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할 때, 심리학 - 불안, 걱정, 두려움과 이별하는 심리전략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늦여름이었나, 예스에서 ‘9월에 하고 싶은 일댓글 이벤트에 당첨되어 선물로 받은 이 책을 이제야 읽게 되었다. 그때 댓글 내용은 9월 안에 나쓰메 소세키의 원서 마음こころ을 읽겠다는 공약이었다. 번역본으로 두 번을 읽었지만, 원서는 역시 어려웠다. 부랴부랴 읽고 말일에 리뷰를 남겼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러다가 요즘 이 책을 펼쳐 조금씩 공감하면서 읽다 보니 다 읽게 되었다. 묵은 숙제 끝낸 듯 뿌듯하다.

  


 이 책의 저자 도리스 볼프는 130개가 넘는 라디오방송국과 60여 개의 TV방송국 자문을 역임했고, 30년 넘게 심리치료 전문가로 활동하며, 강연과 저술로 일상을 보내는 독일의 대표 심리학자다. 남편인 롤프 메르클레와 함께 쓴 감정사용설명서10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120만 명의 독자에게 사랑을 받았고, 이 책 또한 독일 아마존 10년 부동의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흔히 하루에도 우리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걱정이나 생각이 부유하고 있다는 말을 한다. 정신적으로 큰 문제가 없더라도 우리 마음속에는 불안감이라는 편치 않은 마음과 더불어 살고 있지 않을까. 서두에 이 책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먼저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빠른 속도로 읽고 나서 다시 읽을 때는 매일 30분씩 따로 시간을 내어 차근차근 읽어나가라고 한다. 마치 언어를 학습하듯이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는 노력을 기울이라고 한다. 이론서보다는 워크북 이니까 읽으며 흔적을 남기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불안을 극복하는 자신감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야기의 구성은, 1. 불안의 탄생 2. 불안 해소를 위한 기본 8단계 전략 3. 불안의 형태와 대처 전략 4. 불안을 이겨내는 긍정의 힘 5. 불안 경험보고서까지 다루고 있다.

 


 1장에서는 불안의 본질과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 그 원인과 악순환, 불안을 막기 위한 일상의 전략들을 이야기한다. 먼저 불안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공포, 불안, 공포증, 공황으로 나타나며 이런 과정에서 신체 변화와 감정의 변화를 경험한다. 생각과 행동에도 변화가 오고 급성불안이 발생하여 만성불안으로 굳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불안은 왜 생기는 걸까.

 


인간은 불안을 느끼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이 능력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불안은 우리 몸의 경고시스템이다. 덕분에 우리는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죽은 척해 위험을 모면할 수 있다.’(p28)

 


 위 인용 문장에서 보듯이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고시스템 덕분에 위험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위험한 상황이 아닌데도 불안을 느끼는 것이 문제다. 여기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나쁜 것,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등을 자연스럽게 학습함으로써 굳어진 것도 많을 것이다.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편리한 세상을 만들었지만,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아이러니인 것 같다.

 


 평생 불안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는 생각을 누구나 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상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한다. 적절한 정도의 불안은 집중력을 높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오히려 전략적으로 배워서 불안을 극복해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발생 가능성이 낮은 위험에 대해 상상하거나 실재하지 않는 위험에 대한 무의미한 불안을 극복해야 한다는 거다. 인간의 뇌는 상상과 실제 경험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 오지 않은 상황을 걱정하고 고민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기도 한다. 그래서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중요하다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2장에서는 불안을 극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나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3가지 기술, 불안을 이기기 위한 습관을 알려 준다. 다시 말하면, 불안이란 생존을 위해서 갖고 태어난 능력이다. 우리의 생각과 상상이 불안의 원인이기 때문에 생각과 상상을 바꾸지 않으면 불안도 바뀌지 않는다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8단계 전략을 간단히 소개해 보겠다.

 


1단계 불안 목록을 작성해보자

2단계 감정의 ABC에 맞추어 분석해보자

3단계 생각을 바꿔라(생각 바꾸기 과정 1단계)

4단계 긍정적인 이미지를 상상하라(생각 바꾸기 과정 2단계)

5단계 적극적으로 모험에 뛰어들어라(생각 바꾸기 과정 3단계)

6단계 이미 불안을 극복한 것처럼 행동하라(생각 바꾸기 과정 4단계)

7단계 불안한 상황일수록 더 마음을 열어라

8단계 한 단계 한 단계 모두 노트에 기록하라

 


 일이 잘 안 풀려서 고민스러울 때 일기를 쓰거나 메모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글쓰기가 잘 안되거나 불안한 마음이 들 때는 노트에 적거나 PC에 글쓰기를 하면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막혔던 글을 완성할 때가 많았다.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8단계 전략도 이 순서에 따라 차분히 자신의 불안한 상황을 들여다보며 기록하는 과정이었다. 부정적이었던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고 이미 잘 해결된 것처럼 상상하는 것, 그 과정을 기록하면서 그 기록이 쌓이다 보면 얼마나 호전되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호흡을 조절하며 불안감을 없애는 복식호흡 등 식습관과 운동습관 기르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물을 충분히 하루에 2~3리터를 마시는 것이 좋으며 술, 커피, 홍차는 줄이고 담배는 끊도록 하며 지중해식 식사를 권유한다. 건강한 음식과 운동은 몸에도 좋지만 마음을 안정시키는데도 유익할 것이다.

 


 3장의 내용은 광장공포증, 공황장애, 대상과 장소에 대한 공포, 사회적공포증 등 일반화된 불안장애에서 벗어나는 전략을 알려준다. 여기에는 실제 환자의 사례와 앞에서 말한 단계별 활용사례를 통해 문제해결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각각의 공포에 대처하는 유용한 TIP도 소개하고 있다.

 


 4장에서는 긍정의 힘을 활용하여 불안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위험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만큼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는 문제가 되겠지만, 긍정적 자세가 긍정적 감정을 부른다는 것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자존감을 키우는 4단계 전략을 소개하면,

 


1단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라

2단계 다른 사람이 당신을 거부하더라도 그것은 그의 의견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3단계 새로운 자세를 매일 반복하라.

4단계 당신은 완벽하게 좋은 사람도 완벽하게 나쁜 사람도 아니다.



 4단계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기 위해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10가지 특징과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10가지 특징, 자신에게 있는 능력 10가지와 자신에게 없는 능력 10가지를 노트에 적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우리는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르고 있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적어봄으로써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것 같다.

 


 오늘날 우리는 물질적 풍요 속에 살고 있지만, 마음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한다. 끊임없이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심리 서적이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가 달고 사는 걱정과 불안 등은 성장하면서 학습된 부분이 많다는 걸 다시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의도적인 훈련을 통해서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은 살아있는 한 우리와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불안, 걱정, 두려움과 이별할 수 있는 심리 전략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2-06 2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단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라
2단계 다른 사람이 당신을 거부하더라도 그것은 그의 의견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3단계 새로운 자세를 매일 반복하라.
4단계 당신은 완벽하게 좋은 사람도 완벽하게 나쁜 사람도 아니다

적어주신 1부터 4단계 정말 꼭 새겨두어야 하는 단계네요

비대면 기간이 거의 1년 가까이 지속되다보니 얼굴 보며 토론 회의 할때와 화상 카톡 기타등등 메신저로 할때 더 기분 상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얼굴 마주 볼때는 훌훌 털어버렸는데
비대면은 두고 두고 상대 반응에 민감해지더군요.

*당신은 완벽하게 좋은 사람도 완벽하게 나쁜 사람도 아니다.
이문장 단단히 새겨둘려고요 ㅋㅋ

모나리자 2021-02-06 21:44   좋아요 3 | URL
맞아요. 직접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과 디지털 상황에서 대화하는 건 정말 달라요. 감정상태 표현을 충분히 할 수 없으니까요. 무뚝뚝한 사람과의 대화는 더욱 그럴 수 있지요.ㅎ

4번을 잘 활용한다면 자신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원래 우리는 자신의 약한 부분이나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은 모호하게 보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공감해 주셔서 감사해요! 남은 주말도 즐거운 시간 되세요~스콧님~^^!

붕붕툐툐 2021-02-06 21:53   좋아요 3 | URL
스콧님은 완벽하게 좋은 A...아.. 아닙니다..😁

청아 2021-02-06 21:57   좋아요 3 | URL
앜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2-06 2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두 가지에 놀라고 갑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을 원서로 읽으셨다는 것과 이벤트 당첨으로 책을 선물 받았다는 것!
이런 능력자!!
저도 자존감 키우는 전략을 소중히 담아갑니다~

청아 2021-02-06 22:01   좋아요 3 | URL
툐툐님 넘 웃겨서 툐툐님한테 댓글 달았잖아요~ㅋㅋㅋㅋ이것참😳

붕붕툐툐 2021-02-06 22:15   좋아요 1 | URL
앗싸~ 미미님의 댓글을 받는 새로운 방법 득템(?)!!💆

모나리자 2021-02-06 23:14   좋아요 3 | URL
놀라실 것 까진 아니에요.ㅎ 댓글 이벤트는 가능하면 길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썼더니 당첨이 된 거예요. 원서 읽기는 제가 일본어공부를 했으니까 잊지 않기 위해서 한 달 1권 읽기를 결심하고 실천하는 중이에요. 이제 9권째 읽고 있는데 여전히 어려워요. 목표한 30권을 읽으면 좀 수월해질까 기대하고 있어요.ㅎ

댓글, 공감 감사합니다. 툐툐님~
편안한 밤 되세요~^^!
 

무서운 일이 실제로 일어날 거라는 증거가 어디에 있는가?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해도 또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보장은어디에도 없다. 더군다나 그들 중 대부분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조차 겁내고 두려워한다.
- P69

 걱정만 하며 살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지 않은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있을 때만 걱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그럴 경우에도 그러한상황이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치매 환자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치매에 걸릴까 봐 전전긍긍해야 할까? 물론 원인을 연구하고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 P70

회피하면 당장의 불안은 면할 수 있지만 삶의 반경이 현격히줄어든다. 불안을 면한 대가가 너무 혹독하지 않은가. 또 삶을 적극적으로 살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함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불안을 물리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힘들지만 노력하지 않아도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회피 전략은 그 상황이 실제로 위험할 때만의미가 있다.
- P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모님이 겁이 많다거나 자신이 겁이 많다는 이유로 우리는 자신을 겁쟁이라고 확신한다. 그럼 신체와 마음 또한 그 판단에 맞게 불안으로 반응한다. 물론 그런 메커니즘이 유익할 때도 있겠지만, 몇 가지 반응은 영원히 어린 마였을 때 수준에 멈춰버린다.
당시 어린아이 눈으로 무서워했던 상황 그대로 계속 회피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 P47

정리하면, 불안은 대부분 특정 상황의 위험은 과대평가하고, 그위힘에 대처하는 우리의 능력은 과소평가하기 때문에 생긴다. 상황과 자기 능력에 대한 평가는 이린 시질에 이미 모두 매우기 때문에 불안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찾아온다.
- P55

4생각 바꾸기 5단계

오랫동안 반복된 생각과 감정과 행동을 바꿀 수 있을까? 물론이다. 그럴 수 있다. 특정 자세, 감정, 행동 방식에 길이 든 사람도 그것을 바꿀 수 있다. 마치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 외국어 학습과 같이 5단계 과정을 거치면 누구든 묵은 생각과 감정과 행동을바꿀 수 있다. 단, 5단계 중 어느 하나도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
- P55

불안으로 인한 불안

부정적인 생각으로 인해 특정 상황에서 과도하게 반응하는 습관이 든 경우 우리는 그 부정적인 생각은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심장이 두근거리거나 호흡이 가빠지는 등 몸의 반응만을 느낀다.
그러고는 이런 신체 경고 반응만으로 상황이 실제로 위험하다고결론 내린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자신을 부추기면서 불안을 이제 곧 일어날 끔찍한 일의 경고로해석하는 것이다.
- P61

3평생 불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생 불안을 느끼고 싶지 않다는 상상은 매력적이지만 바람직하지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 적절한 정도의 불안은, 특히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 앞에선 바람직하고 또 반드시 필요하다. 불안이 집중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 P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의 역사 - 세계 경제를 결정하는 5대 머니게임
우야마 다쿠에이 지음, 신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종교를 상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신앙의 믿음 외에 자신의 이익을 꾀하고자 하는 저 밑바탕에 깔린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을 보았다. 종교를 통해서 부의 역사를 말하는 흥미로운 경제 도서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의 역사 - 세계 경제를 결정하는 5대 머니게임
우야마 다쿠에이 지음, 신은주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19는 현재 우리 경제생활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직접 대면이 줄어들고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영업활동이 늘면서 업계의 수익 판도까지 바꾸어 놓았다. 사상 초저금리인 상황에서 주식열풍이 부는 가운데 백수 청년들이 실업급여까지 털어서 주식에 쏟아붓는다는 기사도 접했다. 역시 사람의 관심사는 돈이 되는 곳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이 책은 게이오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면서 해당 국가를 직접 보고 경험하겠다는 생각으로 전 세계를 여행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우야마 다쿠에이가 썼다. 저서로는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세계사≫ ≪혈통과 민족으로 보는 세계사≫ ≪왕실로 읽는 세계사등이 있다.

 



종교는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생겨났고 경제 활동 속으로 들어가면서 이념적인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는 경제의 일환이고 본질적으로 세속 생활 그 자체인 것입니다.(P21)

 



 이 책은 위의 인용 문장처럼 그동안 읽어왔던 경제 도서와 달리 종교와 경제가 오래전부터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역사적 고증을 들어 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종교와 경제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읽어나가면서 수긍하게 되었다. 현대에도 정치적인 권력의 중심에 종교집단과의 관계를 봐도 알 수 있다. 사람이 모이면 그 자체로 힘이 되고 다른 집단과 우열을 가리기 위한 인간의 욕망이 작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경제 활동이 아닐까.

 



이 책에서 부의 역사를 종교의 관점으로 5개의 장으로 얘기하고 있다. 1. 고대: 5대 머니 게임의 서막 2. 중세: 종교, 경제에서 태어나 경제를 낳다 3. 근세: 인간은 어떻게 돈의 노예가 되었는가 4. 근대: 머니게임 후반전, 경제와 과학과 종교의 분립 5. 현대: 하나로 움직이는 세계 경제와 그 배후이다.

 



 1장에서는 고대의 문명 발상의 역사와 함께 유대교, 크리스트교, 유교, 불교, 힌두교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얘기하고 있다.


 여기서는 유교가 오늘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언급한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유교나 법가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말을 종종 접하곤 하는데 오히려 다양성과 다의성을 포섭하는 유교의 중용 정신은 글로벌 시대에 가장 적합한 새로운 지속가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다. 또 하나는 카스트제도가 득실을 따질 때 국가 입장으로 보더라도 큰 손해임에도 1500년이나 지난 오늘날까지 고수하고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신이 내린 운명이라고 믿는 인도인들의 믿음인 것이다.

 



 2장에서는 중세편으로 이슬람교, 크리스트교가 어떻게 자본주의의 맹아가 되었는지 십자군 전쟁으로 발전하게 된 지중해 교역 등 인도차이나 무역의 중심이었던 앙코르와트를 흥미롭게 들려주고 있다.


 오늘날 IS의 잔혹함으로 인한 두려움을 잊을만하면 기사화되고 있는 시대에, 원래는 관용의 종교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슬람교와 크리스트교가 충돌한 십자군 전쟁도 신앙 문제가 원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영토 분쟁이며 이권 투쟁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이슬람의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도 종교적 대립이라기보다는 토지와 석유자원을 둘러싼 분쟁이라니 종교 이전에 인간의 욕망이란 어느 사회 어느 국가나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장은 근세편으로 신이 허락한 욕망의 시작이 된 소버린을 비롯하여 종교개혁이 일어난 배경, 경영자 칼뱅으로 인해 자본주의가 발달하게 된 이야기를 한다.

종군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면죄부 명목으로 낸 돈이 공공사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쓰였다는 것부터 신성함의 상징으로 여기던 종교가 사실은 돈과 이권을 우선시 하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런 특징을 필연적으로 갖는 것이 종교이며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가에 여부는 있지만 그 핵심은 같다는 거다.

 



 4장은 근대편으로 부의 집착으로 인해 야기된 프랑스혁명, 미국 건국의 배경에 신념을 이긴 현실 경제, 유교에 잠식당한 청나라의 경제발전 등 이슬람의 근대화를 막은 금리의 부재의 배경을 이야기한다. 5장은 현대편으로 하나로 움직이는 세계 경제와 그 배후에 유대인의 움직임, 마지막 남은 거대 시장, 이슬람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고대의 역사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종교는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흔히 욕망이 너무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을 따져보아도 인간의 욕망이 없었다면 이만큼 과학과 의학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을까. 적당한 욕망은 개인에게도 조직에도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교와 경제와의 관계를 통해서 부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었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경제, 경영에 관한 책도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는 듯하다. 그중 종교의 관점으로 부의 역사를 말하는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경제 관련 도서인데 경어체로 쓰였다는 점에서 가독성을 떨어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종교적 관점으로 다루는 경제 이야기를 접한 적이 없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2-05 1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양한 종교와 경제와의 관계를 통해서 부의 역사가 흥미롭게 서술 되었을것 같은데 경어체 ㅋㅋㅋ저자인 일본인이 독자들을 너무 배려한 경어체로 쓰셨나봐요 ^ㅎ^

모나리자 2021-02-05 13:22   좋아요 1 | URL
그쵸? ㅎ 경어체.. 읽는데 자꾸 걸리더라구요.
일본인들이 배려하기로는 유명하지요.^^

이하라 2021-02-05 22: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알라딘에서도 뵙습니다^^ 얼마 전 다른 리뷰 검색하다가 알라딘 활동하시는 걸 먼저 뵈었는데 혹시라도 아닌가 싶어서 지나쳤었어요.. 이 리뷰로 알았습니다.. 알라딘에서도 자주 뵈어요^^

모나리자 2021-02-05 2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반가워요 ~~ㅎㅎ
이하라님~요즘 제가 북플에 푹 빠졌네요.
그래야죠~ 즐건 주말 보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