회나 카드 게임에서 이긴 것처럼 기쁨을 느끼기까지 한다. 어딜 가도 모렐은 창녀나 종업원들이 바라볼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음악가로서 모렐의 재능과 명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남작의 마음이 느껴져서 좀 짠한 마음이 들었다. 샤를뤼스와 달리 모렐의 속마음은 교활함도 느껴졌는데, 그런 그가 얼마나 샤를뤼스 씨의 마음을 헤아릴까 싶었다.

 


 알베르틴은 베르뒤랭의 집에 오고 싶어했는데, 뱅퇴유의 딸과 그 친구가 참석한다는 말을 듣고 화자는 격심한 고통을 느낀다. ‘의 안색이 나빠지자 주변 사람도 그걸 알아차리게 된다. 헤어질 결심을 했으면서도 아직 마음 정리는 안 되는 모양이다. 이제까지 알베르틴의 숱한 거짓말을 들어왔고 그로 인해 마음의 고통을 겪었다. 화자의 마음속은 또다시 새로운 의혹으로 마음속이 혼란스럽다.

 


만일 우리가 팔다리 같은 것만 가진 존재라면, 삶은 견딜 만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마음이라 불리는 작은 기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 마음은 병에 걸리기 쉽고 또 병에 걸린 동안에는 어떤 사람의 삶에 관계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극도로 민감해져서, 만일 거짓말이(중략) 그 사람으로부터 와서 우리의 작은 마음에 참을 수 없는 발작을 일으키면, 외과 수술을 통해 그 마음을 제거해야 한다.’(P56)

 


 베르뒤랭의 살롱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사람 사는 세상이 그대로 그려진다.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였지만 좋은 풍경만 있는 건 아니었다. 새로운 인물이 살롱에 편입되고 나면 그 사람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낯선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일게 마련이지 않은가. 그런데 여기에는 기존 친구들과 관계가 미세한 틈을 만들면서 알싸한 분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마음에 들 수는 없지 않은가. 어떤 신도 하나가 베르뒤랭 씨 부부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를 조롱하거나 그 버릇없는 태도에 두 사람이 분노의 시선을 교환하기도 했다.

 


 이런 얘기를 접하다 보니 살롱에 오는 사람들은 어떻게 초대된 것인지 궁금하다. 생틴의 경우는 샤를뤼스 씨가 여러 유보 조항을 붙여 허가했던 유일한 사람이라 한다. 이렇듯 베르뒤랭 부인은 자기 집에 초대해도 괜찮은 사람들의 이름을 제시했었다. 샤를뤼스 씨는 그다지 주변 사람들로부터 늘 사랑받는 건 아니었으면서도 살롱에 초대되는 사람들을 제외하거나 승낙하는 일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베르뒤랭 부인은 여주인으로서의 권위를 잃었다며 싫어했고, 사교적으로도 샤를뤼스 씨에게 마이너스가 되었다. 초대한 사람에게 엄청난 호의를 베푼 만큼 실추시키는 일도 비례했으니 그 영향은 더욱 컸다.

 


 살롱에서는 샤를뤼스와 브리쇼의 사교계의 평판이나 동성애에 대한 담론이 길게 이어지다가 샤를뤼스에 큰 곤경에 빠지는 장면에 이루게 된다. 평소부터 샤를뤼스를 못마따하게 여겼던 베르뒤랭 부인은 샤를뤼스가 모렐의 험담을 했다는 둥 샤를뤼스가 없었다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얘기를 하며 이간질을 부추긴다. 급기야는 샤를뤼스가 젊은 음악가를 겁탈하려는 순간 베르뒤랭네 집에서 쫓겨났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동성애라고는 해도 샤를뤼스가 모렐에게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건 드러나지 않았고, 그저 모렐을 추앙하고 찬미한 죄밖에 없었는데. 이런 모욕을 받다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단순히 앞일을 예측한다는 관점에서도 우리는 오류를 범한다. 우리가 관찰했던 악한 모습은 틀림없이 결정적인 방식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러나 영혼은 이런 악한 모습보다 더 풍요롭고 다른 많은 모습들을 갖고 있으며, 동일한 인간에게서 그 다른 모습들이 다시 돌아올 테지만, 우리는 그가 과거에 저질렀던 악행으로 인해 그 다른 모습이 주는 기쁨을 거부한다.’(P273)

 


 샤를뤼스를 곤경에 빠뜨리고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베르뒤랭 부부가 화자에게 곱게 보이지 않았다. 당연히 그들 부부에게 선입견이 생기게 마련이었을 것이다. 또한 알베르틴과 를 어떻게 하는 건 아닐까 의혹도 있었다. 그런데, 의사인 코타르가 큰 빚을 지고 곤경에 빠졌을 때 선뜻 도움을 주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흔히 우리는 자신이 본 것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는지도 모른다. 악한 모습보다는 더 풍요롭고 다른 많은 모습들을 갖고 있다는 통찰적인 문장에 깊은 공감이 간다. 나이어린 화자가 어떻게 어른들 틈에서 참을성 있게 대화를 듣고 있나 신기했는데, 머릿속에는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알베르틴 생각으로 가득하다.

 


 알베르틴과 헤어질 결심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했었는데, 내용의 절반을 훨씬 넘기고서 나온다. 9권에서 알베르틴에 대한 질투와 화자의 심경이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면 여기서는 뚜렷한 윤곽을 알려주는 것처럼 선명해진다. 발베크에서 처음 만났던 장면부터 앙드레와 뱅퇴유 양의 친구와 어울리면서 했던 말이 거짓말의 연속이었다는 것, 그로 인해 화자는 많은 고통을 받았다. 베르뒤랭네서 돌아올 때 알베르틴이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고, 집에 들어가 갇힌 여자를 만난다는 느낌 대신 갇힌 남자가 된 느낌이었다. 그동안 의심을 하고 프랑수아즈의 도움을 받아 감시하는 등의 행동을 취했어도 직접 물어보고 확인하는 일은 없었다. 궁금한 점을 모두 알아내려는 듯 둘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는 점점 알베르틴의 거짓말로 인해 비탄에 빠지고 절규한다.

 


어쩌면 우리가 입 밖에 내는, 거짓으로라도 하는 슬픈 말은 그 자체로 슬픔을 담고 있으며, 또 우리 마음 깊숙이 이 슬픔을 주입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략) 모든 거짓말에는 아무리 소량이라도, 우리가 속이는 상대가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불확실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이런 이별의 연극이, 실제 이별로 이어진다면! 비록 사실처럼 보이지 않지만 그 가능성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조이는 듯하다.’(P282~283)

 


 화자는 왜 그렇게 알베르틴에게 집착했을까. 헤어질 결심을 하고, 알베르틴에게 그 말을 전하고도, 좀 더 지내보자고 연장을 한다. 좀 우습기도 하고 우유부단한 성격도 느껴졌고, 그만큼 사랑하는구나 싶었다. 어쩌면 할머니와 어머니를 너무 사랑해서 여성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포르투니 의상에 요트, 마차, 자동차 등 그녀에게 베풀어준 것이 있으니 더 많이 소유했다는 생각을 했다. 더 많이 주었으니 그녀가 그에게 충분히 만족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알베르틴은 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헤어지지 않은 것이 불행이었음을 절감한다.

 


알베르틴과의 삶은 내가 질투를 느끼지 않을 때는 권태로웠고, 질투를 느낄 때는 고통스러웠다.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고 해도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P350)

 


 알베르틴에 대한 의 사랑을 압축한다면 위의 문장을 꼽을 수도 있겠다. ... 안타까운 사랑이지 않은가. 질투와 집착, 애착으로 점철된 사랑이라고 할까. 그녀의 거짓말을 듣고 고통만 당하지 말고,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해서 바로잡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저 혼자 아파하고 그녀가 떠날까봐 전전긍긍했던 화자의 나약함이 안타까웠다.

 


 다음 날 아침, 극구 말렸음에도 편지를 남겨 놓고 새벽에 알베르틴이 떠났다는 프랑수아즈의 말을 듣게 된다. 태연자약했지만 나는 숨이 막혀 두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완벽하게 소유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녀가 에게서 멀어지려는 모습을 감지해야 했던 그 모든 것이 잃어버린 시간이었다. 열 권 시리즈는 여기서 막을 내렸다. 이제 겨우 의식흐름기법에 적응될 만하니 완독을 마쳤다! 다음 권이 나올 예정이라 하는데 이제는 내가 책을 기다리면 되는 건가?! 화자의 변화된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건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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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2-16 08: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축하드려요!!
다음 이야기가 저도 참 궁금합니다.ㅎㅎ 하루 빨리 번역되어
완성되었으면 좋겠네요^^*

모나리자 2022-02-16 21:4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미미님~
힘든 길 걸어 올라와서 정상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느낌? 이라고 할까요?ㅎㅎ
뿌듯함이죠~ 우리 함께 기다려요~ 심심하지 않게!

굿밤 되세요~미미님.^_^

새파랑 2022-02-16 08: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완독 하셨군요~!! 완전 고생하셨어요 ㅋ 저는 아직도 8권에 ㅜㅜ 내용도 다 까먹었어요 😅

모나리자 2022-02-16 21:48   좋아요 1 | URL
네~ 정말 고생했어요. ㅎ 흰머리가 몇 개는 생겼을 것 같아요.
다 까먹는 게 정상입니다. 리뷰에 많이 기록해 두시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편안한 밤 되세요.**

이하라 2022-02-16 09: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완독 축하드려요~^^
저는 무협지 말고는 10권이 넘는 책은 엄두가 않나던데 완독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어요. 축하드려요~~

모나리자 2022-02-16 21:5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이하라님~^^
마음먹고 실천하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모두 가능하지요.

편안한 밤 되세요. ^^
 

인간의 삶



인간들이여, 인간들이여! 그대들의 삶은 무엇인가,
그대들의 세상, 눈물 가득한 세상,
이 연극의 무대, 그것이 슬퍼함과나란히 하지 않는 기쁨을 줄 수 있는가?
오! 그대들을 에워싸 떠도는 이 그림자들,
그것들이 그대들의 기쁨의 삶이다.
- P53

오! 겸손, 겸손이여! 우리 모두가 그대를 사랑하도록 하라,
그대는 우리를 하나의 유대로 합치게 한다.
그 안에서 선량한 마음 결코 흐려지지 않으며,
그 안에서 학대받는 순수한 자 결코 울지 않는다.


그럼으로 슈바벤의 한층 위대하고 고귀한 아들들아겸손, 겸손이 그대들의 첫 번째 덕목이 되도록 하라,
마음이 외부의 광채를 심히 동경할지라도겸손, 겸손이 그대들의 첫 번째 덕목이 되도록 하라.


-‘겸손‘의 일부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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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상황의 연결 고리가 있으며, 어쩌면 바로 그 순간 운명이자네에게 내 길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는지도 모르네. 언제나 ‘인간은 흔들리며 신이 인간을 인도한다. 라고 하니까.
우리 두 사람이 빌파리지 부인 댁에서 함께 나오던 날, 자네가내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그 후에 일어난 많은 일들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을지 누가 알겠는가?"** 당황한 나는 빌파리지 부인의 이름이 나온 기회를 재빨리 포착해서 대화의 방향을 바꾸고, 부인의 죽음이 내게 야기한 슬픔에 대해 말했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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