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國 (改版, 文庫)
가와바타 야스나리 / 新潮社 / 198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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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원서로 먼저 만나게 되었다. 이렇다 할 줄거리가 없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며 서정성 뛰어난 문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주된 등장인물은 시마무라와 요코, 고마코 단 세 사람이다. 기차 안에서 남편인 듯한 환자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요코를 만나게 된다. 시마무라에게 요코는 슬플 정도로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주인공으로 각인된다.

 



 시마무라는 요코가 처음 기차를 탈 때 서늘하고 찌르는 듯한 아름다움에 놀라서 눈을 내리뜨는 순간 요코의 손을 꽉 잡은 남자의 손을 보게 된다. 요코가 아픈 남자를 돌봐주는 모습을 바라본다. 둘은 끝없이 먼 곳에 가는 것처럼 여겨지고 슬픔을 보는 것 같은 괴로움 없이 영화 속 장면으로 생각한다. 저녁 풍경이 기찬 안에 비친 가운데 그들의 행위가 이 세상에는 없는 상징의 세계를 그리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묘사가 정말 환상적이고 느릿느릿 움직이지만 아주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내용에서 보듯이 시마무라는 관찰자 입장으로 보인다. 기찬 안에 있는 요코의 모습과 저녁놀 풍경 분위기가 세밀하게 묘사되고 있다. 저녁 풍경의 흐름 속에 요코가 떠오르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이윽고 짙은 어둠이 깔리자 환상적 풍경이 사라지고 말았다. 요코의 얼굴에서 맑고 차가움을 새로 발견한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요코네와 같은 역에서 내리게 된다. 기차 안에서 훔쳐보았던 것이 부끄러워져서 기관차 앞을 얼른 건너간다.

 



 설국에 온 시마무라는 주변 풍경에 놀란다. 여관 지배인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 나온다. 꽁꽁 싸맨 복장을 보면서 놀라고, 이렇게 심한 추위도 처음이다. 눈 색깔로 인해 집집마다 낮은 지붕을 한층 더 낮아 보이게 했다. 마을은 쥐죽은 듯이 바닥에 내려앉은 듯했다. 요코가 돌보는 남자는 시마무라가 만나러 온 여자의 아들이었다. 시마무라는 전날 보았던 저녁 풍경과 요코를 되새긴다. 그 저녁 풍경이 결국은 시간의 흐름의 상징이었을까, 하고 혼자 중얼거린다.

 



 부모의 재산을 받아 여유가 있어 무위도식하는 시마무라는 추운 곳에 놀러왔다가 산에 다니기도 하고 게이샤를 불러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녀는 19세인데 도쿄에서 술 따르는 일을 하다가 설국에 와서는 일본 무용의 장인이 되었다. 그리고 1년 되었을 때 남편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해서 시마무라를 놀라게 한다. 그동안 말 상대가 없어서 굶주렸나 싶을 정도로 수다에 열중하는 자신을 느낀다. 고마코는 화류계 출신 여자답게 격의 없는 모습이었고, 남자의 마음을 대강 알고 있는 것 같았다. 1주일이나 사람과 말을 건 적이 없었기에 반가움과 따뜻함이 넘쳐서 여자와 우정 같은 것이 느껴졌다. 함께 삼나무 숲으로 들어가 자연을 즐기기도 한다. 어느 날 밤 10시가 다 되었는데 고마코가 새된 목소리로 시마무라의 이름을 부르며 갑자기 쳐들어오듯 그의 방에 들어온다. 술에 취한 모습에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그녀를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시마무라에게 다가오고 싶은 고마코의 마음이었을까.

 



 장면은 바뀌어 시마무라가 회상하는 장면인가, 했는데, 다시 만난 상황이다. 다시 만난 지 199일째가 되었다고 하자, 일기를 보면 금세 알 수 있다고 한다. 일기를 쓰고 소설을 읽고 제목이나 작가, 인물의 이름, 관계 등을 적은 노트가 10권이 넘는다는 놀라운 말을 듣는다. 그러면서 그건 헛된 일이 아니냐고 묻는데... 눈이 내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의 고요함 속에서 여자에게 매혹당한다. 어쩌면 그것이 그녀에게 있어 헛된 일만은 아닐 거라는데 생각이 미치자, 그녀의 존재에게서 순수함을 느낀다. 시마무라는 문득 자신이 외국 서적에서 사진이나 문자에 의지하여 서양 무용에 대해 몽상하고 있는 것이나 매한가지가 아닐까, 동질감을 느낀다.

 



 이 작품은 한 마디로 그림 같다. 시마무라의 시선으로 보여주는 자연의 모습이나 인물의 모습을 표현한 문장이 정말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주된 묘사는 하늘, 새벽, 밤의 모습 등의 묘사가 많이 나온다. 코마코의 발그레진 얼굴이 거울에 비친 눈 속에 떠오른 모습과 대비되어 형언할 수 없는 청결한 아름다움을 느끼는 시마무라.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들에게 매혹당하지만 동화되지는 못한다. 아마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허무주의가 반영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작품 전체의 느낌은 차가움, 아름다움, 정적인 느낌이다. 어렸을 때 이후 언제 들었는지 아련한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 처마에 고드름이 햇빛에 빛나는 모습을 묘사한 장면은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번역본으로 한번 읽어보고 나서 다시 한번 음미하듯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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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02 21: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원서로 읽으시다니 일본어 능력자셨군요^^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애졌다.˝ 너무 아름다운 책~!!

모나리자 2021-05-03 10:52   좋아요 3 | URL
앗! 아직 능력자는 아니구요. 능력자이고 싶은 사람입니다!ㅎㅎ
첫 문장은 너무도 유명한 문장이라 이 작품 읽지 않아도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요.
5월도 화이팅입니다. 새파랑님.^^

바람돌이 2021-05-02 22: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원서로 읽으시다니..... 저에게는 이 책 정말 묘사가 끝내주는, 하지만 내용은 재미없는 책이었는데 원어로 읽으면 좀 다를까 싶어지네요. ^^

모나리자 2021-05-03 10:54   좋아요 3 | URL
아직 어렵네요.ㅎ 정말 원문으로 만난 문장들이 너무 좋았어요.
줄거리가 없는, 사람의 심리와 배경 묘사에 치중한 작품이라 그것에 집중하며 읽어야 작품의 멋을 느낄 수 있대요.
번역본을 먼저 읽었어야 했는데.. 꼭 읽어봐야겠어요.^^

볼빨간레몬 2021-05-02 2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설의 첫머리가 잊을 수 없는 문장이었어요. 어릴 땐 이게 뭐지 싶은 책이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생각나더군요. 원서로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해요.

모나리자 2021-05-03 10:56   좋아요 4 | URL
눈 많은 고장의 풍경을 직접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추운 겨울에 읽으면 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scott 2021-05-03 00: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야스나리 문장에는 음표가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산소리‘ 문장에서는 바람부는 소리 낙엽 떨어지는 소리,개울물흘러가는 소리가 들리고

설국은 사미센 연주 소리가 들리는 착각이 들정도!

소세키작품ㅇㄹ 비롯해 야스나리 원문도 한자어가 어려워서 읽기 쉽지 않을텐데
모나리자님 대단!!


모나리자 2021-05-03 11:00   좋아요 4 | URL
맞아요. 이 작품에도 청각적인 묘사가 꽤 나와요. 그리고 밤의 색깔 묘사도 멋지고요.

확실히 소세키 작품이나 오래된 작품은 한자가 어려워요. 요즘 잘 쓰지 않는 단어들도 많이 나오더라구요. 아직은 단어 찾느라 시간이 많이 걸려서 힘들어요.ㅎ 일단 술술 읽을 정도가 되는 것이 목표!! 입니다.
감사해요! 스콧님의 격려 말씀에 불끈 힘이 나네요.ㅎ^^!
5월도 멋지게 화이팅입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 스완네 집 쪽으로 2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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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을 통과해서 그런지 2권은 읽을 만했다. 스완의 사랑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불행한 사랑 이야기가 아주 길게 이어진다. 벼락부자가 된 베르뒤랭 씨의 저녁 파티에 오데트의 꼬임에 빠진 스완이 초대된다. 이 모임은 작은 동아리’, ‘작은 그룹’, ‘작은 패거리로 불리며 가입하기 위한 소정의 조건이 있었는데 어떤 신조를 말없이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 조항 중의 하나가 베르뒤랭 부인이 후원을 하며 칭찬하는 젊은 피아니스트가 프랑테와 루빈슈타인을 능가하며’, 코타르 의사가 임상학에서는 포탱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모임의 조건에 어울리게 화가, 의사 코타르 부부 등 당시 명망 있는 귀족들이 모여서 음악과 미술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한마디로 당시 파리의 살롱 문화를 제대로 엿볼 수 있다.

 



스완과 만나기를 원했던 오데트와 극장에서 대면하게 되는데, 스완의 눈에 비친 오데트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자신의 취향이 아니어서 묘한 감정이 복잡하게 일어난다. 그는 거장들의 그림 속에서 주변 사람들의 얼굴 특징을 찾아내는 특이한 취향이 있었는데, 보티첼리의 그림에서 오데트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시스티나 성당 벽화 속 이드로의 딸 제포라의 얼굴에서 오데트를 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사랑과 질투로 욕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스완과 오데트의 사랑이 진전되는 과정은 안타까우면서도 정말 재미있다. 처음엔 오데트가 스완에게 거의 구걸(?) 하듯이 스완을 만나고 싶어했다. 스완이 오데트의 집에 갔다가 담배 케이스를 두고 왔는데 오데트는 왜 당신 마음도 두고 가지 않으셨나요. 마음이라면 돌려드리지 않았을 텐데.”라는 말을 써서 편지를 보내온다. 오데트의 표현이 참 시적인 것 같아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런 오데트의 마음이 어디로 달아났는지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뺏기고... 스완은 질투와 절망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이렇게 스완의 사랑 이야기는 330쪽이 끝나도록 길게 이어진다. 그러니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다 할 수는 없다. 인용 문장 몇 개만 읽어도 스완의 애타는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아마도 내가 둘 중 하나인 당사자라면 재미없고 슬픈 일일 것이다. 남의 사랑 이야기라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모든 남자가 오데트의 애인이 될 수 있는데 어떻게 염세주의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리하여 그의 질투는 처음에 오데트에게서 맛보았던 그 관능과 즐거움보다 더욱 스완의 성격을 바꾸어 놓았고, 또 그 성격이 나타나는 겉모습까지 남의 눈에 완전히 달라 보이게 했다.(P170)

 


야식이 끝나면 그녀가 어쩌면 지금까지 한 번도    없는 어떤 충동적인 생각으로 포르슈빌의 품에 안길지도 모르니어쨌든  가증스러운 여행의 비용을 그가스완이 부담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녀를 막을 수만 있다면그녀가 출발하기 전에 발이라도 삐어 준다면! (P199)

 


그리고 스완의 사랑이라는  병은 너무도 확산되어 그의 모든 습관이나 모든 행동그의 생각이며 건강이며 수년이며 생명이며 심지어는 그의 죽음 뒤에 그가 소망하는 것에까지도 밀접하게 섞여 그와 하나를 이루었기 때문에스완 자신을 거의 전부 파괴하지 않고는 그로부터 제거할  없었다외과 의사 말대로 그의 사랑은  이상수술할  없는 병이었다.(P210)

 


인간적인 상념이무언가 휴식과 명상의 순간에 전념할 때 모든 이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그런 착한 감정이노란 광선처럼 그녀 눈에서 분출되었다 그녀 얼굴 전체가 구름에 덮인 잿빛 들판이 석양빛으로 비쳐 구름이 걷히면 갑자기 변모하듯 환하게 밝아졌다그런 순간이면 스완은 오데트 마음속 삶이나 그녀가 꿈꾸듯 바라보는 것처럼 보이는  미래조차도 그녀와 공유할  있을  같은 생각이 들었다. (P219)

 


 삶이란  놀랍다이렇게 엄청난 뜻밖의 일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말이다요컨대 악덕이란 것만 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퍼진 모양이다. (P305)

 


 

 마음에 들지도 않고  스타일도 아닌 여자 때문에 내 인생의 여러 해를 망치고 죽을 생각까지 하고 가장 커다란 사랑을 하다니!"(P330)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부르짖던 스완, 그렇게 그의 사랑이 끝난 줄 알았다. 그 이전에 오데트의 과거를 알게 되고 가엾은 연민을 느끼는 것 같았다. 자신을 향한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데트는 꽤 스완의 애를 태우더니, 그래도 사랑의 결실을 맺어서 다행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3부 고장의 이름에서는 스완과 오데트가 결혼하여 딸 질베르트를 낳았는데 화자는 또 질베르트를 좋아해서 쩔쩔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질베르트는 엄마 오데트를 닮았는지 꽤 화자의 애간장을 태운다.

 



그 장소들은 당시 우리 삶을 이루었던 여러 인접한 인상들 가운데 가느다란 한 편린에 지나지 않았다. 어떤 이미지에 대한 추억은 어느 한 순간에 대한 그리움일 뿐이다. ! 집도 길도 거리도 세월처럼 덧없다.(P407)

 



 3부 고장의 이름에 나오는 위의 문장(끝부분)을 읽으면서는 오랜 유년의 기억 속에 골목, 친구들의 웃음소리, 한낮의 비둘기 울음소리 등이 떠올랐다. 화자의 말처럼 추억이란 그리움의 다른 이름인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모두 변해서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데 우리 기억 속에만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 덧없음이여.

 



 작품 해설을 읽어보니 1905년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귀족들의 살롱에서 살다시피했던 딜레탕트 생활의 종지부를 찍고 파리의 가장 번화한 오스만 거리 102번지에서 낮에는 자고 밤에는 글을 쓰는 긴 칩거 생활 끝에 이 작품이 탄생했다고 한다. ’20세기 최대의 문학적 사건으로 기록된다는 이 작품 말이다. 칩거한다고 해서 누구나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닌데. 그 위대한 칩거 덕분에 우리는 19세기 말 벨 에포크시대 사회상을 알게 되는 것이다. , 이렇게 2권을 완독했구나.3권도 이렇게만 진행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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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27 23: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 하면서 구경만 하는 책~ 2권 완독 축하 및 3권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모나리자 2021-04-28 11:20   좋아요 3 | URL
2권만 같아도 술술 읽을 것 같은데 3권은 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 지..
저도 기대되는데요?ㅎㅎ
감사합니다`새파랑님.^^

청아 2021-04-27 23: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2권 완독 수고하셨어요ㅋㅋ👍

모나리자 2021-04-28 11:21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미미님~^^
거꾸로 잘 읽고 계시죠??ㅋㅋ

oren 2021-05-10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2권을 완독하셨으니, <꽃핀 처녀들의 그늘에서>(3,4권)도 아주 재미있게 읽으시리라 믿습니다. 저도 아직 4권까지밖에 못 읽었지만, 아무쪼록 끝까지 쭈욱 완독하시길 학수고대합니다.^^

모나리자 2021-05-10 20: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oren님~~
이렇게 응원해 주셔서 힘이 나네요.ㅎ
열심히 읽겠습니다. 한달 1권 계획이라서 연말까지 가야 끝나게 됩니다.^^!
 
유대인 지혜의 습관 - 무엇이 그들을 강인하게 만들었는가 좋은 습관 시리즈 9
김정완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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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좋은습관연구소의 습관시리즈 중 아홉 번째 책이다. 출간되기 전 제목 선정 과정에 참여했었기에 무척 기대하고 있던 책이다. 많은 책에서 자주 인용되는 유대인들의 부의 축적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지 않은가. 그런데 그들의 지혜를 습관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라니 더욱더 기대되었다. 파랑과 짙은 노랑 투톤 컬러와 유대인을 상징하는 듯한 그림 등 표지디자인이 참 잘 어울린다. 이 책의 저자 김정완은 유대인 쉐마 교육에 대한 관심과 2010년 랍비 마빈 토케이어와의 인연으로 탈무드 공부를 하였고, 현재 탈무드 원전 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저서로 비즈니스는 유대인처럼, 질문하고 대화하는 하브루타 독서법, 비즈니스 성공의 비밀 탈무드등 다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유대인 지혜의 습관23가지를 테마로 유대인의 역사와 전통, 문화까지 엿볼 수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습관으로 정착되었는지 배경을 알기 쉽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먼저 유대인에게 있어 몸과 영혼을 살찌우는 좋은 습관인 율법이란 무엇인가를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종교적, 사회적, 도덕적 생활과 행동에 관하여 신의 이름으로 규정한 규범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유대인들은 규범을 넘어 처럼 지키려고 노력해왔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절실함이 나라를 잃었음에도 2500년 만에 다시 건설하는 기적을 이루었을 것이다. 생소한 용어는 일러두기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몇 가지 소개해 보겠다. ‘토라(Torah)’는 구약 성경의 첫 다섯 권의 책인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등을 하나로 묶은 것을 말하며 모세 오경이라고도 한다. 토라는 글로 전해진 성문(成文)’ 토라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구전(口傳)’ 토라가 있다. 또 탈무드는 예루살렘 탈무드와 바빌로니언 탈무드 두 종류가 있는데, 지금의 유대인들은 양이 방대하고 자세하며 쉽게 읽히는 장점이 있는 후자의 탈무드를 선호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유대인 이야기이다 보니 종교적인 색채가 짙게 묻어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이 점을 감수하고 현재 상황에 적절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자신의 좋은 습관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록에는 유대인 잠언 모음’, ‘유대인 주요 절기’, ‘유대인 역사가 연대기로 수록되어 있어 이해를 돕고 있다.

 



 이제 본문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그 스물세 가지 각 테마에 독자가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부제가 붙어 있다. 맨 처음 이야기는 질문이며 유대인 최고의 습관이라는 부제이다. 이것을 포함한 스물세 가지의 테마를 크게 구분해 보면, / 감정(처세)/ 사람(인간관계)/ 투자()으로 나눌 수 있다.(내 생각) 그야말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기본이 되는 나를 다스리는 법부터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위한 지혜의 습관이 모두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고 가장 인상적인 부분과 내가 적용하고 실천해보고 싶은 몇 가지에 대해서 리뷰해 보겠다.

 



질문- 유대인 최고의 습관

 


 질문에 있어서 유대인을 따라갈 만한 민족이 또 있을까. 5천 년 유대 민족의 교육의 비밀은 질문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적은 인구수로 노벨상을 휩쓸고 세계 부와 성공자의 명단에 차지하는 유대인 수가 그 증거일 것이다. 종교의 특성이라면 절대 복종인데 질문이라니 의아한 생각도 들었다. 유대인들은 토라(Torah)가 질문을 장려한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질문이라는 율법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사례로 말해준다. 신앙심 깊은 우주비행사가 있었는데 우주왕복선을 타고 지구 대기권을 벗어난 그가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지상에 있는 랍비에게 질문을 한다. 지구 밖 우주 공간에 태양이 90분 만에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상황에 시간을 조정하는 일도 힘들 것 같다. 그런데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머문 도시의 시간대에 맞추어 안식일을 가지라는 랍비의 조언을 듣고 안식일을 지키게 된다. 우주에서까지 율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그들이 놀라웠다. 우리는 질문을 어떻게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을까. 이렇게 거창한 일까지는 못하더라도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다가 궁금한 게 있으면 귀찮은 생각에 그냥 넘어가는 것보다는 탐색을 통해서 끝내는 알고 마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의 일상에서도 질문은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문제에서도 스스로 질문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면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하브루타- 최고의 공부 습관

하브루타는 유대인들의 전통적인 학습 방법을 뜻하는 말로 글자 그대로는 '우정'이나 '동료'를 의미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본문(text)를 가운데 두고 두 사람이 본문의 내용에 근거하여 치열하게 묻고 대답하고 때로는 논쟁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p40)

 



기도- 하루를 돌아보는 습관

 


 기도란 말은 이제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자주 사용하고 있는 단어가 된 것 같다. 13세의 유대인 남자라면 평일 아침, 오후, 저녁 세 번 기도를 하고 안식일에는 별도의 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남자에게 한정되어 있었는데 그 이유는 남성이 여성보다 신앙심이 얕고 시각적인 유혹에 약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잊을 만하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볼 때 유대인처럼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이런 불행한 사건들이 대폭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약간 다른 얘기지만, 나는 주 3~4회 정도 명상음악을 들으며 108배 운동을 한다. 최대한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동작을 하다 보면 울적했던 기분이 사라지고 새로운 희망으로 기분도 좋아진다. 운동과 함께 기분도 새롭게 할 수 있으니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유대인처럼 세 번의 기도는 아니더라도 잠자기 전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도 내일은 더 충만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 하루를 온전히 쉬는 안식일 습관


 

 일주일에 하루를 쉬는 휴일은 유대인들에게 있어 그들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일 정도로 중요한 율법이라고 한다. 유대인들의 안식일은 우리가 쉬는 일요일과 달리 금요일 일몰 때부터 토요일 일몰 때까지 꼬박 25시간을 말한다. 금기시하는 일과 더불어 가족과 함께 영적인 에너지와 육체적인 활력을 회복하는 날이다. 우리의 현실은 각자 바쁘다는 이유로 가족 모두 식사를 하는 것도 드문 일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정해놓고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또 가족 단위가 아닌 혼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습관이다. 개인적으로 내게 가장 필요하고 마음에 들었던 얘기는 하루를 온전히 쉬는 그들의 안식일 습관이다. 블로그 활동을 하면서부터 평일과 주말의 구분이 없어졌다. 당장은 실천할 수 없지만, 좀 한가해지면 한 달에 하루라도 온전히 책에서 벗어나 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영화 한 편을 보아도 좋고 그림을 그리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날을 기대해 본다.


 


공정- 비즈니스를 하는 습관

나는 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를 하던 습관이 유대인들의 생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토라를 많이 배우고 알아도 그 가르침이 삶에서 실천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P83)

 



투자- 분산, 가치, 장기 투자를 하는 습관

 


 경제 관련 서적을 읽다 보면 유대인의 투자 이야기가 자주 언급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분산 투자를 의미하는 대표적인 말이다. 이것은 야곱이 형과 불화를 겪다가 화해를 하고 싶어서 가족을 두 팀으로 나누어 보낸 것을 분산 투자의 한 형태로 보았다는 유래가 나와서 흥미를 끌었다.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속담이 있다. 돈을 이야기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동양권의 정서를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닐까. 유대인에게 있어 황금은 신에 대한 복종으로서 자선을, 부를 축적하여 누리는 풍요로운 삶, 이 두 가지를 상징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선과 투자를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며, 주식 투자는 유대인의 개념으로 볼 때, 가장 상위의 자선 활동으로 본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자선 활동을 한탕주의로 해서는 안 되고 믿음을 갖고 오랫동안 이웃 사랑의 마음으로 투자하는 것이 진정한 자선 활동이라고 한다. 한창 주식 열풍으로 시세차익만을 노리는 분위기가 성행하고 있는데, 이제는 유대인의 진정한 투자 정신을 배워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조화- 변하지 않는 진리를 지키는 습관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유대인에게는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가 토라(Torah)라고 한다. 이스라엘이 독립을 선언하고 사용하기 시작한 국기에는 다윗의 별이 있는데 똑바로 서 있는 정삼각형이 토라(Torah)이고 거꾸로 서 있는 정삼각형은 탈무드를 상징한다고 한다. 이렇게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인 토라와 다양한 해석과 의견을 추구하며 삶에 적용할 수 있는 탈무드를 바탕으로 조화를 지키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삶에서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란 무엇일까. 있기는 한 것일까. 마스크 없이 당연하게 활보하고 여행할 수 있었던 일상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잠식 당한지 1년도 넘게 계속되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에 없다는, 말을 이제라도 명심하고 대비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세계 최고로 창업이 활발한 국가가 이스라엘이며, 유대인의 지혜를 그냥 흘려서는 안 되겠다.

 



고난- 역사를 잊지 않는 습관

 


 어쩌면 한 국가나 민족이 자신들의 고난의 역사를 기억한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고통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비극의 날을 정해놓고 그 역사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통의 기억은 빨리 잊고 싶은 것이 인간의 특성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을 기억하면서 다시는 그런 비극을 겪지 않겠다는 계기로 행하는 것이라면 훌륭한 문화이며 좋은 습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 민족이나 국가만이 아니라 보통의 우리 개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인생에도 굴곡이 있다고 하듯이 한 번쯤 힘든 상황에 놓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시절을 돌아보며 절제하고 자중할 수 있다면 소박한 행복으로도 일상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유대인의 영향력은 이미 증명된 거나 마찬가지다. 많은 유대인 관련 책들이 나오는 가운데 그들의 지혜를 습관으로 연결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좋은 습관을 많이 갖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책을 만나 한 가지씩 자신의 상황에 적용하면서 실천하면 된다. 물론 종교적인 관점이 많아서 호불호로 갈릴 수도 있겠지만, 좋은 습관을 배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유대인의 지혜가 답일 수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유대인의 지혜는 경제와 부의 측면이 부각 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개인의 처세와 인간관계를 지킬 수 있는 대화, 자녀 교육에 대한 지혜, 감정을 다스리는 지혜 등 다양하게 들어있다. 유대인의 지혜를 통해 한층 더 단단한 내면을 지키고 더불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유튜브 공유합니다

 


https://youtu.be/r6JqdE3r-B4


 

유튜브 영상을 만드셨네요.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들의 수고와 노력이 들어가는지 직접 체험하고 있기에,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에 공유해 봅니다. 좋은습관연구소 대표님의 멋진 목소리로 들려주는 유대인 지혜의 습관 이야기입니다.

책을 읽고 나서 들어보니 귀에 쏙쏙 들어오더라구요.(

재미있고 매우 유익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 책은 좋은습관연구소 대표님이 보내주신 책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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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27 1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 선정에 참여하셨다니~! 유대인의 좋은 습관이 잘 정리된 책 같아요. 저도 이책을 읽고 습관을 한번 바꿔보고 싶어집니다~!

모나리자 2021-04-27 14:04   좋아요 1 | URL
네.. 제목 몇 가지를 놓고 투표하는 과정에 참여했는데 은근 재밌었어요.
결국 살짝 다른 제목으로 채택되었지만요.ㅎ
유대인의 부와 성공의 지혜만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의 지혜를 함께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야식이 끝나면 그녀가 어쩌면 지금까지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어떤 충동적인 생각으로 포르슈빌의 품에 안길지도 모르니, 어쨌든 이 가증스러운 여행의 비용을 그가, 스완이 부담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 그녀를 막을 수만 있다면! 그녀가 출발하기 전에 발이라도 삐어 준다면! 


베르뒤랭 씨네 살롱에서 왕따(?)당하고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뺏긴 오데트를 향한 스완의 복잡한 마음이 안타깝고도 웃긴다.ㅎ - P199

그리고 스완의 사랑이라는 이 병은 너무도 확산되어 그의 모든 습관이나 모든 행동, 그의 생각이며 건강이며 수년이며 생명이며 심지어는 그의 죽음 뒤에그가 소망하는 것에까지도 밀접하게 섞여 그와 하나를 이루었기 때문에, 스완 자신을 거의 전부 파괴하지 않고는 그로부터 제거할 수 없었다. 외과 의사 말대로 그의 사랑은 더 이상수술할 수 없는 병이었다.
- P210

인간적인 상념이, 무언가 휴식과 명상의 순간에 전념할 때모든 이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그런 착한 감정이, 노란 광선처럼 그녀 눈에서 분출되었다. 곧 그녀 얼굴 전체가 구름에 덮인잿빛 들판이 석양빛으로 비쳐 구름이 걷히면 갑자기 변모하듯 환하게 밝아졌다. 그런 순간이면 스완은 오데트 마음속 삶이나 그녀가 꿈꾸듯 바라보는 것처럼 보이는 그 미래조차도그녀와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 P219

 "삶이란 참 놀랍다. 이렇게 엄청난 뜻밖의일들을 준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요컨대 악덕이란 것만 해도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퍼진 모양이다. 
- P305

내 마음에 들지도 않고 내 스타일도 아닌 여자 때문에 내인생의 여러 해를 망치고 죽을 생각까지 하고 가장 커다란 사랑을 하다니!"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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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모나리자 > 번역가 권남희의 소소한 일상과 일 이야기

1년전 오늘 리뷰라고 북플이 알려주네요.ㅎ
1년 2년이 너무 빨리 지나가네요.
새로운 한주도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플친님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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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19 16: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플 이런 기능 완전 좋네요. 권남희 작가님 이름이 낯익어서 검색해보니 하루키 에세이 번역하시는 분이더라는~! 앞으로 번역하시는 분들 이름을 잘 봐야겠습니다^^

모나리자 2021-04-20 10:32   좋아요 1 | URL
그쵸.ㅎ 잊고 있던 책을 상기시켜 주네요.
이분이 번역한 책 중에 괜찮은 책이 꽤 많더라구요.^^

붕붕툐툐 2021-04-19 22: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너무 빨라요! 모나리자님도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1-04-20 10:33   좋아요 1 | URL
네.. 너무너무 빨라요.
툐툐님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