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을 쓰든 논픽션을 쓰든 플롯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 플롯은 스토리의 구조 또는 구성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재구성‘이다. 논픽션이라 해도 질문하고답을 찾는 과정은 ‘스토리‘에 의존한다. 스토리는 인과관계의 흐름이다. 그러니까 어떤 내용을 잘 전달하고 싶다면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질문은 언제나 스릴과 서스펜스를 불러낸다. 강하든 약하든, - P187

플롯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사건의 중심에 독자를 데려다 놓고 중요한 질문을 통해 스릴과 서스펜스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런 긴장을 심화시키면서 클라이맥스에 이르게 하는 것이 ‘좋은 플롯‘이다.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클라이맥스에 이르게 하는 심연 구조의 획득은 작가의 역량과 관련된다. 그렇게 보면 글 쓰는 힘은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질문을 통해 충격을 주고, 최대의 긴장을 느끼게 하는 심연 구조를 획득하는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P193

글쟁이들에게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겠지만, 작가들을 인터뷰한 기사에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얼마나 많이 고치느냐는 것이다. 구역질이 날 때까지 고친다. 한 번 더 보면 죽겠다는 생각이 치밀어 오르면 그만둔다. 사실 그렇게 끝나는 것도 아니다. 완성된원고라고 해도 출간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다. - P197

스스로 고치기 어려운 초보자들에게는 같은 주제의글을 세 번쯤 써 보라고 권한다. 글을 끝내고 나서 완전히 다시 쓰기를 세 번 반복하라는 것이다. 처음 쓸 때와비슷한 과정을 전부 다 거치면서. 다만 이야기 순서와스타일, 초점을 조금씩 바꿔 보라. 엄청나게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어떻게 변화를 주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면 독서하기를 권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쓰다가 막히면 자료 조사, 독서가 최고다. 그러고 나서 한 번 더 되풀이하는 것이다. 세 번째글은 꽤 좋을 것이다. 썩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 번 더해 보는 것도 좋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언젠가 한 번에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날이 온다. 아, 물론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 P199

특히 문장 고치는 기술은 따로 깊이 공부해야 한다. 기계적으로 외워서는 절대 안 된다. 원칙은 언제나 알고나서 잊어야 한다. 깊이 깨달아야 한다. 예를 들어, 가능하면 ‘의‘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다는 원칙이 있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 문제‘라고 쓰는 것이 깔끔하다. 대개는 그렇다. 그렇지만 문장의 리듬을 살리기 위해 ‘의‘
를 쓰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 P200

아,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 다써놓은 글을 반으로 줄이면 좋은 글이 된다고들 한다. 반이든 3분의 2든 비슷한 말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없어도 되는 말‘을 철저히 찾아내 지우라는 것이다. 이것 역시 아주 중요한 글을 고치는 기술이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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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무엇을 쓸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면아직 좋은 글을 쓰기는 쉽지 않다. 무엇을 쓰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할 정도가 되어야 좋은 글을 쓸 가능성이높다. 글은 아무리 길어도 짧다. 쓰고 싶은 내용을 다쓸 수 없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것이다. 몇 가지 선택지를 가지지 못한 상태라면 아직 제대로 준비되지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 P143

자료 조사를 제대로 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조사한 내용을 전부 기억하기도 어렵다. 생생했던 느낌이 희미해질 수도 있을 것이고. 그래서 자료에 대한 기억뿐만 아니라 자료에 대한 느낌까지 보관해야 한다. 기억과 느낌을 자극하는 자료를 만들어갈무리하고, 잘 활용해야 한다. - P155

스티븐 킹은 ‘소설을 쓰는 게 아니라 기록하는 것‘이라고했다. 무대를 만들고 갈등 관계에 있는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그러고는 그들이 무슨 일을 벌이는지 보면서
‘기록‘한다는 것이다. 소설뿐만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글도 그런 방식으로 쓰는 게 좋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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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논픽션이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가 있다. 불가능하지만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목표가필요하기 때문이다. 완전한 객관성은 있을 수 없지만객관적이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한다. 자료조사가 필요한 이유는 개인적인 이야기가 개인적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주관적인 것이라 해도 객관적이 되려고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소통이 가능하고,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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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엇이든 의식적으로 ‘열심히‘ 하는 것은 꼭 좋은게 아니다. 자연스럽지 않은 ‘열심‘은 글에도 묻어난다. 부담스러울 뿐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되니잘하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작위적인 느낌 때문에 공감을 끌어내기 어렵고 설득력도 떨어진다. ‘열심히‘ 하지 말고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 P101

많이 쓰기보다 많이 사랑하기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언제라도 꺼낼 수 있는 절실한이야기로 가슴속을 채워 두어야 한다. 그래야 글을 잘쓸 가능성이 있다.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 광산에서나오는 것이지 석탄 광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 P104


"제 생각으로는 ‘어떻게든 날마다 쓰겠다‘는 결심보다 ‘글로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생각을 만드는 게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곳을 방문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보는 건어떨까요?  - P109

 바깥세상과 접점을 늘리고 깊은 애정을 가지고 바라볼 때, 내 자리가 어디인지, 내가 어떤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더 잘 알 수 있다.
걸어 나가 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게 안 된다면 책을통해서든 비디오를 통해서든 SNS를 통해서든 밖을 보라. ‘창문을 열어야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기분도좋아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글 쓴 사람의 기분은 글에도 담긴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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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충격적일지 모르지만, 인간 언어의 기원을 살펴추론해 보면 인간 언어는 ‘진실을 표현하기 위해 발명된게 아닌 것 같다. 질서를 내면화하기 위한 의미를발견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도구였을 뿐이다. 그러니까오감으로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은애초에 불가능한 바람이다. 언어는 눈으로 본 것을 묘사하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P62


이렇게 만들어진 한국어를 쓰면서도 여전히 ‘우리말‘로 써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좋다. 그러면 하나씩 짚어 보자. 우리말은 어떤 것인가? 가끔 순우리말이라고도 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앞에 붙인 순이 한자말이다. 토박이말이라고도 하는데 이때 ‘토‘는 ‘본토本土‘의 준말이다. 고유어는 아예 한자말이다. 표기도 마찬가지이고, 한자漢子말을 빼면 논의시작하기 어렵다. - P70

지 않다. 예를 들어 ‘토시‘나 ‘에누리‘와 같은 말을 일본말의 잔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한국 고유어이다. ‘구라‘도 그렇다. 일본말의 잔재가 아니다. 어원이 애매하긴 하지만, 여기서 ‘애매‘라는 말도 일본식 한자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 P79

그것도 그렇지 않다. 《조선왕조실록》에서 〈태조실록>에 나오는 단어다. 한중일 다 같이 사용했던 단어였던것이다. 한자어에는 그런 게 많다. - P80

순수한 문화 같은 건 없다. 뒤섞이면서 풍부해지는것이다. 한국어의 강점은 순수해서가 아니라 소리글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떤 문화의 언어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영어가 그랬듯이. - P87

문화와 언어는 흐르고 뒤섞여서 바다를 이루는 것이다. 언어는 더욱더 그렇다.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기도하다. 그런 의미에서 순수한 일본제 한자어 같은 것은없다. 일본에서 번역한 한자어가 일본제이니 쓰지 말라는 소리는 무식하기 짝이 없는 소리다. 배은망덕하고 후안무치하다.
개가 사람을 문다고 사람도 개를 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들이 쇼비니스트라고 우리도 쇼비니스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쇼비니즘은 자멸하는 길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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