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인생수업 : 니체가 세상에 남긴 66가지 인생지혜 (리커버 에디션) 인생수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지민 엮음 / 하이스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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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리드리히 니체의 수많은 명언 가운데 가장 빛나는 66편의 글을 엄선하여 엮은 책이다. 엮은이 김지민은 니체의 대표작 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아침놀, 즐거운 학문,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등의 저서 내용을 읽기 좋은 흐름으로 선정해서 엮었다고 한다. 독자 중에는 니체를 좋아하는 사람이 꽤 많을 것이다. 나 또한 이십 대 시절 처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접했지만 완독하지는 못했다. 그런 기억은 니체를 만나는 것을 주저하게 했다. 많은 작가가 니체를 예찬하는 글을 접하고 다시 니체를 만나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이 책 니체 인생 수업을 읽어보니 니체의 다른 작품을 모두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단호하고 힘이 있는 묵직한 니체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내가 너무 안일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반성도 했다.

 



목차 구성을 보면 1개인” 2세계” 3태도” 4초인” 4개의 장으로 되어있다. 목차를 보면서 한 사람의 개인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엿보는 듯한 기대감과 설렘도 있었다. 니체의 말은 단호하고 가차 없이 꾸짖는 것 같지만 따뜻한 위로와 용기와 희망도 품게 했다. 66가지 인생 지혜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하루의 3분의 2를 자신을 위해 쓰지 않는 사람은 노예다”(p77)

 

이 제목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3분의 2는커녕 하루 3시간도 할애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을 위해 3분의 2의 시간을 쓰지 않는 사람은 노예라니. 하지만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자신을 위해 3분의 2를 쓸 수 있을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는 이도 있는 걸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하루 24시간이 주어지는데 삶의 모습은 제각각 다르다. 그만큼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일이 어렵고도 중요하다는 얘기를 강조하는 것이겠지. 사실 하루를 돌아보면 중요한 우선순위의 일을 하지 않고 쓸데없이 낭비하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그런 시간을 온전히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혁명처럼 바뀔 것이다.

 



훌륭한 적이 없다면 성장할 수 없다”(p98)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어느 때보다 많은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누군가를 이겨야만 내가 살아남기 때문이다. 하지만 니체는 훌륭한 적이 없다면 성장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관점을 바꾸라고 한다. 적이란 보복할 수 있는 존재이며 보복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보복이나 용서, 관용을 베풀 수 있는 하나의 기회라고도 했다. 적은 타인이 될 수도 있지만 어제의 게으른 나도 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평범한 나를 넘어 자기 자신을 초월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위대한 일은 놀이처럼 되어야 한다”(p140)

 

보통 사람들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일을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아마 후자의 경우를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오죽하면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을까. 그렇다면 위대한 일이란 어떤 일일까. 누구나 원하는 것이 있고 원하는 삶이 있다. 좋아하는 일이거나 잘 할 수 있는 일이거나 그 일을 사랑하고 몰입하며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이 자신에게 있어 위대한 일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것을 이루려면 놀이처럼 즐겨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시켜서 한 일 쪽보다는 자신이 원해서 즐겁게 이어갈 수 있는 일이야말로 위대한 결말을 얻을 수 있다.

 



투쟁이 반복되어도 해방과 자유로 이어진다면 아름다운 것이다”(p184)

 

세상에는 수많은 투쟁이 있지만 가장 어려운 투쟁은 나 자신과 싸우는 일이라고 했던가. 한 사회의 체계에 맞서는 일이나 우울함을 극복하는 일, 게으름과 무기력과 싸우는 일도 모두 투쟁이다. 니체는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투쟁이 반복되더라도 해방과 자유로 이어진다면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투쟁은 삶이 끝나기 전까지 계속 반복될 것이다. 그것이 인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나 혼자만 싸우며 살고 나 혼자만 힘든 것 같은 자기연민에 빠지기도 하는데 왠지 위로처럼 다가오는 말이다.

 



모든 니체의 말이 귀하고 소중하지만 뒷부분에 나오는 나만의 답을 찾아야 한다에 나오는 질문은 다시 한번 나를 일깨워주었다.

 


당신은 왜 그것을 하고 싶어 하는가?

왜 그렇게 되고 싶은가?

왜 그 길을 가고자 하는가?(p206)

 


누구나 성공한 인생을 바란다.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얼마간은 도전하지만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완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성공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니체는 세상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자신만의 ?’에 대하여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연 그런 것 같다. 이 질문에 분명하고 거침없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리 힘들어도 도중에 자포자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니체가 남긴 이 66가지 인생 지혜는 오늘날 현대인이 적용할 수 있는 예리한 통찰력으로 우리 마음에 스며든다. 그저 오래된 고전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 필요한 정신과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살면서 마주하는 모든 문제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 준다. 참으로 강력한 어조라서 안도감도 생긴다. 살아가면서 의기소침해질 때마다 곁에 두고 꼭꼭 씹듯이 되새겨야 할 문장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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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9-28 1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니체는 이름만 알고 책은 거의 못 봤네요 예전에 책을 읽으려고 사기는 했는데, 아직도 못 읽었습니다 자신이 싸워야 하는 건 자기 자신이기도 하겠습니다 니체는 그런 거 잘 했을 것 같네요 지금 사람한테도 도움이 되는 말이 많을 듯합니다


희선

모나리자 2025-10-03 13:30   좋아요 0 | URL
언젠가 읽을 날 있겠지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거나 나쁜 습관 등에서 벗어나려는 등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요. 니체는 그런 자기관리를 정말 잘 했을 것 같아요. ^^

페크pek0501 2025-09-30 2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차라투스트라~~ 를 읽어 보면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 반대 생각을 나타내는 글이 있어 저는 좋아합니다. 독특한 것 같은데 잘 생각해 보면 일리가 있거든요. 시적인 문장도 많고요.^^

모나리자 2025-10-03 13:33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차라투스트라~ 소장하고 있는데 언제가 읽으려고 합니다. 예전에 벽돌책
갖고 있었는데 어디로 간지 모르고... 최신간으로 사두었거든요. 니체를 좋아하는 작가들도 많은데 왜 그런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무쟁반을 들고 다가왔다. 멀리서부터 신선한 커피 향이 오대표를 졸졸 따라오다 어느 순간 공기 중에 확 퍼졌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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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십여 년간 이연이 여러 인물에게자신의 몸을 빌려주며 깨달은 사실은 단순했다. 그건 ‘한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리에서보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라는 거였다. 그리고 그로부터 오해와 갈등이, 드라마가 생겼다.

이제 이연은 착한 사람보다 성숙한 사람에게 더 끌렸다. 그리고 자신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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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 공간을 상상하고 소설을 쓰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는 것이라고, 이제 나는 말할 것이다. - P210

소설을 쓰는 당신을 상상하는 것이 시작이다. 그 상상이 현실이 되는 루틴과 자세, 공간과 시간에 대한 내 모든 노하우를 이책에 모아보았다. 이렇게 내가 소설가로 살아온 방법과 안간힘작업의 실제가, 당신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기를.
우리는 함께 상상하며 혼자 쓰는 존재이기에.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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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다시 쓰기를 통해 이야기도 작가도 성장한다. 그러므로 두려워말고 다시 쓰기로 더 좋아질 이야기를 위해 뚜벅 뚜벅 ‘손가락 걸음을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소설을 쓰는 일이고필력을 연마하는 길이라고 나는 믿는다. - P154

"장사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데."
이 카피는 사실상 내 좌우명이다. 길게 봐야 한다. 작품을 쓰는 것도 힘들지만 잘 소개해 파는 것도 지치는 일이다. 그러므로원고를 보내고 어필을 해도 안 팔리면, 다음 작품을 쓰며 기다려야 한다. 일종의 보험이다. 안 팔리면 다음 원고를 팔면 된다. 공모전도 마찬가지다. 계속 쓰고 계속 투고해야 한다. 장사 하루이틀 할 거 아니니까. - P158

첫 작품으로 흥행을 휩쓸고 대박이 나는 걸 흔히 로또라고 부른다. 그런 성공은 신드롬일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로또는 반복되지 않는다(연달아 당선된 사람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리고글쓰기는 로또를 사는 행위가 아니고 로또가 필요한 사람들의심정에 대해 쓰는 것이다.
- P161

글쓰기에는 온오프 모드가 없다. 삶에 닿아 있고 생활과 엮여있다. 작업실에 처박혀 있는 동안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는 얼마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잠에서 덜깨 뒤척이다가, 설거지를 하며 멍 때리다가, 청소기를 돌리며 콧노래를 부르다가떠오른다. 이를 적극적인 구상을 통해 발전시키고, 그렇게 머릿속에 정리된 글감을 가지고 작업실에 가 풀어내는 것이다. 한마디로 당신의 머릿속이 바로 작업실이다. - P165

한편으로 소설 읽기는 최고의 소설 공부다. 남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레 배우는 것들이 많다. 작가가 궁리해 쓴 흔적과창작의 단서들은 줄과 줄 사이, 문단과 문단 사이에서 내게 깨우침을 준다. 그것이 소설 읽기에 더욱 몰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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