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자키 준이치로를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났다손바닥 정도의 작은 문고판인데다가 아주 얇다그런데 처음 보는 단어가 많이 나와서 어려웠다.(번역가들이 번역하기에도 난해한 작품이라고 한다.) 처음 이 작품이 발표되었을 때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그저 탄식할 뿐더할 나위 없는 걸작이라고 격찬을 했으며 문학가 마사무네 하쿠초 또한 인간의 솜씨라고는 믿기지 않는 작품이라 감탄하였고나카무라 미쓰오는 일본 근대 소설 중 열 작품을 꼽으라 하면 반드시 들어가야 할 걸작이라는 호평을 했다이러니 호기심이 당길 수밖에.

 




 이야기는 오사카에 있는 묘지에서 시작된다화자는 절 안내인을 따라 슌킨의 묘 앞에 왔다슌킨의 본명은 모즈야 고토다경사면 중턱을 평평하게 만들어 조촐한 빈 땅에 지은 묘이다모즈야 집안은 이미 몰락해서 일족 중 한 사람이 참배하러 올 뿐이어서 집안의 고귀한 사람이라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듣는다그 옆에 작은 묘는 슌킨의 문하생이자 실질적인 부부였다는 사스케의 묘지가 있다이들은 영묘한 인연으로 얽혀 저녁 안개 아래동양 제일의 공업도시를 내려다보면서 영원히 잠들어 있는 것이다묘지가 여기에 위치하게 된 것은 사스케의 순정과 생전에 정해두었다는 설명도 들어있다. ‘는 슌킨의 무덤 앞에 예를 표하고 검교(檢校)의 묘석을 어루만지며 석양이 질 때까지 천천히 거닐었다.

 




 그 무렵 는 <모즈야 슌킨전>이라는 소책자를 접하고 슌킨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슌킨 3주기에 제자인 검교가 누군가에게 부탁하여 스승의 전기를 편찬하여 선물로 나누어 준 것이었다내용은 문장체로 엮어 있고 검교는 3인칭으로 써 있었지만 틀림없이 이 책의 저자는 검교라고 보아도 무방하다고 말하고 있다어려서 춤을 배웠는데 스승도 혀를 내두를 만큼 영특하고 현명하고단정한 용모에 고아한 분위기의 마치 신과 같이 여겨졌다는 내용이 써 있었다겉보기에 나이도 37세라고는 해도 27,8세로 보였다.


 



 슌킨은 9살 때 불행하게도 눈병을 얻게 되고 양쪽 눈이 실명하게 된다부모는 비탄에 젖어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들을 미워하게 된다부모로서 얼마나 고통스런 상황인가그때부터 춤을 그만두고 거문고를 배우게 되었다그녀는 응성받이로 자라서 교만한 구석이 있었지만 애교가 있고 아랫사람에 대한 배려나 붙임성이 있어서 형제 중에서도 사랑받았지만 막내에게 딸려있는 유모는 그녀를 미워했다고 한다검교는 혹시 유모가 그녀를 그렇게 되도록 만들었나 의심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맹인이 되고 나서 무용을 그만 두게 되고 거문고에 입문하게 된다스승은 그녀가 10세 때 그토록 어렵다는 [새벽 달](오사카 지방의 사미센 가곡(地唄). 미네자키(峰崎)고토(勾?)가 애 제자의 죽을 슬퍼하며 1주기를 추모하며 만든 곡으로 명곡으로 알려져 있음긴 간주곡이 특히 역작이라고 함.) 을 들려주었는데 혼자서 모두 외워 사미센으로 연주했을 정도로 음악에 선천적인 재능을 보여 놀라게 했다영혼을 불태우듯이 노력했지만 그럼에도 생계를 유지하기는 힘들었다그래서 오사카의 본가의 도움을 받는다.

 



 

 특별히 장래에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도 없이 단지 열심히 기술을 갈고 닦을 뿐이었다스승은 엄격하게 대했지만 혼내는 일은 없었고 칭찬해줄 때가 많았다고 한다친절하고 상냥하게 가르쳐주어서 선생을 무서워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열 세 살 사스케가 아홉 살의 슌킨과 만났을 때 이미 그녀는 실명을 해서 아름다운 눈동자를 볼 수 없었다하지만 만날 때부터 그랬으니까 사스케는 그것을 아쉬워하지 않았고원래 모든 것이 잘 갖추어진 얼굴로 생각했기에 오히려 행복했다고 한다.

 



 슌킨에게는 12살인 언니와 6살인 동생이 있었는데 그들보다 기량이 뛰어났다그리고 사스케가 슌킨을 사랑하게 된 것도 어쩌면 운명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는 그녀의 장애 때문에 연민과 동정이 생긴 것이 아니라 그녀의 모습에서 신기한 기운 같은 걸 느껴서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누군가 그게 아니라는 오해를 하고 수군거리면 그런 말은 어처구니없는 말이라며 반박을 했다하지만 사스케는 그것을 드러내지 않고 처음의 불타는 듯한 숭배의 마음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면서 착실하게 섬겼기에 연애라는 자각이 없었고있다고 해도 상대는 천진난만한 딸이고누대에 걸친 주인의 따님이어서 그저 분부를 받들어 함께 길을 걷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던 것이다그런데 사스케만이 아니라 여자 하인이 시중을 들 때도 있었는데 슌킨이 사스케가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사스케가 14세였던 때부터 맡게 되었다고 한다그때부터 매일 검교의 집에 가서 공부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데리고 오는 일을 반복했다누군가 왜 사스케에게 시중을 들게 했느냐고 물으면 슌킨은 사스케다 온순해서 그랬다고 한다.




 영민하고 조숙한 그녀가 눈이 보이지 않게 된 후 제 육감이 더욱 예민해져 사랑을 인식했음에도 사스케에게는 털어놓지 않아서 처음부터 사스케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처럼 보였다.그녀를 시중을 드는 일은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제멋대로인데다 맹인 특유의 고집이 있어서 한시도 방심할 수 없었다신경 쓰지 못한 사이 그녀의 기분이 나빠질 때도 있어서 얼굴 표정이나 동작을 놓치지 않아야 했기에 신중함을 시험당하는 기분이었다슌킨은 사스케를 은근히 짖궂은 장난으로 괴롭히기도 했는데 그는 오히려 어리광을 부리는 듯 일종의 은총으로 여기며 즐거워했다그렇게 슌킨의 시중을 들면서 그녀가 연습하는 음악 소리를 들으면서 자연히 음악의 취미가 길러졌다.

 



 나중에 사스케도 맹인이 되어 슌킨의 명예를 얻어 검교의 자리를 얻고 음악을 했지만 슌킨이 높은 하늘만큼의 천재적인 재능이 타고 났다면 사스케는 엄청난 노력으로 인한 것이었다사스케는 14세에 변변치 않은 사미센 하나를 사서 동료들이 모두 잠든 심야에 연습을 했다. 5,6명의 종업원이나 견습생이 서면 머리가 닿을 정도로 천장이 낮고 좁은 방에서 그들이 잠자는 것을 방해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조건으로 비밀스럽게 부탁한 것이다불평을 하는 이는 없었지만 그들이 숙면을 취하기를 기다렸다가 벽장 속에 들어가 연습을 했다.

 



 이렇게 몰래 연습하곤 했던 일이 같은 방 동료 외에는 몰랐는데 어느날 새벽 슌킨의 어머니의 하녀가 화장실에 있을 때 []이라는 곡이 들려서 알게 되고 너도 나도 들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슌킨의 어머니까지 알게 된다하지만 사스케는 아직 모르는 줄 알고 대담해져서 일하다가 쉬는 짬이 생기면 연습하다가 나중에는 잠이 부족해지고 따뜻한 곳에만 있으면 졸음이 쏟아지게 된다그리고 새벽 세시에 빨래 말리는 곳에서 혼자 연습을 하다가 희미하게 동이 트기 시작하면 잠자리에 들곤 했다.

 



 그리하여 점포 지배인에게 불려가 호되게 야단을 맞고 사미센을 몰수당했지만 안에서는 어느 정도 칠 수 있는지 듣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고생각지 않은 곳에 구원의 손길이 펼쳐졌는데 그 사람은 슌킨이었다이리하여 11세의 슌킨과 15세의 사스케는 사제의 연을 맺고 견습생 일을 하는 한편 일정 시간을 정해서 사미센 배우는 것을 허락받게 되었다하늘을 오를 듯이 기뻤음은 물론이다평소 신경질적이었던 슌킨이 어떻게 그런 혜택을 사스케에게 허락했을까궁금해 했는데 아마도 주위 사람의 의견이 전달되어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알고 보니 고용인들이 신경질적인 슌킨을 시중드는 것이 힘들고 슌킨과 사스케가 같은 취미를 갖고 있으니 그쪽으로 유도해서 그 책임을 전가한 것이었다아마도 사스케가 신의 가호가 분에 넘친다고 기뻐할 것이라며 말이다결과적으로는 사스케가 큰 은혜를 입게 되었다어쨌든 영악한 하인들 덕분에 이렇게 둘의 운명은 시작되었다.

 



 이 둘은 주종(主從)관계도 아니고 동문(同門)도 연인 사이도 아닌 애매한 상태가 2,3년 계속되다가 나중에 순쇼 검교가 죽고 나서 슌킨은 스승의 자리를 물려받는다그런데 어린 스승 슌킨은 네 살이나 많은 제자 사스케에게 어떻게 가르쳤을까야무지게도 슌킨은 바보이것도 외우지 못했느냐고 소리지르며 북채로 사스케의 머리를 때리는지 훌쩍훌쩍 우는 소리를 들은 고용인들을 놀라게 했다슌킨은 가학적인 면이 있었다그런데도 사스케가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남아있었던 것은 슌킨에 대한 순애보적인 사랑과 연민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슌킨이 애지중지했다는 휘파람새와 종다리 이야기도 나온다가장 좋아하는 새는 휘파람새였는데 텐코’(우렛 소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아침저녁으로 지저귀는 소리를 즐겼다슌킨의 재능을 샤미센칠현금만이 아니라 작곡도 할 줄 알았고 다양한 재능이 있었다거문고를 연주하면 휘파람새가 기뻐하며 지저귀고 함께 연주를 겨루는 듯한 분위기였다고 묘사하고 있다부자집에 태어나 제멋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고 살았던 슌킨에게 맹인이 된 것 말고도 시련이 있었으니 몰래 잠입한 흉한(兇漢)에게 끓는 물 세레를 받은 것이었다그 이후 슌킨은 얼굴과 머리를 거의 꽁꽁 싸매고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사스케는 이런 슌킨의 모습을 보기가 그렇게 괴로웠을까. 41세에 맹인이 된다세상에맹인이 되려고 작정하고.. 그 과정을 묘사하는 부분은 정말 섬뜩하다하녀의 방에서 몰래 경대와 재봉바늘을 가지고 나와서 자기의 눈을 찔러서... 그리고는 슌킨에게 자기도 이제 맹인이 되었다고 말한다물론 그 얘기는 하지 않는다단지 스승님을 지키지 못해서 그 빚을 갚기 위해 맹인이 되기로 했던 것 같다.

 



 글쎄 그 부분에서 의문이 들었다아무리 사랑하는 마음이 강하고 빚 갚음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해도 멀쩡한 눈을 멀게 해서까지 할 수 있을까그런데 사스케는 그렇게 되고 나서 더욱 더 행복을 느꼈다고 묘사하고 있다눈이 보였을 때 못 보던 것을 맹인이 되고 나서 더욱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는 아이러니어쩌면 사스케가 맹인이 되고 나서 슌킨은 전보다 마음을 내주었던 것 같다동병상련의 정을 느꼈을까사스케는 슌킨을 관념적인 슌킨을 만들어내서 사랑하고 있었다그러니 그녀가 죽었어도 사스케의 마음 속에는 죽은 사람이 아니었다촉각의 세계에서 두 사람이 나누는 교감에 뭉클하고 안타까운 감동으로 일렁였다.

 

 



***** 상품 검색이 안 돼서 페이퍼로!

좀 아쉬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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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7-01 00: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모나리자님 진정 일본어 고수!준이치로의 일본어 문장은 미시마보다도 어려운(특히 한자!) 전 세설만 완독 했지만 준이치로 두여자와 고양이 읽다가 내실력으로는 ,,이라며 뒷걸음 쳤는뎅 ㅎㅎㅎ

모나리자 2021-07-01 10:59   좋아요 4 | URL
왓!! 정말 고수된 기분인 걸요.ㅋㅋㅋ 감사해요!
정말 큰 응원의 말씀이세요. 진짜 어려운 한자 많이 나오고 오사카 방언까지!
얇은 책 무시하면 안 된다니까요.
조루리 등 일본 전통 가극과 유파 이야기도 곁들여서 나오는데 사전 찾느라 시간 겁나게 많이 썼어요.ㅋㅋ 그만큼 뿌듯한 마음!!
7월도 화이팅 하세요~스콧님.^_^

새파랑 2021-07-01 00: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원서 보시는 분들 너무 부러워요 ㅜㅜ 근데 리뷰만 봐도 너무 이야기가 흥미롭네요. 일부러 맹인이된다는 건 어떤 마음이었을지 ㅜㅜ

scott 2021-07-01 00:50   좋아요 5 | URL
새파랑님 민음사 쏜살 문고에서 준이치로 ‘슌킨 이야기‘ 있습니다
준이치로 이 작품은 중국 현대 문학과 한국 소설가들에게도 깊이 깊이 영향을 준 작품 ^ㅅ^

모나리자 2021-07-01 11:02   좋아요 4 | URL
네. 감사해요. 새파랑님.^^
맹인 되기로 작정하고 그 장면을 묘사하는데 너무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어서 무섭더라구요.ㅠ 아마도 슌킨을 완전히 이해하고 싶어서 용감하게(?)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새파랑님도 곧 읽어보실테니... 직접 느껴보세요.
7월도 힘차게 화이팅 하세요.^^

모나리자 2021-07-01 11:05   좋아요 4 | URL
가와바타야스나리까지 칭송을 아끼지 않은 걸 보면 대단한 것 같아요.
정말 사스케의 순애보를 넘어 영혼의 사랑이었어요. 아무래도 처음에는 연민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어요.^^

붕붕툐툐 2021-07-01 17: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야~ 원서 독자에게서 풍겨 나오는 이 멋짐!!👍👍

모나리자 2021-07-01 2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툐툐님 좋은 말씀도 큰 응원이세요. 편안한 밤 되세요.^^

그레이스 2021-07-01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번역본으로 읽어 봐야겠어요^^

모나리자 2021-07-01 2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좋으실거예요~그레이스님 굿밤되세요.^_^
 
줌Zoom으로 강의하라! - 성공적인 찐 줌 수업 워크숍
홍영일 지음 / 성안당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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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학교나 직장에서는 물론 각종 동호회에서 화상 수업이나 온라인 모임이 일상화된 요즘 상황에서 Zoom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기에 궁금한 마음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쓴 홍영일 저자는 현재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교육팀장이며 재미와의미연구소 대표 등 많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서울대, 서강대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고 다양한 SNS 매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 책 외에도 공저로 IB를 말한다행복교과서:청소년들의 행복 수업을 위한 첫걸음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그동안의 학교 수업이나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만남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매개로 해서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직접 등교해야만 했던 학교 수업이나 출근하는 것이 당연했던 일상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소통하는데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함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아마 이것도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일면이기도 할 것이다. 무엇보다 수업이나 강의를 하는 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라면 꼭 배워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되었다. 그 외에는 각종 Zoom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 간단한 툴을 배워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구성은 1부 줌을 만나다 2부 전문가답게 만들어주는 줌 디테일 일곱 가지 3. 화상수업의 묘미: 언제 화상수업을 해야 하는가? 4Zoom 수업 어디까지 가능한가? 상상력에 달렸다. 5부 학생들이 좋아하는 찐 줌 수업: 수업 유형별 성공적인 수업 운영 기법들 6부 줌에 날개를 달아주는 협업 도구와 퀴즈 게임 앱 7부 성공적인 Zomm수업을 위한 마인드 셋 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사진>17

 


맨 처음에 http://Zomm.us사이트에 들어가 무료로 가입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름과 성을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정하고 프로필을 설정한다. 프로필 사진을 등록하는 방법, 회의실 개설까지 나온다.

 


<사진>33


  이런 화면이 된다.


 


<사진>- Zoom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경우.

 



 

스마트폰에 Zoom앱을 깔고 클릭해서 들어가면 이런 화면이 나온다.

보이는 주황색 버튼은 [새회의], 이것은 직접 회의를 개설할 때 호스트가 사용하는 버튼이고 바로 옆의 [참가]버튼은 다른 사람이 참여할 때 사용한다.

 



<사진> 120

  인하대 요가 수업을 줌으로 홈 레슨하는 모습이다.



 

화상수업이 어느 영역까지 가능할까 싶었는데 이렇게 실습을 해야 하는 수업도 가능하다니 놀라웠다. 실제 요가수업을 생각해보자. 나는 요가를 배운 적은 없지만, 아이들 어렸을 때 에어로빅을 몇 달 다닌 적이 있다. 배우다 그만둔 적 있는 사람을 알 것이다. 그 동작을 따라하지 못해 받는 스트레스도 은근히 크다는 것을. 이 요가수업도 그랬다고 한다. 실제 수업에서는 옆 친구들을 의식하다 보니 제대로 수업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는데 이 화상수업은 각자 집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다 보니 더 집중할 수 있었고 11 코멘트를 듣기 때문에 개인 레슨을 받은 느낌까지 든다고 말이다. 한마디로 화상 수업이 어디까지 가능할지는 상상력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산행을 줌 수업으로 진행한 재미있는 사례도 들어있다.

 


 


  <사진>149

 


 수업이든 회의든 의견을 말하고 공감하는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화상수업으로는 어떻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까. 5부에서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찐 줌 수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기법을 알려준다. 강의형 수업, ‘살아있는소통 기법, 줌의 고급 기증, 판서 요령, 오디오 연결 끊기로 하울링 문제 해결하는 방법, 실습형 수업 유형, 줌 소회의실 기능의 환상적인 업데이트 등이다.

 

 



사진의 모습은 채팅창을 활용하여 200% 소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실제 수업에서는 질문에 답변하기를 꺼리는데 화상수업에서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간단한 퀴즈를 활용하며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231

  퀴즈 게임 앱 소크라티브를 소개하고 있다. 교수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앱이라고 한다.

 



스마트폰에 소크라티브 앱을 설치하여 사용하는데 선생님용과 학생용이 있다고 한다. 퀴즈 출제와 점수처리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퀴즈게임 앱으로 카훗이 있고, 교수 학생 모두 좋아하는 앱으로 멘티미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297

 


 맨 마지막 7부에서는 성공적인 Zoom 수업을 위한 마인드 셋을 다루고 있다. 무언가 처음 배울 때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고 한다. 무엇을 배우든 처음엔 낯설고 두렵기 마련이지 않은가. 결국,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암시하며 배움에 임할 때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얘기다. 교실은 교수자 세상이지만 사이버공간은 학습자들의 세상이라는 말에 깊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사이버공간에서 모든 학생들을 통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자율권도 인정하면서 수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자기결정성이론이라는 심리적 요인을 적적하게 조화를 시키는 것이 성공적인 화상 수업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여기서는 임파워먼트 테크놀로지(Empowerment- Technology)’라는 개념을 설명하고 있는데,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술은 Zoom, 구글 행아웃 미트(Goolle Hangout Meet),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 시스코(Cisco)사의 웹엑스(Webex)등이 있는데 이 중 학습자들에게 권한 위임의 경험이 가장 큰 것이 Zoom이라고 한다.

 



 저자는 교수자 입장에서 화상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이 의외로 온라인 수업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나도 공감하며 웃음이 났는데 우리 작은 아이가 코로나 사태로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게 되니 너무 좋다는 거였다. 어쨌든 우리는 장기화 된 코로나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그런 바이러스가 자주 찾아올 거라는 기사도 있었으니 화상수업이나 화상 강의의 수요는 더욱 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실습을 하면 누구나 배울 수 있지 않을까. 리뷰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구글 독스나 드라이브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드 문서, 엑셀 문서, 파워포인트 등 평소 익숙한 문서를 구글에서도 배울 수 있다니 호기심이 생겼다. 화상수업이나 모임을 운영하는데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풍부한 사진 자료와 자세한 설명이 들어있어서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지 저자의 카톡 메시지를 활용하면 된다는 든든한 응원과 배려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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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6-27 21: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흥미 돋네요~ 저도 온라인 수업은 줌을 활용하고 있는데, 줌이 8월부터 유료화 되어서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야 할 거 같아요(이래서 2학기는 전면등교를 하나 싶기도...). 줌 수업하면서 애로사항이 많았는데-참여도 저조 등- 참고하면 좋을 거 같아요!

모나리자 2021-06-28 10:51   좋아요 1 | URL
네~툐툐님이 보시면 딱 좋을 책이네요!ㅎ
규모에 따라서 무료와 유료 플랫폼으로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 같아요.
제 작은 아이도 줌 수업 들을 때 비디오를 끄고 들을 때도 있다는 등.. 그런 얘길 하더라구요.ㅎ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지겠지요. 그래서 수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퀴즈도 내는 등 교수자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완전히 통제하려고 하지 마라, 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ㅎ 실제 대면 수업보다는 힘들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고 6월 마무리도 멋지게!!~^^

새파랑 2021-06-27 21: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주변에서 줌 회의 많이 하던데 전 이상하게 한번도 못해봤어요 ㅜㅜ 하게 된다면 모나리자님 리뷰 참고해서 해봐야겠어요^^ 역시 모나리자님은 북플 IT전문가이심👍

모나리자 2021-06-28 10:58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수업 ,강의 등 IT 회사에서 많이 활용할 것 같아요. 제 큰아이도 재택근무를 1년이 넘도록 하고 있대요. 입사 2년 좀 넘었는데 재택근무가 더 길어지게 생겼어요.ㅎ 9월까지!!
전문가는요.ㅋㅋ 하도 줌 줌 하길래... 궁금해서 읽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새파랑님.^^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 노정태 옮김 / 부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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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에 침묵의 봄≫ 이래로 가장 탁월한 업적이라는 추천평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그리고 목차에서 지구를 지키는 원자력’이라는 주제를 발견하고 놀랐고 더 깊은 관심이 생겼다내가 모르는 뭔가 있구나제대로 알아보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저자 마이클 셀렌버거는 30년 넘게 기후환경사회 정의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환경 저널리스트로서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월스트리트저널≫ 등 여러 매체에 기후변화원자력 발전아마존 삼림 파괴기후 탄력성환경 불안증주택과 노숙자 문제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글을 발표해 왔다. 2008 타임 환경 영웅에 선정되었으며 그의 글과 TED 강연 동영상은 500만 뷰 이상을 기록 중이다원전을 다룬 영화 <판도라의 약속(Pandora’s Promise)>에 출연했으며 공저로 돌파하라환경주의의 죽음에서 가능성의 정책까지(Break Through: From the Death of Environmentalism to the Politics of Possiblity가 있다.

 

 



 이 책을 읽은 소감은 우선 재미있다지구와 환경이라는 묵직한 주제의 이야기여서 어렵지 않을까 했지만 기우였다이제 20세기 환경학 최고의 고전이라는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거뜬히 읽을 수 있겠다그리고 그동안 내가 지구와 환경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다는 것에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그동안 흘려들었던 사실이 고정관념이거나 사실이 아니었고 인간의 이기심으로 호도되었던 사례도 많았다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은 지구 종말론을 둘러싼 오해와 배경 이야기를 시작으로 쓰레기 문제멸종 위기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 문제 등 소위 환경주의자와 친환경 사업의 전모를 밝히는 가운데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그동안 빙하가 녹고 있다평균 기온이 몇도 높아졌다언젠가는 물 부족국가가 더욱 늘 것이다는 등 불안한 뉴스를 들었지만곧 잊어버리곤 했다하지만 이런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였던 사람들도 있었다특히 영국 어린이들은 정서적 충격을 받아 악몽을 꾼 적이 있다는 얘기를 접하고 놀라웠다저자는 이렇게 잘못된 정보로 인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되거나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조장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이 책을 읽은 계기로 환경 문제에 대한 뉴스나 기사를 접하게 되면 이전보다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저자 마이클 셀렌버거가 인터뷰한 자료와 학술지영화 등 각종 자료를 제시하며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어서 몰입하며 읽었다언급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나 많지만 그중 가장 궁금하고 인상적이었던 내용으로 소개해 보려고 한다.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

 


 예전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2000년의 y2k 외에도 지구가 멸망한다는 해괴한 기사가 오르내린 적이 있다아직도 기후 양치기(climate alamist)’ 멸종저항이라는 활동가들이 환경 재앙에 대한 공포심과 지구 종말론을 내세우며 국가 사회에 불안과 우울증을 불러일으킨다는 연구 사례를 언급하고 있었다그런데 왜 그렇게 기후에 대한 재앙이나 지구가 멸망하지 않을까 걱정에 심취해있는 걸까사실 보통 사람들은 일상을 꾸려나가는 것도 힘이 부치는데 말이다환경 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 미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많은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고 있었다. 20년 전 기후변화와 종말론적 세계관에 푹 빠져있었고 10년 넘게 채식주의자로 살다가 다시 고기를 먹게 되었다고그리고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삶에 대한 불안과 불행을 투영하는 것이었다고 말이다결국선진국의 탄소 배출량은 10년 넘게 감소해 왔으며 오늘날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평균 2~3도 상승하는 선에서 머물 가능성이 높으며 티핑 포인트를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참 다행한 일이다.

 



 

선진국의 비뚤어진 양심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도 개발도상국의 개발을 막으려는 선진국들의 비뚤어진 양심이 충격이었다. 2019년 아마존 화재를 둘러싼 언론 보도는 왜 사실이 아닌 것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일까? <뉴욕타임스>는 아마존을 지구의 허파라고 주장했으며 그린피스는 개발을 막으려고 훨씬 강화된 삼림법(Forest Code)을 제정하라고 브라질 정부에 압력을 넣었고그린피스 등 환경 단체들은 소유 토지 중 50~80퍼센트에 달하는 넓은 면적을 숲으로 보존할 의무를 토지 소유주들에게 부과하는 새로운 삼림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아마존이 세계 산소에 기여하는 양은 사실상 제로라고 했다숲 보존보다는 작은 마을에 돈이 들어와 학교를 짓고 GDP가 상승하고 불평등은 감소한다고 말한다.

 



 그린피스 외에도 세계은행이 브라질 농업의 현대화와 집약화를 막으려고 방해를 했던 내력을 얘기하는 부분은 농민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일었다그린피스가 끼어들어 유럽 식품 회사들에 압력을 넣어 브라질산 콩을 구매하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였다농부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규제를 가하는 거였다이러한 이면에는 자신들의 권력과 이기심에서 비롯되었을 것임은 뻔한 일이 아닐까인터뷰한 넵스태드의 말에 의하면 이런 사례는 반개발주의와 반자본주의의 전형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이런 기준을 프랑스나 독일에는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야생을 지키겠다는 그린피스와 NGO들의 전략은 그들의 의도와 반대로 중요한 조류 생물종이 60퍼센트나 감소했다고 한다이런 배경에는 유럽 국가(프랑스와 아일랜드)의 입김이 작용하고 결국 자국의 이익을 위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웠다는 것을 알게 되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한마디로 자국을 위해서는 개발을 서슴지 않으면서 브라질산 식품이 유입되는 걸 막으려는 이기심이었다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은 요원한 것일까.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이 새 모아(moa)를 잡기 위해 산림을 불태웠던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불을 이용한 산림 파괴는 토지를 비옥하게 만들어 농업 발전에 일조했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또 많은 나무의 씨앗이 불이 나야 발아가 되도록 진화했다는 말도 언급하고 있었다불은 숲에 쌓인 나무 바이오매스를 청소해 주는 기능을 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그린피스 브라질 지부 아다이우와 지젤 번천이 아마존의 육류 생산 방식을 위해 산을 깎아 광활한 목장을 만든 것을 보고 충격에 빠지자 그들은 인류의 역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드러냈다는 것, 웅대한 원시림에 숨겨 있는 현지 농민들의 가난은 전혀 모르는 낭만적 환경주의자라며 꼬집고 있었다동화 <헨델과 그레텔>이나 <빨간 모자>를 언급하며 야생은 현재와 과거에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과거에는 야생을 공포의 대상으로 보았고 초기 기독교인들은 숲을 없애는 일을 악이 아니라 선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이렇게 과거 유럽의 문화적인 배경을 엿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예전에는 멋모르고 자연에 대한 웅장하고 아름다운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는데 이것이 언론을 무대로 삼는 활동가와 tv 다큐멘터리 연출가들이 동원된 조작일수도 있다는 걸 알고 소름이 돋았다삼림 파괴를 세계의 종말처럼 묘사하였고이렇게 부정확하고 불공정한 보도로 인해 브라질 내부 갈등을 양극화시켰다는 점과 농부와 환경 운동가 입장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해법을 찾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를 접했기 때문이었다이렇게 우리가 그동안 포장된 겉모습 이면에 숨겨진 내막을 다양한 사례로 풀어내고 있다예전에 읽은 책에서 약이나 우유 등 어떤 식품이 좋다는 걸 내세워 대기업과 정부가 손을 잡고 판매촉진을 위한 광고였다는 것을 접한 적 있다아직도 이런 권력과 이익을 위해서는 현장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생각지 않고 덮어놓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아마존이 지구 산소의 20퍼센트를 공급한다는 환상은 1966년 코넬대학교의 어떤 과학자가 내놓은 논문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그후 한 기후학자는 사이언스에 인간이 초래하는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 중 산소 공급에 대한 것은 부족해지지 않을 것이며 이것은 인류의 행운이라는 언급을 하고 있었다.

 

 



 몇 년 전 우연히 악어에 관한 기사와 영상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물론 영상은 거의 모자이크 처리였다아마도 환경운동가였던 것 같은데 악어를 잡아 가방을 만드는 회사에 잠입하여 현장을 체험하고 기사화했던 내용이었을 것이다백을 만들기 위해서는 너무 자라지 않은 새끼 악어를 사용하였는데 그것도 마취를 하지 않고 살아있는 새끼 악어를 잡는데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잔인한 장면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그 무렵 미국의 유명 배우도 인조백을 쓰기로 했다는 기사를 접했던 것 같다. 여기서도 플라스틱을 둘러싼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환경을 지키고 싶다면 자연물을 사용하지 말고 인공물로 대체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자연을 보호한다는 정책이 항상 옳은 일만 하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캘리포니아의 요세미티국립공원을 만든 후 500~1000만 명에 달하는 원주민이 쫓겨났다고 한다환경 보호 정책의 핵심은 바로 원주민 내쫓기였다고 한다콩고의 비룽가국립공원을 콩고인이 운영하는 게 아니고 벨기에인 왕족이 운영하고 있다니 이게 바로 환경 보호의 탈을 쓴 새로운 식민주의라는 말에 고소(苦笑)를 금할 수 없었다더구나 댐 건설로 전기를 공급하게 될 것이지만 너무 비싸서 부유한 사람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원전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 책에서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었다왜냐하면원자력의 장점을 제대로 말해주는 것을 듣지 못했고또 하나는 우리 큰아이가 원자력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신입생이 되어 오리엔테이션을 하던 날이제 여러분은 취업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학과 교수의 얘기가 있었다고 한다우리 집 근처 도보 5분 거리에 한국전력이 있는데 걸어갈 거리에 직장이 있다니 환상적이구나그러면 신의 직장이 따로 없을 텐데, 우스개 말을 했었다. 그런데 졸업하기도 전에 정부에서 탈원전을 선포하고 선배들도 취업 문이 막혔다고 어이없어했던 기억이 있다.

 



 

원자력은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저렴한 전력 생산 방식 중 하나로 오래도록 그 자리를 유지해 왔다유럽과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원자력 발전 전기는 천연가스나 석탄 발전 전기보다 더 싼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P313)

 

 


 

방사능 폐기물은 어떨까통념과는 정반대다전력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중 가장 안전한 최선의 폐기물이 바로 방사능 폐기물이다지금껏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폐기물 때문에 사람이 죽거나 다친 일은 단 한 건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P313~314)

 

 



 

 이 부분을 읽다가 깜짝 놀랐고 반가웠다전에 보았던 원전 사고를 다룬 재난 영화 <판도라>가 생각났다알다시피 원자력 폭발 사고에 이어 방사능 누출에 대한 공포심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였다여기서 말하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영화는 잘못된 것이 아닌가미국에서도 1979년 제인폰다가 <차이나 신드롬(The China Syndrome)>의 주연을 맡아 원자력에 대한 공포를 기여했다고 한다영화를 개봉한 지 12일 만에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하고 이후 신규 원전이 단 한 곳도 건설되지 않았다고 한다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부추겼을 것이다그런 상황에서 여러 국가들이 탈원전을 선포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사고에 대한 전문가였던 제리와의 인터뷰 자료를 제시하며 잘못 알려진 오해를 바로잡는다. LNT라는 용어를 처음 알았는데 문턱값 없는 선형 모델(linear no-threshold model)’의 약어로 방사능 노출이 생명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모델 중 하나라고 한다결국 후쿠시마에서도 원전 사고로 누출된 방사능에 노출되어 사망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왜냐하면 노출된 방사선의 양이 암을 일으킬만한 수준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고 한다서둘러 원전을 폐쇄했던 미국 등 탈원전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독일과 일본의 경우 얼마나 큰 대가를 치루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그에 비하면 대부분의 원전을 이전처럼 사용하고 있는 프랑스의 전력 생산 비용은 독일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탄소 폐기물은 독일의 10분의 수준이다원자력은 매우 저렴하고 안전하고 효율 높은 가장 깨끗한 에너지라고 예찬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이렇게 원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그것은 원자폭탄과 원자력을 동급으로 오해하는 것에서 비롯되었고 환경보호라는 명목적인 구호를 이용하여 뿌리 깊은 정경유착이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특히 요즘 투자자들 사이에 테슬람으로 불리는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2017년 천연자원보호협회환경보호기금시에라클럽과 연합하여 캘리포니아에 남은 유일한 원자력 발전소인 디아블로캐니언 원전을 폐쇄하라고 캘리포니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고 한다테슬라의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로 대체해야 한다면서 말이다세계적인 억만장자가 인류에게 어떤 것이 좋은지 뻔히 알 텐데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그런 주장을 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그런 내용이 가득하다인구론을 맬서스의 영향을 받은 맬서스주의자들은 인구 과잉의 공포를 선동하다가 기후 폭탄으로 갈아탔다신재생 에너지가 그렇게 좋다면 왜 세계 최고 극빈층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것일까.

 

 



 인공지능을 비롯하여 4차 산업혁명이 분분하게 논의되고 있는 현시점에 아직도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숯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는 콩고의 실상을 알게 되었다그것이 선진국은 당연히 누리고 있는 혜택이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제 아래 가난한 나라의 개발을 막고 있는 환경보호주의자들의 입김도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이렇게 이 책에는 우리가 고정관념이나 잘못 알고 있는 사실들을 연구 사례나 인터뷰한 자료를 제시하며 설득력 있게 들려주고 있으며 선진국의 비윤리적인 태도를 낱낱이 파헤치며 고발하고 있다. 그리고 '경제 성장이야말로 환경 보호'라는 말이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인간이 배고픔에서 벗어나야 예의를 차릴 수 있듯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어야 자연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핵무기가 존재하는 것을 '메멘토 모리'와 연결시킨 점도 통찰력있게 다가왔다. 그만큼 두려운 재앙임을 알기에 그러한 불안을 관리할 수 있는 지혜를 찾으려고 심사숙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구를 위해 무엇을 실천하면 좋을까?

 


 진정한 성공이란 자기가 살던 곳을 조금이라도 좋게 하는 것이라고 들었다세계적인 거부명망있는 학자들이 자신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좋은 정책이 실현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호도하는 사례가 가득해서 안타까웠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 까지 많은 학자사상가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점도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특히 러셀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고상하기만 한 철학자가 아니었다인구 과잉으로 가난과 빈곤이 세상에 만연하고 수소 폭탄 전쟁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을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오히려 지금은 세계 각국이 인구 감소를 걱정하고 있지 않은가요즘 착각이라는 단어가 붙은 책 제목을 종종 본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착각이 아니라 무관심이었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이 책은 한마디로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를 위해 무엇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가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책이다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면서 무조건 이익되는 것에 혈안이 된 분위기다특히 세계적인 거부인 일론 머스크는 주식투자에서 아주 영향력이 두드러지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제 현명한 투자를 위해서도 혜안을 얻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원자력 발전을 철저히 반대하고 자신이 만든 태양광과 패널로 세계를 호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는 환경보호를 정치에 이용하여 이익을 얻고 명성을 얻으려는 자들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감시의 눈과 귀를 열고 있어야 한다는 걸 새삼 느꼈다어떤 사람이 우리 지역사회의 환경보호를 위해 얼마나 공헌할 수 있는지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황금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함께 혜택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닐까그리고 지구를 지키는 방법을 정확하게 제대로 알아서 후손에게 깨끗한 지구 살만한 지구를 물려주면 더욱 떳떳하지 않을까생각해보았다.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은 물론 그동안 관심이 없었던 독자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내 몸이 하나이듯이 지구도 하나뿐이지 않은가. 그리고 환경 정책을 펴는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환경 휴머니즘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의 땀과 노력의 산물이 이 책에 가득 담겨 있다. 이 책이 널리 퍼져 많이 읽혀서 지구의 미래는 희망적이라는 메시지를 함께 공감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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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기후 문제에 관해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 중 상당수는잘못되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그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야 한다. 환경 문제를 과장하고, 잘못된 경고를 남발하고,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조장하는 이들은 긍정적이고, 휴머니즘적이며, 이성적인 환경주의의 적이다. 그런 주장에 신물이 났기에 나는 이 책을 쓰기로 했다.
- P28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 대한 논의는 흔히 혼란스럽고 혼돈에 빠지기 일쑤다. 대중은 과학의 탈을 쓴 공상이 아니라 진정한 과학적 사실을 구분해 알고 싶어 한다고, 또한 인류가 가진 긍정적인 잠재력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 한다고 나는 믿는다. 이 책이 그러한 지적 허기를 달래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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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화는 중대하고 놀라운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는 과정



추상화는 현실에서 출발하지만,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가며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과정이다. 추상화는 화가도, 작가도, 과학자도수학자도, 무용수도 모두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 P131

우리도 모두 추상화를 할 수 있다. 이 장에서 다룬 추상의 사례들,
피카소의 〈황소〉나 〈물에 침식된 돌의 관찰〉 등을 참고하면 된다. 방법은 추상화 주제를 잡고 그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다. 먼저주제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하라. 그 다양한 특성과 특징을 두루 생각하라. 가장 본질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잡으라. 그 다음 시간이나공간의 거리를 두고, 추상화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거듭 생각하라.
- P132

대가들의 추상화 사례를 보면서 영감을 얻으라. 그들을 따라해보라. 오렌지나 사람 같은 대상을 거듭 추상화함으로써 자신이 얼마나잘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라. 당신이 추상해낸 것은 그동안 간과한것이 아니었는가? 오렌지주스? 심장박동? 화학성분 목록? 당신은피카소처럼 상당히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추상을 진행시킬 수 있는가?
- P132

이 질문에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다. 오직 끊임없이 이어지는, 보다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진실에 대한 탐색이 있을 뿐이다. 궁극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추상화 자체의 본질을 찾아내는 것인데,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밟아가고자 하는 길을 밝게 비추는 빛이 될 것이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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