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Space Fantasia (2001 야화) 세트 1~3(완결) 2001 Space Fantasia
호시노 유키노부 글.그림, 박상준 감수 / 애니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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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요약 。。。。。。。

     ‘2001 Space Fantasia(2001 야화)’라는 제목만 봐도 대충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Space Fantasia란 이 책이 소위 말하는 SF장르의 책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야화’라는 단어는 ‘천일야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이 작품이 여러 개의 단편적인 이야기들의 모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작가는 가까운 미래에 인간이 우주로 진출해 삶의 지경을 크게 넓힐 것이라는 기본적인 가정 위에, 그 과정 가운데서 예상되는 여러 난제들과 윤리적 문제들, 그리고 기발한 상상력에 기반 한 흥미로운 사건들이 매 이야기 등이 매 챕터를 채우고 있다. 세라자데가 들려주는 인간과 우주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꽤나 재미있는 놀이다. 

 

2. 감상평 。。。。。。。

     오랜만에 읽어 본 만화책이다. 말 그대로 ‘머리를 좀 식혀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막장 책장을 넘기면서 들었던 느낌은 처음의 예상과는 좀 많이 달랐다. 작가는 단순한 흥미꺼리로서의 SF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그 발현으로서의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여기에 SF 특유의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매우 흡입력을 더한다. 

     처음 책을 보기 전에는 좀 의아한 점이 있었다. 표지에 나온 것처럼 ‘우주 대서사시’를 쓰기 위해서는 그리 두껍지 않은 책 세 권의 책(그것도 만화책)으로 얼마나 디테일한 묘사를 할 수 있을지, 너무 짧지 않은가 하는 생각. 작가는 이를 옴니버스 형식을 취함으로써 극복한다. 세라자데가 들려준 천일야화의 그것처럼 말이다. 이런 띄엄띄엄한 이야기 전개는 단시간에 3, 400년에 달하는 기간을 커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길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아쉬운 느낌도 준다.


     무엇보다 이 만화가 20년 전 그려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물론 이전의 여러 작품들의 오마주나 인용 등이 있어 100% 작가의 창작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작품에 담겨 있는 놀라운 상상력들과 나름 깊은 연구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요즘이 야 워낙에 인터넷이 발달해 있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양자론의 기본 정도는 익힐 수 있고, 자신의 작품에 넣을 수 있지만, 이건 1980년 대 작품이다!! 

     과학 기술에 대한 낭만적 기대와 인간의 선한 의지에 대한 불확실성에 관한 혼재가 작품 속에서 동시에 느껴진다. 주제를 좀 더 발전시킨 작품이 있으면 찾아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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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의 예술 - 가르치는 모든 이들의 충만한 삶을 위한
길버트 하이트 지음, 김홍옥 옮김 / 아침이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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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에게가 아니고서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당근 ․ 채찍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단히 복잡한 학생들 머릿속에 감춰진 힘을 끌어내려면  

참으로 흥미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1. 요약 。。。。。。。

 

     교육학에 관한 책. 하지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교육의 목표나 이상을 기술한 것은 아니고, 어떻게 가르쳐야 잘 가르칠 수 있을까에 관한, 방법론을 다룬 책이다. 도입을 거쳐 오늘날 교사들이 처한 위치에 대해 살펴본 저자는(2장), 현대의 여러 교사들의 예를 들며 실제적인 교육방법들을 제시하고,(3장), 이어 소크라테스타 플라톤 같은 역사 속 위대했던 교사들의 교수법들을 소개한다.(4장) 마지막 장에서는 부모와 같은 일상생활 속의 교사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 감상평 。。。。。。。

 

     ‘가르침의 예술’이라는 그야말로 예술적인 제목을 붙여 놓은 책이다. 가르치는 행위가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그리고 그 과정이 얼마나 예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결정적으로 어떻게 하면 독자도 예술적으로 그의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지를 제대로 설명해 주었다면 제목뿐만 아니라 내용까지 예술적이라는 평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지만 책의 내용은 책의 제목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다. 책의 초반부(2장)에서 가르침의 의의에 관해 제법 공감할 만한 의견을 제시했던 저자는, 막상 교수법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3장)에서는 기대했던 것만큼 재미있게 가르치는 법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또, 책에 등장하는 많은 교사들의 이름은 미국적인 사람들 위주로만 나와 있어 쉬이 가까이 갈 수 없다. 여기에 책의 후반부는 지나치게 많은 인물들을 간략하게 묘사하는 데 급급해서 깊이가 부족하고 산만하다는 느낌도 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 담긴 내용이 형편없다는 뜻은 아니다. 책은 곳곳에 인상 깊은 구절들과 가르치는 사람에게 유익한 내용들을 담고 있고,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실천적인 예들을 볼 수도 있다. 다만 저자는 그 모든 것들을 조합해서 자신의 분명한 세계관에 입각한 주제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어떻게 가르치는 행위가 예술이 되는 지 그걸 확인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저자가 명강사일런지는 모르겠지만, 책이 명작이 되지는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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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주론
프란체스코 귀치아르디니 지음, 이동진 옮김 / 해누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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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궁의 성능은 화살을 쏘아보면 안다.

마찬가지로 군주가 유능한지 여부는

그가 파견하는 사람들의 능력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역사가로도 유명했던 귀치아르디니의 책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여러 통의 서신 교환을 했던 인물이자, 피렌체의 고위 외교관으로 재직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시오노 나나미의 글을 통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같은 이름의 책을 또한 썼다는 내용을 읽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도서관에서 발견해 펴 보게 된 책이다. 이 책을 펴낸 사람들은 마키아벨리와 구별을 원했는지 책 앞에 ‘신’이라는 글자를 하나 더 붙여 놓았다. 왠지.. 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마키아벨리의 그것과는 성격이 많이 달랐다. 마키아벨리의 책이 ‘유능한 군주’가 되는 법을 일러주는 책이라면, 귀치아르디니의 책은 수십 년 동안 외교관, 정치인으로 일해 온 한 인물의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놓은 것에 불과했다. 군데군데 제법 인간의 심리에 관한 몇 가지 고찰이 있기는 했지만, 대개 일반적으로 알 수 있는 것들이었고, 나머지 대부분은 ‘외교관, 정치인으로 살아남는 법’을 말하는 것일 뿐이었다. 세계를 보는 큰 안목도 부족했고, 생각의 폭도 좁았다. 마치 삼국지를 읽고 난 뒤에 읽는 수호지의 느낌이라고 할까.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점은, 저자의 정신세계에 대한 낮은 인식이다. 특별히 종교의 영역에 대해 저자가 가지고 있는 상당한 ‘악감정’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듯 하다. 물론,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서 교황을 비롯한 당시 종교지도자들의 실망스러운 행태를 직접 눈으로 보고 겪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덕분에 인간의 주요 심성중 하나인 종교적 심성에 대한 고찰의지 자체를 버렸다는 것은 한계라고 지적될 수밖에 없다. 책이 가볍게 느껴지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정신적인 면이 차지하는 부분이 얼마나 큰 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요즘 잘 나오는 격언집과 같은 책이다. 마키아벨리의 책과의 비교를 위해서 읽어보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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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역사가 쓴 자서전
이석우 지음 / 시공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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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사람이 내적으로 단순해지면 단순해질수록

사물을 보다 폭넓고 깊이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필사자는 문자 삽화를 세밀하고 정교하게 만들면서

그것을 통해 무한한 탐구를 시도함으로써

거기에서 영원과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

 

     그림을 ‘읽어가면서’ 그 그림이 담고 있는 당대의 역사적 현실을 설명하는 책이다. 역사학 교수이면서 아마추어 미술가이고 싶은 저자의 심리적 경향이 드러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의 흐름은 저자가 뽑은 각 시기를 반영하는 그림들을 실어 놓은 후, 그림의 작가가 처한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는 식이다. 예를 들자면 황제 유스티아누스와 황후 테오도라의 거대한 그림에서 그들을 신성시하려는 당시의 분위기를 읽어내는 식이다.

 

     책 제목처럼, 그림은 역사가 남긴 자서전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그림 이외에도 인간이, 그리고 자연이 남겨놓은 수많은 유물, 유적, 기록, 생각이 모두 역사가 남긴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저자는 역사학자이면서도 미술에 관심이 많았기에 특별히 그림이라는 주제로 시대의 흐름을 읽어 내려가고자 하는 시도를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비단 그림이 아닌 다른 소재를 중심으로 역사적 흐름을 읽어 내려가는 책이 나올 법도 하다. 이를테면 ‘신발로 읽는 역사’ 등등..

     저자가 기독교인인지 책의 곳곳에 그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는 한 줄 글이나 성경의 한 절이 적혀 있는 것도 이색적이었다. 통상 역사책을 내면서 그런 시도를 하는 사람을 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다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책 자체가 엄격한 역사서라기보다는 저자가 본 그림들을 차근차근 그 자신의 소감을 적은 것(다만 저자의 전공은 속일 수 없기에 거기에 역사적 배경이 들어갔을 뿐)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정도의 내용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말하면 저자의 의도를 엄청 왜곡하고 있는 것일까?

 

     아무튼, 저자의 그런 시도 덕분에 역사상 남은 위대한(저자의 주관적 선택이지만) 그림들을 컬러 사진으로 접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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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제3판 개역본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 / 까치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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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따라서 군주가 가질 수 있는 최선의 요새는 인민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 것이다.

 

 감상평 。。。。。。。 

 

     중세사에 약간의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마키아벨리의 대표작이다. 흔히 마키아벨리 하면 통치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냉정한 정치 이론가로 알려져 있는데, 도대체 어떤 면을 보고 그렇게들 평가를 하는지, 정말로 그러한지 직접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 왔었다. 그 사람의 생각을 직접 들어보지도 않은 채, 다른 사람의 의견에 의지하여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매우 비겁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약간은 기대에 못 미치지 않는가 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시오노 나나미의 글을 통해 마키아벨리라는 인물에 대해 너무 높은 기대치를 설정해 놓은 것이 주요 원인인 듯싶다. 

     책의 내용은 군주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는가에 대해 여러 각도로 조명을 하는 것이다. 저자는 그가 살던 당시의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제 국가들의 흥망과 성쇠를 역사적으로 고찰하면서, 그것들이 군주에게 주는 교훈을 뽑아내는 식으로 책을 써 내려가고 있다. 읽는 내내 약간은 감탄했던 점은 저자의 처지가 그리 유리하지 못한 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당당한 문체(원문을 읽지 않아서 정확한 문체를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로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 책의 몇몇 구절을 뺀다면, 마키아벨리를 그리 냉혹하고 잔혹한 이론가라고 볼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마키아벨리 역시 군주에게 있어서 관용을 베풀고, 정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정치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를 눈으로 보면서, 그렇게 원칙에만 충실해서는 군주의 자리를 오랫동안 갖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보다 오랫동안 군주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때론 원칙에서 벗어나는 일도 군주에게는 가능하다는 주장에 이른 것이다. 슬픈 현실은 마키아벨리의 그런 주장을 들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기 보다는 끄덕여진다는 점이다. 과연 현실과 이상은 일치 할 수 없는 것인가.

     그 과정에서 인간의 심리를 날카롭게 꼬집어내는 심리학자로서의 면모도 보여준다. 마키아벨리의 서술 가운데는 일반 대중들의 심리, 지배자의 심리를 분석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역시 정치는 인간의 심리를 잘 알아야 가능한 것 인가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의 전체 서술에 있어서 하나의 주제를 향해 그물을 좁혀가기 보다는, 단편적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상황들을 설정해 놓고 그 상황에서의 최선의 방안을 서술해 나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때문에 전체적인 논리성의 부분에 있어서 약간 약한 듯싶다는 느낌이 든다.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책이 쓰인 시기를 염두 하면서 책을 읽어 볼 때, 상당히 잘 쓰인 책이라는데 동감하게 된다.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고찰들, 그리고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일관된 해석의 틀, 자신있게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는 모습 등은, 꼭 배워보고 싶은 점들이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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